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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225화


괴물이 한창 건물을 파괴하고 있을 때, 서장을 비롯한 몇 명의 용감한 경관들은 경찰서 안으로 뛰어 들어가 감방 안에 수감 중인 범인들과 부상당한 동료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서장은 급히 지크 일행이 갇혀있는 감방으로 뛰어가 문을 열어주며 나오라는 손짓을 하였다.

“자! 어서 나오시오!!”

루이체와 마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감방 밖으로 뛰어나왔다. 그러나, 지크만은 팔짱을 낀 채 감방 안에 그대로 있었다. 서장은 흠칫 놀라며 지크에게 소리쳤다.

“뭐하는 거요! 어서 나오지 않고!!!”

지크는 씨익 웃으며 서장에게 자신이 가만히 있는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또 감방 안으로 처 넣을 것 아니오? 그렇게 되느니 아예 안 나가는 게 좋겠죠. 그건 그렇고… 저 시꺼먼 둥이 당신들이 가진 곤봉으론 물리치기 약간 힘들 것 같은데… 나하고 조건 하나 거는 게 어떻소?”

서장은 아까전 지크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상기해 보았다. 도와줄 테니 풀어달라는 것이었다. 풀어주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과연 그가 저 거대한 거인 괴물을 이길 수 있을지도 의심이 갔다. 경관들보다 전투 경험이 많은 건 사실인 것 같아도… 약간 미덥지가 못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증기 바주카도 통하지 않는 이 시점에서 곤봉의 공격이란 무의미했다. 서장은 결국 눈을 꼭 감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도망치진 않을 거요?”

지크는 피식 웃으며 서장 옆에 서있는 루이체와 마키를 가리키고 말했다.

“저 녀석들을 인질로 잡아두면 될 거 아니요, 걱정 마쇼. 헤헤헷….”

장갑을 죄며 감방 밖으로 나선 지크는 루이체와 마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여전히 바닥에 놓여있는 무명도를 집고 경찰서 밖으로 튀어나갔다.

“저 사나이 혼자서… 괜찮을까?”

서장은 약간 걱정이 되는 듯 중얼거리며 흔들리는 경찰서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루이체는 빙긋 웃으며 그 말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 고개를 슬쩍 끄덕여 보였다.

“…당연히.”

경찰서에서 빠져나온 지크는 곧바로 몸을 경찰서 옥상으로 날려 건물을 부수고 있는 괴물 앞에 섰다. 그가 시야에 들어오자 괴물 역시 움직임을 멈춘 채 지크를 바라보았다.

“크우우… 너를… 죽이겠다…!”

그 괴물은 더듬더듬 입을 벌리며 지크를 향해 말했고 지크는 멍하니 괴물을 바라보다가 양팔을 펼치며 활짝 웃어 보였다. 의외의 도전이라는 듯….

“하핫? 나 말이냐 검둥이? 하하하핫!! 가소로운 녀석!! 해 봐라 한 번!!!”

지크는 양팔을 살짝 구부리며 힘을 최대한으로 높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몸에선 푸른색의 스파크가 맹렬히 일어올랐다.

기전력–일명 ‘뇌풍(雷風)’이라 불리는 지크의 진정한 힘이 발휘되는 모습이었다.

역시 가까운 거리에서 전투를 지켜보고 있던 라기아는 지크의 몸에서 뿜어지고 있는 기전력을 보고 또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아까 불을 쓸 때와 달리 몸의 투기가 더 강력화되어 있었다.

“저, 저런…? 저런 능력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는데? 흐음… 끝을 알 수가 없군 저 남자. 재미있어지는걸?”

마키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보아온 무술도 굉장하다 생각해 왔는데, 오늘 지크란 사나이가 보여주는 전투 방식은 실로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저, 저 녀석 괜찮은 거야?”

약간 질린 표정으로 마키는 루이체에게 물었고 루이체는 자신의 단발 머리를 살짝 쓸어 넘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훗, 친척들 사이에서 지크 오빠의 별명이 뭔지 알아요? 바로 ‘감전된 멍청이’에요. 다른 별명도 있지만… 앞으로 여행하면서 자주 보게 될 테니 그리 신경 쓰지 말아요.”

너무도 태연했다. 하지만 동생인 루이체까지 자신처럼 놀라는 게 비정상이라 생각한 마키는 팔짱을 끼며 지크와 괴물을 지켜보았다.

“쿠워–!!”

괴물의 거대한 대검이 공기를 가르며 지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지크는 여유있는 표정을 지으며 대검을 피해 높이 뛰어올랐다. 괴물의 두상을 정확히 조준한 지크는 무명도를 뽑아 괴물의 두상을 강하게 내리쳤다.

“꺼져 버렷–!!!”

그러나, 지크의 판단은 아직 이른 것이었다. 괴물의 몸은 지크의 공격이 닿기도 전에 사라졌고 무명도는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지크는 아차 하며 신경을 집중하였다. 어디에서 괴물의 공격이 자신에게 올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빌어먹을–!!’

잠시 동안 괴물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 아니 잠시 간도 아니었다, 지크가 숨을 두 번 들이쉴 시간이었으니까.

쿠구국–

지크의 육감은 들려온 소리에 거짓 없이 반응하였다. 지크의 생각보다 그의 육체가 먼저 적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었다.

‘두더지 같은 녀석–!!!!’

콰아아앙–!!!!!

경찰서 건물을 안에서 부수고 튀어나온 괴물의 공격을 피해 지크는 옆 건물로 몸을 날렸다. 근처의 사람들은 날아오는 건물 파편을 피해 이리저리 달아났고 괴물은 검은색의 우람한 육체를 과시하듯 몸에 힘을 주며 크게 포효하였다.

“쿠워어어어어어–!!!!!!!”

지크의 이마엔 순간 푸른색의 핏줄이 솟았다. 지금까지 빠르기로 자신을 능가한 몬스터는 하나도 없었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 괴물은 건물 안에 처들어가 자신을 도발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크는 이를 부드득 갈며 그 괴물을 향해 뛰어올랐다.

“크으윽… 박살 내 버리겠다 검둥이!! 크아아아앗!!!!!”

잔상을 남기며 괴물의 머리 위에까지 뛰어오른 지크는 자신의 기를 무명도에 극한으로 주입하였고 무명도의 날에선 푸른색의 기가 길게 뻗어나왔다. 괴물의 몸을 단번에 두 동강 낼 심산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괴물의 몸은 안개처럼 흐려져서 지크의 공격을 깨끗이 피하는 것이었다.

“모르고 있어… 역시 모르고 있어 오빠는!!”

마키는 자신의 옆에서 땀을 쥐고있는 루이체를 흘끔 바라보았다. 루이체는 계속 걱정이 쌓인 얼굴로 중얼거렸다.

“저 괴물은 ‘와리온’, 그 고대의 괴물이 왜 다시 나타났는지 그건 모르겠지만 오빠는 저 괴물과 싸우는 방법을 모르고 있어, 오빠! 지크 오빠!!!”

굉장히 흥분한 상태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지크는 루이체의 목소리를 듣고 루이체 쪽을 돌아보았다. 꽤 거리가 벌어져 있었지만 지크에겐 문제 없었다. 지크가 자신을 돌아보자 루이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그 괴물은 직접 공격의 스피드가 음속 이상이 아니면 공격하기가 힘들어! 오백 구십식이면 될 수도 있을 거야 오빠!!! 그리고 마법에 약하니 오빠의 술법도 써봐!!!”

루이체의 말을 들은 지크는 무명도에 불어넣었던 기를 다시 돌린 후 한숨을 쉬어보며 자신을 진정시켰다. 그러곤 미소와 함께 자세를 취하였다.

“헤헷… 너도 날 공격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내 성질에 내키진 않지만 기다려주마 검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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