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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261화


「이파리」라고!? 그게 사실인가??”

로드 덕이 안색을 바꾸면서 리오에게 되묻자,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아는 내용을 로드 덕에게 말해주었다.

“숲에서 살면서 제가 말씀드린 방법으로 사람을 사냥하는 마물은 그녀석들 외엔 없습니다. 살아 돌아온 남자의 말을 빌리자면, 그들은 계속 인간에 굶주려있었다는 것입니다.”

로드 덕은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자네 생각은 혹시… 그 녀석들이 산을 내려와 이 도시를 덮칠지도 모른다는 것인가?”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제가 알기론 이 도시 안에서 그녀석들을 막을 수 있는 사람들은 지금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사람들뿐입니다.”

리오와 로드 덕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소는 리오 일행이 쉬고 있는 여관의 식당이었다. 그 자리엔 리오 일행과 로드 덕 일행이 모두 모여 있었다.

“나, 난 아니겠지 설마?”

린스는 긴장된 표정으로 리오에게 물었고 리오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주님은 노엘 선생님 옆에 계시기만 하면 됩니다. 너무 부담 갖지 마십시오.”

린스는 휴우 하며 한숨을 내쉬었고, 리오는 다시 정색을 하며 얘기를 계속했다.

“먼저 이 도시의 안쪽을 저 혼자서 탐색할 생각입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세 명 이상 팀을 짜서 이 도시의 부분부분을 맡습니다. 그 이파리란 녀석들은 한두 녀석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있더라도 이런 방법을 써야만 합니다.”

“잠깐.”

그때, 조용히 리오의 얘기를 듣고만 있던 테크가 의의를 제기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

“나머지 사람들이 팀을 이루는 건 나도 동의하겠는데, 왜 당신만 혼자 행동하지? 당신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소리야, 아니면 우월감이야?”

그 말에 리오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글쎄… 경험이랄까? 난 이런 일은 많이 해 와서 말이야. 일은 지금 당장부터 시작합니다. 그럼 팀은….”

모두는 서로의 특성에 맞추어 균형 있는 팀을 짜기 시작했다. 제 1조는 레이, 가브, 테크. 제 2조는 케톤, 리마, 로드 덕. 제 3조는 리오. 제 4조, 즉 대기조는 노엘과 린스로 결정되었다. 세 팀은 여관 앞에서 각각 맡은 도시의 구역으로 흩어졌고 여관엔 린스와 노엘 단 둘이 남게 되었다. 여관이 조용해지자 린스는 심심한 듯 노엘의 옆에 바싹 다가와 앉았다.

“…몸은 괜찮아 노엘?”

노엘은 평소와 같이 웃어 보이며 린스를 안심시켰다.

“예, 당연하지요 공주님. 여러 분들이 힘을 써 주신 덕분에…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답니다.”

노엘의 확실한 어투의 대답을 들은 린스는 노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 부비며 말했다.

“그래… 다행이야 정말…. 이제 날 떠나면 안 돼 노엘, 알았지?”

노엘은 린스의 손을 꼭 잡으며 대답했다.

“예, 공주님. 아무 걱정 마세요….”


렌톨의 밤은 매우 추웠다. 테크와 같은 조에 속한 리마는 달달 떨며 한 시간째 투정을 부리고 있었다.

“으으… 이거 너무 춥잖아 미소년! 내 고향 아르센은 밤에도 후덕지근 해서 좀 살기 그랬는데 이 동네는 또 춥잖아! 아으…!”

구부려 앉아 있던 케톤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도 심심했던 듯 리마에게 얘기를 걸었다.

“리마씬 암살자 수업을 받았다면서요? 근데 왜 암살자란 직업을 놔두고 떠돌이 생활을 하나요? 내가 알기론 암살자는 어둠의 직업 가운데 최고의 수입을 보장한다고….”

“시끄러워 미소년.”

그 말을 들은 리마는 케톤의 말을 중간에서 끊으며 벌레 씹은 표정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암살자? 그야 좋은 직업이긴 하지. 하지만, 그 마지막 수업을 통과할 정도의 사람은 그렇게 많지가 않아. 암살자의 현실을 잘 나타내 주는 그 수업… 난 그 수업을 마치지 못해 결국 쫓겨나고 말았지. 아… 그러고 보니 생각난다. 내가 거의 마지막 수업에 다다를 무렵에 한 신입생이 들어왔었어. 갈색 피부를 가진 애였는데… 남잔지 여잔지는 확인 안 해봐서 몰라. 너 이상으로 예쁘장하게 생겼지. 한 달간 같이 생활해 봐서 아는데, 아마 그 애도 마지막 수업은 통과 못 할 거야. 후훗….”

계속 이야기를 듣던 케톤은 그 마지막 수업이란 게 무엇인지 궁금해져 리마에게 물었고, 리마는 피식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훗… 너 아무렇지도 않게 길을 걷는 사람을 칼로 벨 수 있어? 그냥 손가락만 슬쩍 베는 게 아니고 목숨을 일격에 말이야. 스승과 함께 공원에 나가 눈에 띄는 첫 번째 사람을 죽이는 것이 마지막 수업이지. 날 가르쳐준 그 늙은 꼰대가 그러더군, 내가 하지 못하는 게 무리는 아니라고. 통과한 사람이 수업을 받은 100명에 하나라나? 그러니 어쩌겠어… 결국 못하고 여기까지 왔지 뭐.”

케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군요. 역시 쉬운 일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어둠의 직업이든 빛의 직업이든….”

둘의 이야기가 끝나자, 로드 덕이 바로 이어서 케톤에게 말을 걸었다. 그도 어지간히 심심했던 모양이었다.

“근데 케톤군… 리오씨는 언제 만난 사람인가?”

“음… 린스 공주님과 왕국 수도를 떠난 직후에 만났지요. 펠튼 고원에서 신세를 진 것이 시작이었죠.”

로드 덕은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질문을 계속 던졌다.

“그래? 그 정도로 강한 남자가 펠튼 고원에 처박혀 지냈다니,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군. 내가 보기엔 그레이 공작보다 더 강할 것 같은데 말이야.”

“예, 저도 그게 의문입니다. 전설이라 불리는 마법검까지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강자가 은거를 하다니… 하지만, 확실한 건 강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여자들이 줄줄 붙고요.”

“허허허헛! 케톤, 어지간히 부러웠던 모양이군. 그런 말까지 같이 하다니… 허허허허헛…!”

케톤은 얼굴을 붉히며 다시 몸을 일으켰다. 차가운 바람이 그의 몸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하아… 아침이 되면 나아지려나?”

케톤의 한탄을 끝으로, 셋은 다시 침묵에 싸여 자신들이 맡고 있는 구역의 경비에 온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사사사사삭…

바람에 나뭇잎이 마찰하는 소리가 거리 저편에서 들렸다. 바람이 세게 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새벽을 걷는 사신들의 발자국 소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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