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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295화


<15장 [현상범]>

리오는 수도에서 약간 떨어진 마을에 머물고 있는 일행에게 다시 돌아왔다. 하루 동안 수도를 정찰하고 돌아온 리오는 린스가 있는 방에 들어가 그녀에게 왔다는 인사를 해주었다.

“공주님, 돌아왔습니다.”

보통 때와 같이 노엘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누워 과일을 먹고 있던 린스는 고개를 끄덕여 주며 대답했다.

“응, 어서와 애꾸. 수도는 뭐 별다른 거 있어?”

리오는 힘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예… 건물과 기물들이 좀 파손된 것 외엔 별다른 것이 딱 하나 있었습니다.”

노엘은 안경을 고쳐 쓰며 리오에게 물었다.

“예? 별다른 것이라뇨?”

리오는 의자에 걸터앉으며 대답해 주었다.

“제가 현상범이 되어 있던데요? 후훗.”

린스는 리오를 바라보며 무슨 소리냐는 듯 물었다.

“현상범? 뭐 잘못한 거 있어?”

리오는 의자에서 허리를 쭈욱 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가 공주님을 납치해서 돌아다닌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수도에 공주님이 돌아오시면 괜찮아질 테니 별 걱정은 없어요.”

“하긴…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잡혀주지도 않을 테니까.”

린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과일 조각을 하나 집어 들었다. 보고할 일이 다 끝난 리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그만 쉬겠습니다 공주님.”

“응, 수고했어.”

방을 나선 리오와 가장 처음 만난 사람은 케톤이었다. 밖에서 얘기를 얼핏 들은 케톤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리오에게 물었다.

“리오씨가 현상범이라니요?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가…?”

리오는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벽보가 붙어 있으니 현상범은 현상범이지. 하지만 그리 크게 걱정할 일도 아닌 듯해. 하지만 예상을 하자면… 공주님이 수도에 돌아오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야. 사람들에겐 납치된 공주님이 쉽사리 성안엔 들어올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생각되고 있으니 그 틈을 노려 공주님을 수도 밖에서 슬쩍 처치하면 죄는 현상범이 뒤집어쓰게 되지. 성공만 하면 뒤처리도 깔끔한 방법이야. 그 후에 그 누군가는 여왕 마마를 어떻게 꼬드겨 최고의 자리를 얻을 수 있을 거야. 물론 예상이지만 이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때?”

케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을 해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치엔 관심을 별로 두고 살지 않았던 케톤이어서 그럴 만한 사람은 결국 생각하지 못하였다.

“으음… 모르겠군요. 아, 피곤하시겠네요, 그럼 쉬십시오 리오씨.”

리오는 케톤의 어깨를 툭 쳐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고마워 케톤.”

리오는 천천히 복도를 지나 케톤과 자신의 방으로 향하였다. 도중에, 그는 머리를 감았는지 머리에 수건을 둘둘 감은 채 방에서 나오고 있는 케이를 만날 수 있었다.

케이는 활짝 웃으며 리오에게 다가왔고 리오 역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어머, 빨리 왔군요 리오? 이 왕국 수도엔 별일 없나요?”

벌써 세 번째인가…라고 생각한 리오는 별일 없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케이는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요, 잘됐군요. 아, 전 머리를 말려야 하겠네요, 그럼 잠깐….”

케이는 급히 복도 저편으로 달려갔고 리오는 한숨을 쉬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망토를 벗고 침대에 누웠다.

“후우… 오늘은 좀 쉬어 볼까? 별일 없을 듯하고….”

리오는 눈을 감은 후 프로빌리아 마을을 떠나올 때의 광경을 다시 되뇌어 보았다. 자신이 또 떠난다며 울고불던 라이아의 모습과 감정을 최대한 나타내지 않으려 애를 쓰는 모습이 보였던 세이아… 리오는 그 마을과 마을 사람들, 그리고 두 자매에 대한 추억은 잊히지 않을 거라 생각을 해 보았다.

리오는 살짝 자신의 오른쪽 눈에 감긴 붕대에 손을 가져가 보았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나? 하긴, 마녀의 마창에 찔렸으니 오래 걸리는 건 당연하겠지….”

다른 부분이라면 몰라도 눈이나 귀만큼은 소중히 하는 리오였다. 양쪽 눈이 다치면 촉각과 청각, 그리고 기로 적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그렇고 귀가 다치면 시각과 촉각, 기로 싸워야 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선 원근감, 거리감이 없기 때문에 보통 때에 비해 상당히 고생을 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전투 시 모든 감각을 총동원하는 리오에겐 감각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수도 정찰 때는 눈에 감은 붕대가 상당한 역할을 해주었다. 자신의 대충적인 모습이 그려진 수배용 포스터엔 애꾸눈이란 글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의심하던 사람들도 눈 위에 감겨진 붕대를 보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갈 정도였다.

똑똑-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리오는 문 쪽을 바라보았고 문 밖에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오씨, 레이입니다만 밖에 리오씨를 찾는 손님들이 오셨다고 전해 드리려고 왔습니다.”

리오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을 찾아올 손님이 있을 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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