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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338화


“섬, 둘이 잘 노는군. 예전에 몇 번 만났던 것처럼 말이야, 크크크크 섬‥.”

린스와 지크가 으르렁대며 싸우는 모습을 보던 바이론이 기습적으로 이런 말을 하자, 지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기겁을 했다. 혹시나 여기서 린스의 기억에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게 되는 건 아닌지 해서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린스는 예전과 같은 반응을 나타내주었다.

“농담하지 마! 내가 이딴 돌머리하고 예전에 왜 만나!!”

지크는 한숨 돌렸다는 듯 고개를 가볍게 흔들었고, 바이론은 그 특유의 사악한 웃음을 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이번엔 린스가 깜짝 놀라며 바이론을 바라보았다.

“뭐, 뭐야! 그런 말 했다고 화를 낼 건‥!!”

그러나 바이론은 유유히 경기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향하며 웃어넘기는 것이었다.

“크크크 섬, 이젠 경기도 못 나가게 하는 건가? 쿠하하하하하핫–!!!”

바이론이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자, 린스는 한숨을 길게 쉬며 지크에게 한탄하듯 말했다.

“휴우‥저 인간 웃음소리는 꿈에서도 들린다니까‥너라도 있으니 약간 안심이야.”

그 말을 들은 지크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호옷, 그러시다면 황공하기 그지없군요.”

경기장에 올라선 바이론은 숨을 크게 들이쉬어 보았다. 그럴 때마다 꿈틀거리는 그의 상체 근육은 웬만한 상대를 눈으로도 압도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곧 바이론의 상대도 올라왔다. 바이론은 그에게서 뿜어지는 분위기를 느끼고 그가 12 신장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규칙상 둘은 경기장 중앙에 마주 서게 되었다. 키는 바이론이 훨씬 컸으나 덩치만은 그러하지 않았다. 그의 앞에 선 12 신장, 철의 무스카는 신장들 중 가장 힘이 센 것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엄청난 근육질과 큰 몸을 자랑했다. 그러나 바이론은 언제나처럼 상대방에게 조소를 퍼부어주었다.

“섬 섬‥이번 차례는 너냐? 너희들 중 하나는 내가 무서워서 기권했는데‥자신이 있나 보군. 크크크크 섬‥.”

무스카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 다이 녀석과 날 비교하는 거냐? 상당히 머리가 나쁜 녀석이구나, 하하하하핫!!”

곧 경기를 시작하기 위해 양측으로 물러가던 다이에게 바이론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흣흣흣‥네 머리가 얼마나 좋은지 한번 볼까? 달걀을 깨듯이 박살 내서‥!!”

무스카는 그냥 웃어넘겼지만 속으론 불만이 생겨버렸다. 어째서 저런 광인에게 12 신장이 당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은 탓이었다.

“흥, 단순한 광인일 뿐이야!!”

경기 시작의 종이 울렸고 둘은 곧장 경기장 중앙에서 격돌하였다. 바이론의 다크 팔시온과 무스카의 도끼는 처음엔 물러섬 없이 격돌을 하였으나 점점 시간이 갈수록 무스카의 도끼가 뒤로 물리기 시작했다. 힘에서 딸리는 것은 아니었다. 검과 도끼의 차이인 반응 속도에서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었다.

“크하하하하핫–!!! 죽어라앗!!!!”

바이론은 광소와 함께 잠깐의 틈을 낸 무스카를 검으로 쳐 바닥에 쓰러뜨렸고, 곧 그의 몸 위에 올라타더니 다크 팔시온을 거꾸로 잡고 수차례 내리찍기 시작했다.

퍼억–! 퍼억–!

살점과 함께 무스카의 체액은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고, 관중들은 그 잔인한 장면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심판이 중지를 시키려 했으나 바이론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무스카를 계속 찍어댔다.

“핫핫핫핫핫!!!! 죽어라! 죽어라! 죽어!!!!”

계속 무스카의 몸을 찍어대던 바이론은 이윽고 벌떡 일어나더니 발로 무스카의 몸을 멀리 걷어찼다. 그로 인해 날아가는 무스카의 몸에선 회색의 체액이 사방으로 날려졌다. 경기장 구석에 쓰러져 움직이지 않는 무스카를 본 심판은 숨이 끊겼겠지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카운트를 세기 시작했다. 그때, 바이론이 심판이 있는 장외로 내려와 심판의 옷을 잡고 그를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건 데스 매치다!! 누구 하나의 몸이 곤죽이 될 때까지 하는 거야!! 한 번만 더 숫자를 세면 널 저렇게 만들어 버릴 거다!!!”

“예, 예!!”

원래 이 정도의 협박은 선수의 퇴장을 심판이 외쳐도 모자랄 것이 없었다. 그러나 심판은 겁에 질린 나머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바이론은 사악한 미소를 띄우며 심판을 내려놓았고 심판은 곧 도망치듯 본부석으로 사라져버렸다. 다시 경기장 위로 올라선 바이론은 쓰러진 무스카를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곳이 극장인 줄 아나!! 네가 12 신장이란 건 다 아니까 어서 일어나!!! 난 빨리 네 머리통을 부수고 싶단 말이다!!!! 크하하하하핫–!!!”

귀빈석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린스는 갑자기 오한이 찾아온 듯 벌벌 떨기 시작했고 지크 역시 턱을 받친 채 인상을 가득 쓰고 있을 뿐이었다. 지크는 린스를 슬쩍 바라보며 물었다.

“‥안경잡이 여선생을 불러 드릴까요, 아니면 리오를 불러 드릴까요?”

린스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급히 대답했다.

“아, 아무나 불러와!! 나 지금 울 것 같단 말이야!!”

바이론의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무스카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다크 팔시온에 의해 상할 대로 상했던 무스카의 육체는 거의 회복되어 있었고 지금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다.

“크으윽‥네놈은 실로 광인이구나‥!!”

그 말을 들은 바이론은 자신의 가슴을 왼손으로 팡 치며 다시금 광소하기 시작했다.

“내가? 광인이라고? 미친 녀석이라고? 크하하하하하하핫–!!! 착각하고 있구나, 난 인간의 본성이 조금 더 드러난 것뿐이야!! 잔말 말고 진짜 모습을 드러내라!!!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말이다!!”

무스카는 곧 온몸에서 빛을 발하며 중얼거렸다.

“소원이라면‥!”

회색의 빛이 사방으로 퍼졌고, 관중들은 그 빛에 눈이 부신 듯 손으로 자신들의 눈을 가렸다. 곧 그 빛이 사그라들었고 무스카가 있던 자리엔 두꺼운 갑옷을 걸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역시 같은 무스카이긴 하지만.

바이론은 다크 팔시온을 혀로 핥으며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크크 섬‥좋아, 아직 체력은 충분하겠지? 하하하하하핫–!!!!”

바이론은 광소를 하며 무스카에게 달려들기 시작했고 무스카는 오른손을 앞으로 뻗으며 중얼거렸다.

「어리석은 녀석‥.」

푸웅–!

순간, 공기를 뚫은 소음이 경기장에 울렸고 달려오던 바이론의 몸은 붉은 피를 뿌리며 뒤로 날아가 버렸다. 관중들은 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황당하다는 표정만을 짓고 있었고 지크가 데려온 노엘과 함께 있던 린스도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

“뭐, 뭐야? 저 인간 왜 쓰러졌지?”

“‥글쎄요 공주님?”

노엘조차 이유를 모르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옆에 팔짱을 끼고 서 있던 지크가 말했다.

“기탄(氣彈)이에요, 하지만 바이론 정도의 녀석이 그걸 못 피하진 않을 텐데‥? 내 웬만한 공격도 막아내는 녀석이‥?”

그러나 그들의 걱정 아닌 걱정을 들은 듯, 바닥에 쓰러졌던 바이론은 곧장 일어서며 작지만 둥그런 상처가 난 자신의 가슴에 왼손을 가져갔다. 몸의 특성상 곧 피는 멈췄지만 피는 아직 남아 있었다.

“크크 섬‥.”

바이론은 자신의 왼손에 묻은 피를 핥기 시작했고 그 광경을 본 무스카의 투구 속 얼굴은 혐오감으로 일그러졌다.

「‥상당히 기분 나쁜 녀석이군‥.」

피를 다 핥은 바이론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섬, 가끔씩 이렇게 당하는 것도 좋겠지‥으하하하하핫–!!!”

그 모습과 대사에 지크는 고개를 푸욱 숙이며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그렇지‥하여튼 이상한 녀석이라니까.”

바이론은 다시 다크 팔시온을 불끈 잡으며 무스카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무스카는 이번에도 기탄을 날렸으나 두 번 당할 바이론은 아니었다. 첫 번째 기탄을 바이론이 가볍게 피해내자 무스카는 즉시 기탄을 무수히 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이론은 역시나 피해내었고 바이론이 피한 기탄은 반대편 장벽에 충돌해 관중들을 위협하였다.

“크크크 섬‥사신과 키스해 보겠나!!”

어느새 무스카에게 가까이 접근한 바이론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크 팔시온을 강렬히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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