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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499화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이윽고, 한참 에너지가 모이던 베히모스의 입과 생체 렌즈가 튀어나온 갈기 부분에선 아토믹 레이가 일순간 방출되었고 그 거대한 에너지는 바이론이 만들어낸 흑룡들을 무시한 채 바이론에게 직격을 했다.

바이론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죽음의 공포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회심의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크크‥크하하하하하하핫–!!!!!”

쿠우우우우웅–!!!!!!

바이론의 광소와 동시에, 살의를 가득 담은 채 날아오던 초 아토믹 레이는 바이론의 투기 바로 앞에서 멈추고 말았다. 반탄력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베히모스가 봐주는 것도 아니었다. 아토믹 레이가 멈춘 것과 동시에, 바이론 주위의 건물 잔해들이 크기를 가리지 않고 일정한 범위 밖으로 밀려났고 심지어는 대기까지 바이론이 있는 장소로부터 밀려났다. 발사 한계 시간을 넘긴 아토믹 레이는 이내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가만히 대기하던 바이론의 흑룡들이 아토믹 레이를 쏘느라 풀어진 역중력 배리어 안으로 침투해 베히모스의 몸을 강하게 물었다.

「쿠오오오오옷–!!!!!」

흑룡들은 계속해서 베히모스의 인공 육질을 물어뜯었다. 몸의 크기만큼 엄청난 출혈이 사방으로 튀었고, 그 피를 보던 바이론은 다크 팔시온을 뽑아든 후 광소를 터뜨리며 베히모스를 향해 날아갔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핫–!!!! 죽는 거다, 죽는 거다–!!!!!!”

그때, 멀리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바이칼은 이상하다는 듯 눈썹을 약간 찡그리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기의 소모를 느끼지 못하는 건가‥? 오대명룡진 사용 상태에서 광선을 막느라 중력까지 역전을 시켰는데‥하여튼 괴물이군‥. 리오라도 저 정도 기를 저렇게 짧은 시간 동안 소모하진 못할 텐데‥.”

바이칼의 말과 같이, 바이론의 강점 중 최대 강점이 바로 다른 가즈 나이트‥휀을 포함한 다른 모든 가즈 나이트보다 강한 지구력이었다. 그리고 그 지구력이 뒷받침을 하고 있는 광기의 파워는 누가 보아도 몸서리가 쳐지는 것이었다.

한편, 지크는 계속 힘든 싸움을 하고 있었다. 스피드는 확실히 지크가 앞섰고, 때리기도 더 많이 때렸지만 내구력과 파워에서 너무나 밀렸기 때문에 상황은 지크에게 점점 불리해져 가고 있었다.

“젠장‥누가 깔고 앉았나!! 이놈의 칼이 왜 안 오는 거야!!!!”

그 순간에도 앙그나의 공격은 계속되었다. 단순한 펀치와 킥 공격이었지만 일발의 파워는 무서운 것이었다. 지크의 특기 중 하나인 관절기도 통하지 않았다. 보통의 넘기기는 통하지 않을 것이 뻔했다. 지크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지만 보통의 상태로는 맨손으로 절대 물리칠 수 없는 상태였다.

한참의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을 무렵, 갑자기 지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고 공중으로 몸을 솟구치며 외쳤다.

“헤헷, 드디어 왔구나–!!”

높이 점프를 한 지크는 자신을 향해 날아온 무명도를 정확히 받아내었고, 앙그나로부터 멀리 떨어진 장소에 착지를 한 후 오른손 장갑을 벗으며 외쳤다.

“All right!!! 이제 죽기 아니면 살기다!!! 영식, 극뢰(極雷)–!!!”

순간, 지크의 몸에서 뿜어지던 기전력은 현재 그가 뿜어낼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섰고, 이윽고 플라스마 상태까지 이르러 마치 푸른색의 기류가 지크의 몸을 휘감고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 가즈 나이트의 최종 기술 중 유일한 비 공격 기술인 영식, 극뢰‥사용자의 속도를 최고 초속 7km까지 급상승을 시키는 기술이었다. 그것을 사용한 상태에서, 지크는 허리에 다시 맨 무명도에 오른손을 가져간 뒤 오른발로 땅을 강하게 구르며 일갈을 터뜨렸다.

“간다‥!!! 구백구십일식, 뇌천살(雷千殺)–!!!!!!!”

보이지 않았다.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인공의 지식 안엔 초속 7km로 움직이는 생물이 존재하지 않았다. 지크가 앙그나의 몸 주위를 고속 회전하는 탓에 무명도에 베어진 앙그나의 근육질에선 피가 터져 나오지 않았다. 아니, 터져 나오기 전에 또 한 번 베는 것이었다.

이윽고, 천 번의 베기가 끝난 후 지크는 무명도를 든 상태로 앙그나의 뒤에 나타났고, 그는 으윽 소리를 내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너무나 빠른 움직임이었기 때문에 지크의 몸이 따라가 주지 못해 생긴 근육의 경직이었다. 앙그나는 하늘에 시선을 둔 채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순간–

퍼어억–!!!

피부가 터지는 소리가 아니었다. 몸에 갇혀 있던 혈액이 상처를 뚫고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난 소리였다. 앙그나는 대량의 출혈과 함께 힘없이 쓰러져 갔고, 지크는 근육의 경직이 겨우 풀린 듯 숨을 심하게 헐떡거리며 무명도에 의지해 몸을 일으켰다.

“헤‥헤헷‥어떠냐 덩어리, 이 지크님을 깔보면 그렇게 되는 거야, 알았지?”

파악–!!

“커억–!!”

순간, 완전히 쓰러진 줄 알았던 앙그나가 갑자기 일어서며 지크의 뒤에서 그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고, 지크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이를 악문 채 중얼거렸다.

“이, 이건 사기야‥!!! 말도‥안 돼‥!!!”

분명 앙그나는 지크가 천 번 휘두른 무명도에 명중된 상태였다. 하지만 역중력 배리어를 맞으면서 전개한 탓에 온몸이 난도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뼈가 잘리지 않아 쓰러지는 순간 회복하며 다시금 지크에게 공격을 날린 것이었다.

“비, 빌어먹을‥!!!”

지크는 점점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엄청난 압력으로 조일 뿐만 아니라 목뼈에도 상당한 힘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죽지 않은 것도 다행이었다.

“‥어‥어머니‥!!”

그 말을 끝으로, 지크는 결국 완전히 의식을 잃고 축 늘어지고 말았다. 그런데도 앙그나는 지크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팔에 힘을 계속 가했다.

한편, 바이론이 만든 오대명룡진은 지속 시간이 지나버려 모두 사라져 버렸고, 오직 바이론만이 다크 팔시온을 들고 베히모스와 육탄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바이론이 그리 불리한 상황도 아니었다. 흑룡들에 의해 베히모스는 이미 큰 타격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약해진 적을 공격하는 것은 바이론에겐 쉬운 일이었다.

“크크크크‥왜 그러고 있나, 아까 그 기세는 어디로 도망간 거냐!!! 오, 그래‥죽기를 원한다면 죽여주마!!!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바이론은 곧 다크 팔시온에 기력을 최대로 가했고, 다크 팔시온은 곧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암흑 투기가 진해지면 진해질수록 나타나는 반응이었다.

그때, 베히모스의 사자 갈기가 갑자기 바이론을 향해 길게 뻗어왔고 바이론은 별것 아니라는 듯 검을 휘둘러 자신에게 뻗어오는 갈기를 잘라갔다. 갈기들이 사방으로 뻗어오는 바람에 바이론은 결국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계속 갈기를 자르는 데에 정신을 집중하는 수밖에 없었다.

베히모스의 자기 강화 능력‥. 신체만이 상황에 따라 강하게 변해가는 것이 아니었다. 지능마저도 높아지는 것이었다. 바이론이 그렇게 갈기들을 자르는 동안 그의 뒤에서 베히모스의 꼬리가 서서히 접근해왔고, 털이 수북하기만 했던 베히모스의 꼬리 끝이 갑자기 갈라지는가 싶더니 그 안에서 이내 생체 렌즈가 튀어나왔다.

바이론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다크 팔시온으로 갈기들을 자를 뿐이었다.


앙그나의 몸은 지크의 목을 조르는 동안 거의 회복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크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앙그나가 엄청난 힘으로 지크의 목을 계속 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크의 목이 부러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꿈틀‥

그때였다. 의식을 잃은 뒤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지크의 손가락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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