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582화
“허이구, 아무리 수업이 재미없어도 강사를 이렇게 집어던지는 건 좀 너무한데 그래? 요즘 학생들은 너무 폭력적이라니까‥헤헷.”
그때, 부서진 벽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바이오 버그는 그곳에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곧, 바이오 버그는 괴성을 지르며 부서진 벽 쪽으로 몸을 던졌고, 바이오 버그의 무서움을 TV 등을 통해 잘 알고 있는 학생들은 귀를 막으며 고개를 숙였다.
“호오, 쇼를 한번 해 볼까 친구?”
쿠드득–!!
벽 밖에선 곧 무언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학생들은 더욱 두려움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키오오오오오오–!!!!!!!」
순간, 양 팔이 몸 뒤로 뒤집혀져 꺾인 바이오 버그가 괴성을 지르며 교실 앞에 힘없이 쓰러졌고, 이어서 붉은 재킷의 청년이 주먹을 풀며 안으로 여유 있게 들어왔다. 그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앞에 쓰러진 바이오 버그의 긴 머리를 발로 밟은 뒤 앞뒤로 왕복을 시키며 중얼거렸다.
“에이, 너무 무섭게 소리 지르지 말라구. 교실에 있는 어린 양들이 겁먹잖아. 헤헤헤헷‥.”
바이오 버그는 그렇게 짓밟힌 상황에서 몸을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보는 것과는 달리 바이오 버그의 머리에 가해진 청년의 다리 힘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공포’라 불리는 바이오 버그가 자신들의 앞에서 간단히 유린당하는 모습을 학생들은 멍하니 지켜볼 뿐이었다.
청년, 지크는 빙긋 미소를 지은 채 학생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헤이, 여기 고등부예요 중등부예요?”
지크의 질문에 맨 앞에 있던 남학생이 멍한 얼굴로 대답을 해 주었다.
“주, 중등부인데요‥.”
그러자, 지크는 약간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을 턱에 가져간 채 중얼거렸다.
“어허, 이런‥난 좀 나이가 찬 소녀들이 좋은데. 흠, 뭐 괜찮아. 난 20세 미만은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까. 하하하핫‥.”
‘뭐, 뭐지 저 여유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지크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강사에게 위험을 알려주었던 갈색 머리 소녀가 지크를 향해 다시 한번 소리를 쳤다.
“아, 아저씨 위험해요!!!! 피하세요!!!”
‘아저씨’라는 말에, 지크는 상당히 자극을 받은 듯 인상을 구기며 그 갈색 머리 소녀를 바라보며 투덜대기 시작했다.
“이봐, 난 아직 스물 다섯밖에 안 먹었‥윽, 라이아?”
지크가 깜짝 놀라며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그 소녀는 더욱 놀란 얼굴로 지크를 바라보았다. 순간, 멍한 상태의 지크에게 천정에서 다른 바이오 버그 한 마리가 덮쳐 내려왔고 바이오 버그는 날카로운 팔꿈치로 지크의 두상을 정확히 가격하려 했다.
“허술하지!!”
그때, 지크의 몸은 잔상을 남기며 사라져 버렸고, 바이오 버그는 하마터면 자신의 동료를 찌를 뻔 한 것을 겨우 멈출 수 있었다. 그 직후, 바이오 버그의 머리 위에서 지크가 빠르게 나타났고, 그는 발로 강하게 바이오 버그의 안면을 정확히 가격하였다.
“건너편은 장사 잘 되는지 한번 보고 와요 학생!!!”
퍼억–!!!
「키앗–!!」
상당히 강하게 찬 덕분에 바이오 버그는 짧은 비명을 지르며 창문을 통해 밖으로 튕겨져 나갔고, 건너편 학원 건물의 벽에 충돌하여 몸의 절반이 움푹 파이고 말았다. 결과는 즉사였다.
안전히 착지한 지크는 손을 털며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틈을 주지 않고 지크의 발 밑에 깔려 있던 바이오 버그가 몸을 벌떡 일으켰으나, 지크는 팔꿈치로 바이오 버그의 두상 정점을 강하게 가격했다.
“누워!!”
퍼억–!!!
바이오 버그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고, 학생들은 바이오 버그들도 기절하는구나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사실은 기절한 것이 아니고 뇌가 파괴된 것이었다. 입에서 뇌수를 줄줄 흘리는 바이오 버그를 보던 지크는 청소하기 어렵겠구나 생각하며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갈색 머리 소녀에게 다가가는 것이었다. 그 소녀의 앞에 선 지크는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우선 일부터 처리할 생각을 했는지 양 손을 허리에 대며 소녀에게 말했다.
“‥흠, 좋아. 얘기는 천천히 하자구. 우선 넌 나하고 같이 좀 가는 게 좋겠어. 바이오 버그들이 원하는 건 입시 공부가 아니고 바로 너니까. 음‥빨리 가는 게 더욱 좋겠는데?”
그러자, 그 소녀는 눈을 깜빡거리며 지크에게 물었다.
“예? 왜, 왜요?”
지크는 한숨을 푸우 내쉰 후, 소녀를 기습적으로 안에 옆구리에 끼며 소리쳤다.
“너도 지금쯤이면 느낄걸!!!”
콰아아아앙–!!!!!
순간, 교실 천정의 절반이 무너지며 각종 바이오 버그들이 물밀듯이 내려왔고, 지크는 학생들의 비명을 들으며 열려진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날아 올랐다.
“으, 으아아아악–!!!!!”
지크에게 안겨 있던 소녀는 자신의 발 밑에 보이는 지상 배경에 놀랐는지 비명을 지르며 양 손으로 안경을 가렸고, 지크는 건너편 건물에 닿기 직전 손가락을 벽에 박아 마치 곤충처럼 건물 벽에 달라붙었다. 그러자, 바이오 버그들도 아우성을 치며 창문을 깨고 지크가 달라붙어 있는 건물을 향해 뛰어 오르기 시작했고, 지크보다 점프력이 낮은 그들은 약간 아래의 위치에 매달리게 되었다. 양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인 지크는 짧게 기합을 내며 건물 외벽에 박은 손가락과 팔에 힘을 넣었고, 곧 지크와 소녀의 몸은 공중으로 다시 튀어 올랐다. 두어 번의 회전과 함께, 지크와 소녀는 건물의 옥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고, 지크는 한숨을 쉬며 소녀를 내려주었다.
“뒤로 물러서. 너무 뒤로 물러서진 말고 나와 최대한 가까울 정도로. 안 그러면 뒷타를 맞게 되니까.”
소녀와 함께 건물 옥상의 중앙 지점으로 가며 지크는 그렇게 말했고, 소녀는 교실 안에서와는 달리 진지해진 지크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크는 곧 무명도 자루에 손을 가져간 자세를 취했고, 신경을 집중하여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키요오오오오오오–!!!!」
곧, 바이오 버그들이 건물 옥상으로 하나, 둘씩 올라왔고 그들은 미친 듯이 지크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바이오 버그들이 일직선상으로 달려오는 것을 본 지크는 씨익 웃으며 무명도를 뽑은 후 공중으로 치켜들며 소리쳤다.
“자, 즐겨볼까 친구들!!! 리오 스나이퍼 특허, 흉내내기 사십식 지뢰참(地雷斬)–!!!”
콰아앙–!!!!!
지크는 무명도의 끝을 옥상 지면에 강하게 내리 박았고, 그에 따라 생긴 날카로운 충격파는 지면을 달리며 정면의 바이오 버그들을 식빵 썰듯 조각내었다. 그 범위에 들어가지 않은 바이오 버그들은 공중으로 뛰어 오르며 지크와 소녀를 공격하려 했고, 지크는 무명도를 뽑으며 몸을 회전시켜 연속으로 기술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콘크리트 조각은 맞으면 좀 아프지!!! 사백식 비사격추–!!!!”
파앙–!!!!
지크가 몸을 회전시키며–마치 골프를 하는 자세처럼–지면을 치자, 그 충격에 콘크리트 조각들이 공중으로 튕겨져 올랐고 총탄 이상의 스피드로 쳐 올려진 콘크리트 조각들에 의해 바이오 버그들은 엄청난 대공포화를 맞은 비행기처럼 산산이 부서지며 옥상에 떨어졌다. 전면에서 바이오 버그들의 기가 느껴지지 않은 것을 확인한 지크는 다시 무명도를 넣고 소녀의 뒷쪽으로 돌아갔고, 그에 맞춰 건물 뒷편에서 바이오 버그들이 뛰어 올랐다. 지크는 곧바로 그들을 향해 정면을 뛰어 오르며 무명도를 빠르게 뽑았다.
“차앗–!!!”
지크가 뛰어 오르는 것을 본 소녀는 지크와 바이오 버그 사이에 푸른색의 날카로운 빛줄기들이 일순간 번쩍이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바이오 버그들의 몸은 공중에서 처참히 부서지며 옥상 위에 흐트러졌다. 지면에 착지한 지크는 재빨리 소녀 쪽으로 돌아왔고, 무명도를 다시 넣은 뒤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소녀는 지크의 실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통 사람을 능가하는 몸놀림, 자신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한 팔로만 공중으로 날아오른 힘과 탄력, 그리고 놀라운 무술 실력‥.
“와‥대단하시네요? 만화에서 보던 사람들보다 더 강한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한 가지 여쭤봐도 괜찮나요?”
지크는 주위에서 아직도 느껴지는 불길한 기운에 집중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크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음‥좀 간단한 걸로.”
“저어‥아까 제 이름을 말씀하시던데, 어떻게 제 이름을 아셨나요?”
“‥!”
순간, 지크는 대답 대신 소녀를 끌어 안고 뒤로 공중제비를 돌았고, 그와 함께 건물의 양쪽에서 바이오 버그들이 다시금 튀어 올랐다. 무명도를 뽑아든 지크는 자세를 취한 후 기를 집중하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서비스!! 외식, 국일문자 즉종(菊一文子則宗)식 고류비검, 난설화월(亂雪花月)‥!!”
슈욱–
순간, 소녀의 시야에서 지크의 모습은 사라졌고 바이오 버그들도 지크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그를 찾기 시작했다. 그때, 소녀의 눈앞에 하얀 무언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눈?”
눈의 착각일까. 그러나 소녀와 바이오 버그들의 눈앞에선 분명히 하얀 눈들이 어지러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눈들은 바닥에 떨어져도 쌓이지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