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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601화


“이건 주최측의 농간이라구!!! 난 분명히 말하지만 Number 37이야!!! 왜 날 끝으로 몰아 넣는 거냐구!!!! 아까 달리기 다시 안할때 알아 봤어야 했어!!!!”

지크는 소리 소리를 지르며 줄의 맨 끝으로 향했다. 리진은 상당히 시끄러운 녀석이구나 속으로 중얼거린 후 가만히 생각을 해 보았다.

‘‥끝으로 몰아 버리는 것이 나을지도. 저 정도 스피드라면 시험관들도 확실히 합격이라는 것을 알테니까. 하긴, 어제 바이오 버그들을 쓸어버릴때 이미 합격 이상이었지만.’

두번째, 시력 테스트.

“이봐요, 검사판 아래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좀 떼고 합시다.”

20m밖에서 한쪽 눈을 가린채 검사를 하려던 지크는 한숨을 쉬며 시험관에게 말했고, 시험관은 가만히 지크를 바라보다가 곧 마이크로 예비 BSP대원들에게 말했다.

“다음 테스트 구역으로 전부 이동해 주십시오.”

결국, 지크는 눈 가리개를 바닥에 내 던지며 또다시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봐!! 진짜로 이러기야!!!”

세번째, 근력 테스트.

“이봐요 이봐, 2000kg 넘는건 없는거에요?”

2000kg의 하중이 실린 근력 테스트용 강철선을 덤벨을 들 듯 당겼다, 놨다 하는 지크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검사관은 다시 마이크를 잡으며 말했다.

“다음 테스트 구역으로 전부 이동해 주십시오.”

지크는 다시 인상을 구기며 소리쳤다.

“이건 고소 감이라구!!!”

네번째, 사격 테스트.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타앙–!

테스트용 전자 6연발 권총으로 전자 타겟을 쏜 지크는 씨익 웃으며 권총을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렸고, 전자 타겟의 중앙에 명중을 나타내는 붉은 점이 하나만 찍힌 것을 본 리진은 역시나 하며 피식 웃었다.

“역시, 사격까지 잘 하진 못하는군요 지크씨?”

“Oh? No No No〜. 헤헷‥.”

리진은 지크의 여유있는 반응을 보고 인상을 찡그리며 타겟 위의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순간, 리진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여, 여섯발 전부 명중!? 하지만 점은 하나 뿐인데‥설마‥?”

리진은 시험관을 바라보았고, 시험관은 핸드북에 기록을 넣으며 담담히 대답해 주었다.

“전부 한군데 명중이에요.”

“‥에엣–!!!!”

리진은 소리를 지르며 지크를 바라보았고, 지크는 다음 테스트 구역으로 향하며 리진에게 말했다.

“헤헷, 30m거리니까.”

그렇게 말 하며 다른 곳으로 가는 지크를 보던 리진은 자존심이 상한 듯 인상을 구기며 성큼성큼 다음 테스트 구역으로 향했다.

다섯번째, 공격력 테스트.

모든 예비 BSP대원들이 테스트를 끝낸 후, 지크는 씨익 웃으며 손에 글러브를 끼웠다. 그가 최고라는 것은 이미 시험장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가 이번엔 얼마의 기록을 낼 것인가 주목을 했다.

“‥설마, 챠오의 기록은 넘지 못‥아냐, 넘을 것 같기도‥하지만 넘는 꼴을 보는건 이상하게 싫어.”

리진은 그렇게 지크의 옆에서 계속 투덜댔고, 지크는 권투 글러브를 낀 손으로 리진의 윗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넘으면 어떻게 할거에요?”

“손 치워요. 어떡하긴 어떡해요. ‥좋아요, 점심 사줄께요.”

리진의 말에, 지크는 곧 팔뚝으로 코 밑을 부비며 씨익 웃어 보였다.

“헤헷, Ok! 점심 한번 푸짐하게 먹어 볼까나!! 후앗–!!!!!”

퍼엉–!!!!!!

지크가 측정기에 펀치를 날린 순간, 측정기를 바닥에 고정시킨 지름 5cm의 나사 아홉개가 일시에 부러져 나갔고 측정기 역시 심하게 부숴지며 뒷쪽으로 멀찌감치 날아가 버렸다. 지크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눈을 휘둥그래 떴고, 지크는 곧 손으로 머리를 긁적거리며 시험관에게 정중히 물었다.

“헤‥헤헷, 설마 탈락은 아니겠죠?”

부숴진 측정기를 가만히 바라보던 시험관은 핸드북에 기계의 한계수치인 4.7톤을 기록으로 인정해 적은 뒤 지크에게 말했다.

“출근할 날짜는 근일 내 통보해 드리겠소.”


※※※


리진과 함께 본부 근처 피자점에 들어간 지크는 자신의 성적표를 들고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헤헤헷‥근접 격투 A+, 운동력 A+, 시력 A+, 사격 A+‥. 난생 처음 ‘A’라는 문자를 받아보는데? 어머니께서 보시면 기뻐하시겠네.”

피자 한조각을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 먹던 리진은 뭔가 또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살짝 인상을 구기며 지크에게 말했다.

“‥이봐요, 슬금슬금 반말 쓰지 말라구요.”

“음? 아아, 미안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리진양이 너무 친근하게 생각돼서, 헤헤헤헤헷‥.”

“‥흥.”

리진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 후 계속 피자를 먹기 시작했다. 지크는 피자들을 조각 단위로 성큼성큼 먹어 댔고, 두조각 정도 남았을때 리진쪽의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Hey, 먹지 않을거에요?”

“다이어트 중이에요.”

“으음? 다이어트는 안해도 될 것 같은데요. 36-24-37 정도면 뭐 괜찮은 수준인데‥모르겠군.”

순간, 리진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고 지크의 붉은 자켓 자락을 잡아 올리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누, 누구한테 들었어요!! 우리 아빠도 모르는 쓰리 사이즈인데!!!”

그러자, 지크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 앞에 일직선을 그으며 말했다.

“육감으로. 하하하핫‥.”

“‥쳇.”

리진은 지크의 옷자락을 놓은 뒤 멋적은 얼굴로 피자를 조각채 들어 먹기 시작했고, 지크는 손으로 턱을 괸 채 실실 웃어댔다.

“‥옷, 39-25-38의 8등신 미녀 등장!”

순간, 지크는 눈을 휘둥그래 뜨며 피자점의 출입구를 바라보았고, 리진은 무슨 소리인가 하며 그쪽을 돌아 보았다. 그녀는 마침 순찰을 돌다 점심을 먹으러 온 챠오가 자리를 찾기 위해 출입구 근처에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리진은 챠오를 향해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리진을 본 챠오는 한숨을 후우 쉬며 그쪽으로 가려 했으나, 순간 리진의 앞에 지크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것을 본 지크는 씨익 웃으며 일어났고, 의자 하나를 당겨 그 위에 넵킨을 깔며 챠오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기억은 할테지, 챠오씨.”

가만히 지크를 바라보던 챠오는 곧 리진과 지크가 있는 테이블로 갔으나, 지크가 끌어 당겨준 의자엔 앉지 않았다. 다른 의자를 당겨 앉은 챠오는 묵묵히 리진이 마시던 콜라를 살짝살짝 들이켰고, 지크는 어깨를 으쓱인 뒤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그가 자리에 앉자, 챠오는 지크에게 나지막히 물었다.

“리진은 아직 열 여덟이야.”

그러자, 지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린 챠오씨는 올해로 스물이시던가? 하긴, 4월 17일이 아직 안지났으니 스물이겠지.”

‘4월 17’일이라는 말에, 챠오는 움찔 했고 리진은 둘이서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듯 피자만을 오물오물 먹을 따름이었다.

“‥그게 어쨌다는거지?”

“아니, 별로. 하지만 같은 집에 산 사이에 이러지 말자구. 괜히 분위기만 이상하게 말이야.”

“가, 같은 집!?”

리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고, 챠오는 별로 놀랍지 않은듯 덤덤히 중얼거렸다.

“‥지금 와서 옛날 일을 떠벌리는건 무슨 속셈이지? 내가 열 아홉이 넘었으니까?”

“‥그렇다고 할 수도‥있지. 뭐, 좋아. 네가 나에게 화를 내는 이유는 차차 알겠지 뭐. 지금은 점심 시간이니 먹기나 하자구. 주문은 내가 하지.”

지크는 곧바로 일어서서 카운터로 향했고, 가만히 콜라를 먹던 챠오는 콜라 컵을 내려 놓으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녀의 그런 반응을 처음 보는 리진은 궁금한 얼굴로 챠오에게 물었다.

“챠오, 무슨 일 있는거야? 오늘 좀 이상한 것 같아.”

“‥아니야.”

“‥하긴, 저 지크라는 남자 이상하긴 이상하지. 괜히 나한테도 꼬리를 치고 다니는 것도 맘에 안들고, 성격도 이상한 것 같고‥. 저런 남자는 전투용 말고는 소용이 없을거야 아마.”

“아니라니까!”

순간, 챠오는 리진에게큰 목소리로 소리쳤고, 리진은 놀란 눈으로 챠오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챠오는 긴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킨 뒤 고개를 저으며 리진에게 사과를 했다.

“‥미안해.”

“아, 아니야. 나야말로‥. 그런데, 챠오는 저 남자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리진은 카운터에 팔을 걸친채 주문을 하고 있는 지크를 바라보며 챠오에게 물었고,

챠오는 창 밖을 바라보며 짧막히 대답했다.

“‥열 일곱‥고등학교 1학년 때.”

“그래? 그럼 저 사람 그때도 저랬어?”

챠오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리진은 챠오의 표정이 이때까지 한번도 본 일이 없는 쓸쓸한 표정이어서 지크에 대한 것은 더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자아, 피자 나왔습니다.”

지크는 피자를 손수 들고 와 다 먹은 피자판을 갈은 후 그 자리에 자신이 가져온 피자를 내려 놓았고, 자리에 앉으며 리진에게 말했다.

“이 피자는 내가 특별히 내는 것이니까 안심하고 드시도록. 헤헷.”

리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크가 가져온 피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가져온 피자는 상당히 고가의 치킨 피자였다. 자신이 지크에게 점심이라며 사준 오리지날 피자보다 두배에 가까운 가격이 매겨지는 피자여서 리진은 약간 미안하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러나, 챠오의 생각은 리진보다 더한 듯 했다.

“‥!!”

챠오는 가만히 지크가 가져온 치킨 피자를 바라볼 뿐이었다. 지크는 씨익 미소를 지은채 챠오의 앞머리를 살짝 부벼 주며 말했다.

“뭐 해, 예전엔 안사준다고 뭐라 그러더니 이젠 사준다고 뭐라 그러기야? 어이, Come on! 식는다구!”

“‥흥.”

챠오는 지크의 손을 툭 쳐낸 후 말 없이 피자를 먹기 시작했다. 리진도 역시 피자 한조각을 든 후 천천히 씹으며 속으로 생각해 보았다.

‘무슨 역사적인 사연이라도 있나?’

하지만 그녀로선 알 길이 없었다.

아직까진.


“내일은 출근할때 모두 용모를 단정히 하고 오도록.”

“‥?”

조회의 마지막때 처크가 그렇게 지시를 하자, BSP대원들은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처크는 애써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채 담배를 피웠다. 결국, 무슨 사정이 있겠지 생각하며 모두 밖으로 나갔고 회의실에 혼자 남게 된 처크는 담배 연기를 길게 뿜으며 중얼거렸다.

“‥사표를 써야 할지도‥.”

처크는 언제나 쓰고 있는 선글라스까지 벗으며 또다시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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