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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620화


“‥?”

리진, 넬과 함께 순찰을 계속 돌던 리오는 갑자기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지 고개를 번쩍 들며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리진은 리오가 도대체 왜 저러나 하고 그를 흘끔 바라보았으나, 넬 역시 기분 나쁜 느낌을 받았는지 얼굴을 찡그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리, 리오 형‥지금‥.”

“‥음, 그래. 리진, 차를 멈춰줘요.”

리진은 깜짝 놀라며 즉시 순찰차의 에어 브레이크를 작동시켰고, 리오는 순찰차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며 가만히 눈을 감아 보았다. 이윽고, 눈을 뜬 리오는 복장을 원래대로 바꾼 후 리진에게 말했다.

“본부에 어서 연락을 하시길, 지금 바이오 버그들이 이곳을 향해 몰려 나오고 있으니까요.”

“예에!? 서, 설마‥!! 알았어요!!”

리진은 즉시 순찰차의 무전기를 들어 보았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잡음만 들릴 뿐 본부와의 무전은 전혀 통하지가 않았다.

“리오 씨!! 무전이 통하지 않아요, 완전 불통이에요!”

“‥!!”

리오는 쓰디쓴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낀 채 앞을 바라보았다. 그때부터는 리진도 자신들이 있는 방향을 향해 무언가 몰려오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주위에 있던 시민들까지도.

곧,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했고, 리진은 창을 통해 새카맣게 몰려오는 바이오 버그들의 무리를 볼 수 있었다. 넬은 완전히 말을 잊고 말았고, 리오는 곧 리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무선 전화는 됩니까?”

“예? 잠시만요‥예, 통화가 가능해요!”

“‥그럼 잠시만‥.”

리진에게 전화를 받아 든 리오는 곧바로 집을 향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곧, 전화에선 약간 힘이 빠진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에, 지크·스나이퍼 씨 댁입니다.”

“아, 나 리오인데, 바이칼을 좀 바꿔줘. 급한 일이니까 빨리.”

“‥나다.”

“지금 심각한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으니 주위를 집중해줘.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말이야. 지금 이 전화 이후로 언제 전화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무슨 일이 있어도 그곳으로 갈 테니 그렇게 알아둬, 알았지. 널 믿겠다.”

“‥좋아.”

리오가 전화를 하는 동안에도 바이오 버그들은 상당히 밀려오고 있었다. 그들의 틈에서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리오로서도 알 수 없었다. 어쨌거나, 리오는 차 안에 있는 리진에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고, 리진은 불안감에 휩싸인 얼굴을 한 채 리오에게 다가갔다. 리오는 곧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따뜻히 감싸준 후 빙긋 웃으며 말했다.

“꼭 여기 있어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켜 드릴게요. 그리고 넬도.”

리오는 곧 순찰차의 문을 닫았고, 리진은 순찰차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가는 리오를 얼굴이 발개진 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넬이 리진의 어깨를 두드리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선배, 선배!! 어서 순찰차의 장갑판을 올려요!! 지금 피하기엔 너무 늦었다고요!!!”

“‥아, 아아!!”

리진은 곧바로 순찰차에 설치된 장갑판을 올리기 시작했다. BSP 순찰차는 대원의 보호를 위해 차의 차창을 다단계 장갑판으로 감쌀 수 있었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 버틸지는 미지수였지만.

장갑판이 모두 올라가자 차 안은 컴컴해졌고, 리진은 곧 외부에 설치된 카메라의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차창에 설치된 스크린엔 밖의 전경이 장갑판을 내린 평상시와 같이 보여졌고, 리진과 넬은 순간 말을 잊고 말았다. 순찰차의 앞에 서 있는 리오의 망토와 머리카락이 강한 바람에 흩날리듯 위로 솟구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없애버리겠다‥!!!”

어느새 검 두 개를 양손에 잡은 리오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몸을 지상에서 약간 띄웠고, 바이오 버그들을 향해 빠른 스피드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리오의 기합이 들린 이후, 몸이 제대로 된 상태로 리오의 뒤를 빠져나간 바이오 버그는 존재하지 않았다. 순찰차 안에서 리오의 모습을 바라보던 리진과 넬은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오직 공중으로, 사방으로 솟구치는 바이오 버그들의 조각들을 볼 뿐이었다. 넬은 자신의 모자를 벗으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강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보면 볼수록 무서워요.”

“‥나도 그래.”

리진 역시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제엔장, 이 자식들이 몇 달을 굶은 건가, 갑자기 뭉치로 뛰쳐나오다니.”

지크는 자신의 얼굴에 묻은 체액을 장갑 등 쪽으로 닦으며 중얼거렸다. 아직도 수많은 바이오 버그들이 지크와 사이키의 주위를 포위하고 있었다. 마법을 상당히 사용한 탓에 상당히 피곤한 듯 보이는 사이키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지크에게 소리쳤다.

“지크 씨, 적들의 숫자가 너무 많아요!!”

“‥쳇, 무선도 끊겼고‥하는 수 없지, 본부로 돌아가자구! 사이키는 차를 운전해! 난 길을 열어줄 테니까!!”

“예, 알았어요!!”

사이키는 곧바로 차에 올라탄 후 시동을 걸었고, 그와 동시에 틈을 노리고 있던 바이오 버그들이 그녀가 탄 차에 돌진을 하기 시작했다.

“어딜 넘봐!!!!”

순간, 무명도의 푸른 검광이 순찰차의 주위에서 번뜩였고, 차를 향해 달려들던 바이오 버그들은 부위대로 잘려 나가며 더 이상 접근을 하지 못했다. 곧, 순찰차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지크는 순찰차와 함께 달리며 차가 갈 길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

“자아, 전 세계 주요 관공서의 전산망과 통신망은 완전히 무용지물이 되었소. 이제 아무도 세계 각지에 위성들의 비가 내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게요. 허허허허헛‥레이더 기지는 알 수 있겠지만 전산망과 무선 통신망이 완전 무력화된 이상 대공 방어는 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오.”

와카루가 그렇게 말하자, 대부분이 군인 출신인 사이보그들이 그를 비웃기 시작했다. 그중에 붉은 몸을 가진 사이보그가 손가락을 들어 빙빙 돌리며 와카루에게 말했다.

“하하핫, 이봐요 노인장. 군대에서 바보같이 무선 통신망을 사용할 것 같소? 비밀 누출시킬 일이라도 있남? 열이면 열이 긴급 유선 통신망을 가지고 있어서 충분히 상호 연락을 취할 수 있단 말이요.”

그러나, 와카루의 얼굴엔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뒤쪽으로 손을 뻗어 키보드의 펑션 키를 두드렸고, 곧 거대 모니터엔 러시아의 지도와 함께 붉은색의 선들이 수도인 모스크바로부터 러시아 전역으로 뻗어 나가는 모습이 비춰졌다. 그 순간, 큰 몸집을 가진 사이보그가 놀라움이 섞인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호오, 러시아의 군용 유선 통신망‥. 저 노인네 보통이 아닌데 그래?”

와카루는 손가락으로 모니터를 두드리며 자신의 앞에 모인 모두에게 말했다.

“전 세계의 유선 통신망은 우리들의 신인류(바이오 버그) 제군들이 무선 통신의 무력화 시간에 맞춰 무력화를 시켜 두었소. 난 바보가 아니외다. 허허허허헛‥. 자아, 재미없는 지도 여행은 그만두고 비 내리는 모습이나 구경합시다. 이제 곧‥798개의 위성들이 세계 전역을 향해 떨어져 내릴 것이오. 자아‥지구의 지배자가 바뀌는 첫 축포외다. 허허허허허허헛‥.”

그때, 사이보그 한 명이 손을 들어 와카루의 웃음을 멈추게 했고, 와카루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말을 할 기회를 주었다.

“무슨 질문이라도 있소, 데이비스?”

“‥뭐, 별것 아니오. 당신의 최종 목적이 뭔지나 좀 알고 싶어서. 괜히 이용당하는 것 같아 불안해서 말씀이야.”

그 사이보그는 껌을 거칠게 씹으며 와카루에게 물었고, 와카루는 손가락으로 안경을 매만지며 나지막히 대답해 주었다.

“‥허허헛‥신을 죽이는 일이오‥. 예전에 만났던 이오스라는 신에게 재미있는 것을 들었거든. 허허허허허허헛‥신이 되는 것이오. 나, 후지바라 와카루가‥. 목적은 별것 아니오. 그냥, 오래 살고 싶어서‥.”

사이보그는 재미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핫‥정말 재밌군. 당신은 미쳐도 확실히 미친 것 같아. 그래서 더 맘에 들어‥. 하하하하하핫‥!!”

“허허허허허헛‥.”

※※※

“‥집에 갈까‥아니면‥.”

퍼억–!!!

슈렌은 마지막 남은 바이오 버그를 간단히 태워버린 후, 더러워진 양복 상의를 벗으며 마저 중얼거렸다.

“‥BSP 본부로 갈까.”

그는 현재 두 지점의 중간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자신이 있는 거리도 바이오 버그들의 공격을 받아 거의 황폐화되었기 때문에 그가 말한 두 곳에 대해 걱정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슈렌은 턱에 손을 가져간 채 조용히 생각을 하다가, 자신의 원래 복장으로 옷을 바꾼 후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중얼거렸다.

“‥BSP 본부가 나을지도. 바이칼이 있으니‥.”

곧, 슈렌의 몸은 화염에 휩싸였고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BSP 본부 쪽으로 급속히 날아가기 시작했다.

…………………………. . . . . .

“리디아, 지크 어머니의 가게가 어디인지 알고 있어?”

“‥전 리디아란 이름이 싫다구요.”

“잠자코 대답이나 해.”

바이칼은 원래 복장을 입은 후 드래곤 슬레이어를 등에 장비하며 자신의 옆에 서 있는 바이칼에게 다시 말했다. 결국,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

“‥예전에 간 일이 있어서 어디인진 알고 있어요.”

“‥가자. 넌 핸드폰만 들고 나와.”

바이칼은 현관으로 향하며 그렇게 말했다. 그때, 핸드폰을 챙기고 나오던 여자 바이칼이 그에게 넌지시 물어왔다.

“저어‥그런데 왜 하필 ‘리디아’에요? 다른 예쁜 이름도 많이 있는데‥.”

“….”

바이칼은 등을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뒤를 흘끔 바라보며 그녀에게 말했다.

“‥네 본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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