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710화
“‥저것이‥’파괴신’일까.”
사령실 창을 통해 보이는 거대한 물체. 리오는 그것을 바라보며 휀에게 물었고 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럴 가능성이 크겠지.”
칠흑과 같은 야밤. 시각은 0시 27분. 가즈 나이트뿐만 아니라 전 용족들은 긴장의 도가니에 휩싸여 있었다. 기지가 있던 자리엔 누에고치와 같은 형태를 한 기계 덩어리가 솟아올라 있었다. 용족들은 드래고니스의 듀얼-하이드로 레이저 주포를 이용해 몇 번이고 그 물체를 공격해 봤으나 소용이 없었고 리오 역시 그 물체가 생성됨과 동시에 지하드를 한차례 적중시켜 보았으나 효과가 없었다. 안전 주문 4단계의 풀 파워 지하드를 맞고 버티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모두를 놀라게 했고, 결국 아무도 나서지 못한 채 시간은 밤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멀린 경의 말로는 오늘 여섯 시가 되면 저 고치 안에 있는 물체가 깨어난다는군. 어떤 괴물이 나올진 몰라도 그전에 빨리 없애야 해.”
리오가 말했다. 그러자, 휀은 고개를 저으며 이의를 나타냈다.
“‥어떤 공격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 심지어 제 4 안전 주문이 개방된 상태의 지하드조차 먹혀 들어가지 않았다. 그 지하드가 들어갔을 때 이 행성 대기 전체가 뒤흔들렸다는 사실은 너도 알고 있을 거다. 그 이상의 파워를 가진 공격법은 사바신의 ‘지령도’나 너의 ‘오메가 선샤인’ 뿐이다. 하지만, 만약 그것을 저 물체에 직격시킨다면 이 행성 자체가 파괴될 가능성이 크다. 운이 좋아 파괴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대륙의 안전까진 보장 못 해.”
휀의 말은 사실이었다. 리오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고뇌에 잠겼고 다른 가즈 나이트들 역시 아무런 의견도 내지 못하고 침묵으로만 일관했다.
“‥공중에 띄울 수만 있다면 오메가 선샤인까진 통하지 않을까요?”
그때, 루이체가 가즈 나이트들에게 걸어오며 의견을 제시했고, 휀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지하드를 맞고도 꿈쩍하지 않는 존재를 무슨 수로 띄운단 말인가. 그리고, 만약 띄운다 하더라도 오메가 선샤인은 피해 반경이 크기 때문에 이 행성 절반이 날아가 버린다. 리오도 아마 제 4 안전 주문이 개방된 상태에서 오메가 선샤인을 사용해본 일은 없을 것이다.”
“‥크큭, 그리고 지금은 밤이다 꼬마. 오메가 선샤인을 사용하려면 지구 반대편으로 가서 태양 에너지를 모아 이곳까지 와야만 한다.”
결국 결론은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루이체는 뭔가 알고 있다는 듯 씨익 웃으며 말했다.
“가즈 나이트들은 2인 이상의 공조 기술이 있다는 사실, 알고 있죠 모두들? 아마 사바신과 슈렌 오빠는 자주 임무를 같이 했으니 잘 알고 있을 거예요.”
“‥?”
“주신께서 말씀하셨어요. 여러분들, 특히 리오 오빠나 휀, 바이론 같은 분들은 단독 기술에 한해선 거의 마스터가 된 상태라고요. 하지만, 모든 가즈 나이트들이 2인 협동 기술을 터득하진 못했다고 요. 휀이 사용하는 광황포는 모든 가즈 나이트의 기술 중 가장 태양 광선에 가까운 속성을 지닌 기술이죠. 아마 리오 오빠가 오메가 선샤인 대기 상태가 된다면 충분히 광황포를 태양 에너지 대신 사용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리오 오빠의 몸에서 변환된 오메가 선샤인의 무속성 파괴 에너지는 충분히 마법검처럼 검 안에 응축할 수 있어요. 제가 지금까지 여러분의 전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99%의 확률로 가능하다구요.”
그 말에, 휀과 바이론을 제외한 모두의 얼굴엔 화색이 돌았고 지크는 웬일이냐는 표정을 지으며 루이체의 어깨를 두드려 주기 시작했다.
“오오, 머리 좋은데 루이체!!! 데려오길 잘 한 것 같아!! 하하하하하핫–!!!!”
“‥그래, 저 물체를 대기권 한계선까지 띄울 방법만 있다면 분명 가능할지도 몰라. 물론, 파괴가 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밑져야 멸망이니 한번 해 보지.”
리오는 씨익 웃으며 루이체의 머리를 부벼 주었다. 루이체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멋쩍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나머지 1%는 저 물체를 띄우는 것인가.”
“….”
그러나, 그 좋은 분위기는 휀의 한마디에 다시금 가라앉았다. 곧바로, 바이론의 추가 사항이 뒤를 이었다.
“‥꿈같은 이야기까진 아니군. 크크큭‥하지만, 문제는 두 가지다. 휀이 말한 그대로, 저 물체를 어떻게 공중에 떠 올릴 것인가. 그것도 이 행성에 충격이 거의 전해지지 않을 대기권 한계선까지 말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리오가 가진 디바이너가 과연 오메가 선샤인의 강대한 파워를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예상되는 위력으론 마법검 테라 플레어에 가까울 듯한데, 아마 그 정도라면 디바이너는 맨 공기상의 필라멘트처럼 깨끗이 타 버리겠지. 크크크크큭‥. 찬물을 끼얹어서 미안하긴 하지만, 그 두 가지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방법은 없다.”
“….”
결국, 일행은 다시금 침묵 속에 빠져들었고 시간이 착착 흘러가는 가운데 지크의 질문이 날아들었다.
“‥아, 그런데 말이야. 저 기지가 왜 메타트론의 몸을 삼키고 저렇게 변한 걸까?”
“음? 아아, 그건 MOTHER의 자기 보호·강화 프로그램의 영향이야. 사실 MOTHER는 컴퓨터로선 최상의 기능을 가지고 있지. 멀린 경께서도 그러셨어. 드래고니스에 있는 오리하르콘 제어기 형식의 슈퍼 컴퓨터도 MOTHER의 성능을 따라가진 못한다고 말이야. 아마, 와카루는 지금까지 우리를 귀찮게 한 모든 기계 병기나 차원 결계 생성 장치의 설계, 그리고 새로운 바이오 버그의 설계를 MOTHER로 했을 거야. MOTHER는 그 데이터를 흡수, 통합했을 거고‥. 전세의 불리함에 의해 결국 위기의식을 느낀 MOTHER는 메타트론의 몸을 이용해 마지막 진화를 꾀했겠지. 그리고 그 결정체가 저것이고. 와카루의 모든 지식이 들어 있을 게 뻔한 만큼 메타트론과 융합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거야. MOTHER로서도 최후의 선택이었겠지.”
리오의 설명을 들은 지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휀 님!! 괴 물체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에너지가 5분 전부터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상승 중입니다!!”
오퍼레이터의 상황 보고. 그것을 들은 휀은 눈을 감고 잠시 동안 생각을 하다가 루이체에게 말했다.
“미카엘을 데려와라.”
“‥예?”
“데리고 있어 봤자 짐 덩이일 뿐이다. 상황은 시급하니 이럴 때 이용해야 하겠지.”
“이, 이용하다니!! 아무리 미카엘이 속에 들어앉아 있다고는 하지만 넬이잖아!!!”
지크가 황급히 따지고 나서도, 휀의 얼굴엔 변화가 없었다.
“지금 필요한 건 넬의 몸이 아니라 미카엘의 영혼이다. 메타트론 다음의 힘을 지닌 대천사장의 영혼이니 충분히 효용 가치는 있다. 이것으로 저 물체를 띄우는 일은 해결될 테니 이제 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 보도록. 난 사령실 밖에 있을 테니 루이체는 미카엘을 그쪽으로 데려와라.”
휀은 조용히 사령실의 출입구 쪽으로 몸을 옮겼고, 루이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리오를 바라보며 그에게 물었다.
“‥어쩌지 오빠?”
“‥흠, 하는 수 없겠지. 휀의 말대로 해 보자.”
<※※※>
휀은 벽에 기대어 묵묵히 미카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표정에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공포감도, 증오심도, 집념도, 그 무엇도‥.
이윽고, 루이체가 미카엘을 데리고 휀에게 다가왔고 휀은 루이체에게 들어가 보라는 듯 고개를 살짝 옆으로 움직였다. 루이체는 말없이 사령실 안으로 들어갔고, 휀은 곧 미카엘이 눌러쓰고 있는 모자–넬의 모자–를 벗긴 뒤, 미카엘과 조용히 시선을 마주했다. 그런 상태로 얼마만큼 시간이 흘렀을까. 미카엘은 곧 고개를 끄덕이며 휀에게 빙긋 웃어 주었다.
“‥이 아이를 부탁하네. 아마 이 아이는 와카루 박사에게 끌려간 것까지만 기억할 테니까. 그럼, 난 밖에 있을 테니 시간이 되면 날 불러주게나. 잠시 동안이지만 자네를 괴롭혔던 것, 사과하지.”
“….”
“‥마지막으로, 키스해도 되겠나. 이 넬이란 소녀도 자네에게 그런 감정을 가졌었으니 아마 이 소녀도 허락할 걸세. ‘백설 공주’라는 동화에도 이런 대목이 있었지. 왕자님의 키스를 받자 독이 든 사과를 먹은 백설 공주가 다시 살아난다는 대목‥. 자네의 키스로 넬은 다시 자신의 몸을 되찾을 걸세.”
휀은 묵묵히 몸을 낮추었다. 그리고, 미카엘과 눈높이를 같이 한 상태로 나지막이 말했다.
“전 동화 따윈 좋아하지 않습니다.”
곧, 휀은 미카엘의, 아니 넬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고 그 순간 넬의 몸에선 강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곧, 그 빛은 하나로 뭉쳐 천장 속으로 사라졌고 휀은 쓰러지는 넬의 몸을 안으며 다시금 중얼거렸다.
“‥편히 쉬시길.”
그때, 넬이 움찔하며 눈을 떴고 자신이 휀에게 안겨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그녀는 순간 몸을 크게 움직이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으악!! 이게 무슨 짓이에요 휀!!!”
“….”
<※※※>
“아아, 알았으니 일 끝난 다음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러 가자. 됐지 바이칼?”
“흥, 네 녀석의 약속 따윈 이젠 믿지 않는다.”
떠나기 직전, 리오는 막 깨어난 바이칼을 달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으나 바이칼의 기분은 이상하게도 풀어지지 않고 있었다. 결국, 리오는 몸을 휙 돌리며 나지막이 말했다.
“싫으면 말아.”
순간, 바이칼의 눈은 꿈틀거렸고 결국 그는 인상을 쓴 채 침대에서 몸을 돌리며 말했다.
“초콜릿 맛과 멜론 맛이 7:3으로 배합된 파르페로 하지.”
“‥후훗, 좋아. 그럼 다녀올게 바이칼.”
리오는 바이칼의 머리를 매만져 준 후 바이칼을 간호하던 리디아의 이마에 살짝 키스까지 한 다음 조용히 방을 나섰다. 문 밖엔 리오가 나오길 기다리던 챠오가 있었고, 리오는 그녀의 앞에 선 뒤 조용히 물었다.
“‥절 따라가시겠습니까. 이번 일이 끝난 후‥. 아아, 차오양은 절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죠. 실례되는 질문을 했군요.”
그러자, 챠오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거의 보이지 않던 미소를 지어 주었다.
“‥예, 전 리오 씨를 좋아하지 않아요. 대신 사랑하고 있었어요.”
“….”
“‥하지만, 전 리오 씨를 따라갈 자격이 없어요. 죄송하지만‥사양할게요.”
챠오는 순간 몸을 돌리며 다른 곳으로 뛰어가려 했으나, 그녀의 움직임보다 리오의 팔이 더 빠른 것은 당연했다. 챠오를 잡아 다시 자신의 앞에 돌려놓은 리오는 양손으로 챠오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 준 뒤, 그녀의 이마에 입술을 대며 말했다.
“‥이제 이 세계는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다른 차원과 같이, 마법과 모험이 깃들겠죠. 전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이 세계에 다시 위험이 닥칠 때‥당신의 아이들을 위해. 희망이라는 이름의 광휘를 위해‥.”
“‥예.”
챠오는 곧 양 팔로 리오의 몸을 끌어안았다. 둘은 그렇게 서로의 체온을 짧은 시간 동안 나누어 갔다.
<※※※>
휀과 리오는 마치 심장처럼 불끈거리기 시작한 괴 물체를 바라보며 묵묵히 시간을 보냈다. 세대째의 담배를 멀리 지상에 버리며, 휀은 리오에게 물었다.
“세이아 님은 어떤 신으로 하면 좋겠나.”
“‥음? 무슨 말이지?”
“빛의 여신, 사랑의 여신, 별의 여신 등등‥쓸데없을 것 같지만 전문 분야는 나눠야 할 테니까. 비어 있는 새벽의 여신 자리는 라이아 님이 쓴다 했으니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야 하겠지.”
“‥그렇군. 생각해 둔 것은 있나.”
“광휘의 여신. 이 전투가 마무리된 후, 이 세계엔 광휘가 필요할 테니까.”
“광휘의 여신이라‥좋군. 그럼, 기념으로 우리의 2인 기술 이름을 세이아 님의 이름에서 따 보는 건 어떨까.”
“‥라디언스 블레이드로 하지.”
“‥좋아. 그럼 시작할까.”
휀은 곧 리오의 뒤로 멀찌감치 물러섰다. 그가 물러섬과 동시에, 드래고니스에선 미카엘의 영혼이 변한 작은 빛덩이가 솟아올랐고 빠른 속도로 휀과 리오를 스쳐 지나가 정면의 괴 물체에 직격했다. 곧, 그 물체는 은회색의 빛에 휘감기며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물체 안에서 발생되는 힘이 물체를 다시 지상 쪽으로 붙이기 위해 뿜어졌지만 미카엘의 모든 것이 담긴 막강한 힘 앞엔 무력할 뿐이었다. 물체는 빛에 휩싸인 채 대기권의 한계 지점을 향해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고, 그것을 본 휀은 제 4 안전 주문을 개방한 뒤 자신의 기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한 발이다. 잘 기억해 두도록.”
휀의 몸에선 곧 찬란한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고, 곧 그 빛은 휀의 등 뒤에서 거대한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광(光) 계열 최고위 신인 ‘라’가 인정한 자에게만 생긴다는 광익진(光翼陣)이었다. 그 광익진에서 뿜어지는 빛은 주위 전체를 마치 낮처럼 환히 밝히기에 충분할 정도로 강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강한 빛의 힘, 그 힘을 느낀 리오도 곧 제 4 안전 주문을 개방했고, 허리에서 디스파이어를 꺼내 들며 중얼거렸다.
“‥다시 만나길 바래.”
우우웅‥.
리오가 준비된 것을 느낀 휀은 곧 양손을 앞으로 내밀었고, 순간 눈을 번뜩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진·광황포‥.”
일순간, 휀의 몸에서 뿜어지던 빛과 광익진은 휀의 몸 안으로 사라졌고, 응축된 그 힘은 휀의 양손에 모여 거대한 빛 덩이로 변했다. 휀은 여유 시간을 두지 않고 곧바로 그 빛을 리오에게 뿜어내기 시작했다.
“‥오메가 선샤인‥!!”
리오의 낮은 음성과 동시에, 리오의 등엔 휀이 쏜 진·광황포가 직격했고 그 거대한 빛은 마치 거짓말처럼 리오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엄청난 힘이 몸속에 들어오자 리오의 몸은 통증에 휩싸였지만 정작 리오 자신은 그것을 모르는 듯 몸에서 회색의 빛을 뿜어내며 괴 물체, ‘파괴신’이 있는 대기권의 한계 지점을 향해 급속도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리오가 생각해 둔 공격 범위에 파괴신이 들어왔을 때, 파괴신을 떠올리고 포박하던 미카엘의 힘은 사라져 버렸고 파괴신은 붉은색의 빛을 사방으로 뿜어내며 폭주를 하기 시작했다. 지상에 떨어진 붉은색의 빛은 그 막대한 에너지량에 의해 대 폭발을 일으켰고, 드래고니스와 함께 정박해 있던 함선들의 일부도 그 빛에 의해 큰 타격을 입으며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으, 으으윽‥!!!”
한계였다. 리오의 체세포 하나하나에 응축된 에너지 역시 발산되기 위해 심하게 꿈틀대고 있었다. 리오는 디스파이어를 움직이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그의 팔 근육은 마비가 되었는지 움직여 주지 않았다.
“‥마지막이다!! 제발, 제발 움직여!!!!!”
순간, 디스파이어에서 붉은색의 빛이 뿜어졌고 리오의 몸에 담겨진 무속성의 에너지는 빠른 속도로 디스파이어 안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그 에너지가 모조리 흡수된 순간, 디스파이어의 날은 굉음을 내며 터져 나갔고 그 대신 날이 있던 자리엔 강렬한 회색의 빛을 뿜어내는 광인(光刃)이 커다랗게 솟아올랐다. 그것을 본 리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자유로워진 몸을 파괴신에게 돌진시키기 시작했다.
“간다!!!! 라디언스 블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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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위치한 NASA의 기지. 1년 가까이 지구와의 연락이 완전히 끊긴 탓에 지구로의 귀환을 서두르던 한 우주인은 무심코 일주일 후 귀환할 지구를 바라보았다. 지구는 현재 달로부터 태양을 가리고 있었다. 간단히 말해 지구는 밤이었다.
순간, 회색의 거대한 칼날과도 같은 빛이 아메리카 대륙이 위치한 곳에서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스피드로 솟아올랐다가 사라졌고 달에서도 보일 정도의 거대한 빛이 솟아오르는 것을 목격한 우주인은 눈을 둥글게 뜬 채 동료 우주인의 백팩을 멍하니 손가락으로 두들길 뿐이었다. 동료 우주인은 귀찮다는 얼굴로 뒤를 바라보려 했으나, 그 순간 지구 쪽에서 두 개의 붉은색 빛이 커다랗게 번뜩이자 크게 놀라며 스페이스 셔틀의 벽에 충돌하고 말았다.
“W, What?! What hap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