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14화
사기 치는 방법은 일종의 비도덕적 마케팅 방법과 유사하다.
1. 신뢰를 산다.
“저 사람이 안경 쓴 사람을 고쳤다고? 완전 정신 나가 있던데.”
“그래! 지금은 멀쩡하잖아. 그리고 저 사람도 창문에서 떨어졌는데 멀쩡해. 아래에서 뭘 봤대!”
“와… 아니, 저, 정말 괜찮으세요?”
“네. 저는 괜찮습니다. 저분도 이제 편안하시고요.”
2. 문제와 그 원인을 대령한다.
“그, 그러니까… 이게 무슨 테스트 같은 상황이라는 거죠? 합격하면 나갈 수 있는?”
“예. 우린 분명 나갈 수 있을 겁니다.”
“아…!”
“호, 혹시 이거 무슨 헌터물 같은 건가? 우리 막 각성하고….”
“그렇지! 그런 거 같아. 이유 없이 우릴 이렇게 미친 상황에 밀어 넣었을 리가 없잖아!”
“맞아요. 이유가 있던 겁니다.”
이렇게 분위기를 달구어놓은 후.
“그리고 저희가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3. 마법 같은 해결책을 팔아먹는다.
비도덕적 마케팅에서는 저 ‘해결책’이 팔아먹으려는 제품이고, 사이비 종교에서는 바로 교리인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내세울 방법은….
“모든 사람이 창문 밖으로 한 번씩 나가야 합니다.”
“…!!”
“뭐, 뭐라고요!?”
“놀라지 마세요. 여러분.”
나는 웃으며 나를 가리켰다.
그리고 해피메이커로 진정된 안경 쓴 직장인도.
“제 권유를 수락하시고 나가시는 분들은 저처럼 아무렇지도 않을 겁니다. 이건 일종의 시험이니까요.”
“아…!”
“혹시 의심되신다면, 음… 제가 어떻게든 설득해 보겠습니다. 아니면 한 번 더 떨어져도 괜찮고요.”
그리고 그때, 안내 영상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어…!”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좀 달랐다.
적어도 내 마케팅을 경청한 7호차에서는,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창문을 힐끗거리기 시작했다.
‘그럼 저기로 나가도 괜찮을 수 있단 건가?’
패닉이나 공포만 있는 게 아니라, 호기심이나 기대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아, 재밌습니다. 재밌어요…. 훌륭한 솜씨로군요, 노루 씨!
-그러나 모든 위대하고 인상적인 엔터테이너는 도전받는 법입니다. 아, 보십시오. 마침 저기 있군요!
퍽!
“개, 개X소리 하네에!! X신 새끼가!”
자기 의자 손잡이를 내리치며 고함을 지른 것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중년인.
1회차에서 창문으로 떨어졌던, 그리고 2회차에선 안경 쓴 사람을 밀어서 떨어지게 만든 승객이다.
‘한 턴 쉬어서 약간은 이성이 돌아온 모양이군.’
하지만 여전히 제정신은 아니었다.
“저, 저 사람 바로 전에 창문에서 누구 밀었던 사람… 헉!”
“미친 새끼…. 꺼, 꺼져어! X병신 새끼가.”
금방이라도 날 칼로 찌르기라도 할 것처럼 빙빙 도는 미친 사람의 눈이다.
“뛰어내려?! 안 뛸 거야! 안 뛸 거라고 이 개X끼야! 너나 한 번 더 뛰어!”
나는 근처 승객을 밀치고 내 앞까지 온 그 사람을 보면서 평온하게 말했다.
“참여하고 싶지 않으시면 당장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어, 어어어?!”
“쉬고 계십시오. 어차피 당신은 지금 자격도 없으니까요.”
“뭐… 뭐?!”
“창문으로 나갈 테니 도와달라고 요청하셔도 들어드릴 수 없다는 겁니다.”
이것도 중요한 단계다.
4. 해결책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한다.
왜 자꾸 소량 생산을 해서 품절이 뜨게 하고, 가격은 메시지로 문의 부탁드린다고 하겠는가.
희소한 것은 귀해 보이는, 얻기 어려운 것은 더 좋아 보이는 심리를 노리는 것이다.
눈앞에 있는데 가질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이 기회를 놓치면 영영 가질 수 없을 것 같은 그 감질맛.
그걸 부추기는 것이다.
“오로지 자격이 있는 사람만 창문으로 고통 없이 나갈 수 있고….”
“무, 무슨 개소리….”
“그게 당신은 아닙니다. 당신은 아직 고통 없이 시련을 통과할 자격이 없다는 뜻입니다. 물러나십시오.”
“…어, 어…….”
중년인이 ‘어어’ 거리며 중얼거리더니, 비틀거리다 주저앉았다.
음, 미친 소리는 미친 소리로 대응해야 한다는 말은 이번에도 통했구만.
어그로가 확실했는지, 어느새 열차 칸의 모든 사람이 눈을 크게 뜬 채 이쪽을 보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보고 부드럽게 웃었다.
“하지만 너무 걱정마세요. 결국 모두가 준비되게 될 겁니다.”
“……!”
-아아앗! 훌륭합니다!
브라운의 환호 너머, 칸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저기요! 그, 그러면, 누가 준비되는 건가요?”
“저도 모릅니다. 그냥 준비된 분을 알아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 안에 준비된 사람이 있습니까?”
그때였다.
“저, 저는… 혹시 자격이 있는 겁니까?”
조용히 앉아 있던 안경 쓴 직장인이 손을 들고 물었다.
그는 해피메이커 덕에 공포와 PTSD가 없는 평온한 상태라 자신을 민 중년인을 보고 달려들진 않았으나.
그러면서도 생리적 긴장감은 어쩔 수 없는지 침을 꿀꺽 삼켰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
“당신은 자격 있는 분입니다. …이미 해내셨으니까요.”
그리고 다가가서 손을 잡았다.
“다시 내려가지 않으셔도 충분히 증명하신 겁니다. 그 평온이 증거입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고, 용감하셨습니다.”
“아…… 아아!”
안경 쓴 사람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 모습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잦아든다.
그 대신, 시선에 새로운 것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한다.
열망과 동조.
“이제부터 자격을 확인받으시고 내려가시는 분들은 제가 증표를 나눠드려서, 최대한 고통스럽지 않도록 보호해 드리겠습니다.”
“…!”
“그, 그럼….”
하지만, 아직까지 지원자는 없다.
‘이럴 줄 알았지.’
어차피 모든 사람이 다 창문으로 뛰어내려야 탈출할 수 있다고 내가 말한 참이다.
이득도 없는데 고통받을지도 모르는 자리에 선착으로 달려들 사람은 없다.
–친구, 기막힌 해결책이라도?
뻔하지 뭐.
‘한 번 더 여론을 모는 거야.’
나는 다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힘드실 것, 압니다. 이번 삶에서는 제가 한 번 더 창문으로 나가겠….”
“저기, 제가 갈게여.”
어?
돌고래 주임이 손을 들었다.
주임님! 압도적 감사….
“근데 혼자는 아니구요. 주임님도 한 번 더 같이 창문 밖으로 떨어지면요.”
“어어어?”
“저, 저기, 괜찮으신….”
“물론입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안 그래도 그러려고 했습니다! 눈물 나게 징그럽고 비위 상하지만 별수 없지 않겠습니까….
“다른 지원자분이 없으시면, 제가 한 번 더 시범을 보이겠습니다.”
“네넵. 아, 근데 저희보다 먼저 저분이 갔으면 좋겠어여.”
돌고래 주임이 아무렇지 않게 양손으로 가리켰다.
나비 대리를.
“상급자 퍼스트!”
으아악!
“저기, 대리님 제 부탁 한 번 들어준다고 하셨자나여. 지금 쓸게요!”
“이딴 상황에서 쓰라고 준 건 아니었어. 근데 뭐, 상관없긴 해.”
하지만 의외로 진나솔 대리는 태연했다. 무언가 사전에 둘이 이야기된 것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 가면 되나?”
첫 번째 제단 진입
마침 주변이 붉고 어둡게 물들었다.
반사적으로 얼어붙은 사람들 속에서, 작고 태연한 진나솔 대리의 말이 들린다.
“내가 다시 묻는 걸 안 좋아하는데.”
히이익.
“예. 잠시만 눈을 감아주십시오. 제가 허가의 표시를 넘겨드리겠습니다….”
나는 진나솔 대리와 악수하는 척하면서, 어둠을 틈타 은밀하게 스틱을 넘겼다.
‘꽂으시면 됩니다.’
하지만 내가 입 모양을 만들기도 전에, 이미 진나솔 대리는 보이지 않게 능란한 솜씨로 팔에 해피메이커를 꽂고 있었다.
당연한 듯이 짐작한 모양이었다. …진통제 아이템이라는 걸.
“흐음.”
픽.
짧은소리와 함께 소매 옷감 안으로 꽂힌 스틱에서 약재가 빨려 나가고, 자연스럽게 남은 스틱이 그 안으로 사라졌다.
“아주 괜찮잖아?”
진나솔 대리는 씩 웃으며, 창문에서 즉각 뒤로 떨어졌다.
“힉!”
“우, 웃으면서 갔어!”
그렇게 첫 번째 제단에서 제물이 자진해서 공양되었다.
이제 칸의 분위기는 완전히 흥분 상태에 접어들었다.
내 동행인이라 수상쩍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슬슬 믿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해결되고 있다는 감각은 중독적이지….’
이후에는 극적으로 2명의 지원자가 나올 정도로 말이다.
“저, 저요!!”
“같이 떨어지겠습니다.”
창문 근처에 앉은 부부였는데, 첫 회차부터 창문에 누가 떨어지고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다 지켜본 덕에 ‘정보값’으로 인한 용기가 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냉큼 오케이하지 않았다.
“…….”
나는 둘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것처럼 몇 초간 조용히 응시했다.
어느새 그 부부는 마치 시험을 보는 것처럼 기대와 긴장에 찬 상태로 기다리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예. 두 분은 자격이 있습니다.”
“아…!!”
“제단에 진입하는 대로 잠시 눈을 감고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표시를 드리겠습니다.”
두 사람은 얼결에 기뻐하며, 주변의 축하를 받으며 창문 앞에 섰다.
두 번째 제단 진입
그렇게 어둠을 틈타서 몰래 ‘해피메이커’라는 강력한 진통제를 투여받은 두 사람은 사이좋게 손을 잡고 열린 창문으로 나갔다.
음. 순조롭게 사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서로 창문에 다 집어던지면서 절반 이상 미치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지만.’
그래도 사기 치려니 등 뒤로 식은땀이 뻘뻘 났다.
“…지원하시는 다른 분이 없으시니, 이제 저와 이분께서 나가보겠습니다. 다들 무엇보다 마음을 지키시고, 잠시 후에 시작점에서 뵙겠습니다.”
“괘, 괜찮으신가요?”
“괜찮습니다. 저는… 한 번 더 가도 문제없을 겁니다.”
“…아!”
진짜 싫지만, 한 번 더 해봐야지.
‘차별화해야 해.’
내가 사람들을 계속 끌고 가려면, 나만 다른 점을 강조해야 했으니까. 여러 번 창문에서 떨어져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인 방법일 것이다.
다행히 돌고래 주임은 말을 번복하지 않았고 말이다.
“같이 가져!”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요….”
돌고래 주임이 나를 물끄러미 올려보았다.
“저는 자격이 있나요?”
“…예.”
뉘앙스가 미묘한데.
세 번째 제단 진입
“조, 조심하세요!”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나는 성공적으로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채로 돌고래 주임과 창문 밖으로 다시 떨어졌다.
썩은 살점이 가득한 미친 터널로.
“으차!”
바닥에 낙법으로 착지한 돌고래 주임이 끔찍한 주변 몰골을 보며 질겁하고 투덜거리며 몸을 털었다.
“으윽, 지저분해. 뭐, 뭐라고? 시끄럽구요. 아, 저쪽으로 가면 되는 걸까여? 빛이요.”
“예. 조금 힘들더라도 걸어가면 됩니다.”
그래도 사람이 하나 더 있으니까 한결 위안이 된다.
‘…소리도 안 들리네.’
그 기묘한 목소리, 죄를 버리라든가 탐라로 오라는 소리는 왜인지 사라져 있었다.
‘탈출에 중요한 요소는 아니긴 하지만.’
나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걸었다.
그때, 돌고래 주임이 툭 말을 걸었다.
“저기, 이렇게 같이 떨어진 건 사실… 대화할 게 있어서인데여.”
“네.”
“사람들한테 한 말 있잖아요. 뭐, 안 아프게 보호해 주겠다든가 하는 거. 엄밀히 따지자면 거짓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져?”
“예. 그냥… 위급상황에 잘 통하도록 대화법을 바꾼 겁니다. 좀 극단적이지만요.”
“음…….”
주임은 잠깐 고민하듯 턱에 손을 대더니 불쑥 말했다.
“저기요 주임님.”
“예.”
“사이비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줄 아세여?”
그 사람은 인상을 찌푸리거나 하진 않았다.
단지 빤히 나를 쳐다보았다.
눈도 깜박이지 않고.
“…….”
그래.
돌고래 주임은, 극단적인 인성 지상주의자다….
‘사, 사이비는 규격 탈락일지도 모른다…!’
수습해!
나는 당장 입을 열고 차분하게 말했다.
“잘 압니다. 사실 동기 중에도 사이비에 홀려서 연락이 끊긴 친구도 있고요.”
이건 진실이다.
“그래서 더 선수를 쳐야 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흐음.”
“이 상황에서는 무조건 미신이나 사이비가 성행할 겁니다. 영문도 모른 채 고통이 반복되니, 뭐라도 기대보고 싶어지니까요.”
그리고 실제 사례에서도 그렇게 사이비가 나왔고 말이다.
‘물론 무조건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 유혈사태 없이 사람들 미치기 전에 어둠에서 다 탈출하려면 이것뿐이라 이러는 거지만….’
거기까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없으니, 난 이렇게 끝냈다.
“뭘 하든 일단 피해를 최소화해 보려고 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좀, 극단적이고 이상한 건 알고 있지만요.”
“흐으음…….”
숨 막히는 3초 후.
“뭐, 맞는 말이긴 하네여!”
휴우.
“솔직히 말만 그렇게 하시는 거지, 실제로는 사람들 덜 아프고 편안하게 만들면서 다 같이 탈출할 방법 찾으시는 거다, 그거죠?”
“정확히 맞습니다.”
“좋구요! 저도 완전 협조할게여!”
돌고래 주임이 악수를 청하듯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내가 그 손을 잡자,
훅 당겼다.
“근데 착한 사람들을 착취하면 안 돼요.”
“…….”
“그럼 제가 주임님하고 싸울 거거든요.”
“물론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네넵! 좋습니닷!”
나는 웃으며 돌고래 주임과 마저 악수했다.
‘사, 살았다.’
식은땀이 등 뒤로 흘러내렸다.
미친 괴담 회사에 수석 입사한 정예팀 선배와 썩은 살점 사이에서 싸우기? 그런 자살 행위를 제가 왜 해야 합니까? 대가리 박고 말지.
“일단 분위기 봐서는 우리 칸 사람들은 완전히 설득되겠네여?”
“그렇죠.”
철퍽철퍽.
나는 빛의 출구를 향해 걸어 나가며 답변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내지 않을 겁니다.”
최종 목표는….
“이 열차의 대다수가 제 말을 ‘믿게’ 만들 겁니다.”
최소한 8칸 중 7칸 이상.
지배적 여론을 확보해야 했다.
* * *
5회차.
몇 번이나 죽고 다시 시작하는 것을 반복한 고속열차의 사람들은 슬슬 패닉을 넘어선 피로와 체념, 광기에 젖어 들고 있었다.
인지가 뒤틀리고, 평상시처럼 사고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복되는 동안 몇 번이고 들은 것이 있었다.
“뒤에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 막, 우리는 선택받았다고, 이건 시험이다? 그러면서.”
“…사이비 소리 같은데, 그, 무슨 시험이라고?”
“무슨 이걸 통과하면 초월적인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데?”
“창문 떨어진 사람들 다 미쳤잖아. 근데 뒤칸 사람들은 자기들은 떨어졌는데 멀쩡하다고 하더라. 막, 그 안 풍경도 묘사해 주고….”
“…진짜? 에이, 말도 안 돼. 증거 없는 거 아냐?”
하지만 대꾸하는 것 자체에서 해답을 바라는 심리가 드러났다.
저 말이 맞길 바라는 무의식의 표출.
“7호차에서 ‘선행자’라는 사람이 탈출 방법을 알려주고 있대.”
“우리를 다 도와줄 거래. 다 자격이 있다고.”
그렇게 3호차, 특실 승객들의 수군거림이 점점 커지고 있을 때.
“…….”
맨 앞 1인석에 앉은 남자.
백사헌은 눈을 떴다.
‘빌어먹을.’
휴가 맞아서 본가에 돌아가려다가 이 망할 열차 괴담에 갇혀서 말라 죽게 생겼다.
‘아니, 아니지….’
그는 자신의 의료용 안대 아래에 있는 새로운 눈을 떠올리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대충 상황 돌아가는 판을 보니까 알겠다.
‘이거 창문에 사람 쭉 던지는 거네!’
그래서 뭐, 한 절반쯤 던지고 목적지 도착하면 끝나는 그런 괴담 아니겠는가?
‘눈에 안 띄고 숨어 있으면 되는 거지.’
뭐, 사이비 종교 판치는 건 이런 종류의 사태에 뻔한 상황이고 말이다.
작은 사회, 그것도 스트레스가 가득 찬 긴급 상황에서 인간은 미친 짓을 하기 마련이었다.
끊임없이 출발 시점으로 돌아가는 기차.
벗어날 수 없는 극한의 스트레스라는 특수상황에서, 마치 사태를 해결해 줄 것 같은 말이 들리니 다들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게 평상시라면 코웃음 치고 ‘사이비 안 사요’하고 지나갔을 미친 소리라도 매달리는 게 인간의 본성!
‘나는 안 휩쓸리고 가만히 있으면 되잖아?’
이렇게 쥐 죽은 듯이 있다가, 알아서 자기들끼리 던지고 난장판을 부려서 클리어되길 기다리기만 하면….
“저, 저기!!”
“…!”
뒤가 소란스러워졌다.
‘싸움 났나?’
아니었다. 누군가가 칸 안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저 사람들이야! 선행자와 7호차 사람들!”
사이비 새끼들이구만.
‘일단 얼굴은 봐두자.’
백사헌은 슬쩍 고개를 돌려서 복도를 보았…다가.
낯익은 얼굴들을 보고 만다.
“…!!”
‘정예팀이다.’
A조 진나솔 대리와 C조 이성해 주임.
혹시 몰라서 사내 인트라망으로 외워둔 얼굴 둘이 등장했다.
‘저, 저 사람들이 왜 여기 있어?’
혹시 이 열차는 백일몽 주식회사에서 관리하는 어둠인가 복잡하게 고민하는 사이.
“주목!!”
사이비 집단 사이에서 이성해 주임이 외친다.
“여기서 탈출할 방법을 알려주실 분이 왔습니닷!”
그리고 옆으로 빠지자, 뒤 칸으로 연결되는 문에서 한 사람이 걸어나온다.
정장을 입고 있는, 무심하고 서늘한 인상의 직장인이 이상할 정도로 평온한 미소를 띠고 있는데….
더, 더 낯익은 얼굴이다.
‘…김솔음!!’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김솔음이 부드럽게 웃으며 양팔을 벌린다.
“이 모든 일은 위대한 시험이며, 승객분들은 선택받은 겁니다.”
X, X발!!
저 사이코패스 새끼가 교주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