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6화
보직 변경.
주로 일하던 곳에서 맡은 업무나 부서가 변경되는 것을 뜻한다.
근속이 연 단위가 되면 슬슬 생기는 일이다.
그러니까, 입사 3일 차한테 할 말은 절대 아니라는 거지!
“…보직 변경이라면, 혹시 부서를 이동해야 하는 겁니까?”
‘점심 잘 먹고 와서 대체 무슨 말이세요’라고 되묻고 싶은 것을 필사적으로 참고 예의 바르게 질문했을 때였다.
“아니, 그게… 그렇지. 혹시 공문 봤냐? 방금 떴거든.”
“…?!”
불길한 예감에 즉시 인트라넷을 확인했다.
[Qterw-D-43 특이사태 해결 직원 보상 안내]
…Qterw-D-43은 화요 퀴즈쇼다.
그리고 이 내용을 요약하자면….
-와! 어떤 조가 D등급 괴담에 발생한 특수 사건을 해결하고 A등급 용액을 뽑아냈네? 크으 이게 실적이지! 이 조에 총 10만 포인트 지급할 거야!
-야 봤지? 너희도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워라밸 개나 주고 소처럼 일해서 포인트 받아가! D조를 본받으라고!
……그리고 4만 포인트를 수령하는 주요 기여자의 이름에 내 이름 ‘김솔음’ 석자가 아주 명료히 박혀 있었다.
“…….”
꿈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끔찍한 점은 이거다.
이 공문이 영향을 미쳐서 보직이 변경되었다고 한다면 대체….
눈이 퀭해진 대리를 보자 오한이 느껴진다.
“봤냐?”
“예.”
“그래. D조가 좀… 이번에 특이한 실적을 냈다고 말이야.”
설마.
“조 단위로 새롭게 발령이 난 겁니까?”
“발령까진 아니고, 일감이 달라지는 거지.”
대리가 커피를 원샷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위에서 매뉴얼 완성한 괴담을 관리하라고 줬잖냐.”
잠깐.
“이제 매뉴얼이 완성되지 않은 어둠 위주로 들어가 달라는 거야!”
“…!!”
쉽게 말해, 데이터 없는 괴담에 때려 넣겠다는 거다!
“아니, 뭐 하나 잘하면 더 어려운데 처박으려고 하는 게… 하.”
주임은 이미 소식을 들었는지 자기 데스크에 머리를 박고 엎드려 있다. 카페인도 통하지 않는 듯했다.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때마침 도마뱀 머리 조장이 사무실로 걸어들어왔다. 대리가 불을 뿜었다.
“조장님! 매뉴얼 없는 어둠에 들어가라니! 이거 우리 순 다 죽이겠다는 거 아닙니까?”
“…? 아닙니다.”
“예?”
혹시 빠져나갈 구석이 있는 건지, 대리의 얼굴이 희미한 희망이 깃들….
“매뉴얼이 완성되어도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
아, 그 의미로…….
‘정말 성격 대단한 도마뱀이다….’
나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래도 매뉴얼이 없으면 더 위험한 건 맞지 않겠습니까? 데이터가 없으니까요.”
도마뱀이 머리를 기웃거린다.
“글쎄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
아, 물리 퇴마하는 직원이었지, 참….
‘지금까지 어지간하면 여차할 때 힘으로 밀고 나왔냐….’
나는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로 했다.
“지금 상황에 장점이 있습니까?”
“예.”
“어떤 장점입니까?”
“추가 포인트가 책정됩니다.”
“…!”
박민성 주임이 퍼뜩 머리를 들어 올렸다.
포인트에 미친자들 다웠다.
“마, 많이 큰가요, 조장님?”
“예.”
“얼마나요?”
“동급의 어둠과 비교했을 때 평균적으로 서너 배가 책정됩니다.”
“…!”
“호, 혹시 조장님이 보신 최대 포인트배수는…?”
“열다섯 배입니다.”
갑자기 대리와 주임의 눈빛이 변했다.
‘주식하는 사람들 눈인데.’
신약 카더라가 들리는 바이오 잡주를 매수하기 직전의 그 표정인 것 같다.
아무래도 3만 포인트가 참을 수 없이 달달했던 모양이다….
보통 이 경우엔 이성이 있는 사람이 말리게 되지만… 음, 사실… 나한테는 말이다.
‘무조건 되는 주식….’
난 매뉴얼이 있으나 없으나 큰 차이가 없다.
이미 매뉴얼보다 더 자세히 탐사기록을 알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그냥 포인트 3배 이벤트잖아…?’
그리하여 잠시 후.
“가자.”
“예.”
D조는 누구의 반발도 없이 새로운 직무를 받아들이고 이동하게 된 것이다.
‘포인트 벌자.’
도착지는 17층.
“20층부터 17층까지는 개발본부에서 주로 써.”
대리가 인상을 쓰며 버튼을 툭툭 쳤다.
“그리고 17층은… 특히 새 어둠 물색하는 연구직들이 있는 곳이지.”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전형적인 실험실과 사무실이 결합된 복합 오피스의 하얗고 인공적인 실내가 보였다.
그리고 이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손을 내밀었다.
“이야~ 이 친구가 그 친구야? 대박이네, 대박~”
무조건 나보다 상사다.
나는 손을 내미는 사람과 반사적으로 악수했다.
“김솔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오, 인사성도 좋고.”
흰 가운을 입고 안경을 쓴 남성은 꽤 젊어 보였으나, 여기가 액면가 믿기엔 워낙 기묘한 세계관이라서 속단하지 않기로 했다.
어쨌든, 그 타부서 상사는 D조 인원들과도 인사한 후에 나를 다시 돌아보았다.
“나 연구 1팀 곽제강이야. 반가워요. 잘 부탁해요~”
“…!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팀 대리가 속삭였다.
“쫄지 마. 그냥 과장 나부랭이야.”
본인은 대리시지 않습니까…?
그리고 내가 놀란 건 이 사람이 과장이기 때문이 아니다.
아는 인물이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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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제강 연구원
: <어둠탐사기록>에 등장하는 백일몽 주식회사 원료개발부 연구 1팀의 직원.
회사에 새롭게 등록된 어둠을 탐사하는 초기 기록에서 자주 언급되는 연구직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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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네임드가 나왔다.
‘성격이…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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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중 ‘유쾌하며 사교성 있다’라고 직접 묘사된 드문 케이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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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나는 티 내지 않고 조용히 조원들을 따라 걸었다.
“일단 우린 앞으로 자주 볼 겁니다. 그렇죠, 이자헌 과장님?”
“예.”
…….
아차.
“이유를 들려주실 수 있습니까?”
“예.”
드디어 도마뱀이 설명한다.
“연구 1팀에선 신규 어둠에 진입할 방법을 연구하고 규격화합니다. 그러므로 아직 매뉴얼화되지 않은 새로운 어둠을 탐사할 D조와 자주 만나게 될 겁니다.”
한마디로 여기가 우리한테 일감 주는 팀이란 거다.
‘여기서 새 어둠을 찾아서 현장탐사팀 선발대에게 맡기는 거군….’
“아이고, 이 과장님은 매번 어렵게 말씀하시는 것 같단 말이지. 연구직도 아니면서!”
연구팀 과장은 도마뱀 과장의 등을 툭 쳤다. 도마뱀의 눈꺼풀 없는 동공이 의아한 듯이 상대에게 휙 돌아갔다.
왠지 스릴러 영화 직관하는 기분이다….
“자자, 아무튼 오늘 진입할 어둠이 준비됐습니다~ 꿈결 수집기 챙기시고, 그렇지!”
‘저 새낀 타부서면서 뭔데 우리한테 뻔한 소리를?’ 하는 표정이 대리의 얼굴에 스쳐 지나갔으나, 주임의 필사적인 손짓으로 입밖에 표출되진 않았다.
“일반인들이 들어갔다 나온 기록이랑, 앞에서 진입했던 한 팀 기록 확인하시고.”
이자헌 과장이 연구팀이 내미는 서류를 받아 들었다.
그사이, 누군가 나를 툭툭 쳤다.
“…?”
돌아보니 웬 연구팀 직원이 히죽거리며 내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혹시 D등급인지 F등급인지 내기하실래요?”
“예?”
“아니, 저희끼리 작게 돈 좀 걸고 내기하거든요. 그쪽도 해보세요. 재밌을 텐데.”
“괜찮습니다.”
즉답했다.
‘이 직원 제정신인가?’
저러다 감사 뜨면 어쩌려고… 아니, 그러고 보니 자기 직속 상사 앞에서 대놓고 내기 도박 이야기를 꺼내고 있네.
나는 연구팀 과장을 반사적으로 돌아보았다.
과장이 어깨를 으쓱했다.
“뭐 어때. 내기 좀 한다고 살 사람이 죽는 것도 아니고.”
“…….”
“하하. 오, 표정 안 변하는 것 봐라. 솔음 씨 깡따구 있어?”
너무 어처구니없어서 표정 근육이 일하는 걸 까먹은 겁니다.
‘일하는 곳에서 너무 선 넘는 거 아닌가.’
과연 인터넷 괴담 세계관 속 연구직답다고 해야 하나.
“뭐, 농담이고. 이번 어둠은 뭐 죽니 사니 이야기 나올 정도는 아니야. 들어갔다가 일반인들도 많이 탈출해 가지고… 어휴, 재난관리국에서 또 지랄지랄하는 걸 무마하느라고 기획팀 애들이 고생했대잖아~”
“…….”
연구 1팀 과장은 D조가 딱히 맞장구를 치지 않자 그냥 빙긋 웃고 남은 서류를 정리했다.
“허.”
그리고 내기 운운하던 연구팀 직원도 아니꼬운 듯이 이쪽을 보더니 팔짱 끼고 구경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회사 생활 저래도 되나….’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만, 회사에서 기분이 좋기도 어려운 법이긴 했다.
중요한 건 지금 받은 이 어둠.
대체 어떤 괴담일까.
“아, 노루도 봐야지.”
“예.”
나는 상사가 건네는 서류를 받아 들었다.
‘웬만하면 내가 아는 게 나오겠지.’
게다가 민간인 탈출 인원도 많다니 더 괜찮게 들렸다. 최악의 경우에도 D등급 정도 아닐까?
어지간하면 다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긴장하지 말고….
“노루야 읽었냐? 무슨 광대들 초상화에… 아, 삐에로 광고 보면 끌려 들어간다고?”
삐에로 광고…?!
설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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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탐사기록 / 괴담
[삐에로는 널 싫어해]
: <어둠탐사기록>에 등장하는 괴담, 백일몽 주식회사의 식별코드는 Qterw-D-210.
각종 광대 초상화가 걸린 복도가 끝없이 이어지는 곳에서 영원히 떠도는 괴담.
자세히 보면 진짜 광대 분장이 아니라 광대처럼 보이도록 기괴하게 뒤틀린 사람들이 억지로 웃는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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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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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뒤틀리고 이상한 초상화가 출연.
이 괴담에서 실종된 사람들은 새로운 광대 초상화가 된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본격적인 공포영화식 탐사기록도 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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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나는 떨리는 눈으로 건네받은 사전 탐사기록을 훑었다.
…….
맞잖아.
‘와, 왔다.’
편의점 귀신보다 더 무서운 본격 공포테마.
“하하, 그럼 들어가 봐요!”
저기요!
포인트 3배 이벤트 그냥 취소해 주세요! 저 안 갈래요!
* * *
하지만 사회에서 그런 말이 통할 리가 없는 법….
“…….”
나는 눈을 떴다. 내 미래처럼 캄캄… 아니, 어두운 복도가 보였다.
그런데 낡은 벽에 다닥다닥 덕지덕지 온갖 기괴한 표정의 광대 초상화가 붙은.
‘X, X발.’
여기 진입 방법부터 너무 무서웠다.
1. 빨간 코 광대가 화면 너머 사람을 보며 미친 듯이 웃는 위튜브 광고를 본다.
2. 어디든 밀폐된 실내 복도에서 모서리 너머 튀어나온 광대의 손이 출연한다.
3. 가까이 다가가면, 덥석 손목이 붙잡혀서 이 ‘복도’로 끌려온다.
여기서부터 기절하는 줄 알았다.
‘미치겠네.’
나는 눈을 굴렸다. 어느 벽에 접근해도 개무서운 꼴을 당하는 탐사 기록이 머릿속에 생생히 재현되었다.
식은땀이 난다.
‘솔직히 여긴 내가 아니어도 누구나 무서워할 것 같….’
“흠. 그렇게 안 어두운데? 손전등 안 켜도 되겠어.”
“과장님! 저희 암적응 좀 하고 움직이나요?”
“예. 60초간 눈을 감으십시오.”
넵! 하는 주임의 맑은 대답 소리가 들렸다.
“…….”
아니, 진심으로?
섬뜩하게 사람 노려보는 초상화로 가득 찬 어두운 복도에서 다 같이 1분간 눈을 감고 있자고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말할 수 있다고?
“노루도 눈 감자.”
그런가 보다.
“예.”
눈 감는 척 바닥을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방금 깨달았다.
이 인간들.
기본적으로 무서움을 안 타는구나.
진짜 죽을 상황이 아니면 공포 역치가 미치게 높은 거다!
이를테면 ‘야 진짜 무서운 건 사람이지’ 같은 발언을 일삼으며 공포영화를 재미가 없어서 안 보는 타입!
‘그러니까 여기서 직원으로 일하는 거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 기괴한 초상화들이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저렇게 반응하기 힘들지 않을….
“으음… 초상화에 접근하거나 찌르면 가끔 얘네가 밖으로 튀어나와서는 기어서 쫓아온답니다.”
“아 맞아요. 그럼 그림이 비어버리는데, 그걸 통로로 삼아서 현실에 돌아온 사람이 몇 명 있대요.”
“그렇군요.”
과장의 평온한 목소리가 들렸다.
“보이는 모든 초상화를 찌르십시오.”
비명 지를뻔했다.
“예엡! 진짜 살아서 튀어나오는 거 있으면 신호하고 바로 뛰겠습니다!”
“예. 시간 단위로 시도를 반복하겠습니다.”
“아, 기어 온다고 했지? 기동성이 떨어져서 좋겠다.”
“그러니까요. 아 맞다, 노루야! 아까 봐뒀는데 왼쪽에 저기 눈 이상한 광대가 있거든? 저거 진짜 무슨 영화 포스터 같다?”
“…….”
“실종된 민간인이랑 인상착의가 비슷하네요. 여기서 실종되면 저렇게 되나 봅니다.”
고개를 들어 봐버렸다.
스산한 어둠 속 초상화, 왼눈 대신 단추가 달린 누군가가 치덕치덕 알록달록한 광대 분장을 하고 억지로 이빨을 드러내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움직였어.’
분명, 남은 한쪽 눈의 동공이 움직였다.
“…….”
“노루가 그거부터 만질래?”
아, 아!! 아니 진짜! 제발, 좀!
“……그, 예.”
예는 무슨 접근도 못 하겠다고요.
강렬한 예감이 뒷골을 때렸다.
이, 이… 미친 인간들의 템포에 맞춰서는 난 여기서 못 살아남는다.
“그럼 노루가 왼쪽 위 초상화를 쭉….”
“잠시만요.”
“음?”
이건 질러야 한다!
“제가 탈출법을 알아낸 것 같습니다.”
“뭐, 뭐?”
들어온 지 1분도 안 지났지만 아무튼 알아냈습니다! 믿어주십쇼!
“이전의 민간인 탈출 기록을 보고 추론했습니다.”
두뇌가 이토록 빠르게 돌아갔던 적이 있던가.
‘이 담력 시험 무용론자들한테 턴을 주면 안 된다!’
“우선 다른 초상화는 만지면 안 됩니다.”
“어? 왜?”
제가 무서우니까요.
물론 입은 다른 말을 했다.
“…정답이 따로 있을 겁니다.”
이게 바로 생존본능인가.
나는 당장 내가 장비로 뽑은 장난감 코인을 꺼내, 허공에 반투명한 장갑을 불러냈다.
그리고 오백 원짜리 스무 개를 장갑에게 떠넘기듯 주었다.
장갑은 큰 후원 터진 위튜버처럼 잠깐 굳더니, 곧 신나게 허공으로 돌아서 내 손에 합체되었다.
“잠깐, 그게 노루 장비야?”
“예. 원격으로 사물을 만질 수 있습니다.”
“오.”
이걸로 최소한 내가 직접 초상화에 다가가서 광대를 만질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나는 마치 다른 의도가 있는 척,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터는… 뛰면서 최대한 많은 초상화를 보고 싶습니다. 정답을 찾아야 하니까요.”
나는 이자헌 과장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지금부터 제가 설명하는 초상화가 정답입니다.”
“…….”
“그걸 목격하시는 대로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만, 괜찮을까요?”
그리고 이게 통하면, 내가 직접 모든 광대 초상화를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도 없어진다!
‘물론 여기서 ‘어딜 신입이 나댐?’ 같은 반응이 돌아오면 끝나는 거지만….’
이자헌 과장이 권위 의식에 찌든 타입으로는 안 보였으니까!
비록 머리가 도마뱀이더라도! 사고방식도 완전 도마뱀 같더라도!
“예.”
됐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안도감이 내 다리를 풀리게 할 뻔했으나, 안간힘을 쓰며 태연한 척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뛰겠습니다.”
마치 기발하고 멋진 가설을 하나 실험해 보려고 하는데, 그 가설에 뛰는 게 필요한 것처럼 굴고 있지만….
‘실은 필요 없긴 해…….’
여기 탈출법 의외로 쉽다.
‘다른 초상화, 마음껏 만져도 정답 찾는 데엔 문제없어…….’
간 큰 사람이면 그냥 혼자 유유자적 걸으면서 해도 되는 방법이다….
그러나 난 이미 학습해 버렸다.
편의점에서 귀신과 술래잡기하며 얻은 교훈이 있는 것이다.
쫄보가 살길은 뭐다?
‘스피드런!’
가자, 귀신의 집 중간 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