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50화 : 조담놈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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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서생 4부 – 50화 : 조담놈의 진화.


10. 조담놈의 진화.

“진! 유~주운!”

엄청난 내공이 담긴 고함 소리와 함께 조담놈 출현.. ·!

“아따, 누가 들으면 내가 니 애인인 줄 알겠다.”

“무, 무슨 헛소리냐!”

“뭐… 암튼. 오느라 고생했다.”

피실피실 웃으며 위로를 건네자, 조담놈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파르르 떨기까지 한다.

“너, 너어~ 오리지널! 네 놈과 저 계집 때문에 내가 어떤 고생을 했는지…………….”

“어머, 실례예요.”

“뭐?”

“계집이란 호칭이 본래 나쁜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당신은 지금 분명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했어요. 자룡대주에게도 그렇게 함부로 말하곤 “하나요?”

“뭐, 뭐야… 당신하고 그녀는 다르잖아!”

“아~ 그럼 당신에겐 자룡대주만 특별한 여자였군요?”

“당연하지!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어머, 어머! 금방 얼굴 빨개지는 것 좀 봐.”

“응? 이, 이건 급하게 달려오느라… 아, 하여간 아니래도!”

“후후~ 그렇게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잖아요. 다 큰 남녀가 누가 누굴 좋아한다고 해서 흉될 일도 아니거늘………….”

“아니… 그래도 아닌…데……….”

저 자식. 오자마자 버벅대는군. 남 놀리는 걸 즐기지 않는 대교가 모처럼 나서서 이럴 정도로 상당히 ‘놀릴 맛이 나는 타입이랄까……?

“어쨌든, 돌아오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거냐? 설마… 미련 맞게 거기서부터 헤엄을 쳐서 온 건 아니겠지?”

모르는 척 짐짓 묻자, 녀석의 안색이 흠칫 굳어진다.

“…하, 핫! 핫! 날 뭘로 보고 그런 소릴 하는 거냐! 당연히 배를 타고 왔지! 아주 편안~하게 잘 왔다!”

“고생했다며, 방금.”

“어? 어, 어~ 그, 그건, 젠장! 편하기도 했고, 고생도 했다! 됐냐, 오리지널!”

오~ 나름 놀라운 대처인 걸?

“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만, 행색이 참……………”

음…? 저 녀석 갑자기 왜 대꾸 없이 입을 다물지? 어째. 자신의 현재 상태를 되돌아보면서 그간의 고생을 상기하고 있는 거 같지?

조담놈은 지금 기본적으로 엄청 꼬질꼬질 지저분한 상태였다. 계속 감지 못한 듯 떡진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만으로도 노숙자 분위기를 내고 있었 지만, 나와 비슷한 군복 바지에 회색 면 티 한 장 걸친 복장도 때와 얼룩으로 본래의 색상이 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런 위에 어디서 주웠는지 얻은 건지 모를… 길고 너덜너덜한 코트를 걸치고 있어서 거지왕 춘삼씨가 따로 없었다.

거기에… 먹다 남은 생선뼈는 대체 왜 허리춤에 꽂아둔 거며, 목걸이는 저거 상어 이빨 모은 건가? 요몽이 투시해주는 양쪽 주머니 속에는… 먹 다 남은 초콜릿이며 과자 부스러기 ・・・ 응? 저 닭 뼈 같은 건 뭘까? 얘 바다에서 대체 뭘 잡아먹으면서 온 거야?

“흥! 솔직히 말하마. 난 이곳까지 결코 평범한 과정을 거쳐서 오지 않았어. 하지만 그건 내가 딱히 요령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답부터 지입으로 공개하고 보는군.

“그 모든 힘겨운 과정이 곧, 나의 고된 수련 방법의 하나였기 때문이야!”

흐으음. 무지 고전적이기는 하지만, 일단 그런 측면도 있다고 믿어 줘야… 음. 그래. 불쌍해서라도.

“좋아…! 그래서 뭔가 좀 달라졌나?”

“흐, 흣! 흐흐ᄒᄒᄒ~”

오…? 갑자기 자신만만해지는 폼이 정말 뭔가 깨닫고 새로운 경지를 얻기라도 한 걸까?

“그래…! 난 분명 이번 고난의 수련 여행에서 커다란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때마침 ! 네 놈, 오리지널은 본래의 내공을 되찾았다지?”

“역시 닥터 제이에게 듣고 온 모양이군.”

“그렇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얼마나 기쁨에 떨었는지 넌 알지 못할 거다, 오리지널! 아니, 진유준!”

조담놈은 새삼 진지한 표정으로 변했으며, 발산되기 시작한 패도적 기운도 장난이 아니었다. 조담놈은 거지 외투(?)를 거칠게 벗어서 던져버리더 니 등에서 자신의 짝퉁 정글도를 빼들었다.

“네놈의 대용으로 길러진 나의 인생…! 네놈 칼 대신으로 만들어진 이 칼! 나는 나의 무공과 이 칼로 네놈을 쓰러트리고.. 진정한 나를 되찾겠 다. 진유준 따위가 아닌 나! 진정한 나로 거듭나는 것이다!”

오오~ 이것 봐라? 지금까지처럼 진유준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기 자신을 되찾겠다고..? 이거, 이거… 정말 상당한 발전을 했는걸?… 음. 다만……………

“후후~ 각오하는 것이 좋을걸? 오늘의 나는 네놈에게 비참하게 패했을 때의 내가 아니………….”

“자룡대주 때문에?”

“…뭐, 뭐?”

“순수한 너 자신을 찾아서… 떳떳하게 그녀 앞에 서고 싶어서?”

“내, 내 일에 그녀는 아무 상관없어!”

표정을 보니 뻔~ 하구먼, 뭐.

“그래. 어떤 계기로든 그렇게 좋은 결심을 한 건 나도 축하해주고 싶군.”

“치이~ 시건방진 소리나 지껄이지 말고, 빨리 한 판 붙자!”

조담놈은 짝퉁 정글도, 아니 자기 칼을 치켜들며 무서운 살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한판 붙는 거야, 나도 좋지. 어쨌든 그럼 앞으로는 맨날 옷도 나처럼 군복만 입지 말고 좀 신경써서 사 입어. 자룡… 아니, 하여간 여자들 좋아할 만한 패션으로 말야. 아, 자룡대주가 얼마 준다고 했는지 몰라도, 용돈 액수를 좀 넉넉히 하라고 해줄까?”

“……”

훗! 녀석, 살기 띤 태세 그대로 갈등하는군.

“말해봐. 얼마야? 얼마면 돼?”

아차, 나도 모르게 티나게 놀리고 말았네.

“익…! 너, 너 이 자식! 진유주운!”

조담놈이 발산하는 살기와 광폭한 기운이 폭풍처럼 휘몰아쳐 오기 시작했다. 출수 이전의 기세만으로도 땅바닥의 먼지는 물론이고 자잘한 돌 조각 까지 날릴 정도였다.

그랜드캐년의 지하에서 싸웠을 때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듯…?! 에고 장난은 이제 그만..! 정신 바짝 차리자, 진유준! 정글이, 너도!

“생사금마도결・・・ 수신(水神訣), 해왕참격!”

뭐?

난 조담놈이 중얼거린 초식 예고를 잘못 들었는지 알았다.

땅에서 수신결을? 게다가 해왕… 뭐? 수신결에 그런 거 없잖아? 혹시, 풍운지왕결(風雲之王訣), 백호참격(百虎斬擊)과의 퓨전……?

내가 놀라는 모습이 조담놈에게는 더욱 회심의 미소를 머금게 하는 것 같았다. 놈의 칼과 신형을 감아 돌기 시작한 기운은 어쩐지 연옥도 앞 바다 의 회오리, 만겁회(萬劫廻)를 닮은 것처럼 보였다.

젠장! 초장부터 피하고 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살짝 약한 마음이 생기는 순간, 조담놈의 칼이 수직으로 내리쳐졌다.

콰쿡쿠와아아-

놈의 도기가 대지와 대기를 동시에 후벼파는 것 같은 기세로 엄습해왔다.

이쒸! 일단 뒤로・・・ 익! 비어역천(飛魚逆天)!

재빨리 뒤로 신형을 물리며 보법을 밟아 생긴 약간의 틈에 비어역천을 날렸다. 그러나 나의 도기가 만겁회에 휘말린 물고기처럼 힘없이 스러지는 것을 확인한 직후, 내 몸도 격렬한 타격을 받고 휘청거려야 했다.

큭! 직격을 피했는데도……………

애써 몸을 가누고 있는 내 앞에서 조담놈이 다시 입을 열었다.

“생사금마도결⋯ 낙수사암결(落水死巖訣), 비어폭우!”

이 자식. 또 지 맘대로의 초식을. 음?

내 쪽을 향해 겨누어진 조담놈의 칼이 기묘한 리듬으로 흔들리며 허공에 잔상을 남기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번엔 조금 전에 내가 펼쳤던 비어역천에 잠성결(箴星訣)의 유성폭우(流星爆雨)를…? 뭐야, 이 녀석! 나보다 섞는 게 더 황당⋯ 윽! 온다!

쉬쉬쉿식~!

송곳처럼 날아들기 시작한 것은 놈의 푸른 물빛 칼의 잔상 하나 하나였다. 나는 다시 뒷걸음질을 치며 정글도를 놈과 비슷한 패턴으로 움직여 막아 내기 시작했다.

쳇. 이거 생각보다 각도가 난해하면서… 웃!

시익-!

바로 귀밑을 스쳐간 놈의 도기가 서늘한 한기를 남겼다. 하나를 제대로 막지 못한 건 그렇다 치고, 양강(陽剛)의 기를 기본으로 하는 유성폭우가 낙 수사암결처럼 음의 기운을 담고 날아든 것 자체가 예상 밖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었어. 내 참! 처음엔 좀 놀라서 어중간하게 반응하고 말았지만, 이건 아무래도 아니야. 조담놈 저거, 헛다리짚었어. 그 러니까… 정글아. 당황하고 의아해 하지 마. 이건 네가 아는 생사금마도결이 아니란다.

나는 마음으로(염의 소통으로?) 정글이를 달래며 쓴웃음을 지어야 했다. 이런 내 반응을 ‘당황’ 혹은 ‘당혹’으로 받아들인 건지, 조담놈은 히죽 웃 었다.

“이거 시시하게 되었군. 아무래도 너, 아직 내공을 온전히 되찾은 게 아니지?”

“과연 무공만큼은 아주 둔돌이는 아니로군.”

“뭐? 그건 또 무슨 이상한 표현이냐?”

“모르면 됐고, 그보다… 너 진짜 계속 이렇게 나올 거냐?”

“이렇게…? 내 방식대로 새롭게 펼치는 생사금마도결 말이냐?”

“새로운 생사금마도결…………?”

“흐후후~ 이건 네 놈이 생사금마도결에 온갖 잡기를 섞어서 쓰는 것과 근본적으로 달라. 기존의 생사금마도결을 완벽하게 터득한 자가 거기에 창 의성을 더한 한 단계 위의 경지란 말이다.”

창의성이라…? 훗. 확실히 일견 대단하긴 대단했어. 수중에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도결을 지상에서도 완벽하게 펼치며 그 이상의 파괴력과 난이도 높은 공격루트까지 개발한 것처럼, 보이긴 해. 하지만………

“자아 이제 어떻게 할까, 진유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너를 제압해 봤자 의미가 없을 테니, 좀더 기다려 줄 수도 있………….”

“됐어, 인마. 그냥 계속해도 돼.”

나는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

“지금의 네놈은 불완전한 나라도 간단히 이길 수 있으니까.”

조담놈이 잠시 머금고 있던 웃음기가 사라지며 다시 살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나는 여전히 방어적인 보법을 준비하면서도 정글도를 어깨에 걸쳤 다.

정글아. 놈이 어떻게 나오던 우린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거야. 하던 대로.

“지소파천결(地笑破天訣)… 연환지독아!”

역시 또…? 쯧.

조담놈의 칼이 지면에 찍히며 칼끝에서 파생된 지독아(地毒牙)의 독사 같은 기운이 사방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사아아앗~

땅속에 숨어 움직이는 독사 같은 움직임은 지독아 특유의 공세 그대로였다.

게다가 그 수는 몇 배..! 하지만, 이건 뭐…………

나는 일단 물러서려 했던 생각을 접으며 앞으로 성큼 성큼 나아가기 시작했다. 내가 태연히 디딘 지점의 바로 옆을 지독아가 사사삭- 지나쳐 가고 있었다.

“어?”

당황한 조담놈이 서둘러 자세를 바꾸려는 순간,

“삼시전결(三矢電訣)!”

짧게 외친 나의 예고와 함께 정글이가 맹렬히 기의 화살, 아니 염(念)의 전결을 날려대기 시작했다.

“윽?! 흑!”

조담놈은 그래도 고수는 고수였다. 당황한 가운데에서도 나와 정글이의 삼시전결을 막고 피해냈다. 그러나 그뿐,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어, 어째서?”

조담놈은 자신의 목에 내 정글도의 날이 닿아 있는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 나는 너무나 간단히 놈의 목을 점했던 정글이를 거두며 고개를 저었다.

“너, 바다에서 뭐 잘못 먹고 바보 됐냐? 지독아가 무서운 점이 뭐야? 적의 기에 반응해서 진짜 살아 있는 독사처럼 따라 붙는 거 아냐? 그런데 그걸 약화시키고 공격 숫자로 승부해?”

“그, 그건・・・ 그래도 지독아 초식의 특성을 많이 죽이지는 않고 공격 루트만 효과적으로 늘린 연환 수법으로…….”

“방금 당해보고도 헛소리 할래? 웬만한 상대라면 몰라도, 나같이 좀 하는 자라면 보법에 약간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지독아를 흘려보낼 수가 있었 잖아. 그럼 남은게 뭐야? 생사금마도결이 언제부터 개떼 러시 칼질이 된 거야?”

나의 신랄한 비판에 조담놈은 크윽-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난 방금, 예전보다도 못한 타이밍과 스피드로 삼시전결을 날렸는데 그것도 겨우 감당하느라고 치명적인 헛점을 보여?”

사실 이건 좀 과장이지? 내 욕심에 모자라서 그렇지, 예전의 나에 비해서는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삼시전결이었어. 하지만……

“너, 무지 약해졌어.”

가장 싫어할 만한 소리. 아니, 더 심한 소리도 있구나.

“여자한테 잘 보일 목적으로 엄한 도결이나 억지로 만들려고 하니까………….”

“닥쳐! 그녀는 상관없단 말이닷!”

오~ 이제야 제대로 발동 걸릴 분위기… 윽? 으왓차!

불시에 날아든 칼질을 간신히 피하고 황급히 공공보법을 발동해야 했다. 그러나 조담놈의 칼끝은 무섭고도 집요하게 따라 붙었다. 으으읏~ 장난이 아닌・・・ 정글아! 후격잠천(後擊潛天)!

꽈릉~!

요란한 굉음과 함께 펼쳐진 후격잠천의 위력으로 간신히 놈의 거침없는 공세를 멈추고 숨을 돌릴 수가 있었다.

“후…핫! 쫘식! 이렇게 잘 하면서 괜히 뻘짓을… 에?”

실망스럽게도 조담놈은 자세를 가다듬으며 또 애매한 기수식을 보이고 있었다.

하긴, 간단히 자기 잘못을 인정할 놈이 아니긴 해. 뭐, 무인으로서 그런 고집도 사실 나쁜 태도만은 아닐 테고. 음. 어쨌든.

“복룡출사결(伏龍出射訣), 광효전결!”

고집스런 예고를 굳이 듣지 않았어도 기수식만으로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두 종류의 진기를 충돌시켜 폭풍 같은 기세를 발산하는 와중에 전결을 섞어 날리는 수법이란 것을 말이다.

정글아. 우린 대충 잠깐 버티면서… 수면폭결(睡面爆訣)의 천공추(天工椎)…! 그래. 어설픈 초식에는 묵직하게 한방 내리쳐주는 게 최고지.

처음 스파링 목적이었던, 정석 생사금마도결을 공격받아 보는 경험은 생략해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엄한 도결을 우리의 생사금마도결로 상대하 는 형태의 스파링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얼마가 지났을까.

흐으으음~ 훈련장이… 내가 며칠 동안 만들어 놓은 흔적의 몇 배는 될 정도로 다양하게 패이고 갈라지고. 하여간 난장판이 되어버렸군.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나는 가볍게 심호흡 몇 번 하는 것만으로도 호흡을 안정시킬 수 있었으며, 정글이는 더더욱 팔팔한 상태로 오히려 처음보다 더 기세가 등등했다. 우리 쪽은 그렇지만… 조담놈, 저 녀석・・・ 아무래도 더는 무리일 것 같군.

조담놈은 땀에 범벅이 된 얼굴로 씩씩 거친 호흡을 토해내면서도 아직 항복할 뜻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더 싸우고 싶어하는 기색 역시 찾기 어려 운 상태였다. 아직 몸 어디에도 그럴 듯한 상처조차 없다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수십 번의 엄청난 위력의 공세를 퍼부었음에도 내게서 단 한 순간의 우위도 점해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놈에게서 투지를 앗아간 것이다.

“그만 하자.”

결국 내가 먼저 정글도를 내려버렸다. 조담놈은 여전히 날 무섭게 노려보면서도 더 이상 칼을 휘둘러 오지 못했다.

“아깐… 널 자극하기 위해서 자룡대주 얘기를 꺼내기도 했지만, 네가 정말 그런 게 아니라는 건 알아.”

“……”

“정말로 자신이 이미 생사금마도결을 완벽하게 터득했다고 자만에 빠질 놈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쯧. 원판만큼은 아니지만, 이 녀석에게도 다정한(?) 얘기를 건네는 건 좀 어색하네.

“하여간 인마! 전에는 오늘과 반대였잖아. 그 땐 네 놈이 나에게 ‘잡기를 쓴다’고 지롤하더니, 오늘은 또 왜 니가 뻘짓 한 거냐? 너, 그렇게 초조해 할 필요 없잖아!”

…짜식이 계속 듣기만 하고 말이 없네. 괜히 민망하게스리… 에이, 몰라.

“네가 뭐 애도 아니고, 나라고 딱히 더 잘난 것도 없는데 더 길게 떠들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이거 한가지는 말해두고 싶다. 너도 알다시피 나야 말로 이것저것 섞어 쓰는 걸 즐기는 성격이잖아? 근데 왜 지금은 이렇게 오리지널 생사금마도결에만 집중하게 됐는지 알아?”

조담놈의 눈빛이 비로소 약간 흥미를 보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항상 천년 전의 패도광협 선배가 마음에 걸렸었다는 사실! 그래서 아무리 완벽하게 도결을 펼칠 수 있게 된다 해도, 결국 그 사람 따라하는 것에 불과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버리기 어려웠었다는 거…!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패도 선배를 의식하지 않게 되었고, 그 이유… 같은 얘기까지 일일이 하다간 책 한 권 써야겠지?

“그게. 아무리 반복 수련해서 똑같은 초식을 펼친다고 해도 그건 내가 쓴 초식이지 천년 전의 패도광협 선배가 쓴 건 아니고, 조담놈 네가 쓴 초 식도 아니라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된 거라고 할까?”

나는 새삼 정글도를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무공 초식을 억지로 바꾸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이, 내가 쓰는 순간에 그건 이미 나의・・・ ‘진유준의 생사금마도결’이라는 얘기야. 뭐, 이런 얘기를 네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또 하나… 너나 나나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 있잖아?”

나는 스으윽- 정글도를 그어 머리 위의 하늘에 푸른 달빛의 원을 그렸다. 월광절화결의 정수로 그려진 원이 서서히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마 치 대낮에 뜬 달처럼 보였다.

“이거・・・ 연옥서생 사부가 만든 이 칼질 법은… 솔직히 그냥 그대로도 충분히 재밌어. 어쩌면 평생 가지고 놀아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말야.”

난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을 맺었지만, 조담놈은 여전히 대꾸조차 없는 가운데 기어이 고개까지 힘없이 떨구고 있었다.

나에게 들은 말에서 뭔가 깨달았다기보다는 본래 자신도 알고 있는 사실을 애써 모른 체하고 고집을 부렸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만 매달 렸던 자기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아니 그냥 맥이 빠짐..? 으으음. 저 외골수에 저돌적인 타입의 녀석이 기가 죽어버린 걸 보니까, 나도 왠지 마음 이 편치는 않군. 하지만 더 이상 내가 뭘 어찌해 줄 수 있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닐 테고. 응? 뭐야? 누가 오고 있는…………

“아아- 우와아~”

기뻐하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소리를 내며 달려오고 있는 건, 자룡대주였다. 그녀가 아까 조담놈이 달려 온 코스로 쏜살같이 나는 듯 달려오고 있 었다.

어랏? 자룡대주의 경공이 언제 저렇게 늘었… 에구. 뭔가 불안해 보인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난 스포츠카처럼…

“아아~ 이, 이봐욧! 날 좀 잡아줘요! 뭐해욧!”

그녀가 다급하게 고함을 지르자, 그제야 조담놈이 흠칫 놀라며 정신을 차리는 것 같았다.

“와아아-! 꺅!”

비명에 가까운 소리와 함께 달려드는 자룡대주의 허리를 조담놈이 재빨리 한 팔로 감싸 안으며 휘리리릭~ 함께 회전했다. 오호. 역시 조담놈! 저 정도 스피드로 돌격(?)해 온 여자를 잘도 충격을 흡수하며 받아 내는군.

“뭐, 뭐요, 대체?”

“아핫? 하하~ 고마워요.”

자룡대주가 웃음기를 담아 감사의 인사를 하자, 조담놈은 불연 듯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밀쳐냈다.

“어머?”

“미, 미안. 무, 무심결에………….”

“후후. 괜찮아요. 세게 밀지도 않았잖아요.”

자룡대주는 너그럽게 용서해 준다는 태도로 웃고 있었지만, 조담놈은 그보다 다른 이유로 계속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이었다.

흐으으음~ 조금 구체적으로 중계방송(?)을 하자면 잠시나마 그녀의 허리를 감쌌던 팔의 감촉이 황송(?)하고, 바로 코앞에서 밝게 웃어주며 내 뿜었던 그녀의 숨결을 감당할 수가 없어… 정신줄을 놓을까 말까 갈등하는 그런 상태..? 어째 녀석의 가슴에서 콩닥콩닥 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훗! 저 녀석이 ‘대한민국 대표 순진남(?)’ 타이틀을 나에게서 뺏어갈 모양이군, 그래.

“아… 죄송합니다, 천주. 속하가 본의 아니게 잠시 소란을 피웠습니다.”

애써 정색을 하고 내게 권하는 자룡대주.

“뭐,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무슨 급한 일 있는 거야?” “저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자룡대주는 대교를 향해 쑥스럽게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최근 천모께 전수 받은 경공을 연습해보다가 그만….”

“저런, 저런…….”

대교도 마주 웃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좀더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조심하라고 했거늘 갑자기 극성까지 펼쳤던 모양이군요.”

“예, 천모. 잘 되는 것 같아서 신이 났었던 건데, 막상 정신없이 빨라지니까 멈추는 행공이 생각나지 않아서 어쩌다 보니 이곳까지. 헷~”

말끝에 혀를 살짝 내밀며 애교표정을 짓는 자룡대주가… 약간 적응이 안 되는군. 으음~ 항상 빈틈없는 스타일의 여걸 자룡대주가 오늘 웬일로 이 런데?

“아, 죄송해요. 요전에 자룡대주에게 저의 경공 한 가지를 전수했는데,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어요.”

“응? 어・・・ 그러고 보니, 내가 자룡대주의 무공 사부였었군. 깜박했다.”

“어멋? 너무 하세요, 천주! 저의 구배지례(之禮)까지 받아 정식 제자로 삼아 주시고선, 그걸 잊으셨던 것입니까?”

“아핫! 미안, 미안.”

솔직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진짜 까맣게 잊고 있었네.

“사실 내가 그동안 많이 바빴잖아. 어~ 그 대신 대교가 대신했으면… 그래. 앞으로도 대교가 계속 가르쳐 주면 되겠네.”

“음… 하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천모께선 사모님도 되시는 거니까, 사제의 규율을 크게 어기는 것이 아니겠군요.”

자룡대주와 대교가 눈웃음을 교환하는 분위기를 보니, 이 두 아가씨… 내가 모르는 사이에 엄청 친해진 모양이군. 뭐 예전처럼 내가 중간에서 난 처할 일이 없어진 거라면, 나야 대환영이지!

결국 우리 지하무림 식구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웃을 수 있었지만, 따 분위기로 조금 떨어져 서 있는 조담놈은 다시 암울 모드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런 놈을 자룡대주가 스윽 위아래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졌군요.”

아주 짧고 간단한 말의 비수가 조담놈의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다.

“감히 천주께 두 번이나 도전하다니. 그 용기는 가상하나, 어리석었어요.”

말의 비수가 연속으로 푸욱-푹 찌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불쌍한 조담놈.

“…훗! 그렇다고 해도, 뭐 그리 맥이 없는 거예요, 사내가!”

자룡대주는 대뜸 조담놈에게 다가가더니 조담놈의 등을 툭툭 두드려준다. 난도질(?) 끝에 예상 밖의 상황으로 이어지자, 조담놈은 더욱 어찌 반응 해야 할지 몰라 정신 줄을 놓쳤다가 잡았다 반복하는 듯했다.

“가요.”

“…에?”

“제가 술 한잔 살게요.”

“…어? 뭐, 뭐? 어?”

“후후. 한국에선 한국식으로… 포장마차에서 소주! OK?”

“…….”

결국 조담놈의 고개가 머뭇거리며 끄덕여지자, 자룡대주는 즉시 놈의 팔을 잡아끌기 시작했다. 나와 대교가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 주는 가운데, 놈을 끌고(?) 가던 자룡대주가 우리에게 전음을 날려왔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임무 수행…! 오해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천주!>

<응? 뭔 임무?〉

<이 남자는… 감히 천주와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천주를 제외하면 적수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초고수! 지하무림의 전력이 되어준다면, 틀림없 이 천주의 대업에 큰 보탬이 될 남자라고 생각합니다. 〉

〈그야… 음. 그래서 그 녀석을…>

역시나 불쌍한 조담놈.

<후후~>

점차 멀어지던 자룡대주가 고개를 우리 쪽으로 돌려 새액- 사악하게(?) 웃었다.

<솔직히, 이 남자… 많이 귀엽긴 합니다.〉

…으음. 이거 조담놈에게 축하를 해줘야 할지, 명복을(?) 빌어줘야 할지…………

나와 대교는 자룡대주, 조담놈 커플(?)이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묵묵히 그들을 지켜보았다.

“괜찮겠지?”

“아… 예. 자룡대주는 수단이 뛰어나니 사내를 다루는 일도………….”

“아니, 그러니까, 그녀 말고 조담놈이 걱정이라고. 저 녀석… 만약 마음에 상처받을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아주 그냥 순식간에 망가질 타입인 것 같 “아서 말야.”

무공에 관한 한은 워낙 기본기가 탄탄한 녀석이라, 오늘의 수모를 계기로 오히려 상당한 진화를 이룰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여자 문제는 과

“훗~ 이러니저러니 해도, 오라버니는 어느 덧 조담놈 씨를 동생처럼……………

“우쒸! 그건 아니지! 내가 왜 그 놈을… 아, 암튼! 오늘은 우리도 훈련은 이쯤에서 끝내자.”

난 팔을 들어 대교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을 이었다.

“까짓, 우리도 좀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데이트 좀 하자구.”

“…훗. 그래요. 오라버니 표현을 빌리자면 이것도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잖아요?”

“하핫! 그래. 음… 요몽!”

[넵! 0.5초 대기조, 요몽 대령했습니다!]

“말 안 해도 알지?”

[흐흥~ 물론이지요. 첫 번째 추천 장소는………….]

난 한 팔로 대교를 안은 자세 그대로 경공을 발동하여 질주하기 시작했다.


약 1시간 30분 정도 후.

뭐… 기특한 우리 정글이를 통한 내력으로 계속 경공을 써도 좋았겠지만, 시내에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차로… 흐음. 저기로군. 요몽이 추천하긴 했으나, 나도 옛날부터 알고 있던 럭셔리 스페셜 화끈 떡볶이집이…………!

사실 분위기 있는 데이트 장소라고 하긴 힘들 장소였다. 하지만 나로서는 군대 가기 전에 한 번 들러서 맛있게 먹은 것을 끝으로, 지금까지 어찌어 찌 오지 못했던 떡볶이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대교가 싫어할 만한 음식이었다면 다른 장소를 찾았겠지만, 대교도 매운 거 잘 먹고 좋아하니까……

“있잖아, 대교. 이 골목 안의 저 수많은 가게들 중에서도 말이야. 저기, 저 집이 원조에 최고거든? 너도 한 번 먹어보면…

난 차에서 내려 대교를 안내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

“음. 저도 인터넷에서 봤어요. 매운 소스에 라면도 넣어주기도 하는데, 그렇게 맛있다면서요?”

“당근이쥐!”

대교도 기대에 찬 표정이었고, 우린 곧 목표 식당의 문지방을 함께 넘었다. 복잡한 실내에서 겨우 자리를 찾아 앉자, 오래지 않아 철판 가득 빨갛게 넘실대는 고추장 국물에 살포시 잠긴 떡볶이와 오뎅, 각종 야채가 우리를 설레게 했다. 국물이 보글보글 끓으며 매콤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 기 시작했을 때, 난 뽀작- 라면를 쪼개 넣었다.

[저어 주인님!]

“…안 들려.”

[죄송해요, 주인님. 저도 이런 타이밍에 이러긴 싫지만…………….]

“안 들려! 난 절대로 안 들려!”

[아이 참, 주인님. 수상한 녀석들이 나타났단 말이에요오!]

“에이 쒸, 진짜!”

난 정말이지 이런 타이밍의 보고는 듣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나와 대교까지도 수상한 시선을 감지하고 말았다.

…빌어먹을 타임 씨……! 매번 당신 짓인 거지? 당신, 내가 조금이라도 행복한 꼴은 못 본다, 이거 아냐?

난 눈물을 머금고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대교, 넌 그대로 있어. 금방 올 테니까 먼저 먹고 있어.”

“제가 어찌 그럴 수가………….”

대교가 난처해하며 생략한 뒷말은 ‘부디 빨리 돌아와주세요.’일 것이다. 나는 가게를 나서자마자 대뜸 ‘수상한 자들’에게 전음을 날렸다. <뭐야, 산드라! 초롱이! 무슨 일이야?>

그렇다. 떡볶이집 바깥의 반대편 골목으로 후다닥 숨어 들어가는 녀석들은 ‘공간의 마녀’ ‘산드라’와 귀염둥이 꼬마 ‘초롱이’ 콤비였다. <대체 뭐하자는겨?>

골목 안으로 따라 들어가자, 녀석들은 안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산드라는 본래 특 A급 미모의 백인 아가씨지만, 지금은 진짜 용모를 알아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짙고 큰 썬그라스를 끼고 흰 머플러로 머리를 싸매고 있는 패션에 한 손으로 어린 초롱이의 손을 잡고 서 있는 모습이, 영락이 없이 오랜만에 나들이 나온 애기 엄마였다.

“아… 식사 중에 죄송해요.”

“헤에~ 유준 아저씨, 안녕?”

“오~ 그려, 그려. 초롱이도 안녕?”

난 약간 상체를 숙여 눈높이 차이를 줄이며 초롱이의 인사를 받다가, 문득 정색을 하고 몸을 세워 산드라를 보았다.

“무슨 일인지 몰라도, 당신 말대로 식사 중… 아니 막 먹으려던 참이니까 빨리 말해줬으면 좋겠군.”

“예, 그럴 게요. 저희들도 시간이 많지 않아요.”

“맞아요, 유준 아저씨. 우리, 들키면 큰일 나요.”

“뭐? 어이쿠, 우리 초롱이 진짜 겁먹은 표정이네? …음. 무슨 일인 거지, 산드라?”

“사실은, 우리 에레보스가 얼마 전 본부를… 배신했어요.”

엥? 이건 또 뭔 소리?

“그래요. 그래서 지금 우리 큰일 났어요.”

“저런. 그렇겠구나, 초롱아. 으음… 그럼 보호를 요청하러 온 건가, 산드라?”

“그 반대입니다. 에레보스의 넘버 1…! 캡틴께서 조직을 배신하게 된 건, 독자적으로 당신 진유준님을 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가? 프리메이슨과 나는 지금 공식적인(?) 휴전 중이니 굳이 나와 싸우려면 조직을 배신하는 수밖에 없는 거야. 쳇. 에레보스 암살단의 캡틴 놈은 나하고 뭔 원수가 졌다고 이렇게 나오는 거야?

“히잉. 초롱인 유준 아저씨와 싸우기 싫은데…………….”

“어휴~ 나도 우리 초롱이하고 싸우긴 싫은데, 어쩌냐 그래. …큼. 암튼 산드라! 애써 알려 줘서 고마워.”

산드라는 나의 이중적인(?) 대화 태도가 재밌다는 듯 웃었으나, 곧 다시 심각해지며 입을 열었다.

“저희들은 진유준님과 싸우기 싫다 해도 곧 어쩔 수 없이… 아?”

[주인님!]

산드라가 흠칫 긴장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시선과 요몽의 안내를 따라가 보니, 거의 100미터는 떨어진 거리의 건물 옥상 위에 누군가가 보였 다.

멀어서 잘은 모르… 아, 작은… 꼬마? ‘헬 게이트’? 그 녀석인가?

생각, 즉 사념으로 온갖 괴물들을 실체화시키는 능력의 소녀형(?) 소년, 헬 게이트……! 저 녀석이 산드라와 초롱이를 미행해 온 모양이었다.

“결국… 들켰네요.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쓴웃음을 머금은 산드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헬 게이트 녀석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에고고, 주인님! 저희들의 스캔 범위 내로 다수의 ‘특정 패턴 에너지 왜곡 패턴이 감지 됩니다요오!]

-젠장. 헬 게이트 녀석뿐 아니라, 다른 초능력 암살단 멤버들까지 총 출동한 건가? 이・・・ 이런 서울 시내 한 복판에?

– 14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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