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3권 – 21화 : 나찰요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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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왕전생 3권 – 21화 : 나찰요귀 (4)


나찰요귀 (4)

우지끈.

탁자 귀퉁이가 설우진의 아귀힘에 의해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 도로 으스러졌다.

“지금 제가 잘못 들은 거죠? 무한 에 있어야 할 예아가 왜 여길 오다 가 납치를 당해요!”

설우진이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맞 은편에 앉은 강무호와 눈을 맞췄다. 

“미안하다. 그 아이가 널 하도 보 고 싶어 하기에 상행에 합류시킨 것인데, 설마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모든 게 다 내 불찰이다.” 

평소의 유쾌함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강무호의 분위기는 무 거웠다.

지난밤, 그는 꼬박 밤을 지새웠다. 혹시라도 단예의 소식이 전해질까 노심초사 기다린 것이다. 하지만 야 속하게도 그녀에 대한 새로운 소식 은 하나도 전해지지 않았다. 

“대체 어떤 놈들이에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다. 단지 납치가 이루어진 장소가 상행 로였음을 감안해 봤을 때 녹림이 개 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강무호가 녹림을 언급했다.

이에 설우진의 표정이 사납게 일그 러졌다. 녹림도에게 납치를 당한 여 인들이 어떠한 고초를 겪는지 훤히 알기 때문이었다.

“납치를 당한 장소에서 가장 가까 운 산채가 어디예요?”

“설마, 혼자서 쳐들어가기라도 할 셈이냐?”

“예아가 납치당한 마당에 무언들 못하겠어요! 그 새끼들 족치다 보면 누가 예아를 데려갔는지 알 수 있겠 죠.”

설우진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러고는 곧장 방문을 열고 한줄기 벼락을 일으키며 신형을 튕겼다. 순 식간에 그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월아!”

설우진이 떠난 뒤, 강무호가 허공 에 대고 비월의 이름을 불렀다. 언 제나처럼 비월은 강무호의 등 뒤에 서 스르르 떠올랐다.

“하명하십시오.”

“저 아이의 뒤를 은밀히 쫓아라. 대놓고 도우려 들면 싫어할지 모르 니 멀리서 지켜보다가 개입해야 할 상황이 닥친다면 주저 말고 나서도 록 해라.”

강무호가 암중 지원을 명했다.

비월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다시금 주변과 동화되어 사라졌다.

“뒤처리는 깔끔하게 했겠지?”

고대기가 일을 마치고 돌아온 관해 철에게 물었다.

씻지도 않고 바로 보고를 하러 오 는 길이라 그의 옷은 피로 진하게 얼룩져 있었다.

“흐흐, 제가 누굽니까. 화골산을 이 용해서 깔끔하게 처리했습니다.”

“천중 상단에서 갖고 움직이던 물 “건들은?”

“버리기 아까워서 일단은 창고에 넣어뒀습니다. 일이 잠잠해질 때쯤 에 암시장에 풀면 제법 큰 벌이가 될 겁니다.”

“물건이 사라진 걸 알면 천중 상단 에서 우리를 의심하지 않겠느냐?”

“그건 염려 마십시오. 저희가 일을 치른 수차산에는 이름이 알려진 산 채만 세 곳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천중 상단에서 녹림의 개입을 의심 한다 해도 그들을 먼저 족치지 저희 쪽까지 신경을 쓰지는 않을 것입니 다.”

관해철이 천중 상단을 덮친 곳은 수차산이었다.

수차산은 광룡가에서 삼십 리 정도 떨어진 곳으로 그 일대에는 비슷한 규모의 대호채와 박룡채 그리고 막 도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 다.

수차산은 많은 상단들이 이용하는 상행로로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통행료가 저렴했다. 세 곳의 산채가 경쟁적으로 영업을 하면서 자연스럽 게 통행료가 내려간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애들 입단속 확실히 하도록 해라. 괜히 말이 새 어 나가면 자칫 천중 상단과의 전쟁 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대기는 마음속에 한 가닥 두려움 을 안고 있었다.

천중 상단은 강호 십대 상단 중 하나다.

다른 십 대 상단들처럼 따로 무력 조직을 두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지 닌 금력은 단시간에 광룡가에 맞설 수 있는 세력을 만들어 낼 수 있었 다.

‘해철이 놈이 알아서 잘했겠지만, 그래도 영 마음이 놓이지 않는군. 강무호의 그 집요한 성격이라면 그 계집을 찾을 때까지 끈덕지게 물고 늘어질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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