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마시는 새 : 12장 – 땅의 울음 (10)
티나한이 뛰쳐나가며 열어젖힌 문이 바람에 흔들렸다. 거친 바람은 방 안의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흔들고 쓰러뜨렸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비형은 일단 문부터 닫기로 했다. 문을 닫고 돌아온 비형은 케이건을 바라보며 말했다.
“글쎄요. 왁! 하고 놀래키는 것과 비슷한 거라고 생각되기는 하는데, 그런 취미가 있으십니까?”
“티나한을 불러오시오.”
“당신이 몸 닦고 옷을 갖춰 입기 전에는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 텐데요?”
케이건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몸을 닦았다. 하지만 마음이 성급했기에 케이건은 제대로 닦지 않은 채 바지에 다리를 끼워 넣었다. 당연히 젖은 다리에 바지가 달라붙어 케이건을 쩔쩔매게 했다. 비형은 어이없어하며 말했다.
“당신을 만난 이후로 처음 보는 광경인 것 같군요. 왜 그렇게 침착을 잃으신 겁니까?”
티나한도 마찬가지 의견인 듯했다. 멀리 도망가지 않았는지 바깥에서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동감이다! 도대체 왜 갑자기 목욕탕에서 뛰쳐나오고 난리인 거냐?”
“바깥에 있는 거요. 티나한? 잘됐군. 주인에게 가서 개썰매를 준비해 두라고 하시오. 우리는 최후의 대장간으로 돌아가야 하오. 당장!”
어처구니가 없는 것인지, 혹은 케이건의 말을 따르기 위해 달려가 버린 것인지 밖에서는 아무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비형은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쓰며 말했다.
“뭔가 급한 일이 있는 모양이군요. 하지만 개썰매로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텐데요. 제가 날아서 가는 편이 빠르지 않겠습니까?”
웃옷에 팔을 끼워 넣으려 애쓰던 케이건은 멈칫하며 비형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당신은 안 되오. 티나한이 달려간다면………… 아냐. 역시 우리 셋이 함께 가야겠소.”
“왜 제가 가면 안 되지요?”
“어쩌면 피를 볼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대답을 끝낸 케이건은 자신이 방 안에 홀로 남겨진 것을 알게 되었다.
바라기와 다른 짐까지 챙겨 들고 밖으로 나온 케이건은 기대하던 개썰매 대신 부풀어 오른 티나한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 마당 한가운데서 기다리고 있던 티나한은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비형에게 이상한 말을 들었는데, 너 혹시 최후의 대장간을 상대로 전쟁이라도 벌이겠다는 거냐?”
“정신 나가지 않고서야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벌이겠소?”
“그렇다면 비형에게 한 말은 도대체 무슨 의미야?”
“그건 말 그대로의 의미요. 하지만 폭력적인 사태는 절대로 없을 거요. 시간이 없소. 티나한. 우리는 신체를 찾았소.”
티나한과 비형은 깜짝 놀랐다. 티나한은 말까지 더듬었다.
“시, 신체를? 신체를 찾았다고?”
“그렇소. 조금 전 갑자기 깨달았소. 그 사금파리는 틀리지 않았소. 신체는 최후의 대장간에 있었던 거요. 당신과 싸웠던 그 여인 기억나시오? 그 여자가 왜 거기 왔겠소?”
불쌍한 티나한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남편 암살할 여자……………! 그 여자가?”
이번에는 케이건이 넋이 나가 버렸다.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티나한을 바라보던 케이건은 곧 자신을 돕기로 결정했다. 케이건은 개썰매를 준비하기 위해 달려갔다. 케이건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티나한과 비형은 허둥지둥 자신의 짐을 챙기기 위해 달려갔다. 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아 티나한과 케이건은 대단히 전격적인 동작으로 라호친을 떠났다. 그리고 라호친 시내를 뛰어다니며 보급품을 구입한 비형은 조금 늦게야 출발했다.
시구리아트 관문 요새의 은밀한 방에서, 데오늬 달비는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반 시간 가까이 그러느라 방의 폭이 열일곱 걸음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된 데오늬는 문득 달린다면 몇 걸음일까 궁금해하게 되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바르사 돌 교위는 자신이 뭔가 새로운 것을 익히기엔 너무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식의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믿음은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아무런 경고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르사는 데오늬가 달리기를 시작하자마자 벽에 등을 붙였다. 그의 앞을 지나치던 데오늬는 감탄하며 교위를 바라보았다. 바르사는 그만 외면하고 말았다. 잠시 후 바르사는 그녀에게 걸어갔다. 옆을 보고 달리느라 벽을 들이받고 쓰러진 데오늬에게 손을 건네며 바르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참견하고 싶진 않지만, 되도록 앞을 보며 달리게.”
“감사합니다. 교위님!”
“별 말을. 그런데 ‘이번에는’ 왜 달린 거지?”
데오늬의 설명을 들은 바르사는 우울한 표정이 되었다. 5분 전, 그러니까 갑자기 달리기를 시작한 데오늬가 바르사의 발을 밟고 지나가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설명을 요구받은 그녀는 ‘방 안의 온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여’ 그렇게 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바르사는 기특한 생각이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방의 폭이 얼마인지 궁금해졌다는 부하는 어떻게 다뤄야 할까?’ 바르사는 알 수 없었고, 그래서 별 지시를 못 내리고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방 가운데를 바라보았다.
방 가운데는 탁자가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다섯 명의 수호 장군들이 누워 있었다.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배 위에 천이 덮여 있었다. 그리고 그 천은 탁자 옆으로 늘어져 물독에 담겨 있었다.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장치였다. 천은 물독에서 물을 빨아들여 계속 젖어 있게 된다. 그럼으로써 수호 장군들의 체온을 낮게 유지한다. 이 추운 곳에서는 그런 정도의 조치로도 수호 장군들을 가사 상태에 빠뜨리는 것이 가능했다. 그것은 그들을 물독에 집어넣어 익사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다.
다른 네 수호자는 그런 식으로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한 명의 수호 장군에게서는 천이 제거되어 있었다. 그들은 그 수호 장군이 의식을 회복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호 장군이 눈을 떴다. 바르사는 눈짓을 보내었고 대기하고 있던 북부군 병사들이 작살검을 뽑아 들었다. 수호 장군은 서서히 정신을 차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르사는 그가 상황을 이해할 시간을 주었다. 마침내 수호 장군이 입을 열었다.
“깨운 것을 보니 대나무 군단이 지나갔나 보군요. 그런데 왜 나만 깨운 겁니까?”
“그들은 다시 돌아왔소. 키베인.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소?”
키베인은 가사 상태의 후유증 때문에 약간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냉기에서 해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몸에는 아직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입을 움직여 목소리를 만드는 것에도 과도한 노력이 필요했다. 키베인은 한참 동안 바르사의 말을 생각해 보고 나서야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춥긴 하지만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날씨군요. 갈로텍 대장군이 가까이 있나 보군요?”
“그렇소. 그리고 이 요새와 전투 중이오. 지금은 잠시 물러나 있지만.”
“대장군이 다시 돌아왔다면 당신들의 속임수가 탄로 났나 보군요.”
“그런 것 같소. 당신네들은 우리 생각보다 더 도깨비불에 익숙해졌나 보오.”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나를 깨운 겁니까? 내게 뭘 바라는 겁니까?”
“당신들의 대장군이 벌이고 있는 이상한 일 때문이오. 어르신들의 보고에 의하면 대나무 군단은 지금 나무를 닥치는 대로 잘라서 대형 공성 병기를 만들고 있소. 나는 믿을 수 없었소.”
키베인은 놀랐다.
“나무를?”
“음? 아, 그렇소. 나무를 자른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군. 하지만 내가 놀란 것은 당신들에게 그런 것을 제작할 기술이 있다는 사실이었소. 그런데 알고 보니 당신들의 대장군은 군령자더군. 어떻게 나가가 군령자가 될 수 있는 건지는 여전히 모르겠소만. 혹시 알고 있으시오?”
“나가가 군령자가 된 것이 아니라 군령자가 나가를 선택한 겁니다. 어떤 군령자가 한계선을 넘어왔습니다. 나가로 사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그리고 만난 것이 갈로텍 대장군입니다. 이로써 당신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 알게 되었습니다.”
“흐음……, 알겠소. 그들에게 그럴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이해했지만, 그 의도는 여전히 짐작이 가지 않소. 당신들은 나무를 베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요? 그런데 지금 대나무 군단은 그렇게 하고 있소.”
“이상한 일이군요.”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소. 설명할 방법이 있거든.”
키베인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바르사를 바라보았다. 바르사는 씩 웃었다.
“나가들이 어떤 희생을 하더라도 구출해야 하는 대단히 중요한 인물이 당신들 다섯 명 중에 있다고.”
키베인은 긴장했다. 바르사는 손을 들어 그를 가리켰다.
“그리고 그 자는 아마 당신일 거요. 당신들 다섯 명 중 항상 당신이 대표로 이야기하더군.”
“물론 내겐 나 자신이 중요하지만, 글쎄요. 당신은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요.”
“시치미 떼 봐야 소용없소. 키베인. 나가들이 나무를 찍어 베어내다니, 어처구니없는 소리지.”
“그들에겐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겁니다.”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있소. 당신을 구하려는 거지. 그러니 제안 한 가지 하겠소.”
키베인은 잠자코 듣기로 했다. 바르사는 창밖을 가리키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우리는 빨리 즈믄누리로 돌아가야 하오. 그런데 밖에 저렇게 나가 군단이 버티고 있으니 이곳을 떠날 수가 없소. 그래서 우리는 당신을 그들에게 돌려주고 대신 길을 얻을 작정이오.”
“길을 얻는다고?”
“그렇소. 이곳에서 좀 떨어진 곳에 도로왕의 옛길이라 불리는 곳이 있소. 산맥을 넘는 옛날 길인데, 지금은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대규모 인원이 다가오긴 힘들지. 우리는 오늘 밤 그 길로 해서 산맥을 넘어갈 거요. 그동안 대나무 군단은 요새에서 볼 수 있는 곳에 모여 있어야 하오. 만일 대나무 군단이 사라진다면 유료 도로당의 당원들이 즉각 당신을 처형할 거요. 무슨 말인지 알겠소? 우리가 다 넘어간 다음 당신을 풀어 줄 거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데리고 천천히 산맥 옆을 돌아서 이곳을 떠날 수 있겠지.”
키베인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에겐 다행스럽게도 바르사는 그에게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몸을 좀 녹이면서 기다리도록 하시오. 잠시 후 당신을 요새 꼭대기의 창문으로 데려가겠소. 그곳에서 내가 말한 대로 전달하시오. 어르신을 보내어 전해도 되겠지만 당신이 직접 말하는 편이 더 호소력이 있겠지. 알겠소?”
그리고 바르사는 데오늬와 함께 방을 나갔다. 작살검을 든 병사들은 방 안에 남아서 키베인을 감시했다. 자신의 처신에 대해 고민하던 키베인은 머리가 아파 오는 것을 느꼈다.
요새의 복도를 걸으며 데오늬는 자꾸만 달려가고 싶은 것을 억누르려 애썼다. 이야기를 하면 좀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 데오늬는 바르사에게 말을 걸었다.
“교위님. 질문이 있습니다.”
“하게. 데오늬.”
“조금 전의 추리에 정말 감탄했습니다. 그런데 키베인 수호 장군님이 어떤 분이기에 나가들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바르사는 데오늬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녀석은 다른 수호 장군들과 똑같은 정도로 중요하겠지.”
데오늬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바르사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씀입니까? 그 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나가들이 나무를 베면서까지 하면서 구출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아. 저 녀석들이 이 요새를 통과하려 애쓰는 것은 키베인이나 다른 수호 장군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빨리 남쪽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북부군이 하텐그라쥬로 향하고 있으니 갈로텍은 빨리 남쪽으로 돌아가 그들을 상대해야겠지. 그래서 공격을 서두르고 있는 거다.”
“그러면 교위님께서는 왜 키베인 장군이 중요 인물이라고 하셨습니까?”
바르사는 빙긋 웃었다.
“달비 부위. 조금 전 그들이 남쪽으로 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들에게 이 산맥을 넘는 다른 길이 있다고 알려 준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내 생각이지만 오늘 밤 갈로텍은 군단 전체를 이끌고 도로왕의 옛길에 나타날 거다. 그러고는 키베인을 중요 인물이라고 믿고 있는 우리의 멍청함을 비웃으며 산맥을 넘어가려 하겠지.”
데오늬는 미간을 찡그린 채 바르사의 말을 생각하다가 곧 탄성을 질렀다. 바르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구리아트 유료 도로당의 당원들이 가르쳐 줬다. 그 길은 상태가 좀 좋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끊어져 있어. 레콘들도 당의 유료 도로를 이용할 정도이니, 뻔하잖아? 하지만 갈로텍은 그것을 모르지. 우리는 그들이 요새 앞에서 사라지면 저기로 나가서 그들의 뒤를 따라가다가 끊어진 길에 대나무 군단을 모두 몰아넣은 다음 기습하는 거다. 갈로텍은 날씨 조절하느라 꼼짝도 못할 거다.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날씨 조절을 포기해 버리면 나가들이 얼어붙을 테고. 갈로텍이 남쪽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만큼이나 우리는 그들을 보내 줄 수 없어. 갈로텍이 절대로 시구리아트 산맥을 벗어날 수 없도록 해야 해. 알겠나?”
“잘 알겠습니다!”
키베인은 결국 바르사의 요청대로 요새 꼭대기에 올라가야 했다. 바르사는 미리 어르신을 보내어 갈로텍으로 하여금 요새 가까이로 오게 했다.
북부군 병사들에게 포위당한 채 키베인은 창문 앞에 섰다. 잠시 후 먼 곳, 길이 굽이치는 곳에서 갈로텍이 말에 탄 채 나타났다. 키베인은 갈로텍이 가까이 다가옴에 따라 날씨가 더 따뜻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물론 갈로텍 자신이 열원이거나 한 것은 아니기에 그것은 키베인의 착각이었다.
갈로텍은 쇠뇌의 사정거리 안쪽까지 들어오는 호기를 보였다. 그가 도로 가운데 멈춰 섰을 때 키베인은 그를 향해 닐렀다. 키베인은 되도록 간략히 니르자고 결심하고 있었다. 인질이 되어 있는 것도 모자라 정체까지 탄로 났다는 사실이 창피했기 때문이다. 바르사는 창문 옆에 서서 키베인과 갈로텍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갈로텍은 잠자코 키베인의 니름을 들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키베인이나 바르사 돌, 그리고 데오늬가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할 때 갈로텍은 대답했다. 그런데, 그것은 육성이었다.
“무슨 속임수를 쓰려는 것이냐? 이 산에 사람이 넘을 수 있는 길은 이 길 외에는 없다.”
키베인은 어리둥절하여 바르사를 쳐다보았다. 해명을 요구하는 눈빛이었지만 바르사는 그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놀란 표정으로 갈로텍을 바라보았다. 갈로텍의 말은 계속되었다.
“도로왕의 옛길은 끊어져 있지. 당원이 분명히 가르쳐 줬을 거야. 그런데 그런 길로 넘겠다니? 그렇다면, 흐음. 그렇군. 이중의 속임수군. 우리를 그 끊어진 옛길로 몰아넣으려는 것이군.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머리를 꽤 쓰는 친구가 있는 모양인데.”
바르사는 이를 갈며 속삭였다.
“제기랄! 저 녀석 군령자라더니 당원의 영도 가지고 있는 건가?”
주퀘도가 관문 요새를 향해 외치는 동안 갈로텍은 키베인을 향해 닐렀다.
<대수호자님. 죄송합니다만 당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만일 당신이 키보렌의 대수호자라는 것이 밝혀지면 저들에게 큰 화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저들도 당신이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전 이곳의 지리를 잘 아는 사르마크 상장군과 의논해 본 바 저들은 이중의 속임수를 쓴 것입니다.>
그리고 갈로텍은 바르사의 계략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들려주었다. 키베인은 감탄의 니름을 보내었다. 그 속 편한 반응에 비늘이 부딪칠 지경이었지만 갈로텍은 꾹 참으며 닐렀다.
<꼭 구출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저들이 당신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아무 걱정 마시고 기다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