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冬天) – 591화
“죽어라!”
푹―!
소리는 짧았지만 긴 여운을 남겼다. 검을 타고 흐르는 손안의 감각은 동천의 예상과는 달리 이질감과 역겨움이 대부분이었다. 말로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물컹한 듯 하면서도 뻑뻑하게 파고드는 검의 느낌은 절로 동천이 검을 놓치게 만들었다.
“뭐 하시는……. 엇?”
도연은 갑자기 바위에 검을 찌른 주군의 행동에 의아해하다가 서서히 찔린 부위에서 번져 나오는 핏물을 발견하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그 바위 치워봐.”
아직도 찌른 감각이 남아있어서인지 태연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조금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명령을 받은 도연은 바위를 들어올리려고 양손을 벌려 잡았는데 속이 텅 비어있는 구조로 되어있음을 손안의 감촉으로 느낄 수 있었다. 바위로 위장된 구조물은 가볍게 들어올릴 수 있었지만 검이 깊숙이 박혀있어서인지 걸려서 중간 이후로 들어올리는데 지장이 있었다. 검을 빼내자 시뻘건 피가 묻어 나왔고, 곧이어 흑의 복면을 한 자가 가부좌를 틀고 있는 자세로 죽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을 본 동천은 혀를 내둘렀다.
“신음소리 하나 안 내다니. 독한 영감 같으니라고.”
도연은 환영혈 중 한 명을 찾아내어 손을 쓴 주군의 능력에 감탄하면서도 경거망동하지 않고 물었다.
“이자의 은신술을 간파하시고 간단하게 제압하시다니. 주군의 화후가 예전보다 훨씬 증진되신 듯하여 소신은 기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리도 쉽게 처치하신 것입니까?”
말로는 무공실력이 늘어난 것 같다고 하면서도 현재의 실력으로는 환영혈의 은신술을 간파해낼 수 없었을 것인데 어찌된 일이냐고 묻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 같으면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테지만 동천이 듣기엔 그랬다.
“뱁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랴. 그것은…….”
“아니? 저 자는! 어찌된 일입니까?”
“아니, 저 자는…… 이 아니고. 이런 씨! 말 좀 하자! 말 좀!”
동천이 환영혈 중 한 명을 처치하자 뒤늦게 상황을 접한 위지천이 수하들을 이끌고 달려왔다. 헌데, 아까도 그렇고 이번에도 폼을 좀 잡으려다 실패하자 성질이 난 동천은 길길이 날뛰었다.
위지천은 죽어 있는 살수를 보며
‘내가 공을 세웠어야 했는데…….’
하는 눈빛이 역력했지만 당장에 급한 불부터 꺼야 했기에 동천에게 정신을 집중했다.
“죄, 죄송합니다. 소전주님의 뛰어나신 능력에 놀라 잠시 정신이 없었습니다. 하시려던 말씀 계속 하십시오.”
자신을 추켜세워 주는데 동천이 마다할 리가 없었다. 금세 기분이 풀어진 그는 45도 각도로 먼 산을 바라보며 뒷짐을 지고 입을 열었다.
“자연물이 아닌 모든 것에는 이질감이 느껴지기 마련이라네. 본 소전주는 그것을 느꼈을 뿐이고 말이야.”
“아, 예에……. 하하.”
위지천은 무슨 소리인지 몰라 동조해주는 척만 할 뿐 섣불리 대답하지 못했다. 그것을 간파한 동천은 한심하다는 눈빛을 내비친 뒤 도연이 걷어낸 가짜 바위를 발로 툭툭 건드렸다. 그제야 위지천을 위시한 다른 모두가 동천의 말뜻을 깨달았다.
“아? 그런!”
“실로 대단하신 안목이라고 밖에는!”
여기저기에서 감탄과 경이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자 순간으로 그럴듯하게 자신의 능력을 포장한 동천은 기고만장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애초에 감지력이라는 것이 존재했다고 말해주면 별로 감탄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하, 자고로 무인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안 그런가, 서북 위당주?”
찔끔한 위지천은 진정으로 동천에게 주눅이 드는 것을 느꼈다. 살수들의 인내심이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어서 아무리 큰 부상을 입은 상태라 할지라도 환영혈 정도의 살수라면 실수로 들킬 짓은 애초에 차단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는 것은 곧 약소전주가 진정한 실력으로 환영혈을 찾아내어 처단했다는 것이었고, 위지천 자신은 그 정도의 능력이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자신의 굽힘을 부끄러워하면서도 힘의 논리를 굳이 거부하지는 않았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소신도 분발하여 약소전주님이 인정해주실 정도로 노력하겠습니다.”
동천은 진심이 묻어나는 위지천의 대답에 약간 당황했다.
‘응? 이게 뭘 잘못 처먹었나? 왜 이렇게 공손하지?’
그는 일단 대꾸하고 보았다.
“기대하겠네. 하하하! 아참, 그보다 도연.”
“예, 주군.”
동천은 혈살을 가리키며 명령했다.
“복면을 벗겨 보아라. 은중각에서 환영혈의 칭호를 받은 자의 얼굴이 어떠할지 궁금하구나.”
도연은 바로 명에 따랐다.
“알겠습니다.”
그래도 한때 명성을 날린 자의 유체를 존중해주려는지 도연의 손놀림은 급함이 없고 차분했다. 잠시 후 도연이 복면을 완전히 벗겨내자 동천을 비롯하여 지켜보는 이들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피눈물을 흘리며 두 눈을 부릅뜬 노인의 눈에서 어떠한 한(恨)이 맺혀있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죽는 순간의 고통 때문에 저렇게 눈을 부릅떴다고 생각했지만 동천만큼은 노인의 한(?)을 이해했다. 어린놈의 마구잡이 검법을 같잖게 지켜보고 있다가 허무하게 당했으니 어찌 두 눈이 튀어나오지 않고, 어찌 피눈물을 흘리지 않겠는가.
‘이 영감, 어지간히 억울했나 보네.’
피눈물을 흘리며 눈을 부릅뜬 노살수를 계속 지켜보자니 꿈속에 나올까 무서워졌다. 순간적으로 기분이 착잡해진 동천은 침음하며 입을 열었다.
“음! 눈을 감겨 주거라.”
그래도 상대를 존중해준다고 생각한 몇몇 무사들은 동천의 배려심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성질은 더러워도 기본적인 예의는 갖추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동천은 애써 다른 쪽으로 생각하기 위해 가짜 바위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런데 이것 참 정교하군. 내가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칠 뻔했으니 말야. 도대체 어떠한 재질이기에 일반 바위와 구별할 수가 없고, 또 이렇게 큰 가짜구조물을 어떻게 몸 안에 지니고 다녔던 것이지?”
그 부분에 관해서는 위지천이 알려주었다.
“이것은 은형포단(隱形包緞)이라는 것으로서 진기를 주입하면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하고 일정시간동안 그 형태를 유지시켜주는 귀한 물건입니다. 무림의 기보(奇寶)에 속하는 것으로서 살수들 사이에서는 천금을 주고서라도 구하고 싶어하는 것이지요.”
신기한 물건을 접하고 탐이 난 동천은 안 그런 척 말했다.
“호오! 내 며칠 간 재미로 가지고 놀아도 될만한 물건이로군. 설마, 은형포단을 가져간다고 뭐라 할 사람은 없겠지?”
위지천은 칼만 안든 강도라고 생각하면서도 웃으며 대꾸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은형포단에 관해서는 여기 누구도 본 적이 없는 것이니 천천히 가지고 즐기시다가 잊어버리셔도 무방할 줄 압니다.”
“하하, 자네가 뭘 좀 아는군!”
위지천이 점점 마음에 들어진 동천은 도연에게 은형포단을 잘 접어서 가져오라고 일렀다. 도연은 위지천에게 들은 대로 진기를 주입하자 흐물흐물 무너져 내리는 은형포단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아담한 크기로 둘둘 말아 동천에게 건네주었다. 그것을 받아든 동천은 말했다.
“크기가 크기라서 그런지 줄여놓고 보니까 조금 묵직하군.”
위지천은 동천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럴 리가요. 은형포단의 다른 특징은 새털처럼 가볍다는 것인데.”
동천은 위지천이 다시 마음에 안 들어졌다.
“뭣이? 그럼 지금 내가 헛소리를 한다는 것인가?”
괜히 그런 말을 꺼냈다고 생각한 위지천은 바로 말을 바꾸었다.
“죄송합니다. 소신도 이야기로만 들은 것이라 소신이 접한 정보가 잘못된 듯 싶습니다.”
그제야 안색을 편 동천은 낮게 헛기침을 한 후에 말했다.
“살다보면 잘못된 정보를 접할 수도 있으니 너무 자책하지 말게.”
위지천은 소문으로 들은 것보다 약소전주의 비위 맞춰주기가 더럽게 힘들다는 것을 절감하며 당장에 급한 문제부터 거론했다.
“잘 알아들었습니다. 그보다 소전주님. 이제 마지막 한 놈을 잡기 위해서 신속히 1단주님을 뒤쫓아가야 합니다.”
계속 따라오겠느냐는 뜻이었다. 위지천은 약소전주가 당장에 앞장서라고 말할 것을 알면서도 예의상 물어본 것이었는데 뜻밖에도 동천은 거절의 의사를 내비쳤다.
“그런가? 그렇다면 우린 여기에서 헤어져야겠군. 성과가 있기를 바라네.”
“예? 예에, 그럼 이자의 처리문제는 어떻게 하실 예정입니까?”
위지천이 약간 당황한 듯 하면서도 혈살의 시신을 잊지 않고 챙기려하자 잠시 생각한 동천이 말했다.
“앞서 환영혈 중 영살을 잡은 1단주는 어떻게 처리했지?”
위지천은 살풋이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소운정(疎韻停)으로 보냈습니다.”
흠칫한 동천은 생각했다.
‘거기가 어디지…….’
위지천은 얼굴을 굳힌 약소전주가 입을 다물고만 있자, 혹여 자신이 무슨 실수라도 한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했다.
“무, 물론 소전주께서 일단 약왕전으로 보내셨다가 차후 윗전에서 인계문서를 내려보냈을 때 인계하셔도 무방합니다. 1단주님의 경우는 만독문의 소문주님을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한 실수를 조금이나마 만회하기 위해 만독 소문주님께 직접 시신을 보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제야 소운정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살수의 위험을 알려주기 위해 강소홍에게 찾아간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거처하는 곳의 이름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던 동천은 들어본 듯 아닌 듯 잠시 헷갈렸던 것이다. 이번에는 진짜로 신중하게 머리를 굴려본 그는 강소홍을 만날 건수가 생기자 주저 없이 마음을 굳혔다.
“음, 알겠네. 1단주가 그곳으로 보냈다는데 나라고 다른 행동을 할 수는 없겠지! 내 직접 소운정에 넘겨줄 터이니 자네는 안심하고 1단주를 도우러 가게나.”
그래도 내심 자신에게 인계해줄 것을 기대했던 위지천은 아쉽긴 해도 이미 결정 난 상황에 대해서는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해 몇몇을 붙여드릴까요?”
동천은 귀찮은 생각에 손을 내저었다.
“되었네. 자네는 그만 자네의 볼일을 보게.”
고개를 끄덕인 위지천은 수하들을 이끌고 그 즉시 장내를 벗어났다. 도연과 함께 남겨진 동천은 턱짓으로 그에게 명했다.
“들어, 쨔샤. 아니면 어깨에 메던지.”
“알겠습니다.”
싫은 기색 하나 없이 그를 어깨에 들쳐 멘 도연은 그곳에서 느껴지는 축축하고 질퍽함에 눈살을 찌푸렸다. 혈살의 갈라진 가슴에서 피가 흘러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곧 인상을 회복했고 원래의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그때 동천이 물었다.
“가는 길은 잘 알고 있겠지?”
도연은 주군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파악하고는 있습니다.”
혹시나 모른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던 동천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좋아, 가자.”
“예, 주군.”
그들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산을 내려갔다.
“생각보다 멀리 도주한 모양이군.”
합격진이 시전 된 곳에서부터 일각 정도를 달려왔음에도 1단주의 부대를 발견하지 못한 위지천은 그의 부대가 지나친 흔적들만 무성하자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제 두어 개의 산을 더 넘게 된다면 대로(大路)가 나오고 전각들이 보이게 되기 때문이었다.
‘놈이 건물로 스며들면 골치가 아파진다. 그런 곳에서의 감쪽같은 은신술로 명성을 드날린 자들이 바로 환영혈! 한번 자리를 잡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천라지망을 펼쳐야 하고, 적어도 열흘 이상을 소비해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재수가 없으면 한 달이 더 걸릴지도 모르고.’
위지천은 천라지망이 펼쳐져서 한 달이 걸리든 두 달이 걸리든 알 바가 아니었다. 문제는 그 천라지망의 한 부분을 자신이 도맡아야 한다는 재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걱정하는 것이었다.
“조금 더 속력을 내라!”
조급한 마음에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그의 수하들이 알겠다고 대답을 내리기도 전에 앞쪽의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한 무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즉시 움직임을 멈춘 위지천은 상대가 1단주 연평임을 확인하고 반갑게 맞았다.
“어떻게 되셨소이까. 그놈을 잡으셨소?”
1단주는 굳어진 안색으로 되물었다.
“아니, 그자를 발견하지 못했단 말이오?”
어리둥절해진 위지천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소리요? 발견하다니?”
그러자 1단주가 나직이 탄식을 했다.
“아! 실로 대단한 자로군. 우리측에서 그자를 뒤쫓았는데 잡을만 하면 숨고 잡을만 하면 숨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소이다. 그러는 와중에 수하들이 많이 죽거나 다치긴 했지만 그자도 중상을 입었기에 이번에야말로 잡는가 싶었는데 또 포위망을 뚫고 도망쳤지 뭡니까.”
위지천은 금방 무슨 말인지를 깨달았다.
“아니? 그렇다면 내 쪽으로 도주를 했었단 말이오?”
1단주는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위지천이 달려오는 방향으로 환영혈을 추격했는데 막상 위지천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니 기가 막혔던 것이다. 그는 말했다.
“내 예상이 맞다면 이 근처에서 멀리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오. 어설프기는 하지만 천라지망의 골격이라도 잡아놓고 지원대를 기다립시다. 조금 후면 서남당주와 살각의 부각주를 위시한 마라혈대(魔羅血隊)가 도착할 것이외다.”
위지천은 아무래도 그것이 나을 듯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다가는 완전히 놓쳐버리거나 자신의 수하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 의견이오.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살각의 부각주까지 오신다니 조금 의아스럽긴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렇게 하십시다.”
고개를 끄덕인 1단주는 수하들에게 자리를 배정해준 뒤 위지천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뒤쫓았던 혈살은 어떻게 되었소이까?”
위지천은 자신도 몰랐던 것을 1단주가 알자 반사적으로 물었다.
“그자가 혈살이었소?”
“그렇소이다. 우리가 추격했던 자가 환살의 독문무공인 환염살지(幻炎殺指)를 썼으니 죽은 영살을 제외하면 당연히 혈살이 아니겠소.”
약간 자랑하는 듯한 음성이어서 위지천은 내심 ‘그런 놈이 왜 환살은 놓쳐?’ 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랬구려. 음, 그 혈살은 약소전주께서 처리를 하셨소이다.”
뜻밖의 대답에 1단주가 눈을 빛냈다.
“아직 어리신 분이거늘, 무슨 방법으로 제거한 것이오?”
위지천은 말했다.
“혈살의 은신을 파악하고 그 자리에서 검을 심장에 찔러 넣었소이다.”
“오호? 놀랍구려. 그래, 그 시신은 어떻게 처리를 하셨소?”
“약소전주께서 직접 소운정에 넘겨드린다며 가져가셨소.”
1단주는 바로 아쉬워하는 눈빛을 했다. 위지천의 수중에 있었더라면 괜찮은 조건을 내걸고 혈살의 시체를 자신의 이름으로 소운정에 보낼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환영혈 모두를 내 손으로 잡아들여 소운정에 보내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다. 혈살의 일은 아쉽게 됐지만 포기하고 환살이라도 생포하여 데려간 뒤에 소교주님께 관대한 처분을 바랄 뿐.’
생각을 마친 그는 소리쳤다.
“혹여, 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환살을 발견하더라도 가능한 죽이지 말고 생포하라!”
주위의 무사들은 일제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런 1단주의 생각을 읽은 위지천은 왠지 그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보기엔 자결했으면 자결했지 환영혈 같은 살수들이 생포될 리가 만무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이 해결된다고 해도 1단주만 불쌍하게 됐군. 소교주의 성격으로 보건데 눈 밖에 나도 벌써 단단히 났을 듯 싶으니까. 음, 내가 지키다가 뚫린 것도 아니니 깊게 생각하지 말자.’
스스스…….
귀찮은 일은 가능한 피하고 싶었던 위지천이 내심 생각하고 있을 때, 아무도 모르게 한 인영이 엉성한 천라지망을 조금씩 조금씩 벗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