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이미지

동천(冬天) – 709화


“가만! 그런데 어째서 이런 곳에 밀폐된 석실이 있는 거지?”

밀폐된 곳이 발견된 것만 해도 충분히 의심스러운데 거기에다 금은보화까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으니 의심이 가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동천은 자신도 모르게 히죽거리며 웃었다. 눈앞의 금은보화들이 다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자 바닥을 구르며 낄낄거리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그는 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나직이 헛기침을 했다.

“흠흠, 험험! 아~! 이제 이 몸도 천하에 부자가 되었으니 체신을 좀 갖춰야겠구나. 암흑마교? 까짓 거 사들이지 뭐. 크크크큭!”

빼앗기지나 않으면 다행인 소리를 지껄이던 동천은 자신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이내 진지하게 정신을 가다듬고 주위를 살폈다. 일단 석실의 넓이는 위아래 좌우로 2장(6M)에 조금 못 미치는 편이었고, 눈이 부실 정도로 쌓여있는 재화들은 뒤쪽으로 갈수록 경사진 언덕처럼 높아졌다.

“좌우로 각각 횃불들이 2개씩. 천장에는 야명주가 8개. 음, 저건 나중에 꼭 빼가야지. 어쨌든 그 외에는 별로 특별한 게 없네?”

혹시나 해서 바닥과 좌우의 벽들을 두들겨 보았지만 애석하게도 아무 이상이 없자 그는 내심 고심했다. 이 정도의 보물을 숨겨 놓을 정도라면 나가는 길 또한 존재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혹시, 횃불에 기관장치가 있나?”

자신이 말해놓고도 그럴싸 했는지 눈을 반짝인 동천은 제일 근처에 보이는 왼쪽의 첫 번째 횃불 걸이를 붙잡고 힘차게 원을 그리며 돌렸다.

뚜둑!

“켁?”

애꿎은 횃불 걸이만 부러트린 동천은 잠시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손안의 물건을 바라보다가 횃불만 빼들고는 나머지는 휙 집어 내던졌다.

“하여간 부실공사가 문제라니까. 에잉!”

무조건 자신의 탓이 아니었던 동천은 먼저의 실패를 거울삼아 두 번째 것은 살짝 돌려보거나 당겨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기관은 작동되지 않았고 세 번째를 지나 마지막 남은 하나를 질끈 감은 눈으로 돌렸다가 잡아당긴 동천은 무언가 다른 느낌에 눈을 번쩍 떴다.

드륵! 그그그긍!

“오옷? 과연! 저런 곳에 통로가 있었으니 기관진식의 대가인 이 몸께서도 찾을 수가 없었던 게로구나!”

동천은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자신을 추켜세운 뒤 석실의 천장 끝 부분에 드러난 작은 통로를 바라보았다. 그곳은 성인 하나가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였는데, 공교롭게도 경사지게 쌓인 보화들이 계단 역할을 대신 해주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차마 보석들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없었던 동천은 가볍게 뛰어 올라 구멍의 한쪽을 잡고 솟구치듯 위로 올라가 착지했다. 천장 위는 의외로 야명주의 빛을 받아 눈앞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고 동천도 한 손에 횃불을 들고 있어서 둘러보는 데에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다.

“와아…….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공 좀 들였겠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통로가 셋이나 되고. 헉? 그럼 여기가 혹시 진실 된 천마동인 거 아냐?”

막대한 금은보화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자신의 생각이 확실한 것 같았다. 그 정도의 재물을 보유하려면 보통의 권력으로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기대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쥔 동천은 바싹 마른 입술을 침으로 적시며 전방을 바라보았다.

“으음, 그런데 어디부터 가야 하지?”

고민하는 얼굴과는 달리 ‘어느 곳으로 갈까요, 알아 맞춰 보십시다.’ 라고, 중얼거린 동천은 왼쪽에서부터 시작해서 가운데 통로를 낙찰하게 되었다. 흥분한 그의 마음은 벌써 천마동으로 추측되는 곳의 막다른 장소에 다다른 것 같았다.

“길 찾기에는 역시 이 방법하고 침 튀기기가 최고라니까?”

기세가 오른 그는 자신의 예지력과 감지력을 믿고 쭉쭉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자신의 능력을 믿은 탓도 있었지만 함정 따위는 가짜 천마동에나 있는 것이지, 이곳처럼 안배된 곳에는 함정이 있을 리 만무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횃불이 꺼질 정도로 신속하게 움직였고 마침내 통로의 끝에 도달할 수 있었다. 누가 봐도 평범하게 막혀 있는 막다른 길이었다. 만일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막힌 통로의 끝을 보고 허탈해 했을지도 몰랐지만 동천은 피식 웃더니 이내 통로의 벽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보물창고를 발견했을 때에도 뚫고 들어온 것인데, 여기라고 뚫고 들어가지 말라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르르르!

그의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고 무너진 통로의 너머로 드러난 그곳은 또 하나의 무미건조한 석실이었다. 아울러 공기가 내부로 유입되자 좌우의 횃불들이 무섭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화악!

“헉? 뭐, 뭐지?”

보물창고를 처음 발견했을 때와 똑같은 현상이었지만 동천에게 있어서 보물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너무도 극명하게 갈렸다. 이번에는 횃불이 저절로 타올랐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던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오로지 돈과 여자. 그리고 권력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동천은 곧 시큰둥하더니 침착성을 되찾았다. 허나 그것도 잠시.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서 인형(人形)을 발견한 동천은 극도로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한발 한발 앞으로 전진했다.

“어? 관 속의 여자?”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수정관 속에 잠자듯이 누워 있는 여인을 말하는 것이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자 뛰어난 미녀는 아닐지라도 작은 고을 내에서라면 미인이라고 들을 정도의 미모는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동천은 버럭 화를 냈다. 그가 영웅소설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 삼류소설에서는 이럴 때면 꼭 경국지색의 미녀가 누워있었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영 아니었던 것이다.

“아니, 별로 예쁘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신비한 척 해도 되는 거야? 이런 씨! 괜히 승질 나려고 그러네?”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트집을 잡기 시작한 동천은 수정관을 때려부수는 시늉까지 하면서 방방 떴다. 용모를 불문하고 죽은 사람을 안치한 것이기에 꼭 예쁘리라는 법이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억울했던 것이다.

“씨익! 씩! 오라, 그래도 책 하나 딸랑 남겼다 이거지? 그래, 뭐라고 써놨나 한번 봐주지 뭐. 아참! 절세의 무공비급이 아니기만 해봐. 수정관을 그냥 확! 호숫가에다 내던져버리고 말 테니까.”

천마로 추정되는 사내가 아니라 그저 미인이 되려다 만(동천의 시각에서) 여성이었기에 동천은 천마의 비급에 관해서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고, 그냥 관 속의 여인이 누구 인지만 알면 다른 통로로 가리라, 마음먹은 상태였다. 그는 수정관의 머리맡에 바싹 붙어있는 수정탁자에서 얇은 서책을 집어들었다. 순간 짜릿한 기운이 그의 손안을 감싸고돌았지만 그는 화가 난 상태였기에 잠깐 손을 움츠리기만 뿐 살펴본 후 아무 이상이 없자 재빨리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책이 오래된 상태라 바로 부서져 내릴 줄 알았지만 의외로 잘 버텨주고 있었다.

“어디 보자! 나는 귀주 출신으로서 별 볼일 없는 농사꾼의 자식이었다. 오호라! 그래서 예뻐지려다 만 얼굴이었구만? 어쩐지 시골에서 놀만한 얼굴이더라.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본문으로 돌아가서. 부모님은 모두 착하고 상냥하셨으며 나는 무식해서는 안 된다는 부모님의 뜻을 이어 받아 이웃 마을의 한 선비께 글공부를 사사 받기 시작했다. 참나! 농사꾼의 자식이 글은 배워서 뭐한댜? 그러니까 얼굴이 그 모양이지!”

어지간히도 불만이 쌓인 듯 그는 뭐든지 삐딱하게 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나가다가는 한 줄 읽고 한 소리하는 상황이 무한정 반복될 것이 자명할 터. 서책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

-그것은 무지한 나에게 경이였으며 삶의 새로운 지평선이었다. 공부란 배우고 또 배워도 끝이 없었고 오히려 배움을 향한 갈증만이 나를 더 채찍질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배우고 또 배웠으며 부끄럽게도 동네에서 신동이란 소리까지 종종 듣곤 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근처의 산에서 세를 불린 산적들이 느닷없이 마을을 습격했으니, 동네의 모든 사람들은 죽거나 노리개로 잡혀가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웃 마을에서 수업을 받고 돌아온 나는 산적에게 당한 아비와 스스로 자진한 어미의 시신을 접하곤 광분했으며 까무러치기를 수십 번 후 복수를 하고자 산으로 뛰어 올라갔다.

-중략- 그렇게 석 달만에 복수를 성공했으나 인생이 허무하구나! 실의에 찬 나는 공부에도 뜻을 버렸고 산 속에 홀로 은둔하여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자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음, 그래도 여자 애 치고는 대단하네? 석 달 동안 인내하고 또 그 기회를 잡아 복수를 성공하다니. 뭐 조금은 인정해주지.”

어느새 내용에 빠져든 동천은 계속 읽어 내려가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갔다. 내용은 어렸을 적의 성장기를 일부분만 보여준 뒤 끝났으며, 그 뒤로는 순간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의 생뚱맞은 내용들이 들어 차 있었다.

-난,

이런 운명에 수긍할 수 없다.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손길…….

이 죽음의 너머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아직은 알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는 죽었고, 나는 살아 있다.

그러나…….

그의 분신은 언제고 내 앞에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그날이 오기 전에는 절대로 죽을 수가 없다.

나는 아직도 그날을 기다린다.

지금 내가 행하는 이 일이 성공하기를…….

그날을 기다리며…….

사브락.

동천이 그 뒷장을 넘기자 두어 장이 찢겨져 있음을 발견했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읽어 내려갔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나는 대답을 원하지만 그는 죽은 자이다.

어떤 면에서 나도 죽은 자.

그러나 나는 죽은 자이면서도 생각한다.

육신이 없는 자, 틀을 고정한 자.

그것이 바로 나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어떤 면에서 나도 죽은 자.

지금, 그 틀을 깨고 육신을 얻으려 한다.

나는 또다시 부활을 꿈꾸는 자.

“뭐지 이 여자? 정신이 좀 이상한 거 아냐?”

잠자듯 눈을 감고 있는 여자가 돌연 눈이라도 뜰 것 같은 오싹함이 느껴졌다. 죽은 자이면서도 생각한다는 부분을 보았기에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무엇에라도 홀린 사람처럼 다음 부분으로 넘어갔다.

-마침내 공명(共鳴)의 한계가 찾아오고 생사가 갈리도다.

불현듯 떠오르는 것은 생명 연장의 회의감…….

저 하늘에 반짝이는 샛별들은 하릴없이 처연하고,

환상 좇는 내 인생은 추하고도 추하구나.

그의 분신 간 데 없고 인재조차 씨가 없네.

아아, 그 누군들 이 고통을 알아 주리오!

천기가 보이지 않으매, 한탄에 한탄만을 거듭하도다.

사브락.

다음 장을 펼치자 역시 한 장이 뜯겨져 나간 상태였다. 그는 공명이라는 부분이 어째 마음에 걸렸지만 그렇다고 읽는 것을 중단할 수는 없었기에 눈으로 계속 읽어갔다.

-운명은 그렇게 찾아온다.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지금의 감정을

그렇게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하늘 아래 아스라이 쓰러져 가

는 생명들은 마지막에 그 무엇을 좇고 마지막에 그 무엇을 갈

망할 것인가. 하찮은 미물들조차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거늘,

지금의 나는…….

과연 지금의 나는 그것들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애초에 나의 바램은 한여름 밤의 꿈…….

꿈은 꿈일 뿐이라는 말인가?

사브락.

다음 장을 넘기는 동천의 눈은 약간 탁하게 풀려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다음을 읽기 시작했다.

-초목 사이를 걷고 있을 때였다.

우연히 말라비틀어진 나무를 바라보게 되었다.

한때는 찬란한 전성기를 누리며 아름다운 꽃과

풍성한 열매를 매달고 새들과 온갖 벌레들의

안식처를 제공해주었을 그 고목(枯木)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상태가 되어 외로이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는 중이었다.

아아, 깨달음은 언제나 불현듯 나를 찾아온다.

지식의 습득을 깨달음이라 착각하는 어리석은

자들이여…….

그 어리석음이 언젠가 너희들의 무지에 철퇴를

가할 것이로다.

부디… 그 철퇴가 나의 손이 되지 않기를…….

사브락.

동천은 문득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씨익 웃었다. 글의 내용이 오만하면서도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 장을 넘겼다.

-더 이상 오를 경지가 없으리라 생각했을 때 새로운 경지에

들어서게 된다면 인간은 자신의 잠재된 능력의 경이로움에

놀라고 찬탄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다음의 벽에 부딪혔을 때 인간은 더

이상의 경지가 없을 것이라고 또다시 단정을 지어버린다.

이것이……,

바로 이것이 인간인 것이다.

하아, 이 기나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조차 본좌의 호적수를

찾아볼 수가 없음에…….

슬프고, 또 슬플 따름이로다.

사브락.

내용에 너무도 몰입하는지 동천의 얼굴엔 슬픔과 비통함이 감돌았다. 그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다음 장을 넘겼다.

-가끔 생각해봤다.

끝없는 나의 욕구는 과연 공명을 이어올 정도로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하아!

타인의 생(生)을 위협하고 그들의 생(生)을 가로챈 나의

욕구는 한 인간으로서는 부끄럽지 않으나, 천하를 바라

보며 떳떳하기에는 부끄럽기 그지없구나!

천리(天理)를 거역하는 것은 더 이상 원치 않는 바…….

현세의 생의 끝에서 천기를 바라보매, 더 이상의 악업은

다음의 생에서 끝이 날 듯 하도다!

“아아!”

동천은 자신도 모르게 허탈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일에 달관한 사람인 양 허무한 눈동자와 허무한 모습이었다. 그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끝을 움직여 다음 장을 넘겼다.

사브락.

-메마른 대지를 딛고 서서 가만히 생각해본다.

가끔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자위해본다.

그러다 문득 나는 웃는다…….

세상의 일이라는 것이 다 그렇고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이제…….

돌이킬 수는 없음이리라.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을 따름이다.

사브락.

“…….”

책장을 넘기는 그의 전신은 어느새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다. 어둠을 뚫고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그의 눈동자는 굳은 결의가 느껴졌다. 그는 침묵을 고수한 채 다음 장을 넘겼다.

-하늘의 도리(道理)란 항상 그러하다.

무언가를 얻는다면 무언가는 잃게 되는 것이

세상사 당연한 이치…….

허허! 얻는 것은 확실하건만 잃는 것을 알지

못하매, 하늘의 공정함이 너무도 야속하구나.

사브락.

드디어 마지막 남은 한 장을 넘기자 내용은 끝을 향해 치달았다. 동천은 서서히 증폭되어 가는 기묘한 얽매임이 자신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지만 전혀 그것은 감지하지 못하곤 계속 읽어 내려갔다.

-아아, 연자여!

이제 본좌의 육신에 손을 얹어 본좌의 모든

힘과 새로운 능력을 이어 받기 바란다.

그대는…….

그대는 나와 함께 새롭게 태어나는 것일지니……!

끄덕끄덕.

어느덧 표정이 없어진 동천은 다 읽어버린 책을 공손하게 수정탁자에 내려놓고는 천천히 수정관으로 신형을 돌렸다. 아울러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의식하지도 못한 채 관 뚜껑에 손을 얹고 힘을 주어 열었다.

덜컹!

관 뚜껑은 의외로 간단하게 떨어졌다. 잠시 떨리는 눈동자를 보인 동천은 무엇인가에 반항을 하려는 듯 얼굴을 일그러트렸지만 순간 관 속의 여인에게서 기이한 기운이 흘러나와 동천의 미간에 스며들었다.

부르르르!

신형을 떤 그는 어느새 무표정함을 되찾았고 그는 지체 없이 여인의 머리 위에 자신의 왼손을 얹었다.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