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14권 –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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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뢰도 14권 –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비 류 연 : 여러분!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여러분의 귀여운 깜찍이, 고금제일 경세무적 초절정 미소년 비류연입니다.

(조용!)

비 류 연 :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비뢰도 14권이 나왔습니다!

(싸늘…)

비 류 연 : 어라? 왜 이렇게 반응이 없지?

효 룡 : 당연하지!

비류 연 : 뭐가 당연한데?

장 홍 : 13권과 14권 사이의 시간 간격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나?

비 류 연 : 그러고 보니… ‘좀 길구만!

효 룡 : 요즘 ‘좀’이라는 단어의 용법이 많이 왜곡된 모양이군! 이런 데서 ‘좀’이란 단어를 쓰다니 말일세. 좀 부끄러운 줄 알게나. 비류 연 : 어? 그건 어째 내 말투 같은데?

효 룡 : 어흠. 그건 그냥 넘어가도록 하지. 나도 가끔은 그런 표현을 쓸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자네가 전세 놓은 것도 아니고 말일세!

비류연 : 무~쓴 쏘~리! 자네 지금 나 몰래 주인공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걸 밝히는 건가?

효 룡 : (뜨끔!) 아하하하하하하! 그, 그럴 리가 있겠나……. 암, 그럴 리 없고말고!

비류 연 : (찌릿!) 자네 언동이 매우 수상하구만. 13권 좌담회 때 ‘역습(逆襲)의 효룡’ 운운하는 것을 보고 불온한 기운을 감지하긴 했지만 말일세. 효 룡 : (삐질삐질!) 어허! 착각일세! 착각! 자네 신경이 너무 과민한 탓이니 그냥 털어버리게!

비 류 연 : 그럼 그 식은땀은 뭔가?

효 룡 : 어허허허! 아침부터 하늘에 먹장구름이 잔뜩 끼더니 비가 오려는 징조였나보네!

비 류 연 : 이봐, 룡룡!

효 룡 : 왜… 왜 그러나?

비 류 연 : 여긴 실내일세!

효 룡 : 아하하하하하하!

비류 연 : 원래 주인공은 자신의 고유 대사를 전세 놓고 쓴다는 것도 모르나? 주인공 전용의 ‘세리프(7.5 : 대사)’를 함부로 지껄이는 것은 주인공의 독창적인 개성을 침범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일세.

장 홍 : 그렇게 열변을 토할 것까지야 없는 것 같은데 말이야…….

비 류 연 :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는 게 경제적일 것 같군.

효룡 & 장홍 : 동의하네.

비 류 연 : 그건 그렇고 반응이 너무 썰렁한 것 아닌가? 난 나의 등장씬에서 좀더 열렬한 반응을 원했는데 말이야.

효 룡 : 자네 말대로 간격이 좀 많이 길었어야지! 독자분들 기다리다가 다 돌아가셨겠네!

비 류 연 : 쯧쯧쯧, 이런 한순간도 못 참아서야 어찌 나 같은 미소년을 만나는 행운을 누릴 수 있겠나!

효 룡 : 한순간이 다 얼어죽었나보군.

장 홍 : 게다가 자네의 자존광대는 수위가 좀 위험한 것 같구만. 조금만 더 올라가면 난 자네의 하얀 병원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할지도 모르네.

비류연 : 쯧쯧쯧! 이런 딱한 친구들을 봤나! 자네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만.

효 룡 : 우리가 뭘 모른단 말인가?

비류 연 : 시간의 신비에 대해서지!

장 홍 : 시간의 신비?

비 류 연 : 그래, 시간의 신비! 영원(永遠)이라는 절대의 시간축을 기준으로 보면 백 년이라는 시간도 오 개월이라는 시간도 하루라는 시간도 모두 다 똑같이 찰나 에 불과할 뿐이라네.

장 홍 : 고매한 진리이긴 하나 이 경우에 적용되어야 할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비 류 연 : 쯧쯧쯧! 때와 장소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항상 똑같기에 진리라고 표현하는 걸세. 때와 장소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게 영구불변의 진리라고 할 수는 없 는 일이지.

장 홍 : 자네의 궤변은 점점 더 심오막측해지는 것 같구만.

룡 : 경이로운 진리를 원고 늦은 변명거리로 전락시키다니……. 크흑!

비류 연 : 이거 왜 이래. 때와 장소, 과거와 현재를 떠나 불변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진리라니깐.

장홍 & 효룡 : 알았네, 알았어! 더 이상 진리를 욕보이지 말고 넘어가도록 하지.

비 류 연 : 쯧쯧, 아직 믿음이 부족하구만!

ᅣ이

효 룡 : 장형, 이번 권은 정말 어려웠죠?

장 홍 : 그러게 말일세. 아마 가장 힘든 권이었던 것 같아. 뭔가 14권 촬영 내내 정신이 없었던 것 같고 말이야…….

효 룡 : 작가는 아마 배우들이 집단파업을 해서 글을 쓸 수 없었다고 할걸요? 영감이 안 떠오른다나 뭐라나……. 진부한 변명이죠.

장 홍 : 그래서 계속 마루에서 뒹굴면서 ‘여~엉감’, ‘여~엉감’ 하고 외쳤구만! 난 또 웬 할아버지를 그렇게 애타게 부르나 했지.

효 룡 : 정말 그러면 영감이 온답니까?

장 홍 : 작가는 아마 그렇게 믿고 있을걸? 효과는 보증할 수 없지만 말이야.

효 룡 : 영감이 언제부터 그렇게 엉덩이가 가벼워졌죠? 부르면 넙죽넙죽 달려오게 말입니다.

장 홍 : 그러게 말일세.

비류 연 : 어허, 믿는 게 중요하다니깐. 믿지도 않으면서 왜 하나? 어떤 행위든 일단은 믿어줘야 시간낭비가 되지 않을 것 아닌가?

효 룡 : 그게 자네의 조 추첨 방식인가?

비류 연 : 다음 권에 두고보면 알게 되겠지.

효 룡 : 그렇겠지. 두고보자고!

비류연 & 효룡 & 장홍

변신합체 작가 M:

이번 14권은 정말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필요한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고 주변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여러 가지 사건들이 일어나더군요. 정신없이 보내고 정신 없이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혼란의 와중에서 조금은 성숙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세상을 보는 모든 기준의 중심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세상은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면과 나쁜 면이 공존합니다. 좋은 것만 보려 하면 좋은 것만 보이고 나쁜 것만 보려 하면 나쁜 것밖에는 볼 수 없겠지요. 마음의 덫에 걸려 우울해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기비하는 자신을 죽이는 독입니다.

자신에게 불만이 있으면 노력해서 그것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자신을 바라보고,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 파악하는 게 제일 우선 이겠지요. 잘못을 알았다면 그것을 고치는 방법도 알게 될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만 난 할 수 없다’는 논리는 자기 궤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스스 로의 존엄을 버리는 일이 아닐까요? 힘들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요. 자기 자신을 비하하며 침울하게 사는 것보다는 훨씬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 다.

적어도 자기 자신을 스스로 나락에 빠뜨리는 짓은 하지 말아야겠지요. 더욱이 주변사람까지 휘말리게 하면서요. 그것은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자신을 포기하는데 누가 그를 도와줄 수 있겠습니까.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언제 어느때고 세상의 밝은 면을 바라볼 줄 아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살아가야 인생이 즐거울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올바르게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야겠지요.

이번 14권 집필 기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기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변화가 주변에서 일어났습니다. 비록 원고가 늦어지고, 마감이 힘들어졌지만 저 의 인생에서 무척이나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재충전해서 15권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덜 기다리게 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걱정 마세요!

여러분은 찰나(刹那)만 기다리시면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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