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27권 18화 –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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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뢰도 27권 18화 –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비류연:(촤악! 손을 휘둘러 바닥에 금을 그으며) 이 길은 통행금지다! 다른 길로 가라!

효룡:…….

장홍:지금 뭐 하는 건가, 자네?

비류연:크크크크! 이 대사, 언제가 꼭 한 번 써보고 싶던 대사였거든요. 드디어 여기서 써먹다니!

효룡:그게 그렇게 감격까지 할 일인가? 어차피 알아먹는 독자들은 거의 없다고. 저번에 ‘파문전사’도 거의 알아먹은 사람 없잖아. 파문(破門)이 아니라 ‘파문(波 紋)’ 전사였는데.

장홍:음, 그건 확실히 너무 어려웠지. ‘공간만곡’은 그거보다도 알려져 있지만, 역시 알아챈 사람은 거의 없지 않나?

효룡역시 가가가! 가가가가!’를 외쳐 주지 않아서가 아니었을까요?

장홍:일리있군. 하지만 그 작품도 벌써 나온 지 10년이나 돼서……. 게다가 비류연 자네의 그 대사는 20년짜리 아닌가, 20년짜리.

비류연:(검지를 흔들며) 쯧쯧쯧, 뭘 모르군요, 장 아저씨! 그 거의 없는 사람들을 포기하면 안 되죠. 왜냐면 그 사람들은 알아주니까! 원래 백 명 중 한 명, 아니, 천 명 중 한 명만 알아줘도 가치가 있는 거죠. 그런 걸 지음(知音)이라고 하는 거 아닌가요? 아니, ‘지문(知文)’인가?

효룡:그냥 삐― 일 수도.

비류연:이런 사소한 재미들도 참 좋지 아니한가!

장홍:글쎄……. 이번 권에도 그런 게 몇 개 보이던데, 과연 얼마나 찾아낼지…..

효룡:숨겨진 게 뭔지 물어봐도 따로 가르쳐 줄 생각은 없겠지?

비류연:(단호하게) 당연하지! 숨겨진 걸 찾아내는 것 또한 재미라고.

장홍&효룡물어본다고 하니 말인데… 우린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작가M(양팔을 활짝 펴며) 나도 모른다!!!!!!!!

효룡&장홍:이봐, 작가가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작가M:어떻게 될지 다 알고 있으면 책이 이렇게 늦게 써질 리 없잖아? 네 녀석들이 뭘 하려는지 빨리빨리 안 가르쳐 주니까 이렇게 늦는 거 아냐. 효룡: 우왓, 작가가 등장인물한테 책임을 전가하다니!

장홍:비겁하다!

작가M: 난 정당하다! 이것은 ‘많은 작가들이 동의하는 일이다! 원한다면 다른 작가들에게 물어봐!

효룡:저렇게 당당하다니…….

장홍:아무런 망설임도 없다니…….

비류연:그만큼 자신있다는 거겠죠? 다른 작가들 역시 ‘그렇다!’고 대답할 테니까.

효룡:그럼 다 우리 잘못이라는 거야?

비류연:아마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야. 모든 작가들은 마감 연장이 자기 책임이 아니길 바라거든.

효룡&장홍:. .말세군.

비류연:뭐, 작가의 말이나 들어보자고.

작가M:흠흠.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이 지점까지!’라는 그런 생각이 드는 한 권이었습니다.

이번 권으로 ‘예! 드디어 반환점을 돌았다!’라는 기분이랄까요. 그런 만큼 쓰는 것도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공을 들였다고 생각합니다. 무려 22만 자 오버! 총 380페이지에 달하는 슈퍼 볼륨. 보통 16만 5천 자가 한 권이라 생각하면, 엄청난 볼륨이지요. 비뢰도 사상 최강의 볼륨이라 할 수 있겠네요.

한 권 한 권을 탈고하다 보면, 그때마다 감상이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자기 글에 ‘아, 이번 권은 나도 땀을 쥐었다!’라고 확신이 드는 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탈고를 하려면 같은 권을 보고 또 보고, 또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그 ‘삘’이 왔습니다. 매권마다 이런 느 낌이 들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왠지 ‘매권을 이번 권같이!’라고 하면 비류연과 일당들이 비명을 질러댈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재미는 계속되어야 하는 법! 매 권을 쓸 때마다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망설임없이 독자 분들에게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물론 여기에 스피드도 더더욱 첨가해야겠지요. 집필 스피드 말입니다.

그리고 비뢰도 외전 ‘태극의 장’은, 창작사이트인 ‘노블코어( www.novelcore.net )’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던 노블코어는, 많은 소설과 다양한 일러스트들이 올라와 있는 곳으로 프로 분들의 작품들은 물론 신선한 작가 지망생 여러분들의 의욕 넘치는 도전작들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현재는 전문 비평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기도 하지요. 프로 작가를 지향하는 지망생 분들, 혹은 이 험난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작가 분들에게 조금이 나마 힘이 되고자 기획한 프로젝트이니, 뜻이 있는 분들은 놓치지 말고 참여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 직접 통용되는 스킬이나 자신의 작품에 대한 현역 작가와 편집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만한 자리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원래는 토요일로 맞추고자 했습니다만, 모두들 바쁘신 분들이라 쉽지가 않더군요. 2주 간격으로 작품을 받고 다시 2주 후에 평을 올리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저는 27권도 끝났으니 슬슬 태극의 장 연재를 재개해야겠군요. 그럼 다음 권이 나오기 전까지는 노블코어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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