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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 190화


천은탁은 등천조보다 훨씬 치밀했다.

그는 우선 넓게 퍼져 있는 살문 외장 식솔을 이 할로 줄였다.

“정보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현재 살문은 같은 정보가 수십 군데서 올라오고 있다. 필요 없는 낭비야. 활동이 가장 활발한 사람만 빼고 정리해.”

등천조가 십점이라 하여 가장 가까이에 두었던 열 명의 점은 천은탁 말을 살문주의 명처럼 받들었다. 살문에 정보를 전달해 주는 사람들은 살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다. 그들 중 십점과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백 명 중에는 정보를 판 대가로 이미 거부가 되어 손을 떼고자 하는 자들도 있었다.

십점은 마음에 없는 사람들부터 정리했다.

정리한다고 해서 죽이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소식을 끊어버리면 자연 정리된다. 지금까지 살문이 숨어 지낼 때도 그래 왔고, 활동을 개시하면 연락을 취하곤 했다. 이쪽에서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 한 그들은 연락을 취해올 방도가 없다.

살문의 정보는 근본적으로 밑에서 위로 올라오는 체계지만 십점부터는 직접 수거하는 형식을 취한다.

쉬운 결단은 아니다. 정보를 팔아서 거부가 된 자들은 밑으로 열 명을 데리고 있다. 그들은 또 각기 열 명을 그렇게 하여 수십 수백 명으로 늘어난다. 한 명과 연락을 끊는 것은 몇백 명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을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천은탁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는 살문 외장의 체계를 한눈에 꿰뚫어 봤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비밀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지만 쓸데없이 정보에 돈이 너무 많이 지출된다. 천은탁은 하위 다섯 단계까지 조사하여 그중에서도 특히 정보를 많이 거둬들이는 자들을 물색해 놓았다. 십점이 그들을 개별 접촉했고 놓쳐 버린 자들 대신 진짜 정보원만 포섭하게 되었다.

천은탁은 두 번째 조치도 취했다.

“정보는 생명이다. 정보를 거두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거두는 것이다.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도 생명을 걸어야 한다. 뒤를 봐주도록.”

정보 하나의 동전 몇 닢의 개념이 지워졌다.

살문에 정보를 주는 사람은 가족을 염려할 필요가 없었다. 흉년이 들거나 장마가 져도, 농사를 망치거나 장사에 실패해도 살문에서는 편히 먹고 살 만한 은자를 대주었다. 그들은 자신의 정보가 살문에 흘러 들어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천하인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살수 문파인지라 뒤로 물러서는 자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생계고에 시달리던 사람들인지라 그 수는 많지 않았다.

천은탁은 하나씩 뜯어고치며 살문 외장을 철저히 집단화시켰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살문 외장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는데도 무림에서는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하남성 오채산

종리추로서는 영원히 잊어버릴 수 없는 곳이다.

적지인살의 손을 붙잡고 열 살의 어린 나이로 오채산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살수라는 인생을 걷게 되었다.

십오 년 만이다. 오채산에 다시 발을 디딘 것이.

“생각보다 산이 깊군요.”

비망신사가 중얼거렸다.

“닷새를 견딜 수 있다고 했지.”

“네?”

“소천나찰 어르신 말씀이었어. 여기서라면 십망을 받아도 닷새는 버틸 수 있다고.”

“아! 예.”

종리추는 기억을 더듬어 산을 올라갔다.

어린 나이에 아주 잠깐 들렀던 곳이다. 그것도 오채산을 둘러볼 기회는 없었다. 무작정 손을 잡고 뇌옥과 다름없는 암동으로 들어섰고, 다시 오채산을 나온 순간부터는 개방의 혹독한 추격을 따돌려야 했다.

기억에 남는 곳이 없다. 모두가 생소한 것이 처음 보는 풍경들이다.

지형이 낯선 것은 아니다. 대외산 살문 시절 용금화 노인에게 지도 부본을 이곳에 두도록 권고한 적이 있다.

당시 오채산 지형을 상세히 연구했고 동혈 위치도 어림짐작으로 가르쳐 주었다.

용금화옹에게는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중원 지리라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노인이다. 아마 자기 집 젓가락 숫자는 몰라도 중원 지리는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알 것이다.

종리추는 한참을 헤맨 끝에 암동으로 들어서는 입구를 찾아냈다.

이것도 종리추인지라 알아낼 수 있었다. 암동은 오채산 지형은 물론 암동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백날을 뒤져도 찾아내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다.

오죽하면 살혼부 마지막 비처라고 자부한 곳이겠는가.

“잘 따라와야 할 거야. 한 발만 삐끗해도 미로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해. 찾을 수도 없고. 뒤처진다 생각하면 소리를 질러.”

“하하! 주공, 너무 심려 마십시오.”

광부가 호탕하게 웃었다.

광부의 웃음소리는 동혈에 들어서는 순간 사라졌다. 한 개에서 두 개로, 두 개에서 네 개로 연이어 갈라지는 암굴은 끝이 없는 미로였다.

“주공, 지금 잘 찾아가고 계시는 겁니까? 주공께서도 와본 지 오래 되셨다고..”

광부가 염려스러운 듯 말했다.

암동으로 들어선 지 반각이 흘러가고 있건만 조금도 진전이 없어 보였다.

암동의 끝이 보이지 않고 길을 찾을 만한 단서 하나 새겨져 있지 않다.

열 살배기 어린아이가 딱 한 번 들어왔던 곳인데 길을 알고 있다면 비정상이다.

“그렇군. 길을 잃었어.”

“네에?”

“역시 삼현옹이야. 암동을 손질했는데 상식에서 벗어나, 모르겠어. 기관진식이나 수리술은 삼현옹을 따라가지 못하겠군.”

“주공, 지금 무슨 말씀을.”

“이제 그만 나오지!”

종리추의 음성이 암동을 쩌렁 울렸다.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허허허! 그래도 여기까지 오다니 대단하네.”

암동 저쪽에서 사람의 음성이 들려왔다.

광부가 반가운 마음에 횃불을 비춰 봤지만 사람은커녕 그림자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귀신처럼 형체가 없는 가운데 삼현옹의 음성만 들려오고 있다.

“자네가 어떻게 풀었나 알아볼까? 첫 번째는 두 갈래로 갈라지지. 왜 오른쪽을 택했나?”

“느낌이었죠.”

” “

삼현옹은 좀 더 상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첫째는 갑자, 갑이 변하면 무, 육십갑자의 연계에서 갑자, 병자, 무자, 경자, 임자는 행역이 양수이니 오른쪽이죠.”

“음! 두 번째는 길이 네 개였지.”

“갑술은 갑이 변하여 기이니, 술은 음, 기가 음이니 세 번째 길.”

“허허허! 기문둔갑은 어디서 배웠는가?”

“책은 모든 사람의 스승이지요.”

“책이라 허허허! 좋은 말이지. 옆에서 지켜봐 왔지만 자네는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군.”

“여기까지가 한계입니다. 더 이상 길을 찾을 수 없으니 안내해 주셔야겠습니다.”

“허허허!”

카랑카랑한 웃음소리와 함께 사람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싶더니 삼현옹의 모습이 드러냈다.

그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거리라고 해봐야 겨우 사오 장밖에 되지 않는 곳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살문 살수들은 전혀 종적을 잡아내지 못했었다. 삼현옹이 시마공을 익힌 것도 아닌데.

“양둔과 음둔의 개념을 가미했지. 원래가 미로처럼 얽힌 동혈이라 그 정도만 해도 철옹성이야. 물론 현운자가 온다 해도 사정이 달라질 건 없지. 인위적으로 축조한 동굴이라면 이치를 깨닫겠지만 이곳은 자연 동혈이거든. 자연이야말로 가장 완벽하면서도 불완전한 거지.”

“그랬습니까? 저는 소천나찰께서 만드신 동혈인 줄 알았습니다.”

“허허! 소천나찰이 이 정도로 축조할 수 있다면 살혼부는 벌써 중원 제일 문파가 되었을 걸세.”

종리추와 삼현옹은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인사 한마디 변변히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런 식으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종리추가 길 안내를 마다하고 직접 동혈을 찾아나선 것이나 미로에 들어선 것도 삼현옹의 노고를 몸으로 표시하는 감사의 뜻일 게다.

“팔부령에서는 힘드셨습니까?”

“그럴 만한 장소가 아니었지. 방금 전에 말하지 않았나, 자연이야말로 가장 완벽하면서도 불완전하다고. 팔부령에 수작을 부리면서 현기자만 떠올렸네. 그라면 어떻게 풀까 하고, 그리고 자인했지. 도저히 현기자는 따라갈 수 없다고. 인간이 만들어낸 기관진식은 인간의 머리로 풀리게 되어 있거든. 해서 자연에 의지하게 되었다네. 자연이 만들어낸 부자연은 어떤 미로보다도 완벽하지.”

삼현옹은 뚜벅뚜벅 길을 안내했다.

동혈 안은 바깥 세상과 다를 바 없었다.

천장에서 들어온 빛이 환하게 동혈을 밝혔다. 밑은 넓고 위는 좁아 들어오는 빛은 소량이나 동혈 곳곳을 비췄다.

“죽는 줄 알았어. 이제 그만 좀 속 썩여.”

어린은 눈물을 글썽였다.

“수고했다.”

적지인살은 가볍게 한마디만 했다. 마음속 말을 전부 입으로 토해내려면 사흘 밤낮으로도 모자랄 터이지만, 살혼부 살수들이 유명을 달리한 일, 팔부령에서 죽어간 사람들이 말문을 닫게 만들었다.

배금향도 반갑게 웃었다.

종리추보다 한 발 앞서 동혈에 찾아온 사람들은 벌써 꽤나 동혈 생활에 익숙한 듯 보였다.

소고와 소여은, 모진아는 아직 불편한 몸이지만 상태가 그리 나빠 보이지 않고.

‘다행이야, 이렇게 살아들 있으니.’

종리추는 비로소 피곤함을 느꼈다.

피곤한 종리추를 내버려 두지 않는 사람, 벽리군이다.

벽리군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소복을 입은 채 종리추를 기다렸다.

“쟤 정말 말 안 들어. 지가 언니인 줄 아나 봐. 따끔하게 혼내줘야 돼? 내가 혼내줄까 하다가 놔둔 거니까.”

말은 그렇게 하지만 어린의 표정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혹시 종리추가 정말 마음을 독하게 먹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종리추는 벽리군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팔부령을 버리고 오채산으로 들어온 것은 벽리군이 단독으로 내린 결정이다. 종리추는 사령 살수, 화령 살수들의 죽음도 생각하지 않았다.

“상공, 용서를.”

벽리군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반가운 마음이 훨씬 진할 것이다. 달려와 안기고픈 마음을 억누르고 있자니 마음이 미어질 게다.

“먼 길을 왔더니 피곤하군. 기억하기로는 여기 차는 없었던 것 같은데, 한잔 마실 수 있나?”

벽리군이 일어섰다.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비틀거리는 것이 오랜 시간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이 오채산에 들어섰다는 전갈을 받았을 때부터 무릎을 꿇고 있었는지도.

벽리군이 차를 준비했다.

그동안 종리추는 살문 외장에서 보내온 전갈들을 빠짐없이 읽었다.

모도에서 빠져나온 후 오채산으로 들어오기까지 무림 동향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천은탁은 살문이 오채산에 둥지를 틀었다는 전갈 외에는 아무 전갈도 보내오지 않았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길에서 정보를 받아보는 경우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돌아다니는 정보는 그만큼 유출될 가능성이 많으니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하시고 오채산에 가셔서 편하게 읽으시기를. 살문 외장의 보안에 살문의 생사가 달려 있으니 양해를.”

천은탁의 말대로 그는 정말 아무 소식도 전해오지 않았다.

개방이 어떻게 되었는지, 하오문이 어떻게 되었는지, 천외천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궁금한 것이 하나둘이 아니었건만 살문 주인 자신에게조차도 천은탁의 고집은 굳게 지켜졌다.

종리추는 궁금한 점을 모두 알았다.

하오문주의 죽음은 정말 애석하다. 개방 회합은 역시 백천의도 손을 대지 못했다. 개방 방규에 의해 개방도끼리 치러진 대회합에 타인이 간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는지 모른다. 만약 백천의가 억지로 개입하려고 했다면 개방과 천외천 간의 대격돌이 벌어졌으리라.

천외천이 해체하였다는 소식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백천의 같은 자는 그러고도 남는다. 그는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 일종의 고육지계다. 자신의 사후를 염두에 두고 내린 조처다.

그는 자신과 일전을 겨루고 싶어한다. 그러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 듯하다. 거기에 후개가 삼십육로 타구봉법을 수련했고 천객과 맞설 수 있는 지경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으니 결심이 한결 빨랐을 수 있다.

현재 천외천은 너무 천객에게 의존하고 있다.

천객이 모두 떠나고 나면 한동안 무력감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천외천 해체라는 극단의 묘방을 투여함으로써 천외천 무인들이나 비객들에게 좀 더 빨리 길을 열어 주었다.

천은탁의 보고에는 비객들이 모도에서 빠져나온 것은 기재가 되어 있는데 그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비객 생존 인원이 얼마나 되며, 천외천 고수들 중 비객에게 합류한 자는 얼마나 되는지도.

천은탁이 파악하지 못한 정보라면 개방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후개는 역시 자신을 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손을 맞잡고 왔어도 살문과 개방은 양립할 수 없는 존재다.

모도에서 말한 것처럼 무림 명문정파가 나설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는 순간 개방은 십망 때처럼 들이닥치리라.

벽리군이 향긋한 차를 내밀었다.

종리추는 찻잔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벽리군을 바라봤다. 눈길에는 어떻게 된 일이냐는 추궁의 말이 담겨 있다.

“아버님과 어머님 돌아가시면 상공 마음에 한이 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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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현옹께서 그러시더군요. 팔부령을 손본다고 보았지만 절정 고수를 막기에는 부족하다. 장소가 너무 협소해서 마음껏 기관을 설치할 수 없다. 현기자라도 온다면 당장 발각될 조잡한 기관밖에는 설치하지 못했다고.”

“그런 말을 언제 했나?”

“천객이 들어온 날.”

” “

“다행히 천객이 현기자와 같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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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현옹이 만일을 대비해 준비해 놓은 게 있었어요. 비부가 목숨을 내놨다고 하더군요. 사령 살수, 화령 살수가 목숨을 내놨다고도요. 저도 천객이 들어온 날 들었어요.”

종리추가 찻잔을 들었다.

벽리군의 차 끓이는 솜씨는 일품이다. 노래도 잘하고, 악기도 잘 다루지만 차를 우려내는 솜씨만은 다성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향긋한 다향이 동혈 가득히 번졌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여겼지만 한마디를 더 듣고는 동참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목숨도 내놓아야 한다. 그게 특급 살수다. 상공께서 하신 말씀이죠. 그 말을 그들이 했다더군요. 비부는 어린을 사랑했어요. 알고 계시죠? 어린을 위해서, 사령 살수와 화령 살수는 살문이 건재하기를 바랐어요. 살문이 건재해야만 자신들에게 은혜를 베푼 적사와 소여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서, 상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목숨을 내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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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무너뜨려 빛을 차단해야 했거든요. 비부가 터뜨린 화약의 양은 딱 그 정도였어요. 동혈 자체에는 손상이 없는.”

종리추는 차를 들이켰다.

“사령 살수가 익힌 혈염도법은 미완성이죠. 많이 어색해요. 화령 살수가 익힌 비도술도 한성천류비결이라고 하기에는 말이 안 되죠. 삼현옹이 오래전부터 준비를 시키기는 했지만 밝은 곳에서라면 단번에 발각될 무공이에요. 하지만 빛이 없고 먼지가 자욱한 곳이라면 가능성 있죠. 더군다나 천객은 자신이 제일이라는 자부심에 빠져 있어 상대의 무공을 눈여겨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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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과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아녀자들 몇 명이 대항하는 것으로 몇 명이 빠져나간 것은 눈치채겠지만 살문주의 부모를 죽였으니 목적은 달성한 것이라고.”

팔부령에 남아 있던 사람들의 무공은 신경 쓸 것이 없다.

그나마 무공을 제대로 전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사령 살수와 화령 살수가 고작이다. 적지인살과 배금향도 빼놓을 수 없다.

천객은 무인을 모두 죽였다. 삼현옹이야 워낙 정처 없이 떠도는 노인이다.

종리추의 아내인 어린도 죽였다. 벽리군도 죽였다.

소기의 목적을 모두 달성했으니 예상보다 사람이 적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여긴 언제 생각했나?”

“그날요. 삼현옹이 용금화옹과 말씀을 나눴는데 여기가 철옹성이라고 하시더래요. 그래서 우선 이곳으로 피하자고.”

종리추는 벽리군의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

그는 의자에 앉은 채 깊이 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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