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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 – 128화


“부학장님 부르셨습니까?”

“아, 들어오세요. 정 선생님.”

영호의 대답과 함께 학장실 안으로 낡은 청바지에 하얀색의 난방을 걸친 여성이 들어섰다. 간단한 옷차림이었지만 그 여성에게는 상당히 잘 어울리는 옷차림이었다. 이드가 프로카스에게 머리를 잘렸을 때와는 반대로 옆머리를 귓볼에까지 자르고 뒤쪽의 머리를 길게 기른 머리에 큼직한 눈을 가진 이십대의 여성은 천화와 라미아가 이곳으로 오면서 보았던 여성들과는 달리 전혀 화장을 한 것 같지 않아 편안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예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었다. 화장을 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화장을 한 다른 여성들보다 아름다웠다. 단지 거기에 깨끗한 느낌이 더해져 옆에 있고 싶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진혁과 천화, 라미아 세 사람이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는 사이 비어 있는 영호의 맞은편 자리에 앉기를 권한 영호는 세 사람에게 그녀를 소개했다.

“가이디어스에서 스피릿 가디언들을 가르치고 있는 정연영 선생님이다. 앞으로 천화와 라미아, 너희 두 사람과 같이 생활하게 될 이니까 인사드려라.”

영호의 갑작스런 말에 당황해 하던 천화와 라미아는 우선 그의 말대로 정연영이라는 여 선생에게 아까와 같은 인사를 건네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번에 가이디어스에 들어오게 된 예천화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라미아라고 합니다.”

“호홋, 반가워. 나는 정연영. 앞으로 같이 지내게 될 텐데 잘 부탁해. 그런데 너희 둘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인걸… 아, 안녕하세요. 신진혁님이시죠? 부 학장님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만나봐서 반갑습니다.”

“헤헷, 고맙습니다.”

처음의 깨끗한 이미지와는 달리 마치 친구처럼, 언니처럼 두 사람의 인사를 받은 정연영 선생은 이번엔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진혁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그녀의 인사를 받은 진혁은 얼떨결에 마주 인사를 해주고는 영호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어떻게 된 일이냐는 듯이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긴? 이게 다 네 녀석의 그 엉뚱한 부탁을 들어주기 위한 거지. 참나, 기숙사에 들어갈 남녀 학생들을 같은 방에 넣어 달라니…”

진혁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과 천화와 라미아를 바라보는 영호의 시선에 고개를 돌려버리고는 다시 물었다.

“험, 험…. 너도 재들하고 같이 사흘 정도만 있어봐. 허락 안 하게 되나. 그보다 그거 하고 방금 한 말하고 무슨 상관이야?”

“쯧, 아무리 네 부탁이라지만, 보는 눈이 많은 기숙사에 함부로 저 두 아이를 동거하게 할 순 없단 말이다. 잘못하면 학부형들로부터 항의가 들어올지도 모르고. 그래서 천화와 라미아의 담임이 될 정연영 선생님이 관리하는 걸로 해서 같이 머무르게 한 거야. 사실 네 녀석 부탁만 아니었어도 어림도 없는 일이야.”

“…..훗, 머리 깨나 굴렸군. 어쨌든, 고맙다. 그럼 천화와 라미아는 중앙에 있는 선생님들 기숙사에서 지내게 되는 건가?”

“그렇지. 나머지 네 개의 동은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이 사용하고 있고, 또 남자와 여자가 같이 지내고 있는 건 중앙건물뿐이니까.”

영호의 대답에 이어 몇 가지 이야기가 더 오고 간 후에 천화와 라미아의 전공이 정해졌다. 원래는 한 달간 다섯 가지의 전공수업을 참관하고 정해야 하지만, 천화와 라미아 둘 다 할아버지로부터 전수받은 것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기에 각자 나이트 가디언과 매직 가디언으로 정해져 버린 것이다. 정하는 도중 라미아가 천화를 따라 나이트 가디언에 들겠다고 떼를 쓰긴 했지만, 들어가더라도 진혁이 확인한 천화의 실력이 뛰어나 1학년과 2, 3학년으로 학년이 나뉠 거라는 말에 기가 죽어서 물러났다. 참고로 이곳 가이디어스의 가디언 수업은 1년에 한 학년 올라가는 보통의 학교 수업과는 달리 그 능력에 따라 언제든지 학년이 올라갈 수 있다. 들어 온지 2년이 되더라도 능력이 되지 않으면 2학년, 3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능력만 된다면 들어 온지 몇 달 만에 4학년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학년 승급 시험은 한 달에 한 번 신청자를 중심으로 열리기도 하고 한 학기에 한 번씩 일괄적으로 열리기도 한다. 천화와 라미아는 각각 2학년으로 정해졌다. 천화와 라미아의 실력을 본 진혁의 말 때문이었다. 특히 진혁이 본 천화의 실력은 3학년 이상의 실력이었지만 앞으로 보름만 있으면 승급시험이 있기 때문에 그때 정확한 실력을 점검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렇게 이야기가 끝나갈 즈음이 되어서 다시 한번 수업을 끝났다는 종소리가 울렸다. 영호는 그 소리에 하던 말을 잠시 멈추고는 정연영 선생과 천화와 라미아를 바라보았다.

“반과 기숙사도 정해졌으니, 입학 문제는 끝났고…. 애들 옷이 별로 없다니까 그걸 사야겠는데… 정 선생님. 오늘 수업은 끝나셨지요?”

사실 천화와 라미아가 이곳에 온지 나흘이나 되었지만, 갑작스럽게 변한 환경과 가이스트로 오는 일 덕분에 지금 당장 입을 옷 몇 벌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도 천화는 하얀색의 면바지-중원에서나 그레센 대륙에서 입었던 옷과 비슷해서 고른 바지-와 반팔티, 라미아는 푸른색의 청바지에 반팔티로 정연영 선생과 비슷한 스타일이었다. 정연영 선생, 연영은 영호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묻는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런 그녀의 얼굴에는 즐거운 미소가 그대로 떠올라 있었다.

“네, 나머지 수업은 시리안 선생님이 맞기로 했거든요. 제가 얘들을 대리고 쇼핑이나 하고 오죠.”

연영의 말에 영호와 진혁이 품에서 지갑을 꺼내 열었다. 천화와 라미아에게 필요한 것을 사라고 돈을 꺼내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에 천화가 나서서 손을 흔들어 거절했다.

“감사하지만, 저희가 해결하겠습니다. 진혁 아저씨께는 저번에 말씀 드렸지만, 저희들도 돈이 될 만한 걸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곳에 있으려면 돈이 필요할 테니…. 그걸 처분할까 합니다. 저번엔 바빠서 처분을 못했지만 지금은 시간도 충분하니까요.”

“하긴… 앞으로 돈 쓸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정 선생님과 같이 나가서 바꿔두는 것도 괜찮지. 그런데 정말 괜찮겠나?”

“호호호… 걱정 마세요. 잘 안 되면 제가 처리하죠.”

“험, 그래요. 정 선생님이 같이 가니까. 그럼 부탁하지요. 나는 오랜만에 만난 이 녀석과 밀린 이야기나 해야겠군요.”

영호의 말에 연영은 걱정 말라는 듯이 다시 한 번 웃어 보이고는 천화와 라미아를 데리고 본관 정문을 나섰다. 교문 밖으로 나서자 천화와 라미아의 앞에 걸어가던 연영이 뒤로 돌아 천화와 라미아 사이에 서서 둘을 향해 방긋 웃어 보이며 손을 잡았다.

“담임 선생님이긴 하지만 앞으로 같이 살게 됐으니까. 그냥 친누나나 언니처럼 대해 줘. 알았지? 자, 먼저 어디로…. 아, 천화가 처분할 거라는 게 보석이지? 좋아. 내가 보석점이 모여 있는 곳을 아니까 거기로 가자…. 그런데 네가 가지고 있다는 보석 비싼 거니?”

천화는 자신의 대답은 거의 듣지도 않고 자기 할 말을 하고 라미아와 자신을 잡아끄는 연영의 모습에 불안한 한숨을 내쉬었다. 몇몇의 일을 제하고 남에게 잘 끌려 다니는 천화의 성격상 가장 반대되는 성격이 바로 지금의 연영과 같은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었다. 천화 같은 성격에 이런 류의 사람을 만나면… 거절의 말이나 자신의 의견은 꺼내보지도 못하고 상대에게 휘둘리게 된다. 실제로 중원에서 누님들에게 많이 휘둘렸던 천화였고, 그레센 대륙에서는 아프르의 부탁에 못 이겨 기사단을 훈련시켰던 천화였다.

‘아… 정연 선생님이 정말 그런 성격이면 안 되는데….’

그때 천화의 마음속 목소리를 들었는지 라미아의 말이 들려왔다.

[걱정 마세요. 천화님은 제가 지켜 드릴게요.]

하지만 그런 라미아의 목소리는 천화의 한숨만을 더 할 뿐이었다.

‘너도 문제야…. 우~ 왠지 앞으로 저 연영이라는 선생님과 내가 휘둘러야 할 라미아에게 휘둘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하지만 만약 그렇게 될 것 같으면 이곳에서 나가 버릴 거란 생각을 하며 연영이 이끄는 대로 따라 가는 천화였다. 연영을 따라 40분 가량을 택시를 타고 천화와 라미아가 도착한 곳은 엄청난 많은 사람들과 상가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명동. 그 명동의 거리 중에서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보석 가게가 줄을 서 있는 곳에서 내렸다. 그리고 천화에게서 비싼 보석이라는 말을 들은 연영은 주저하지 않고 그 많은 가게들 중 가장 고급스러워 보이는 곳 중 한 곳으로 앞장서서 걸어갔다. 가게는 입구부터 검은색의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연영 등이 다가가자 유리로 장식된 문이 휘이잉 소리와 함께 부드럽게 열렸다. 가게 안은 상당히 밖에서 본 대로 엄청나게 호화스러웠는데 둥근 가게 안에 다섯 개의 각진 진열대를 갖추고 있었고, 각각의 진열대 뒤로 한 명씩의 정복을 걸친 여성과 남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개중에 두 개의 테이블 앞에는 이미 손님이 자리하고 남녀 점원의 설명을 듣고 있었고 나머지 세 명의 점원이 들어서는 일행들을 맞아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처음의 인사뿐이고 천화와 연영 등의 모습을 본 점원들은 곧 자신들이 하던 일들로 시선을 돌려 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천화들이 입고 있는 옷은 나머지 두 개의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는 손님들과는 달리 돈이 별로 들지 않는 옷이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비싼 보석을 구입할 손님들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점원들의 무시에도 연영과 천화, 라미아는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마치 보지 못한 사람들처럼 정면에 있는 여성 점원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그 점원은 무언가 기록하던 것을 멈추고 점원으로서 교육받은 미소를 뛰어 보였다.

“저희 ‘메르셰’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앉으십시오. 뭔가 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신가요?”

점원의 말에 자리에 앉은 연영이 대답했다. 하지만 연영도 여성이기에 계속해서 바로 앞 진열대에 놓여진 보석들로 눈이 가고 있었다.

“아니요. 저희는 보석을 처분할까 해서 찾아 왔어요.”

“아, 그러시군요. 저희 ‘메르셰’에서는 품질에 따라 최상의 가격으로 거래하고 있습니다. 그럼 처분하고 싶으신 보석을 보여 주시겠습니까?”

하지만 점원이 말하는 중에 진열대로 완전히 시선이 돌아가 버린 연영은 점원의 말을 듣지 못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점원이 다시 한번 불러보았지만 이번에도 연영은 점원의 말을 듣지 못했다. 옆에 앉아 있던 천화는 그런 모습을 그럼 그렇지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고는 주위의 보석을 보고 미리 골라놓은 보석을 점원에게 내밀었다. 주위의 보석이 대개 색이 없고 투명한 금강석이었기에 그것과 같은 종류로 꽤나 맘에 드는 모양의 보석이었다.

“훗, 죄송합니다. 여기 보석이 너무 화려해서 그러는 모양이네요. 이게 처분할 물건입니다.”

“…. 아, 아니요. 전혀…”

천화는 생각 없이 싱긋 웃어 보이는 천화의 모습에 연영을 바라보던 여 점원이 얼굴을 사르르 붉히며 천화가 건네는 보석을 건네 받았다. 하지만 곧 이어 두 사람의 얼굴이 굳어져 버렸다. 물론 각자 다른 사정이 있었는데, 천화는 옆에 앉아 있는 라미아의 시리다 못해 짜릿한 시선 때문이었고 점원의 경우에는 자신의 손에 올려진 보석 때문이었다. 그녀의 손위에 올려진 것은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맑고 투명한 네모난 모양의 다이아몬드였는데, 특이하게 다이아몬드의 표면위로 높은 산과 그 위를 떠도는 몇 마리의 세가 섬세하게 양각되어 있었는데 드워프의 실력인지 마법인지 그 모습은 한 폭의 명화와도 같았다.

“자,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손님.”

잠시 넋이 나간 듯이 천화가 건넨 다이아몬드를 바라보던 점원이 조심스럽기 그지없는 손길로 손에 든 보석을 내려놓더니 가게의 한쪽에 있는 우아한 모양의 문을 향해 뛰는 듯한 걸음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옆에 있던 라미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드님… 아니, 천화님…. 제가 옆에 있는데 다른 여자를 유혹하시는 거예요?”

“유, 유혹이라니? 내가 언제 누굴?”

“방금 그 여자가 얼굴 붉히는거 못 보셔서 그래요?”

“그게 왜 내가 유혹 한거야.”

“그게 아니면요. 뭣때문에 얼굴을 붉혀요.”

그렇게 유치한 두 사람간의 다툼은 점원이 들어갔던 문으로 검은 색 정장을 걸친 30대의 이지적인 분위기의 여성이 나올 때까지 계속되었다. 아까의 생각과는 달리 벌써부터 라미아에게 휘둘리고 있는 천화였다.

“기다리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저는 이곳의 주인인 고은주라고 합니다. 좀 더 편안한 자리로 옮기시 겠습니까.”

점원과 함께 세 사람 앞으로 다가온 여성의 말에 천화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 말에 지금까지 보석에 눈이 팔려 있던 연영도 무슨 이야기냐는 듯이 고개를 들었다.

“아니요. 번거롭게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보다 이곳에서 바로 처리 해주셨으면 하는데…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네, 손님께서 그러길 원하신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요. 음, 이것이 손님께서 처분하시려는 물건이군요. 신성균씨. 이 보석 감정 해주세요. 빨리요. 그리고 주련씨는 손님 분들께 차를.”

고은주라는 여성의 말에 따라 한쪽에 서있던 남자와 일행들을 맞이했던 여 점원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는 다시 천화에게 시선을 돌렸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리고 손님께서 가지고 계신 보증서를 보여 주시면 더욱 감정하기가 쉬울 듯 한데요.”

“…. 보증서라니요?”

빨리 처리하고 다른 곳을 둘러보려고 생각하고 있던 천화는 생각지도 않은 그녀의 말에 무슨 말이냐는 듯이 되물었다. 하지만 고은주는 이런 천화의 반응이 오히려 당황스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때쯤 처음부터 매달고 있던 웃음을 그대로 매단 연영이 두 사람의 대화 사이로 끼어 들었다.

“아, 죄송합니다. 저는 가이디어스의 스피릿 가디언 정연영이라고 해요. 여기 천화는 지금까지 산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보증서가 없어요. 대신 제와 가이디어스의 부 학장님께서 보증을 서겠습니다.”

고은주는 연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진열대 밑의 서랍에서 무언가 종이를 꺼내 연영에게 내밀며 싸인을 부탁했다. 고은주 그녀도 가이디어스에 대해 알고 있기에 그곳의 부학장이 보증을 선다는 말에 충분히 만족을 한 것이었다. 그때 주련이라는 여직원이 차를 받쳐들고 왔다. 그리고 잠시간의 시간이 지난후 신성균이라는 직원이 검은 천이 올려진 은쟁반에 천화가가 건네었던 다이아몬드와 무언가 적혀있는 네 모난 종이를 가져왔다. 고은주는 자신의 앞에 놓이는 은쟁반에서 그 종이를 들어 읽어보고는 천화들을 바라보았다.

“네, 보석에 대한 감정이 나왔습니다. 5부로 해서 57캐럿의…….”

“오, 5…7 캐럿이라구요!!!”

“네, 57캐럿입니다. 거기에 불순물도 거의 썩여있지 않은 최상품입니다. 거기다 다이아몬드의 섬세함 양각문양까지 한다면… 정말 저희 ‘메르셰’에서 처분하시겠습니까? 처분하신다면 저희야 좋지만, 이 정도의 물건이라면 경매에 붙이시면 더욱 좋은 가격을 얻을 수 있듯 한데…”

그 말에 엄청난 캐럿 수에 멍해 있던 연영이 가격을 물었다. 처분하려는 보석점의 주인이 경매에 붙이라는 말까지 하다니 가격이 궁금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어 고은주라는 여성을 통해 들은 보석의 가격에 연영은 입을 따악 벌려야 했다.

“보석에 대한 저희 ‘메르셰’의 감정가는 10억 입니다. 하지만 경매에 붙이신다면 다이아몬드에 양각된 세공 때문에 더욱 높은 가격도 기대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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