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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193화


린스의 짜증을 뒤로, 리오는 자신의 ‘짐’을 풀고 산발인 자신의 머리를 약간 위쪽으로 묶어 올렸다.

그리고, 몇 초가 지난 후에 리오는 아까 전의 리오와 영 딴판의 사람이 되었다. 약간 두꺼운 회색 망토에, 약간 큰 대검 하나와 얇고 긴 소검을 장비한… 그것이 원래의 모습인 것만 같은 멋진 모습이었다.

그가 도착했을 때, 그의 시선에 비춰진 건 전갈형 마물 <포클레우스>에 의해 궁지에 몰린 부녀자들이었다.

“키이이이잇!”

포클레우스의 꼬리 끝에 달린 집게는 부녀자들을 사정없이 공격하였고 벌써 몇 명의 사람들은 그 집게에 의해 피를 흘리며 쓰러진 상태였다. 부녀자들의 대부분은 각각의 가족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작별 인사를 고하는 듯했다.

“멈춰라!”

달리던 리오는 크게 소리치며 포클레우스를 향해 강하게 대시하였고 포클레우스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리오의 살기를 느낀 듯 급히 방향을 전환하고 집게를 뻗어 리오를 견제하려고 했다.

리오는 포클레우스의 집게가 움찔거리자마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두 개의 검 중 보라색의 검을 뽑아 들며 소리쳤다.

“쓸데없는!”

순간, 날카로운 보라색의 검광이 포클레우스의 집게를 등분시켰고 잘려진 집게는 녹색의 체액을 뿜으며 땅에 떨어졌다.

“키이이이익!”

집게가 잘린 고통에 포클레우스는 미친 듯이 리오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리오는 씨익 웃으며 자신의 검을 반대로 돌려 움켜쥐고 소리쳤다.

“가랏! 지뢰 자르기!”

기합성과 함께 리오는 검을 지면에 강하게 꽂아 넣었고 그것이 발생시킨 강렬한 충격파는 지면을 사납게 긁으며 포클레우스에게 향하였다.

“키아아아악!”

충격파를 정면으로 받은 포클레우스의 몸은 몸이 갈리는 음산한 소리, 그리고 처절한 비명과 함께 체액을 사방으로 내뿜으며 산산조각이 났다. 포클레우스의 체액이 묻은 몸 조각은 약간씩 움찔거리다가 곧 돌처럼 굳어져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부녀자들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벌어진 그 놀라운 활극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이야기책에나 나올 법한 ‘정의의 기사’가 나타난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정의의 기사’는 유감스럽게도 입이 매우 거칠었다.

“죽기 싫으면 거기 가만히 있어요 아줌마들!”

‘아줌마’들은 인상을 쓸 여유도 없었다. 곧바로 또 다른 포클레우스 두 마리가 지면을 뚫고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리오는 입맛을 버렸다는 듯 땅바닥에 침을 뱉으며 내뱉었다.

“젠장, 도대체 몇 마리야!”

빠른 속도로 두 개의 집게가 리오의 몸을 노렸고 리오는 간단히 집게들을 피하며 포클레우스 한 마리의 머리 위로 뛰어올랐다.

“죽어라!”

리오는 자신의 보라색 검으로 묵직하게 생긴 포클레우스의 머리를 강타하였고 머리를 보호해주는 외골격이 깨진 틈으로 녹색의 체액이 분수처럼 공중으로 치솟았다.

“으읍….”

멋진 장면이긴 했으나 정작 보고 있는 부녀자들의 속은 분출되는 체액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결국 뒤틀리기 시작했다.

포클레우스의 생명력은 의외로 대단했다. 머리가 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괴물의 몸은 끝까지 리오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머리가 온전할 때보다 더욱 사나운 공격을 펼치는 듯했다.

“치잇!”

결국 구석에 몰리게 된 리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양손을 이리저리 교차하여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5급, <익스플로즌>!”

순간, 머리가 깨진 포클레우스의 등 위에 리오가 만든 마법진이 전개되었고 발동된 마법의 힘에 의해 포클레우스의 몸은 대기의 압력에 의해 폭발하여 산산조각이 났다. 폭발과 동시에 주위엔 포클레우스의 체액이 튀었고 가까이 있던 리오 역시 그만 체액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이런!”

끈적끈적한 체액은 리오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데 충분했고 그 사이 동료를 잃은 포클레우스의 집게가 빠르게 리오를 공격해왔다.

“허업!”

공격을 당하는 찰나, 리오는 자신의 몸에 축적된 기를 강하게 분출시켰고 그 충격파는 리오의 몸을 뒤덮고 있던 체액과 공격해 들어오던 집게를 단숨에 날려 버렸다.

“키이이잇!”

집게가 박살 난 포클레우스는 전의를 상실한 듯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리오는 한숨을 쉰 후 자신의 검을 거두었다. 그리고 자신이 왔던 방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 올 때가 되었군.”

리오는 자신의 망토를 벗어 처음처럼 두 개의 검을 둘러싸고 묶어 올렸던 자신의 머리를 재빨리 풀었다. 그런 그의 행동은 부녀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지만 아무도 리오에게 직접 묻는 이는 없었다.

곧, 숨을 헐떡이며 린스와 케톤이 도착하였고 그들은 산산조각이 난 두 마리의 포클레우스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리고 포클레우스의 껍질과 녹색 체액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소리쳤다.

“이, 이것은 설마 마물 포클레우스? 어째서 이 고대 괴물이 이런 곳에 있는 거지?”

그 말을 들은 리오는 흠칫 놀라며 케톤에게 물었다.

“고대 마물이라고?”

케톤은 포클레우스의 껍질과 체액을 만져본 후 확실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틀림없습니다. 조부께 가르침을 받았을 때 고대 마물의 기록에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1000년 전에 멸종되었다고 들었는데 이상하군요.”

린스는 짙은 푸른색을 띠고 있는 자신의 큰 눈을 껌뻑이며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자, 잠깐. 고대 마물이라고 치고 이 괴물 단지를 누가 이렇게 만든 거지? 고블린보다는 강하게 보이는데?”

린스의 말을 들은 부녀자들 사이의 한 여자아이가 손가락으로 리오를 가리켰고 리오는 아차 하며 그 아이에게 봐달라는 눈짓을 보내었으나 린스와 케톤이 봐버린 후였다.

“저, 정말이에요 리오? 당신이 이 거대한 괴물을 두 마리나 물리쳤나요?”

케톤은 더욱 놀랐다는 듯 눈을 커다랗게 뜨고 리오를 바라보았고 린스는 의심이 어린 눈초리로 리오를 쏘아보았다.

“… 도대체 누구지 넌?”

린스의 날카로운 질문에 리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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