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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204화


노엘과 케톤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나는 듯이 뛰어오른 그 사나이를 본 순간 정신이 멍해짐을 느꼈다. 분명히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지 않은 이상 그 정도의 도약은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오는 검을 크라켄의 둥그런 머리에 향하게 하고서 기합성과 함께 괴물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간다! <플랫쉬 블레이드>–!!!”

“–!!!”

마법검 썬더 시리즈에 의한 리오의 기술 플랫쉬 블레이드가 머리에 꽂힌 순간, 크라켄의 몸은 벼락을 맞은 문어처럼 뒤틀리기 시작했고 곧 거대한 스파크가 크라켄의 몸을 감쌌다. 뇌력의 힘에 의해 전신이 흑색으로 변하며 타버린 크라켄은 눈을 허옇게 뒤집은 채 물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마법검의 마력을 전부 크라켄의 몸에 주입시킨 리오는 크라켄이 가라앉기 직전 몸을 날려 노엘의 배에 다시금 가볍게 올라탔다.

“좋아! 나머진 노엘과 케톤이 처리해요!!”

노엘은 그 말을 듣고 정신을 겨우 차리고 크라켄 세 마리에 의해 감싸인 상선을 향해 배를 고속으로 몰기 시작했다. 약간 거리를 두고 배를 정지시킨 노엘은 안전벨트를 풀고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에… 그러니까 썬더 시리즈(뇌격계) 5급 이상을 쓰라고요? 그럼…!”

노엘은 양손을 앞으로 펼치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뇌격계 마법은 자연 상태의 번개처럼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치긴 하지만 공기 중에 있는 전기력을 마력으로 모아 내려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름이 없어도 상관은 없다. 물론 구름이 가득 낀 날이면 뇌격계 마법의 효과는 더 크다.

꽤 시간이 걸려 마법진을 완성한 노엘은 한숨을 한번 쉰 후에 마법을 발동시켰다. 리오는 노엘의 마법이 발동되는 순간 그녀의 마력에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보통 때의 약 다섯 배… 이 아줌마도 만만치 않은 걸?’

“5급, <썬더즈>–!!!”

곧, 마력으로 인해 하늘에서 뭉친 뇌력의 구체에선 보통의 번개 이상의 굵기를 가진 낙뢰가 크라켄들에게 떨어졌고 스파크에 휩싸인 크라켄들은 여덟 개의 다리를 쫙 펴며 상선에서 하나씩 떨어져 나갔다.

“좋았–어!!!”

물속에 힘없이 빠져가는 크라켄들을 본 노엘과 케톤은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 치며 기뻐하였다. 리오는 한숨을 후우 쉬며 배의 좌석에 앉아 돌아갈 때까지 잠시 쉬기로 생각했다.

“…?”

그러나, 상선 선원들의 환호성과 노엘, 케톤의 기쁨 사이로 리오는 이상한 낌새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조용히 자신의 눈을 굴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닷속은 아니었다. 근처의 공중 어디엔가에서 강한 마력이 뿜어지고 있었다.

「후후후후후… 이것이 노엘·메이브랜드의 마력이었군, 듣던 대로 굉장한데…?」

갑자기 하늘을 울리는 목소리가 바다 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꽤나 큰 소리여서 선원들은 귀를 막았고 리오 등은 인상을 찡그린 채 주위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누구십니까! 나와주세요!!!”

노엘은 자신의 안경을 고쳐 쓰며 배의 좌석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전음’이에요, 애써서 찾을 필요는 없어요.”

리오는 노엘의 황색 바지를 슬쩍 잡아당기며 말했다. 그러나 기로 상대방에게 음성을 전달하는 `전음’이 뭔지 그녀가 알 턱이 없었다. 케톤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후후후… 한번 인사나 해 볼까?」

다시 한번 공중에 울려 퍼진 그 말과 동시에, 노엘의 배와 부서진 상선 사이에 빛과 여성이 나타났다. 공중에 붕 떠있는 그녀는 몸에 착 달라붙은, 야하다고 불러도 틀린말이 아닌 검은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회은색의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두 개의 뿔은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나의 이름은 라기아, 마동왕의 명에 따라 너희들을 없애러 왔다… 호호홋!」

“마동왕!?”

케톤과 노엘은 마동왕이란 이름을 듣고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벌써 여기까지 알아버린 것인가…? 라기아는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의 한 손에 광탄을 만들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인사나 하려 했지만 노엘 당신이 너무 미인이라서 말이야… 죽어줘야겠어…!」

그녀의 손에서 떠난 광탄은 빠른 속도로 노엘의 배를 향해 날았고 갑작스러운 기습을 받은 노엘과 케톤은 그 상황에 반응할 수 없었다.

“아아앗–!!!”

바로 그 순간, 그들 사이에서 검은색의 그림자가 그들의 앞으로 튀어나오며 소리쳤다.

“쓸데없는–!!”

리오는 오른손으로 날아오는 조그만 광탄을 공을 받듯이 잡아버린 후 그대로 터뜨려버렸다. 라기아는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일에 당황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아, 아니!? 나의 공격을 한 손으로–!?」

리오는 자신의 손을 툭툭 털면서 라기아를 향해 씨익 웃어 보였다.

“훗, 노엘 아주머니보다 이름도 없는 내가 너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노엘 선생이 맞는다고 끄떡이나 할 것 같나? 어디 다른 재주를 피워 보시지…?”

라기아는 리오의 놀리는 듯한 말투에 미간을 찡그리며 자신의 양손을 공중에 들어 올렸다. 아까와는 다른 차원의 마력이 라기아에게 뿜어지는 것을 리오는 느낄 수 있었다.

「깨끗이 없애 버리겠…!」

그 순간, 라기아의 눈앞에 붉은색의 장발이 너울거렸다. 곧, 그녀의 왼쪽 어깨에서부터 복부까지 디바이너의 보라색 검광에 의해 상처가 났고 라기아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튕겨져 날아갔다.

「캬아아아앗–!!!」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지르며 바닷속에 빠질 뻔한 것을 겨우 멈춘 라기아는 붉은색의 광채가 뿜어지는 눈으로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리오를 쏘아보았다. 리오는 다시 배 위에 착지하고 자세를 취하며 라기아를 여유있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훗, 방심은 금물이야.”

그러나, 깊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라기아는 곧 빙긋 웃으며 몸을 곧게 폈다. 놀랍게도 그녀의 상처는 연기가 잠시 나더니 언제 잘렸냐는 듯 깨끗이 회복되었다. 노엘과 케톤은 당황함이 가득한 눈으로 라기아를 바라보았다. 라기아는 자신의 회은색 머리를 살짝 쓸며 리오들에게 다가왔다. 반면 리오는 디바이너를 거두며 팔짱을 끼었다.

「의외의 녀석이 나의 일을 방해했군. 하지만 괜찮아… 마동왕은 천천히 너희들을 처리하라고 했으니까. 어쨌든 기억해둘 인간이 하나 늘었군, 이름이 뭐지 빨간 장발, 가까이 보니 꽤 훌륭한데…?」

라기아는 그녀의 가녀린 손가락으로 리오의 턱과 목을 일직선으로 내려 그으며 매혹이 담긴 눈빛으로 리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리오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훗, 리오·스나이퍼라고 한다 섹시한 마녀….”

라기아는 리오에게서 손을 떼고 주문을 짧게 외웠다. 공간 이동의 주문이었다.

「리오·스나이퍼… 나중에 다시 만날 땐 오늘 같지는 않을 거야, 호호호호홋… 그럼.」

짧은 말과 함께 빛에 둘러싸여 라기아가 사라지자 노엘과 케톤은 긴장이 풀어진 듯 한숨을 쉬며 몸을 좌석에 의지해 뒤로 젖혔고 리오는 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몸을 풀며 중얼거렸다.

“마동왕이라… 누군지 몰라도 재주 하나는 좋은가 보군. 고대 마법서에나 쓰여있을 고위 마녀를 세상에 불러내다니… 재미있는데?”

리오의 펄럭이는 망토와 긴 장발 사이로, 일행의 힘든 하루는 붉은색의 석양과 함께 지고 있었다.

마동왕의 힘이란 수수께끼를 리오의 머릿속에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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