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207화
사이크롭스의 거대한 곤봉은 사정을 봐주지 않고 수수께끼 미녀가 서있는 장소를 가로질렀고 그녀는 빠른 몸짓으로 그 공격을 피해 나갔다. 방어라도 하는 날엔 팔이 날아갈 게 뻔한 굉장한 파워의 공격이 분명했다.
“흥, 힘만 쎈 게!!”
한 번의 큰 공격을 피한 그녀는 5미터는 족히 넘을 사이크롭스의 머리까지 뛰어오른 후 공중 돌려차기로 거인의 머리 급소를 정확히 가격하였다.
“아앗–!?”
그러나, 두상에까지 발달되어 있는 사이크롭스의 근육에 의해 그녀는 튕겨져 날아가고 말았다. 겨우 중심을 잡고 바닥에 착지한 그녀는 뒤로 강하게 재주를 넘으며 재차 날아오는 사이크롭스의 공격을 피하였다.
“이잇! 칼만 있다면 어떻게 해볼 텐데…!!”
안타까운 표정으로 사이크롭스의 터질 듯한 근육을 바라보며 그녀는 그 거인의 뒤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거인을 보고 몸서리를 쳤다.
“우리에게 반항하는 인간이 또 있나 친구…?”
약 3미터는 될 것 같은 검을 거머쥔 거인이었다. 상황은 맨손인 그녀에게 점점 불리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은 듯 품속을 뒤져 노란색의 직사각형 종이 한 개를 꺼낸 뒤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낸 후 그것으로 이상한 문형을 노란 종이 위에 써 내려갔다. 그리고 그것을 곤봉을 든 사이크롭스에게 던진 후 손가락을 이리저리 교차시키며 주문을 외웠다.
“…이것을! <굉염초래(宏炎招來)>!!!”
그녀의 손을 벗어나 사이크롭스의 복부에 붙은 그 종이는 그녀의 주문에 따라 폭발하듯 타오르며 거인의 몸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거인은 불을 끄려고 몸을 바닥에 비비고 뒹굴어 보았으나 허사에 불과했다.
“크우우우우우…!!!”
긴 비명과 함께 움직임을 멈춘 동료를 바라본 사이크롭스의 외눈은 분노에 일그러졌고 결국 마구잡이로 건물 등을 파괴하며 진홍색 머리의 여자에게 돌진하였다. 비장의 기술을 소모해버린 그녀는 하는 수 없이 항구 쪽으로 몸을 피하기 위해 몸을 달렸다.
“제, 젠장!! 노엘 선생님께 도움을 청해야…!!”
꽤나 빠른 그녀의 다리를 따라잡지 못하자 사이크롭스는 검을 바닥에 꽂아놓고 건물의 파편들을 들어 그녀가 도망친 지점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자체의 무게와 거인의 상상을 초월한 완력이 실린 파편의 위력은 실로 엄청났다. 하프 메테오에 비유하면 될까…?
“저런 무식한… 아앗!!”
뒤에서 날아오던 돌들을 피하며 내달리던 그 미녀는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뒤로 튕겨져 쓰러지고 말았다. 그녀는 둔부를 쓰다듬으며 자신과 충돌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뭐예요 당신! 사람이 도망치는 걸 뻔히 알면서 그곳에 있는 건… 아니!?”
그녀와 충돌한 사나이는 미안한 듯 그녀를 일으켜주기 위해 손을 내밀고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반가움이 섞인 목소리로 놀라며 자신을 알아보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 날 아나요?”
그녀는 그 사나이의 넓은 가슴을 손으로 팍 치며 경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리오! …아, 당신은 절 모르시겠군요. 그럼 인사해요, 전 <케이·첸>. 레이의 언니에요.”
사나이-리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눈동자 색과 머리색을 제외하고 얼굴이 레이와 거의 비슷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했다.
“아, 그렇다면 반갑습니다…만 한 번도 집에서 뵙지 못한 것 같은데요?”
그 질문에 케이는 그냥 웃을 따름이었다.
“훗, 나중에 알게 되실 거예요. 그건 그렇고요… 피해요옷!!!”
케이의 말과 동시에 리오는 몸을 재빨리 뒤로 젖혔고 둘이 서있던 장소엔 건물의 파편으로 보이는 거대한 돌덩이가 날아와 박혔다. 리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돌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았고 그의 표정은 일순간 굳어지고 말았다.
“…저 덩어리는 뭐죠?”
황당한 표정의 리오를 본 케이는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중요한 건 우리랑 그리 친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거인이라는 거예요.”
리오는 표정을 풀고 고개를 끄덕였고 디바이너를 뽑아 자신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씨익 웃었다.
“과연… 그런 것 같군요. 제가 저런 녀석과 몇 번 대결해봐서 아는데 안심하고 제가 지시하는 대로 따라 주세요. 알았죠?”
케이는 윙크를 하고 엄지손가락을 펴 보였다.
“알았어요! 잘 부탁해요 리오!”
그들이 여유롭게 대화하는 동안, 외눈박이 사이클롭스는 그들의 앞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 사이크롭스는 눈을 찡그리며 고래고래 소리치기 시작했다.
“하찮은 인간들! 둘이 나에게 덤빈다고 상황이 바뀔 것 같으냐!! 내 친구의 복수다 아아앗–!!!”
거인의 손에 들려있는 대검이 둘을 노린 채 강하게 파고들었고 리오와 케이는 다시 그 공격을 피하였다. 리오는 수신호로 자신은 사이크롭스의 오른쪽으로 갈 테니 당신은 왼쪽으로 자신보다 먼저 들어가라고 케이에게 신호를 하였다. 케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리오보다 먼저 사이크롭스의 왼쪽으로 전력 질주를 했다. 사이크롭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케이를 내려다보았고 곧 검으로 내려칠 기세를 비추었다.
“죽어라아아앗–!!!”
파아악!!!
기합이 담긴 거인의 팔 동작과 동시에, 거인의 종아리에 강렬한 충격이 전해져 왔고 거인은 중심을 잃으며 뒤로 비틀거렸다.
“으읏!?”
짧은 비명과 함께 뒤로 쓰러질 뻔한 것을 겨우 멈춘 거인은 자신의 뒤쪽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그곳엔 쥐 한 마리조차 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곧바로, 제2차의 충격이 거인의 종아리를 강타했고 결국 거인은 손을 휘저으며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콰아아앙!!
지축이 울리는 굉음과 함께 쓰러진 거인의 머리 위로, 검을 든 한 사나이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하아아앗–!!!”
곧, 보라색의 검광이 사이크롭스의 두꺼운 목을 가로질렀고 더러운 검붉은색의 피가 바닥과 공중으로 용솟음쳤다. 아무리 고대 거인 종족인 사이크롭스라 할지라도 머리가 날아간 이상 죽는 것은 확실했다.
“훗, 간단하지.”
디바이너에 묻은 피를 닦으며 중얼거린 리오를 본 케이는 순간 섬찟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그녀 자신은 리오의 말 그대로 달린 것뿐, 한 일이 없었다. 5미터는 가볍게 넘는 것이 분명한 덩치를 보통보다 약간 큰 사람이 다리 후리기 두 방으로 쓰러뜨리는 것은 가공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 어떻게 한 거죠 도대체!?”
리오는 하얗게 질린 케이의 얼굴을 바라본 후 디바이너를 집어넣고 말했다.
“이 녀석은 외눈박이라 시야가 인간보다 한정되어 있지요. 한쪽 방향을 쭉 바라보게 되면 반대편 방향은 전혀 볼 수가 없어요. 게다가 행동이 느리니 시야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물리치는 건 어렵지 않아요.”
과연 하며 고개가 끄덕여질 만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케이가 바란 대답은 아니었다.
“말고요, 어떻게 거인의 다리를 쳐서 쓰러뜨릴 수 있었죠? 보통의 힘으로는 충격조차 가하기 힘든데…?”
리오는 그 말을 듣고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훗, 나중에 알게 되실 거예요.”
아까 리오에게 자신이 한 말과 같은 말이었다. 케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명랑하게 웃어 보였다.
“호호호홋… 그럼 이걸로 비긴 셈이군요. 좋아요, 그럼 저 좀 도와주실래요? 아직 도시 안에 마물들이 많으니까요. 경찰만으로는 부족할 거예요.”
“흐음… 그럼 먼저 가시죠 아가씨. 제가 따르지요.”
리오는 팔을 펴 그녀에게 먼저 가라는 행동을 취하였다. 케이는 곧바로 도시 안을 향해 뛰기 시작했고 리오 역시 그녀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