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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238화


“예?”

레이는 노엘이 잔뜩 고심하는 표정을 지은 채 자신에게 말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노엘은 손과 고개를 동시에 저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아니에요, 맘에 두지 말아요 첸 양. 잠을 한번 편안히 자 보도록 해봐요.”

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간단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자신의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노엘 역시 자리에 누우며 이리저리 생각을 해 보았다.

“성격만 곧지 않았으면 그 남자 천하의 바람둥이가 될 뻔했잖아? 하여튼 대단한 사람이야….”

노엘과 레이의 방 불이 꺼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리오 방의 불도 꺼졌다.

일행이 곤히 잠들어 있는 여관의 지붕 위엔, 한 여인의 늘씬한 그림자가 달빛을 뒤로 한 채 서 있었다. 인간이라고는 할 수 없는 요사스러운 아름다움을 풍기는 마녀, 라기아였다.

「호호호홋… 겨우 찾았군 린스 공주. 그리고 미남 걸림돌…. 근데 어쩌지? 전부 자고 있으니 말이야, 흐음… 마귀 삼인중, 무슨 방법 없겠니?”

그녀의 말과 동시에, 라기아의 그림자에서 세 개의 또 다른 그림자가 번개같이 튀어나와 그녀의 주위에 나타났다. 셋은 하나같이 큰 낫을 들고 있었다. 각자의 얼굴엔 흰색, 회색, 은색의 가면을 쓰고 있어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고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있어 달빛이라도 없었다면 마치 가면이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켜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들이 바로 마녀 라기아의 친위대, <마귀 삼인중>이었다.

회색의 가면을 쓰고 있는 마귀는 무슨 생각이 있는 듯, 라기아에게 다가가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말을 다 들은 라기아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호오~ <나이트 메어>를 쓰잔 말이지? 하지만 적당한 대상이 없잖아, 린스 공주는 마동왕께서 후에 이용할 가치가 있다며 털끝 하나 건들지 말라 하셨고, 리오란 녀석은 뭘 생각하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정신 무장이 단단한 녀석이야. 남은 건 노엘, 케톤, 그리고 그 이상한 옷의 동방 계집, 이렇게 셋인데 그 셋은 나이트 메어를 걸어봤자 쓸 효용가치가 없다고. 다른 방법은 없는 거야?」

라기아가 반대를 하자 의견을 낸 마귀는 손가락을 좌우로 저어 보이며 다시 라기아에게 속삭였다.

「노엘을? 그 여자는 리오 녀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 조종해도 소용없을 텐데?」

마귀는 계속 의견을 말했다. 잠시 후, 라기아의 얼굴엔 회심의 미소가 돌았고 그녀는 그 마귀의 가면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한 번 해봐서 나쁠 건 없겠지. 좋아, 나이트 메어 사용을 허가한다 마귀 삼인중! 목표는 노엘·메이브랜드!」

마귀 삼인중은 몸을 숙여 라기아에게 인사를 한 후 여관 안에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라기아는 요염한 미소를 띄우며 여관을 내려다보았다.

「나이트 메어… 내가 걸렸어도 자살하고 그만둘 정도의 괴로운 마법이지. 노엘·메이브랜드, 과연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후후훗… 호호호호호홋–!!!”

라기아의 광소와 함께, 리오 일행의 고비는 시작되는 것이었다.


8장 <나이트 메어(악몽)>

로드 덕과 얘기를 마친 케톤은 쓸쓸히 밤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로드 덕에게 들은 이야기가 너무나도 놀라운 것이어서 그는 멍한 상태로 여관을 향해 가는 것이었다.

“…내가 예측한 마동왕의 생각은 이런 것이라네, 이 일만은 절대 막아야만 하네. 그쪽 세계도 그렇고, 이 세계도 그렇고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떨어진 탓에 서로의 문화적 충격은 대단할 걸세. 서로가 살아남을 수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말이야. 아, 내가 고대 문헌을 뒤적거리다가 찾은 문구가 또 하나 있다네. 신이 만들었다는 일곱 명의 전사 내지는 기사들의 내용이었지. 강대한 힘을 가지고 신의 일을 대신 처리하는 젊은이들이라는데, 나조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나타났다는 문헌도 없었기에 이건 별로 마음에 두진 말게나. 그리고….”

등등이었다.

케톤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하아– 로드 덕님이 말씀하신 일은 거의 맞아떨어졌으니 정말 큰일이군. 진짜 여신들이 나타난다면 내 실력으론 어림도 없을 텐데… 그분이 말씀하신 가즈 나이트란 사람들이 나타난다면 모를까. …숙소에나 들어가자, 늦었으니 리오 씨에게 말 좀 들을지 모르겠는데?”

여관의 로비엔 아직 불이 꺼지지 않았다. 피곤한 듯 흐느적거리며 여관문에 손을 가져가던 케톤은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어 여관 위를 바라보았다.

“…아앗!? 너, 너는–!!!”

케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지붕 위에 올라가 있는 여자를 향해 소리쳤고 지붕 위의 여자, 라기아 역시 흠칫 놀라며 케톤을 내려다보았다.

「음? 케톤·프라밍!? 흐음… 호호호호홋, 들켰으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일은 다 끝났어. 자, 나오너라 마귀 삼인중!!」

그녀의 명에 따라 여관 안에 침투했던 마귀 삼인중은 지붕 위로 불쑥 솟아 오르며 라기아의 주위를 보호하듯 둘러쌌다. 갑자기 나타난 마귀 삼인중을 본 케톤은 살짝 뒷걸음질을 치며 레드 노드를 뽑아들고 전투 태세를 취하였다.

“무, 무슨 짓을 한 거냐 라기아!! 설마 공주님께…!?”

라기아는 입을 가리고 케톤을 비웃기 시작했다.

「호호호호홋…! 린스 공주를 노렸다면 공주의 목숨은 너희들이 레프리컨트 왕국 수도를 떠나기 훨씬 전에 없어졌을 거다. 그러다 너희들이 도망친 걸 안 후에 목숨을 노려볼까 하다가 리오란 녀석이 등장하면서부터 뒤틀렸지. 지금은 다른 사람을 노리고 있다. 아, 그렇게 된다면 네가 좀 서운할 것 같은데? 왕국 제2의 실력을 가진 기사 케톤·프라밍을 무시하면 안 되지. 호호호… 마귀 삼인중, 천천히 데리고 놀아라. 호호호호호홋…!」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귀 삼인중은 공중으로 치솟았고 곧바로 케톤의 주위에 착지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거대한 낫을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세 명의 연속 공격이 들어와서 그런지, 케톤은 방어하는 데 급급했고 점점 구석에 몰렸다.

“이런–!!”

마귀 삼인중과 일대일 대결을 해도 케톤은 자신이 없을 것 같았다. 라기아의 직속 부하라 그런지 그들 셋은 엄청난 실력과 마력을 겸비하고 있었다. 마귀 삼인중의 거대 낫이 동시에 케톤의 심장을 노리고 들어오자, 케톤은 온 신경을 집중해 낫들의 틈을 찾아내어 그 사이로 빠르게 몸을 굴렸다. 삼인중의 낫은 지면에 박혔고 케톤은 자세를 바로 하기도 전에 레드 노드로 삼인중 중 한 명의 다리를 후려쳤다.

“–!!”

아쉽게도 마귀의 다리는 레드 노드의 칼 등에 가격되었고 다리를 맞은 마귀는 약간 몸을 비틀거렸다. 자세를 바로 한 케톤은 레드 노드를 잡은 손에 자신의 힘을 몽땅 불어 넣었고 레드 노드의 날은 곧 선홍색의 검광을 내뿜기 시작했다.

“타아아앗–!!!”

케톤이 빠르게 휘두른 레드 노드는 중심을 잃은 마귀의 몸을 대각선으로 갈랐고 공격을 받은 마귀는 소리도 없이 쓰러졌다. 케톤은 강렬한 눈빛으로 나머지 두 명의 마귀를 쏘아보았다.

“자아! 어서 덤벼라!!!”

동료가 케톤에게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마귀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필요가 없었다. 케톤에게 쓰러진 마귀는 거짓말같이 몸을 일으키며 다시 자신의 낫을 잡는 것이었다. 케톤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이,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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