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270화
“왔군… 후훗.”
리오는 디바이너를 뽑아 들며 광장 분수대를 뚫고 솟아오른 물체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검은 물체… 마치 죽순을 연상시키는 그 물체는 리오가 다가오자 천천히 벌어지기 시작했고 노출된 그 물체의 안엔 갈색의 갑옷을 입은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그 사내는 리오의 모습을 보고 빙긋 웃으며 일어섰고 리오는 그 자리에 멈춰 서며 물었다.
“네가… 라우소가 되어야 하겠지?”
갈색 갑옷의 사내–라우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절 아시나 보군요. 어쨌든 제 이파리들이 당신의 친구분을 살해한 것이 매우 유감입니다. 제 부하들이 마음대로 행동한 점, 저도 무척이나 화가 나는군요. 그러나 그 덕분에 인간 중에서도 당신 같은 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 말을 들은 리오는 한쪽 눈썹을 치켜 뜨고 씨익 웃으며 실소를 했다.
“훗, 그런가… 어쨌든 좋아. 기분이 좋다구.”
리오의 그 말에 라우소는 미소를 띠우며 물었다.
「예?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가질 않는군요.」
그 순간, 리오의 몸에선 붉은색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리오의 눈에서 뿜어지는 광채도 붉은색으로 바뀌어졌다. 그 투기를 느낀 라우소의 표정은 약간 굳어졌고 리오는 다시 앞으로 걸으며 라우소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 샐러드들보다 넌 강하다… 난 지금까지 지루했지. 상대다운 상대를 만나지 못했거든. 넌 내 기분을 풀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상하게 기분이 좋군… 후후훗.”
라우소는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망토 끝을 오른손으로 잡아 가슴까지 끌어 올리고서 말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먼저 말해 두지요. 전 육체를 다시 얻었습니다. <1급 투천사>… 아실지 모르지만 지금의 전 그들보다 강하답니다. 당신이 인간인 이상, 저를 절대 이기지 못합니다.」
터억–!
순간, 라우소는 리오의 손이 자신의 목을 잡고 있음을 느끼고서 놀라움에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이 느낄 시간조차 주지 않고 이 사내는 다가온 것이었다. 리오는 라우소의 목을 놓아준 뒤에 적당히 거리를 벌린 후 나지막이 말했다.
“난 장난을 약간 싫어하지… 농담도 싫어해. 내가 인간이라 깔봤다간 이 세상과 영영 이별이다.”
「으… 크으으윽…!!!」
라우소는 자신의 목을 매만지며 리오를 쏘아보았다. 자존심이 매우 상한 듯, 라우소는 자신의 투기를 일시에 방출하며 일갈을 터뜨렸다.
「당신은 죽는 겁니다–!!」
콰아앙–!!!!!
폭음과 함께 라우소의 주위에선 엄청난 폭풍이 생겨났고 그로 인해 리오의 뒤에 서 있던 일행들은 모조리 뒤로 날아가 가옥들의 벽에 충돌해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리오는 디바이너를 앞에 꽂아 놓은 채 기절한 일행들을 슬쩍 바라보았고 곧 피식 웃으며 디바이너를 움켜쥔 후 입을 열었다.
“고맙군, 힘을 꽤 방출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저 사람들 때문에 내가 힘을 절반 이상 못 썼거든. 후훗… 그럼 싸우기 전에 장담해 볼까.”
리오는 왼손으로 자신의 오른손 장갑을 단단하게 조인 후 라우소를 바라보며 마저 말했다.
“…넌 이제부터 지옥을 맛보게 된다.”
리오의 말에 분노를 터뜨린 라우소는 자신의 양손을 앞으로 펼치며 소리쳤다.
「오너라, 나의 검 <라도발트>–!! 나무의 영원한 생명을 머금어라–!!!」
라우소의 소환 주문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양손에선 녹색의 빛덩이가 생성되었고 그 빛은 곧 청록색 빛을 내는 검으로 바뀌어졌다. 라우소는 그 검의 끝을 리오에게 향하며 소리쳤다.
「얼마나 당신이 강한지 확인하고 싶군요! 만약 당신이 저보다 강하지 않다면 당신에겐 죽음이 있을 뿐입니다!!!」
“좋지… 오너라–!!!”
리오는 순간 자신의 기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고 리오의 주위에 흩뿌려져 있던 돌들이 기의 압력에 의해 공중으로 치솟아 먼 곳에 떨어졌다. 기를 폭발시킨 리오는 곧바로 라우소에게 돌진해 들어갔고 라우소 역시 리오를 향해 검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차앙–!
둘의 검이 충돌하자 충돌 지점에선 강한 스파크가 일었고 그 충격에 리오와 라우소는 뒤로 튕겨져 날아가고 말았다. 리오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착지한 반면, 라우소는 그대로 지면에 충돌하여 입에서 녹색의 체액을 뿜어내고 말았다.
「크윽!?」
“누워 있으면 곤란하지!”
리오는 때를 놓치지 않고 검을 지면에 세차게 내리 박았다. 그 충격파는 땅을 날카롭게 찢으며 쓰러진 라우소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갔고 라우소는 온 힘을 다해 몸을 공중으로 날려 겨우 <지뢰 자르기>의 충격파를 피할 수 있었다.
“끝나지 않아!! <4급>, <액티브 렌서>–!!”
리오의 왼손에선 순간적으로 마법진이 전개되었고 그 마법진을 통해 일곱 개의 날카로운 광선이 라우소를 향해 날았다. 라우소는 이를 악물며 양손에서 마법진을 전개하여 액티브 렌서를 막으려 하였다.
「<4급>의 마법은 제겐 장난입니다! <라운드 플래시>–!!」
마법진에서 뿜어진 넓은 광탄은 액티브 렌서를 먹어 치우듯 흡수해 버렸고 리오가 있는 장소를 향해 빠르게 떨어져 내렸다.
콰아아앙–!!!
굉음과 함께 지면에서 폭발한 라운드 플래시를 본 라우소는 빙긋 웃으며 다시 땅으로 내려가려 했다.
“도와주지!!”
그때, 라우소의 머리 위에서 리오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라우소는 흠칫 놀라며 뒤를 돌아보려 했으나 리오의 검이 더 빨랐다.
콰직!!
리오는 디바이너의 자루로 라우소의 등을 강타했고 갑옷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라우소는 지면에 격돌하고 말았다. 흙먼지를 헤치며 곧바로 자세를 바로 한 라우소는 검에 힘을 넣으며 소리쳤다.
「이젠 도저히 당신을 봐줄 수 없겠군요–!! 으윽!?」
그러나 라우소의 말은 거기서 끊기고 말았다. 리오가 왼손으로 라우소의 안면을 잡고 지면에 강타했기 때문이었다. 리오는 라우소의 머리를 더욱 더 짓누르며 중얼거렸다.
“시끄럽군.”
리오의 압도적인 힘에 의해 바닥에 쓰러진 라우소는 가만히 눌려 있다가 리오의 왼팔을 잡으며 히죽 웃었다. 리오는 움찔하며 라우소에게서 떨어지려 했으나 라우소는 놓아주지 않았다.
「정말 놀랐습니다… 후후훗. 인간들 중에 당신처럼 강한 사람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지금의 당신은 1000년 전의 절 충분히 능가하고도 남는 것 같군요. 그러나… 전 예전보다 강해져 있습니다. 후후후후후… 증거로 당신의 왼팔을 가지고 싶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