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30화
“으으…윽?”
컬트는 조금씩 몸을 움직여 보았다. 감각이 느껴졌다. 적어도 죽은 것이 아닌 건 확실했다. 그는 눈을 떠보았다. 희미하게나마 나무로 된 천장이 보였다.
“컬트! 컬트, 일어났구나!!”
낯익은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어, 어머니?”
컬트의 어머니는 컬트가 일어나자 그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눈은 약간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컬트, 일어났구나!”
“아…”
컬트는 어머니의 울상이 된 얼굴을 보고서 확실히 살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어떻게 자신이 오크 족들에게서 살아올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어머니, 전 도대체…”
“아, 말하지 말고 누워있거라. 움직이면 늑골에 더 무리가 가신다고 기사님이 말씀하셨단다.”
“기사님이요?”
컬트의 어머니는 물수건을 가져오며 컬트를 침대에 도로 눕혔다.
“그래, 그분이 아니셨다면 너뿐만이 아니고 우리 마을도 살아나지 못했을 거야.”
컬트는 반 강제적으로 침대에 누우며 되새겼다.
“기사라… 그럼 그 사람은 어디 있나요?”
컬트의 어머니도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응… 나도 그가 어디 갔는지 궁금하구나. 마을을 구해주신 뒤에 바로 떠났으니까. 보답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때 누군가가 컬트의 집 문을 두드렸다. 컬트의 어머니는 묻지도 않고 문을 열어주었다. 누구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버트군, 어서 와요.”
집 안으로 여러 곳을 붕대로 묶은 버트가 들어왔다. 그도 역시 싸우다가 저 지경이 됐을 거라고 컬트는 생각했다.
“이제 제가 문 두드리는 소리만 들어도 아시는군요, 헤헤…”
버트는 컬트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한 후에 컬트가 누워있는 침대 쪽으로 다가왔다.
“어이, 몸은 괜찮냐?”
“아… 그런대로. 그런데 너 우리 마을을 구해주었다는 기사 말이야…”
“어? 너도 그 사람에 대해서 기억이 없냐? 난 너에게 그가 누군지 물어보려고 왔는데…”
컬트는 버트의 말을 듣고서 약간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컬트와 버트는 다른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아, 컬트. 너 상처가 나은 뒤에 나하고 같이 기사단에 들어가지 않을래? 네 실력이면 적어도 준장까지는 빠르게 될지도 몰라.”
“기사단? 갑자기 왜?”
“응, 기사단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남쪽 대도시에 붙었다고 들었어.”
“기사단을 모집한다구? 가이라스 왕실에서 말이야?”
컬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가이라스 왕국에선 한 번도 기사단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붙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나 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 천천히 생각해봐.”
“그렇다면, 넌 결심을 굳혔냐?”
버트는 붕대를 칭칭 감고 있는 자신의 왼손을 들어보이면서 자신 있게 말했다.
“당연하지. 난 가이라스에서 기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거든.”
“그래…”
컬트는 낮게 중얼거리며 천정을 바라보았다.
`… 기사가 되면 그 정체불명의 기사와 만날 수 있을지도…’
이렇게 한 청년은 자신을 구해준 어떤 존재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것이 그의 운명이라면 운명이겠지만…
– 프롤로그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