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이미지

가즈 나이트 – 312화


우두둑-

리오는 자신의 앞에서 죽은 사람의 몸이 이상하게 꿈틀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치 번데기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려는 듯했다.

푸웃!

살이 뚫리는 소리와 함께 그 남자의 등에선 낫과 같은 날카로운 것이 튀어나왔고 곧이어 그 남자의 육체를 뚫고 연한 황색의 몸을 한 사마귀 모양의 괴물이 튀어나왔다. 리오는 다른 괴물의 이름은 잊어도 이 괴물의 이름만은 잊을 수 없었다. 자신의 이 모든 일의 동기를 만들어준 괴물이기 때문에.

“‥맨티스 크루저!!”

맨티스 크루저의 유생인 온몸에 그 사나이의 피를 뒤집어쓴 채 리오를 향해 포효를 했다. 보통 인간보다 작은 편인 유생을 처치하기란 리오에겐 어렵지 않았지만 리오는 아직 가만히 있었다. 그는 일행이 있는 뒤를 슬쩍 바라보았다. 라키와 피로니는 리오의 앞에서 벌어진 광경에 공포를 감추지 못하는 듯했다.

「키아아악-!!!!」

리오가 뒤를 돌아보는 사이에 유생은 그의 뒤를 습격하기 위해 몸을 날렸으나 유생의 짧은 낫이 리오의 등에 닿기 전에 유생의 몸은 허공에 멈추고 말았다. 리오의 디바이너가 빠르게 유생의 몸을 꿰었기 때문이었다. 리오는 몇 번 파르르 떨다가 움직임을 멈춘 유생을 멀찌감치 던져버리며 중얼거렸다.

“‥싹은 제거해야 하겠지‥.”

리오는 다시 일행에게 돌아왔다. 레이필은 자신도 처음 보는 기생 맨티스 크루저의 모습에 내심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다른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리오군‥저, 저게 도대체 어떻게 된‥?”

“‥원래 보통의 맨티스 크루저들은 알집을 만들어 거기서 유충들을 깨우게 하는데, 몇몇 맨티스 크루저들은 작은 알들을 음식 등에 섞어 인간이나 동물들이 먹게 한 후 그 안에서 기생하게 만들지요. 음식을 끓여 먹는다면 보통의 기생충과 같이 별 이상 없는데 만약 샐러드 같은 음식을 먹는다면 그건 곧 죽음으로 이릅니다. 어른이든 아이든 가리지 않고 몸을 뚫고 나오지요. 아마 사람들이 그것을 전염병이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아, 제가 아까 전에 생존자가 없다 한 일이 있었죠? 그 말 취소입니다. 어딘가 아직 유충이 자라지 않은 사람이 있거나 정상인 사람이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도시가 전멸되었다는 말이 있은 지 꽤 오래되었는데도 아직은 살아 있었으니 말입니다. 계속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계속 찾아보자는 말에 아이들은 한숨을 쉬었고 다른 일행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진하는 중에 레이필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리오가 24세의 젊은이치고는 상당히 많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설마, 가즈 나이트‥? 하지만 문헌에서조차 그 책의 저자가 용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라고 적혀 있어 확실하지 않은 존재인데‥아니지, 떠돌이 생활을 해서 많은 경험을 가진 것일지도. 더 지켜봐야 하겠어.’

레이필이 언급한 문헌의 가즈 나이트‥.

그 책은 한 마법사가 드래곤의 성전으로 우연히 들어가게 되어 용제(龍帝)라 불리는 최강의 드래곤에게 전해 들은 갖가지 이야기가 적힌 희귀한 문서였다. 로드 덕이 우연히 구해 친구인 레이필에게 빌려준 일이 있었는데 그 책엔 이러한 문구가 있었다.

-‥나는 용제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드래곤의 위대한 왕이시여, 신 이외에 당신보다 강한 존재는 무엇입니까? 있다면 소인에게 말씀해주십시오.”

차가운 표정을 무너뜨리지 않던 용제는 나의 그 질문을 듣자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푸훗‥나보다 강한 존재? 많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녀석들 중에 상황에 따라 나보다 더 강한 녀석이 있긴 하다. 주신이 만든 직속 기사단 녀석들이지. 말도 안 되는 멍청이가 하나 있긴 하지만‥총 일곱 명으로 구성된 녀석들이다. 일명 가즈 나이트라 불리는데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다. 마음에 안 들면 때려 부수지. 주신 할아범 성격하고 똑같아. 선신과 악신이 가장 싫어하는 녀석들이기도 하지. 그 녀석들의 임무는 딱 하나, 선과 악의 평형을 맞추는 것이다. 그래서 무조건 죽이는 취미를 가진 녀석도 있지. 주신의 직속인 만큼 힘은 어쨌든 강대하다. 귀찮으니까 더 이상 묻지도 마, 상대하니 피곤하군. 장로, 저 인간 보내시오.』

용제와의 대화는 거기에서 끝났다. 그 후로 나는‥-

단 몇 줄뿐이라 그 책을 읽어본 사람들도 거의 기억을 하지 못하는 구절이어서 레이필도 가물가물했으나 리오의 모습을 본 순간 이상하게 떠오르는 것이었다.

‘‥아니겠지, 그런 신의 전사들을 만나 얘기를 나눌 정도의 행운은 아무나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때, 뒤에서 걷던 리오가 레이필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시야가 흐트러지신 것 같습니다, 정신 집중해주십시오.”

‘‥진짜 가즈 나이트일지도‥귀신 같은 젊은이라니까.’

날카로운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던 리오는 순간 멈춰 서며 일행에게 말했다.

“‥안타깝지만‥전투 준비, 내가 전방을 맡을 테니 나머지 방향을 각자 맡아줘요. 레이씨는 접근하는 적을 견제할만한 주술을 준비해주시고 루이체는 프로텍트를 준비해, 그럼‥나오기 전에 먼저-!!”

리오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앞쪽을 향해 몸을 날렸고 디바이너와 파라그레이드 두 개의 검을 동시에 뽑아 들며 외쳤다.

“파라그레이드-웨이크 업!! 모두 나오너라 맨티스 크루저!!!!!”

파라그레이드에 우윳빛 날이 생성됨과 동시에 가옥들에 숨어있던 맨티스 크루저들이 유생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거대한 낫을 휘두르며 나타났고 그 순간 리오의 눈에선 푸른 안광이 번뜩였다.

“없애버리겠다-!!!!!”

가옥에서 처음 나온 맨티스 크루저 다섯 마리는 리오가 양 검으로 만들어낸 수십 개의 검광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고 곧이어 동료들의 연분홍색 내장을 밟으며 다른 맨티스 크루저들이 나타났다.


다른 일행들은 다른 때처럼 리오의 전투를 구경만 할 수는 없었다. 그들의 주위에도 만만치 않은 숫자의 맨티스 크루저들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오가 걱정하지 않고 싸울만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현자라 불리는 레이필이 있었고, 레이가 있었고 또한 자신의 동생인 천사 루이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의 이름으로-[프로텍트]!!!”

곧 일행의 몸엔 하늘색의 빛이 잠깐 흘렀다가 사라졌고 마법을 준비하던 레이필은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잠깐, 이 보조 마법의 수준은 신관 레프덴톨과 맞먹잖아!? 저 나이에 이 정도의 신력?’

하지만 더 이상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레이필은 곧바로 마법진을 전개하며 외쳤다.

“3급, [파이어 레인]-!!”

레이필이 전개한 마법진에선 도시 밖에서 그녀의 손녀인 피로니가 썼던 연속 화염탄이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숫자로 쏟아져 나왔고 수십 개의 화염탄들은 일직선 상에 있는 멘티스 크루저들에게 융단 폭격을 선사해주었다.

「키아아아아악-!!」

폭발 속에서 멘티스 크루저들은 끔찍한 비명을 질러댔고 레이필은 다른 주문을 사용하기 위해 다시 눈을 감았다. 레이는 조용히 양손을 모으고 진언에 필요한 염(念)을 모으는 중이었다. 곧 그녀의 큰 눈이 떠졌고 그녀의 손가락은 빠르게 교차하기 시작했다.

“화염의 왕 샤루여, 그 힘을 나에게 빌려주세요!! [굉염초래(宏炎招來)]!!!”

콰아앙-!!

앞으로 뻗은 그녀의 양손에선 거대한 불꽃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고 그 불꽃에 닿은 맨티스 크루저들은 순식간에 불에 휩싸였고 진언의 화염에 삼켜진 괴물들은 재로 변하며 하나, 둘씩 쓰러져갔다. 그러나 둘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맨티스 크루저들은 서서히 접근해왔고 결국 한 마리의 맨티스 크루저가 몸을 일행의 머리 위로 날렸다. 투명한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오는 맨티스 크루저를 본 피로니가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위로 뻗었고 그녀의 조그만 손에선 작은 빛 덩이가 뭉쳐졌다.

“4급, [코메트]-!”

그 빛 덩이는 좁지만 강력한 창으로 변해 맨티스 크루저의 몸을 꿰뚫었고 맨티스 크루저는 일행과 가까운 장소로 낙하를 했다. 피로니는 긴장감에 숨을 몰아쉬며 다음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때, 죽었다고 생각한 맨티스 크루저가 다시 몸을 일으키며 일행에게 덤벼왔다.

“조용히 잠이나 자!!”

순간적으로 몸을 날린 라키는 새로 받은 검을 이용해 맨티스 크루저의 머리를 날렸고 목을 잃은 맨티스 크루저의 몸은 힘없이 바닥에 엎어졌다.

“비키거라 라키!”

할머니의 외침을 들은 라키는 재빨리 일행 쪽으로 몸을 피했고 레이필은 그녀의 장기라 불리우는 자기 개발(開發) 마법의 마법진을 전개했다. 엄청난 양의 스파크가 그녀가 그린 마법진에서 흐르기 시작했고 루이체는 그 마법진을 흘끔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 마법진의 글자 배치와 도형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마법을 만들다니!!’

숨을 크게 흡입한 레이필은 입을 열며 크게 외쳤다.

“[딜·캐논]-!!!!”

그 마법진에선 예전에 리오가 쓴 [코메트]와 비교해도 될 거대한 굵기의 푸른색 전류가 내뿜어졌고 그 범위 내에 든 맨티스 크루저와 가옥들은 한순간에 재로 변하여 사라져갔다. 게다가 딜·캐논의 진짜 위력은 이제부터였다.

“허업!!”

기합과 함께 레이필이 몸을 옆으로 틀자 거기에 맞추어 딜·캐논의 줄기도 이동을 하는 것이었다. 거대한 전류 기둥은 맨티스 크루저들을 일순간에 쓸어버렸고 그 광경은 리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휘익~배울만한 마법인데?”

곧 딜·캐논의 전류는 사라졌고 몇 마리 남지 않은 맨티스 크루저는 도망치듯 어디론가 사라져갔다. 레이필은 이마에 맺힌 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빙긋 웃어 보였다.

“호홋, 어떠냐 할머니의 모습이?”

라키와 피로니는 활짝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펴 보였고 전투 상황이 끝나 리오를 지원해주려던 레이와 루이체 역시 미소를 지으며 레이필을 바라보았다.

“제가 지원할 필요는 없겠군요. 1차 습격은 어쨌든 끝난 듯한데요?”

일행은 깜짝 놀라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기억으로는 자신들을 습격한 맨티스 크루저보다 리오가 맡은 정면의 맨티스 크루저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었다.

“아, 아니 맨티스 크루저들은‥?”

리오는 별 표정 없이 뒤를 보라는 듯 몸을 비켰고 일행은 길가에 즐비하게 널린 맨티스 크루저들의 잔해를 바라보며 말을 잃었다.

‘‥초당 한 마리씩 죽였나?’

라키는 이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행의 그런 모습을 본 리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자, 계속 가보실까요?”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