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이미지

가즈 나이트 – 318화


리오는 이를 갈며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셋을 바라보았다. 눈이 풀린 모습을 보아 맨티스 퀸의 강한 정신 공격에 당한 듯해 보였다.

‘하긴‥밖에서의 마력 소비가 심했으니 레이필 현자님이나 루이체라도 별 수 없었겠지. 하지만 어쩐다? 깨끗이 처리할 수도 없고‥.’

리오가 어쩔 줄을 몰라 하자, 맨티스 퀸은 조소를 하며 소리쳤다.

『크후후‥동료를 어찌할 수는 없는 모양이군. 게다가 여자니까 더욱 그렇겠지. 하긴, 1000년 전 나와 나의 신하들을 땅속으로 밀어 넣었던 그 인간도 그랬지. 신의 힘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자 한 명 때문에 최후에 목숨을 잃었으니까.』

그러나 리오는 맨티스 퀸의 말을 건성으로 듣고 있었다. 속으로는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 중이었다.

‘내게 있는 허브 잎을 저들에게 먹일 수만 있다면 괜찮은데‥하지만 그렇게 하는 동안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어. 한 명이라도 더 있다면‥!’

리오가 생각하는 동안 맨티스 퀸의 말은 다 끝났고, 맨티스 퀸은 손을 앞으로 뻗으며 자신의 최면파에 걸린 셋에게 명령했다.

『자아! 저 녀석을 너희들의 손으로 직접 죽여라!』

그 명령에 맨 먼저 루이체가 리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고 레이와 레이필은 각자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리오는 결국 바닥에 침을 뱉으며 씁쓸히 중얼거렸다.

“쳇, 할 수 없군!”

리오는 디바이너를 잡은 오른팔에 힘을 넣으며 루이체가 오고 있는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고 리오의 그런 모습에 맨티스 퀸은 의외라는 듯 중얼거렸다.

『호오‥상당히 냉정한 인간인데? 보통 녀석들 같으면 구한답시고 소리소리 칠 텐데 말이야. 하지만, 더 맘에 들어. 쿠후후후후훗‥!』

리오와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루이체는 리오를 향해 강한 펀치를 날렸고 리오는 간단히 그 공격을 피한 후 루이체를 무시하고 주문을 외우는 둘을 향해 달렸다.

순간적인 주력은 루이체가 더 빠를지 모르지만 지구력에선 리오를 앞설 수 없었다. 차이가 벌어지자, 리오는 디바이너를 다시 칼집에 넣고 자신의 작은 주머니에서 허브 잎을 꺼내고 양손에 나누어 가진 후 더욱 빨리 둘을 향해 달렸다.

“허업!!”

리오는 멍한 상태의 레이와 레이필에게 허브 잎이 잡힌 자신의 손으로 그녀들의 입을 막듯이 하며 강제로 허브 잎을 먹게 했고 둘은 억지로 허브 잎을 씹어 삼켰다. 곧 허브의 강렬한 향기가 그들의 신경을 자극하였고 리오는 됐다 생각하며 고개를 루이체가 오는 방향을 향해 돌렸다.

“[파이어]–!!!”

“으읏!?”

순간, 리오의 복부에 레이필이 발동시킨 파이어 주문이 폭발했고 리오는 순간 움찔하며 다시 레이필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은 아직도 풀려 있었다.

“아, 아니! 풀리지 않다니!!”

리오는 감탄사를 연발할 처지가 아니었다. 곧 이어지는 레이의 주문과 루이체의 물리적 공격을 동시에 피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타아앗–!!”

복부에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적지 않는 충격을 무방비 상태로 받은 리오에게 루이체의 공격은 날카롭기만 했다. 겨우 루이체의 공격을 피한 리오는 할 수 없이 루이체의 후두부를 팔꿈치로 가격했고 루이체는 바닥에 쓰러지게 되었다. 곧이어 레이의 진언문이 시작되자 리오는 그녀 역시 기절을 시키려 했지만 순간 맨티스 퀸의 얇은 팔이 리오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말았다. 리오는 레이가 쓴 주문을 겨우 피하며 반대편으로 뛰어 겨우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제길! 도대체 어떻게‥!!”

리오는 인상을 쓰며 거칠게 내뱉었고 맨티스 퀸은 또다시 웃으며 소리쳤다.

『하하하하하핫‥내 최면파를 너무 우습게 보았구나 인간. 그따위 풀쪼가리로 내 최면파는 풀리지 않아, 근본적으로 회복 방식이 다르다. 신경 자극과는 무관하단 말이다. 고급의 마법이 아닌 이상 회복은 불가능하지‥후후훗.』

순간 허무함을 느낀 리오는 씁쓸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레이필과 레이는 계속 새로운 주문을 외워 나갔다.

‘인간이라면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이런 뜻이었나?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회복 마법이라도 배울걸‥아, 그건 그렇고 트리네는 어디 갔지?’

리오는 눈을 굴리며 주위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트리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있는 것은 맨티스 퀸과 최면파에 걸린 셋, 그리고 자신이었다.

『뭘 그렇게 찾고 있나? 도망칠 구멍이라도 찾고 있나? 흐음‥드디어 인간적인 행동이 나오는데?』

“‥음?”

리오는 맨티스 퀸의 머리 위 천정에 빛이 몇 번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만히 시선을 다른 곳에 둔 채 생각을 하던 그는 곧 씨익 웃으며 말했다.

“훗‥역시 다르다니까.”

『뭐라고?』

맨티스 퀸이 의아하다는 듯 말하는 순간, 리오는 맨티스 퀸을 향해 몸을 날렸고 오른팔을 뻗으며 순간적으로 마법진을 전개했다.

“[코메트]–!!”

거대한 빛줄기가 맨티스 퀸을 향해 마법진에서 뻗어 나왔고, 갑작스럽게 충격을 받은 맨티스 퀸의 거대한 몸은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리오는 계속해서 맨티스 퀸에게 코메트의 빛을 뿜어내 일어나지 못하게 한 후 천정을 향해 소리쳤다.

“이때에요 트리네!! 셋을 맡아줘요!!!”

그러자, 빛이 반짝이던 천정에서 트리네가 모습을 드러내며 주문을 준비한 채 맨티스 퀸의 명령을 기다리던 레이와 레이필에게 기절할 정도의 충격을 주었고, 트리네는 앞에 쓰러진 루이체를 포함한 셋을 데리고 맨티스 퀸이 일어나기 전에 굴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럼, 부탁해요 리오!! 페릴의 원한을 대신 갚아줘요!!!”

빛의 정령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몸에서 반사되는 빛을 없애 몸을 감출 수 있었던 트리네는 천정에서 계속 리오에게 맨티스 퀸의 움직임을 막아달라는 신호를 보냈고 신호를 겨우 알아들은 리오가 맨티스 퀸의 움직임을 봉쇄한 것이었다. 코메트의 효과가 한계에 다다르자 맨티스 퀸은 괴성을 지르며 몸을 일으켰고, 리오는 디바이너를 양손에 잡고 자세를 취하였다.

『크으윽‥!!! 잔머리를 굴렸구나 인간! 좋다, 나와 싸우는 것이 소원이라면 들어주마!!』

리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흥, 그 말이 쏙 들어가게 해 주지, 버러지 같은‥.”

굴에서 겨우 빠져나온 트리네는 셋을 한꺼번에 옮기느라 힘이 들었는지 진땀을 흘리며 주저앉았고 기절한 셋은 말이 없었다. 계속 그들을 옮기려고 몸을 일으킨 트리네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희들이 도와드릴까요?」

“아, 예‥감사합니‥어엇!!!”

웃으며 부탁을 하려 했던 트리네는 순간 자신의 앞에 나타난 맨티스 크루저들을 보고 기겁을 하며 검을 뽑아들었으나 맨티스 크루저는 팔을 저으며 말했다.

「기, 기다려 주세요! 저희들은 방금 전에 리오·스나이퍼 씨의 도움으로 맨티스 퀸의 손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된 다른 맨티스 크루저의 종족입니다! 모두 여자들만 있다고요!」

그러고 보니 겉모습도 틀리고 살기도 없었기에 트리네는 안심을 하며 말했다. 하이엘프여서 리오보다 생명체에 대한 믿음이 더 뛰어난 모양이었다.

“그럼, 이분들 좀 옮겨 주세요. 그리고 이분들 맨티스 퀸의 최면파에 맞았거든요? 해결 방법이 있나요?”

다른 동료들과 함께 레이, 루이체, 레이필을 옮기던 맨티스 크루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법은 많습니다. 맨티스 퀸이 죽거나, 고급 마법사의 치유 주문이 있거나, 오렌타의 뿌리가 있다면 됩니다. 하지만 두 가지 방법은 당장 불가능하고, 제가 한번 해 보지요. 저희들은 강제로 맨티스 나이트들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저희 종족에게만 전해오는 치유 마법도 익히고 있었죠. 지금에야말로 저희들의 의지대로 마법을 쓸 수 있겠군요.」

트리네는 참 다행이라는 듯 맨티스 크루저의 손을 잡아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친절한 맨티스 크루저 종족이 있을 줄은 몰랐군요.”

쿠구구구구궁‥

그때, 지축이 울리기 시작했다. 진동으로 동굴의 입구가 서서히 붕괴되자 트리네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앗! 리오씨가!!”

콰아아앙–!!!

트리네의 걱정과는 달리, 리오는 빠르게 동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기쁜 상황은 아니었다. 리오는 충격을 입고 동굴 밑바닥에서부터 밀려 나온 것이었다.

“크아아아악–!!”

리오는 곧 가옥에 처박혔고 집 벽을 뚫으며 계속 밀려나갔다. 맨티스 크루저들은 다시금 공포에 질려 리오가 떨어진 지점을 향해 모조리 뛰기 시작했고 트리네는 옆에 있는 맨티스 크루저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죠!?”

「맨티스 퀸이에요! 그녀가 올라오고 있어요!!!」

진동은 계속되었고 잠시 후 리오는 머리를 흔들며 파편들을 밀고 몸을 일으켰다. 그의 머리에서 약간의 선혈이 흘렀고 입에서도 피가 조금 흘렀다. 침과 함께 피를 뱉어내며 리오는 씁쓸히 중얼거렸다.

“젠장, 힘 한번 되게 세군. 이렇게까지 날려본 적이 얼마만이지?”

리오는 몸의 관절을 이리저리 풀며 충격을 회복시켰다.

「리오씨! 괜찮으세요?」

맨티스 크루저들이 걱정되는 표정으로 달려와 묻자, 리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그것보다 아이들과 함께 빨리 이곳을 벗어나요!! 맨티스 퀸이 곧 밀고 올라올 겁니다!!!”

콰아아아앙–!!!!!!

또 한 번의 충격이 지면을 강타했고, 리오에 이어서 이번엔 맨티스 퀸의 거대한 모습이 흙먼지를 밀어내며 위용을 드러냈다. 리오는 다시 앞에 서며 중얼거렸다.

“빨리도 나왔군‥아, 트리네!!”

리오는 자신에게 달려오는 트리네를 불렀고 트리네는 눈을 깜박이며 리오의 앞에 섰다.

“일행들과 이분들의 대피를 부탁해요, 물론 이 도시 사람들이 있는 대피소엔 가지 말고요!!!”

“하지만 혼자서 어떻게‥!?”

리오는 앞으로 뛰어가며 소리쳤다.

“혼자라 더 편해요! 그리고, 지금부터의 제 모습은 트리네에게만 비밀입니다, 알아둬요!!!”

트리네는 망토를 자신에게 벗어 던지며 공중으로 치솟아 오르는 리오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비밀이라니‥?’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