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320화
맨티스 퀸의 육체는 공중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왜 떠오르는지 리오를 비롯한 일행들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맨티스 퀸이 죽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어쩔 수 없지‥!”
리오는 다시 디바이너를 뽑으며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레이필은 보았다. 리오의 양 어깨가 약간이긴 하지만 떨리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체력 소모가 저렇게 심한데도‥!?’
그러나 레이필은 말릴 수 없었다. 지금 현재 상태의 자신으로선 맨티스 퀸에게 미미한 충격조차 입힐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맨티스 퀸의 몸은 서서히 재로 변해 공중에 흩뿌려지고 있었다. 물론 사망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번데기를 빠져나오는 벌레와 마찬가지로, 맨티스 퀸의 중요 부분을 감싸고 있던 껍데기가 사라져가는 것일 뿐이었다.
맨티스 퀸의 몸이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게 풍화되어 버리자, 리오는 트리네를 바라보며 말했다.
“모두를 데리고 대피해 줘요. 부탁합니다.”
트리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근데‥괜찮겠어요?”
리오는 그 물음에 한숨을 쉬며 웃어 보였다.
“‥죽기밖에 더 하겠습니까.”
말을 마친 리오는 다시 맨티스 퀸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트리네는 리오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맨티스 크루저들과 일행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행운을.”
이윽고 리오는 걸음을 멈추고 디바이너를 땅에 박아 세운 후 이제 빛을 발하고 있는 맨티스 퀸을 바라보며 빠져나갔던 기와 체력을 약간이라도 더 보충하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었다.
‘아까 너무 무모한 짓을 했군‥이럴 줄 알았으면 피했다가 다시 기회를 보는 건데 말이야. 그 마법의 위력을 계산하지 못해서 상상 외로 충격이 커. 이대로 이길 수 있을까?’
맨티스 퀸에게서 뿜어지던 빛은 순간 사라졌고, 그 빛이 있던 장소엔 갑옷을 입은 한 여자의 모습이 있었다. 인간과는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그 여자의 피부는 짙은 회청색을 띠고 있었고, 눈은 붉게 반짝이고 있었다. 오른손에 들린 거대한 낫은 그녀가 맨티스 퀸과 동일한 존재라는 것을 약간이나마 알려주고 있었다.
『상당히 강했다 인간. 내 본모습을 힘으로 드러내게 한 건 여신 요이르님 외에 네가 처음이다. 실력과 힘은 인정해주지. 그러나‥그 대가는 죽음뿐이다!』
리오는 가만히 선 채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원래 대답을 해줘야 정상이지만 기와 체력을 최대로 빨리 회복시키고 있는 현재 호흡 하나하나가 그에겐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훗, 무서워서 말을 잃은 모양이군. 그럼 좋다, 최대한으로 빨리 끝내주지! 그리고 네가 숨긴 인간들과 저기 도망치는 내 노예들도!!』
맨티스 퀸은 낫을 휘두르며 재빨리 리오에게 다가왔다. 그러나 리오는 움직이지 않았다.
『죽어랏!!』
파앙–!!
순간, 낫과 검이 충돌하는 소리가 들렸다. 맨티스 퀸의 낫은 리오의 목 바로 근처에 정지해 있었다. 리오는 여전히 미소를 띄운 채 맨티스 퀸을 바라보며 말했다.
“훗‥없애버리겠다‥!”
디바이너로 맨티스 퀸을 밀어낸 리오는 반격을 개시했으나 약간 뒤로 밀린 맨티스 퀸은 가소롭다는 듯 자신의 낫을 가볍게 휘둘렀다.
티잉–!!
“크앗!!”
리오는 오른손을 붙잡으며 고통에 찬 표정을 지었고 주인의 손에서 떠난 디바이너는 리오의 뒤로 날아가 박혔다. 충격에 의해 마비된 리오의 오른팔은 곧 회복되었고 리오는 재빨리 뒤로 물러서서 디바이너를 다시 잡고 자세를 취했다.
‘이, 이럴 수가‥!?’
리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의 공격은 자신의 체력이 최대인 상태에서 막았어도 결과가 비슷했을 정도의 엄청난 것이었다. 아마 강한 전사라도 그 공격을 받았다면 검과 함께 몸이 잘려나갔을 것이다. 자신의 검을 튕길 정도의 힘을 가진 전사는 지금까지 바이론 한 명밖에 보지 못했던 리오는 잔뜩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후훗‥놀랐나 인간? 하지만 대단했어, 공격을 막다니 말이야. 그럼 몇 번을 버티는지 볼까?』
맨티스 퀸은 다시금 낫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리오는 디바이너를 양손으로 잡아 맨티스 퀸의 두 번째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막았다고는 해도 이번엔 리오의 몸이 뒤로 주욱 밀려나가고 말았다.
“크으읏–!!”
맨티스 퀸의 공격은 야속하게도 계속되었다. 그때마다 리오의 몸은 뒤로 밀려 나갔고 결국 리오는 힘에 이기지 못해 멀찌감치 날아가고 말았다.
파아앙–!!!
“흐아앗!”
땅에 떨어져서도 몇 걸음 끌려 나간 리오는 다시 자세를 바로잡으며 급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이, 이해가 가질 않아! 저런 스피드의 공격에 이 정도의 파워가 실려 있다니‥!! 아냐, 뭔가 있다! 그것을 밝혀내야 해!!’
그 사이 맨티스 퀸의 몸은 리오에게 바싹 다가왔고 리오는 이번에도 공격을 받아내었으나 결과는 전과 같았다.
“리오씨! 그렇게 싸우시면 안 됩니다!!”
그때, 리오의 귀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리오는 멀리 떨어지며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레이였다.
“공격을 피하세요! 피하시면서 싸우세요!!!”
리오는 무슨 소리인가 하며 다시 공격을 받아내었고 이번엔 무릎이 꺾이고 말았다. 틈을 놓치지 않은 맨티스 퀸은 자신의 낫을 아래로 찍으며 소리쳤다.
『죽는 거다!!』
리오는 급히 몸을 옆으로 굴려 그 공격을 피했다.
쿠우우우우우웅–!!!!
맨티스 퀸의 낫이 지면에 박히자, 지면은 지진이 난 듯 크게 흔들렸고 근처의 지면이 붕괴가 되기까지 했다. 그것을 본 리오는 설마 하며 다시 자세를 바로잡았고 맨티스 퀸은 낫을 가볍게 휘두르며 리오에게 다시 공격을 가하였다. 리오는 공격을 다시 받아내며 한 가지 가설을 세워 보았다.
‘저 낫‥무명도와 같은 방식의 무기라면 선택한 주인에겐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좋아, 한번 해 보자!!’
리오는 곧 디바이너를 멀리 던져버렸고 검은 날아가 근처의 지면에 박혔다. 곧이어 리오는 파라그레이드를 뽑고 기를 주입하지 않은 가공 오리하르콘 날 그대로의 상태로 자세를 취하였다.
그 모습을 본 맨티스 퀸은 대소를 하며 소리쳤다.
『하하하하핫! 감히 그런 얇은 무기로 나에게 대적하겠다는 거냐? 부러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리오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훗, 도박이라고나 할까? 안되면 너만 좋은 일이니 걱정 마라. 자, 계속 덤벼 보실까?”
리오의 그런 자신만만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일행 측에서도 난리가 났다. 겨우 정신을 차린 루이체는 레이필의 옷자락을 붙잡은 채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어떡해요 어떡해!!!! 디바이너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해 팅팅 튕겨나갔는데, 저런 소검 따위로 어떻게 저 낫을 받아낼 수 있겠어요!! 누가 오빠 좀 말려줘요!!!”
레이필 역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레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트리네는 잠시 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역시‥! 제 생각이 리오씨의 생각과 같다면 저 소검이 더 좋을지 몰라요!”
그 말에 루이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트리네를 바라보았고 다른 일행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트리네는 팔짱을 끼며 계속 말했다.
“잘만 하면 리오씨가 맨티스 퀸의 엄청난 파워를 저 방법으로 역이용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레이는 눈을 반짝이며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하, 하지만‥?”
“‥하지만 저 소검이 얼마만큼 좋은 것이냐에 따라 이 방법의 성패가 달려 있어요. 하지만, 리오씨가 가진 검이니 기대할 수는 있겠죠.”
일행은 숨을 죽인 채 맨티스 퀸과 대치하고 있는 리오에게 시선을 돌렸다. 리오의 표정에선 아직 자신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맨티스 퀸은 곧 자신의 낫을 위로 치켜든 채 리오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잔재주라면 포기해라, 우매한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