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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349화


불타고 있는 왕궁의 일부분에선 지크와 라세츠의 대결이 계속되고 있었다. 라세츠의 검을 막을 수 있는 장애물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벽과 가구들은 라세츠의 손바닥에서 나온 빔 소드에 의해 간단히 잘려 나갔고, 라세츠는 인간을 뛰어넘는 스피드와 힘으로 지크를 공격했다.

“하하하핫!! 난 무적이다! 날 이길 인간은 없어!!!”

파악–!!

순간, 지크의 긴 올려차기가 라세츠의 복부에 작렬했고, 라세츠는 약간 뒤로 떨어진 천정에 충돌한 후 바닥에 떨어졌다. 지크는 아직까지 무명도를 꺼내지 않은 상태였다. 이번만큼은 절대 무명도를 쓰지 않고 라세츠를 처리하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흥, 제법이군 쓰레기!!”

라세츠는 다시 일어서며 지크에게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충격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그리고 라세츠의 눈에선 붉은색의 광점이 생성되었다. 고폭 레이저가 충전되는 것이었다. 그 순간, 지크의 눈은 푸른색으로 번뜩였고 그의 양팔은 기전력의 스파크로 예전보다 더 번뜩였다. 지크는 빠른 속도로 라세츠의 품에 파고들었다.

“하아–앗!!! 외식, 우탄(雨彈)!!!!”

기합성과 함께 라세츠의 몸엔 초당 수십 발에 가까운 지크의 주먹이 난사되기 시작했다. 라세츠의 인공 골격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전 가즈 나이트 중 최강의 체술을 자랑하는 지크의 주먹 연타를 견딜 이유는 없었다. 라세츠의 몸은 곧 떡처럼 뭉개지기 시작했고, 지크의 마지막 보디 블로우를 맞은 그는 몇 개의 벽을 뚫고 뒤로 날아가 어느 벽에 처박혔다. 골격이 모두 부서진 라세츠는 일어서지도, 공격하지도 못했다. 지크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왔다. 턱뼈도 박살 난 상태여서 그는 말도 하지 못했다. 이상한 신음소리만을 낼 수 있을 뿐이었다. 지크는 그의 오른팔을 든 후 기전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라세츠의 손바닥에선 기전력의 영향 때문인지 다시금 빔 소드가 사출되었고, 지크는 씨익 웃으며 중얼거렸다.

“꼭 내 칼을 쓰라는 법은 없지, 안 그런가? 헤헷‥쓰레기보다 못한 녀석‥!”

푸앗!!

지크는 라세츠의 빔 소드로 그의 머리를 잘랐고, 동시에 그의 목숨과 빔 소드는 전깃불처럼 꺼져 버렸다. 지크는 힘이 빠진 그의 팔을 놓은 후 다른 장소로 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때.

짝짝짝‥

어디선가 들려온 박수 소리에 지크는 움찔하며 소리가 들려온 장소를 바라보았다. 예전에 만났던 일이 있는 조커 나이트였다.

「후우~ 멋지군 그래. 왜 그 인간이 우리한테 안 오고 애꿎은 성에 불을 지르나 했더니 이유가 있었군. 어쨌든 대단했어, 내가 제 힘을 되찾아도 널 이길 수는 없을 것 같아. 후후후‥인간들 사이에선 나도 공포의 존재였는데‥물론 1000년 전 일이지만 말이야.」

지크는 팔짱을 끼며 조커 나이트에게 말했다.

“호오, 그래? 근데 용건이 뭐냐? 심심하니 나랑 얘기하자는 것은 아닐 테고‥어서 이유 좀 말해 보실까? 대답 여하에 따라 너에 대한 조치가 달라진다.”

조커 나이트는 킥킥 웃어대며 대답했다.

「히히히힛‥그냥이다, 키하하하핫‥!」

그러자 지크는 얼굴을 푹 찡그리며 말했다.

“‥아주 박살을 내 주지‥!!”

맨티스 퀸은 내심 놀라고 있었다. 몇 주 전엔 자신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고 뒤로 쭉쭉 날아가던 리오가 지금은 거의 밀리지 않고 공격을 받아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맨티스 퀸의 공격은 여전히 리오가 고전할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흡!”

리오는 재빨리 몸을 뒤로 젖혔다. 그러자 자신의 붉은 머리카락 몇 올이 앞으로 휘날렸다. 왼손에 든 파라그레이드로 리오가 반격을 날리자 맨티스 퀸은 창과 같이 긴 낫의 자루로 그 공격을 간단히 막아내었다.

“‥?”

그렇게 잠시 둘의 동작이 정지된 상태로 들어가자, 리오는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맨티스 퀸의 공격이 다시 날아왔을 때 리오는 슬쩍 그 공격을 피한 후 디바이너로 또 한 번 반격을 날려 보았다. 역시 상황은 잠시 정지된 듯하다가 맨티스 퀸의 공격이 또 날아왔다. 다시금 그 공격을 피한 리오는 맨티스 퀸과 적당히 거리를 벌려 보았다. 그러자 맨티스 퀸은 서서히 리오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리오는 인상을 구기며 맨티스 퀸에게 물었다.

“‥무슨 빌어먹을 짓이지?”

맨티스 퀸은 살짝 웃으며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무슨 소리냐? 난 지금 너와 대결을 하고 있지 않나? 호홋, 내가 두려워진 것인가 리오 스나이퍼? 아니면 힘이 다 빠진 건가? 어서 덤벼 보거라, 난 아직 멀었으니까. 호호호홋‥!」

리오는 시선을 맨티스 퀸 뒤로 돌려 보았다. 그녀와 리오가 떠 있는 상공은 왕궁으로부터 약간 떨어진 지점이었다. 인상을 찡그린 채 가만히 있던 리오는 순간 씨익 웃으며 대각선 아래에 위치한 왕궁을 향해 곧바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맨티스 퀸은 당황하며 리오에게 마법탄을 쏘기 시작했다.

「이, 이 녀석 어딜 도망가느냐!! 멈춰라!!!」

리오는 마법탄을 이리저리 피하며 맨티스 퀸에게 소리쳤다.

“나를 상대로 시간 끌기가 통할 것 같나!! 왕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몰라도 너희들의 뜻대로는 안 된다!!!”

공중에선 맨티스 퀸이 리오보다 빠르진 못했다. 리오는 아무 걸림돌 없이 성 안에 진입할 수 있었다. 성 안에 들어선 리오는 곧바로 여왕이 있는 알현실로 뛰기 시작했다.

“젠장, 도대체 무슨 꿍꿍이지?”

알현실로 가는 도중 복도와 알현실 앞에 죽어있는 왕궁 사람들을 본 리오는 인상을 찡그렸고, 이를 갈며 알현실 문을 열어젖혔다.

“여왕님!! 무사하십니까!!!”

문을 열자마자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워닐과, 여왕 대신 옥좌에 앉아 있는 큰 키의 여자와 그 곁에 서 있는 두 명의 여자, 그리고 그들의 앞에 쓰러져 있는 여왕의 모습이었다. 리오는 눈을 크게 뜨며 여왕에게 달려가 그녀의 상태를 알아보았다. 다행스럽게도 그저 기절한 것일 뿐이었다. 리오는 그녀를 안고 일어선 후 워닐을 비롯한 여자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너희들은‥누구지?”

그의 질문에, 옥좌 왼쪽에 서 있는 여자가 크게 웃으며 소리쳤다.

「너희들? 호호호호홋‥간도 크구나 가즈 나이트. 내 신장들을 셋이나 없앴으면서 말이야. 하긴, 괜찮아‥네가 내 아래에 들어오면 용서해 줄 수도 있어. 어쨌든 강하니까 말이야. 후후훗‥.」

리오는 인상을 찡그리며 믿지 못하겠다는 듯 중얼거렸다.

“내‥신장들이라고? 도대체 무슨‥?”

리오의 중얼거림과는 상관없이, 옥좌 왼쪽에 서 있는 여자가 왼쪽에 선 여자의 어깨를 살짝 치며 말했다.

「이봐, 저 가즈 나이트는 내 부하로 만들 거야. 새치기하지 마, [요이르].」

그 순간 리오는 머리가 정지해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멍한 상태의 리오 앞에 어느새 워닐이 다가섰다.

「‥수고했다 리오 스나이퍼. 하지만, 승리는 내 것이다. 후후훗‥.」

지크와 대치하고 있던 조커 나이트는 순간 눈을 반짝이더니, 킥킥 웃으며 지크에게 소리쳤다.

「키히히힛‥됐어, 내 임무는 끝이다. 아 참, 가기 전에 한 가지 충고를 해 주지. 이건 순전히 네가 마음에 들어서 베푸는 친절이다. 어서 도망가는 게 좋아, 힛힛힛힛힛‥!!!」

그 말을 끝으로 조커 나이트는 사라져 버렸고, 지크는 이상하다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조용해‥공기가‥너무나도‥. 모든 것이 멈춘 듯‥?”

지크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분명 이런 분위기를 한 번은 느낀 일이 있었던 지크였다.

“‥이런 빌어먹을–!!!”

지크는 소리치며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렸다.

그레이와 레이필, 케톤은 시민들을 최대한으로 대피시키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성 밖이었다. 레이필의 직감을 믿고 그레이 공작이 경기마저 포기한 채 한 일이었지만 이젠 사람들 사이에서 전설로 기억될 일이 되고 말았다.

주민들의 맨 후열에 있던 레이필은 이상한 느낌을 받고 뒤를 돌아보았다. 수도 중앙의 왕성에서 괴이한 황금색의 빛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것을 본 레이필은 기겁을 하며 그녀의 남편을 부르기 시작했다.

“여보!! 여보!! 왕궁을 보세요, 어서요!!!”

그녀의 외침에 왕궁 쪽을 본 사람은 그레이 만이 아니었다. 케톤도,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모든 백성들이 왕성을 바라보았다. 레이필은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1급 주문‥[퓨리]‥!?”

황금색의 빛은 점점 크기를 더 하더니, 눈이 부실 정도의 거대한 빛으로 바뀌어 왕궁뿐만 아니라 근처의 지면을 집어삼키고 말았다. 그리고‥.

쿠우우우우우웅–!!!!!

엄청난 폭음과 함께 대지는 진동했고, 폭발 시 생긴 흙먼지와 폭풍은 빛의 범위 내에 들어있지 않은 건물들을 부숴 나갔다. 그레이 공작은 자신의 눈을 믿고 싶지가 않았고, 케톤은 절규하듯 수도를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공주님–!! 여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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