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364화
다음 날 늦은 오후가 되어서 두 부부 중 남자가 먼저 깨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깨어나자마자 리오의 심문을 받아야만 했다. 리오는 이런저런 말로 그를 안심시킨 후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제네럴 블립 사에게 왜 쫓겨 다니시는 거죠? 질문은 그뿐입니다.”
그는 침을 꿀꺽 삼킨 후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냥 평범한 가정집일 뿐이었다. 그는 그런 것에 더욱 경계를 하며 고개를 저었다.
“마, 말할 수 없소! 당신들이 그 회사에 고용된 사람인지 어떻게 알겠소!!”
리오는 한숨을 쉬며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 남자는 눈을 질끈 감으며 곧 자신에게 밀려올 통증에 대비하였다. 그러나 그 손은 남자의 어깨를 안심하라는 듯 두들겨줄 뿐이었다. 그 남자는 눈을 살며시 뜨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리오는 안심하라는 듯 웃고 있었다.
“걱정 마시오. 설마 제네럴 블립 사의 해결사라면 굳이 그런 것에 대해 물어볼 필요는 없지 않소? 물어봤다면 자백제라도 선사해 줬겠죠. 뭐, 꼭 말하기 싫으시다면 하지 않으셔도 상관없습니다. 아, 아이를 못 보셨죠? 기다리십시오.”
리오는 의자에서 일어서 아이를 부르기 위해 문가로 향했다. 그때, 문이 열리며 바이칼에게 목마를 탄 아이가 들어왔다. 아이는 활짝 웃으며 바이칼의 어깨 위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와아–아빠!!”
“아, 루미!!”
아이의 아버지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아직 타박상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리오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몸을 꿈틀거린 그 남자를 다시 눕혀주었고 바이칼에게 아이를 받아 그 남자 옆에 놓았다. 리오는 언제나처럼 차가운 표정의 바이칼에게 슬쩍 말했다.
“아이를 목마 태우면서 그런 표정은 안 어울려.”
바이칼은 약간 얼굴을 붉히며 투덜거리듯 내뱉았다.
“시끄러.”
리오는 바이칼의 어깨를 툭 치며 방에서 나가려 했다. 그러자, 뒤에서 남자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오는 회심의 미소를 지은 뒤 미소를 없애고 뒤를 돌아보았다. 남자는 한숨을 쉬며 리오에게 말했다.
“‥앉으십시오. 말씀드릴 것이 많습니다‥.”
한 시간 동안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블랙 프라임의 실체, 그리고 각 나라 정부의 개입‥.
“‥저는 원래 프랑스 에르폰 TV 기자였습니다. 제네럴 블립의 밀착 취재를 두 달 가까이 하는 동안 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죠. 아마 한 달 전쯤이었을 것입니다. 전 도청장치를 통해 우연히 간부의 말을 들을 수 있었죠. 그때는 몰랐지만 그 간부 중 한 명이 지금 블랙 프라임의 총수라 지칭되는 엠페러였던 것입니다. 블랙 프라임은 현재 각 나라에 있는 제네럴 블립의 지점 회사와 제네럴 블립의 연맹 회사, 예를 들자면 일본의 기업 연합, [니혼 유나이티드] 등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현재 이 지구상에선 최대의 군사 조직이지요. 모든 나라의 최신형 무기를 지원받고, 군에서도 함부로 쓰지 못하는 연료를 무제한으로 쓰다시피 하니 그 기동성과 화력은 절대 무시를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많은 분들이 이상하다 생각하시는 것이겠지만, 그 블랙 프라임이 나타나면 정규군은 절대 나타나지 않습니다. 나타나도 그들이 정유 시설을 다 파괴하고 연료를 빼앗아간 후에나 나타나죠. 물론 정규군이 나와 저항하는 나라도 많이 있지만 그런 나라들은 블랙 프라임에 가입을 하지 않은 나라입니다.”
리오는 깜짝 놀라며 그 남자에게 물었다.
“예? 가입이라니요, 그게 무슨‥?”
남자는 옆에 놓여진 물을 들이킨 후에 계속 말을 이었다.
“블랙 프라임은‥간단히 말해 세계적인 그림자 클럽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치 19, 20세기 때 왕성한 활동을 했던 마피아와 같죠. 각 회사와 국가의 우두머리들은 블랙 프라임에 가입을 하여 그들의 활동을 도와줍니다. 군사까지 빌려주기도 하지요. 세계 최대의 나라 미국마저도 다시 동, 서로 갈리어 서부는 가입하지 않고 동부는 가입하여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죠. 어쨌든‥이제 그 블랙 프라임을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적어도 지구상에는요‥. 전 그것을 폭로할 기사를 TV 뉴스에 내보내려 했으나 그 방송사 사장까지도 블랙 프라임에 가입한 실정이었습니다. 어쩐지 블랙 프라임에 대한 뉴스를 취재하러 나간 동료들이 블랙 프라임의 공격을 받는다 생각했지만‥그래서 쫓기다 못해 이 한국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큰일이군요. 저희 동료 기자 중 한 명이 제네럴 블립 사의 회장 막내에게 추적을 당하고 있는 것도 알아냈는데‥지금쯤 어떻게 되었을지‥.”
리오는 한숨을 쉬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세계의 상황은 자신이 날려오기 전 세계보다 심각하지 않을 것이 없었다. 리오는 반쯤 결심을 굳힌 채 그 남자에게 물었다.
“‥그들, 블랙 프라임에 가입한 자들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남자는 아이를 안은 채 조용히 대답했다.
“‥바로 풍부한 연료와 전기입니다. 그 이외에 가질 수 있는 것은 다 가진 그들이니까요. 그것뿐입니다.”
거기서 얘기는 끝이 났다. 리오는 원래 지크가 사용하던 방 바닥에 누워 침대에 있는 바이칼에게 물었다.
“‥난 갈 건데, 넌 어떻게 할 거지?”
바이칼은 대답이 없었다. 리오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가 무언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던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까 그 루미라는 아이와 같은 처지가 되어 있을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될까‥.”
그러자 잠시 후, 바이칼은 이불을 머리까지 덮으며 중얼거렸다.
“‥망할 녀석‥.”
리오는 다음 날 아침, 추적을 당하고 있다는 그 동료 기자의 이름을 알아낸 후 다행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바이칼과 함께 집을 나섰다. 그들이 나간다는 소리를 들은 레니는 불안한 얼굴로 리오에게 물었다.
“저어‥어제 그 사람들이 또 찾아오면 어쩌죠? 지크도 없는데‥.”
그러자 리오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이 나라를 떠나기 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 놓겠습니다. 지크가 돌아오기 전에 그들이 지크 어머니와 저 사람들을 건드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 여기 이것을 드리지요. 다른 식구들과 같이 생활을 하시려면 돈이 꽤 많이 드실 테니까요. 보태어 쓰십시오.”
리오는 자신의 작은 가죽 주머니를 뒤적거린 후 큼지막한 보석 여섯 개를 꺼내어 레니에게 건네주었다. 레니는 깜짝 놀라며 리오를 바라보았고, 리오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지크의 월급과 퇴직금을 합한다면 이것보다 조금 적을 테니까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다시 오겠습니다. 가자 바이칼.”
바이칼은 레니에게 고개만 살짝 끄덕인 후 리오와 함께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때, 레니의 뒤에서 어제 구해주었던 아이가 달려와 바이칼을 불렀다.
“바이 오빠! 잠깐 이쪽으로 오세요!!”
리오는 바이칼을 돌아보며 놀란 듯 중얼거렸다.
“‥[바이 오빠]‥?”
“시끄러워.”
바이칼은 약간 얼굴을 붉히며 그 아이에게 걸어갔고 리오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으며 그쪽을 바라보았다.
“왜 그러지 루미.”
아이는 얼굴을 붉히며 바이칼에게 잠깐 몸을 낮춰 보라는 손짓을 했고 바이칼은 약간 눈썹을 꿈틀거리며 몸을 숙였다. 그러자 아이는 바이칼의 볼에 살짝 키스를 해주었고 레니와 리오는 깜짝 놀라며 둘을 바라보았다. 바이칼은 기습을 당한 뺨에 손을 가져간 채 긴장된 얼굴로 아이를 바라보았고, 아이는 손을 흔들어주며 말했다.
“잘 다녀와요 오빠, 히힛‥.”
바이칼은 별 반응 없이 돌아서서 나갔고 리오와 스쳐 지나가며 말했다.
“‥나중에라도 나불대면 알지.”
“‥훗‥하하하하핫–!!”
리오는 결국 웃음을 터뜨리며 바이칼의 어깨를 툭툭 쳤고 바이칼은 얼굴이 새빨개진 상태로 어디론가 걸어갔다. 리오는 다시 레니와 아이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 바이칼이 간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곧 밖으로 나온 레니와 아이의 눈엔, 하늘 높이 떠오르고 있는 거대한 드래곤의 모습이 보여졌다. 그 드래곤은 레니의 집 상공을 한 바퀴 돈 후 수도 서울 중심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레니는 멍하니 서 있었고, 아이는 활짝 웃으며 날아가는 그 드래곤을 향해 손을 계속해서 흔들어주었다.
“잘 갔다와요–!! 정의의 용사님들–!!!”
리오를 등에 태운 바이칼은 계속 투덜댔고, 리오는 원래 모습으로 변한 바이칼의 어깨를 툭 치며 물었다.
“이봐, 뭐가 그리 불만이야. 친구끼리 태워줄 수도 있는 거잖아.”
「‥감히 용제의 등에 탄 영광을 누리면서 불만이 많군. 시끄러워.」
리오는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
“그런데, 너 크기를 3분의 1로 줄일 수 있으면서 왜 나에게 말 안했지?”
「‥얘기하면 어쩔 건데. 그건 그렇고 할 일이 뭐지?」
“우선 제네럴 블립 사의 서울 지사로 간다. 잠깐 경고를 해 주고 지도를 사서 프랑스라는 나라에 날아가 티베·프라밍이라는 여자를 찾는다. 이렇게야.”
「‥아직은 간단해서 좋군.」
리오는 저 멀리 한국의 수도 서울이 보이자 바이칼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자, 목표 발견! 저기 삐죽 솟아 있는 흑색의 80층짜리 빌딩으로 가자!!”
「내게 명령조로 얘기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