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410화
「‥지금쯤은 도착했겠지.」
워닐은 의자에 앉은 채 조용히 몰킨에게 물었다. 몰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 애완동물 발키드란들을 풀어놓아 보았는데, 그중 한 마리가 예상 지점인 트립톤 근경에서 죽었습니다. 확실할 겁니다.」
「‥좋아, 활동 개시다. 여신들께는 내가 직접 알릴 테니, 넌 라우소와 무스카, 루카를 데리고 준비해라. 발러에겐 여기를 지키라고 해라.」
「예!」
트립톤에 도착한 일행은 일단 예전에 노엘이 살던 집에 머무르며 동방행 배를 구하기로 했다. 배를 구하는 역할은 말재주 있는 레디가 베르니카와 함께 맡고 있었다.
일행이 한참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슈렌과 바이론은 집 밖에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었다.
“‥왠일로 나와 얘기를 하자고 했지?”
슈렌의 물음에, 바이론은 킥킥 웃으며 대답을 했다.
“크크팰‥넌 우리가 완벽히 도망가고 있다 생각하나?”
“…?”
바이론의 갑작스러운 말에, 슈렌은 그를 흘끔 바라보았고 바이론은 계속 말을 이었다.
“이오스님이 힘을 잃어 우리가 포착된 건 아마 두 번쯤일 거다. 내가 신장 녀석들이라면 이렇게 했을걸? 한 번에 한 명, 또는 두 명씩 신장을 보내는 것보다 도망칠 구멍이 없을 때 한꺼번에 공격하는 것으로 말이야. 포착된 위치를 파악해 우리의 갈 길을 예상하는 것은 머리가 있는 녀석들이라면 식은 죽 먹기‥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은 다 알 거다. 크크크크팰‥.”
슈렌은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분명 힘에서는 이쪽이 앞섰다. 가즈 나이트 한 명당 신장 네 명 정도는 거뜬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녀석들이 과연 총 공격을 해 올까. 그쪽도 얼마 힘이 없을 텐데.”
바이론은 허리에 찬 다크 팔시온을 꺼내어 자신의 앞을 기어가던 벌레 한 마리를 찍으며 말했다.
“크팰‥신장 녀석들도 분명 얼마 남아있지는 않을 거다. 그때 살아있던 신장 다섯에, 기껏해야 한두 세 명 정도가 다시 살아났겠지. 물론 신장 따위야 별것 아니다. 하지만 그쪽엔 신이 셋이나 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녀들도 움직일 게 뻔하지. 이오스님은 약에 의해 깨어나셨기 때문에 순간적인 힘은 그들만큼 될지 모르지만 오래가진 못한다. 어떤가, 멋진 위기 상황이지 않은가? 크하하하하하핫‥!”
슈렌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군.”
계속 앉아만 있던 바이론은 다크 팔시온을 턴 후 일어나며 말했다.
“‥내가 맡겠다. 뒤는 너에게 한번 맡겨 보지. 어차피 난 휀과 함께 한 차원에 오래 머물 수 없으니 말이야. 크크크크팰‥어둠의 가즈 나이트라면서 우스운 말을 하는군‥크하하하하하핫‥!!!!!!”
바이론의 광소와 함께, 그들의 눈앞엔 다섯 명의 신장과 세 명의 여신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슈렌은 일행이 있는 집 벽을 <그룬가르드>로 강하게 쳐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위험을 알렸고, 온몸의 근육을 긴장시키고 있는 바이론의 옆에 섰다.
“‥사바신도 가즈 나이트다.”
“‥크크크팰‥감히 내 일에 끼어들다니‥이번만은 용서해 주지. 크하하핫–!!!!”
자신들의 앞을 막아선 바이론과 슈렌을 본 신장 무스카는 인상을 구기며 중얼거렸다.
「‥이번엔 도망치지 않는군. 왜지? 그렇게 우리가 만만해 보이나?」
「그럴지도요‥후후훗. 어쨌든 여신들께만은 폐를 끼치지 맙시다 모두들.」
여신들은 말없이 공중에 떠 있을 뿐이었다. 그들의 옆에 있던 워닐은 신장들을 데리고 앞에 나서며 말했다.
「저 어둠의 가즈 나이트는 내가 맡겠다. 불의 가즈 나이트는 라우소, 루카, 무스카가 맡아라. ‥여신이시여, 오늘 이오스와의 모든 것을 끝내겠습니다. 보아주시길‥!」
여신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신호로, 신장들은 각자의 임무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바이론과 슈렌 역시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워닐은 바이론의 앞에 서서 자신보다 키가 큰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어둠의 가즈 나이트‥나와 일대일로 대결해 보지 않겠나?」
“‥뭐라고?”
바이론이 미소를 지은 채 우습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자, 워닐은 덤덤한 표정을 바꾸지 않고 자신의 손을 휘둘렀다.
퍼억–!!
순간, 바이론은 얼굴에 타격을 입으며 비틀거렸고 워닐은 바이론의 얼굴을 가격한 자신의 손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이제 좀 싸울 생각이 나겠지.」
바이론은 정신이 아찔해 왔다. 자신이 아무리 무방비 상태로 맞았다 하지만 이 정도의 타격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듯했다. 그것도 신장에게‥.
“‥크크크크팰‥좋아, 일대일로 한번 붙어 보지.”
슈렌은 예전처럼 세 명의 신장을 상대할 준비를 했다. 레프리컨트 왕국 수도에서 싸울 때, 슈렌은 신장 세 명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처리했었다. 지금 그는 약간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왜 그때 그 셋을 죽이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였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생각의 혼란 속에서의 바윗돌과 같은 침착함.
그것이 가즈 나이트 슈렌의 최대 강점이었다. 슈렌은 자신을 둘러싼 신장들을 향해 묵묵히 물었다.
“‥준비는 되었나.”
대답은 간단했다. 루카의 일격이 슈렌의 옷깃을 살짝 스치고 지나간 것이었다. 슈렌은 언제나 가늘게 뜨고 있던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나와의 악연부터가 너희들의 불운이었다.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이번엔 예전처럼 살려주진 않겠다. 음‥미안하다는 말부터 하는 게 순서였나‥?”
슈렌의 낮은 목소리를 들은 신장들은 약간 위축이 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들은 이번엔 믿는 것이 있었다. 바로 자신들의 ‘신’이 뒤에 있기 때문이었다.
바이론과 워닐은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양보는 곧 죽음이었다. 바이론도, 워닐도 쌍방의 실력에 놀라고 있었다. 바이론은 신장인데도 워닐이 가즈 나이트 중 두 번째로 강력한 자신의 공격에 한치도 물러섬이 없는 것에 놀라고 있었고, 워닐은 그저 광기의 강력함을 가지고 있다 생각한 바이론이 워닐 자신의 본래의 힘을 끌어내어도 자신을 능가하는 강력한 공격력을 발휘하는 것에 놀라고 있었다.
바이론은 워닐과 검을 일부러 부딪히며 그에게 말했다.
“이 녀석‥그냥 신장이 아닌 것 같군‥!!!”
워닐은 땀을 그냥 얼굴에 흘려버리며 피식 웃어 보였다.
「글쎄‥후후훗. 그에 대한 의문은 네가 살아서 풀 수 있을까?」
바이론은 힘으로 워닐을 강하게 밀쳐낸 후 왼손에 암흑 투기를 집중하며 외쳤다.
“크팰‥네 입으로 대답을 듣지 못하는 게 유감스럽구나, 크하하하하하핫–!!!!!!”
바이론이 왼손에 집중한 투기에서 곧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며 다섯 마리의 흑룡들이 튀어나왔다. 흑룡들은 제각기 꺾어지며 워닐을 향해 날았고, 워닐은 빙긋 웃으며 양팔을 벌렸다. 흑룡들을 맞이하듯이‥.
“‥이 녀석‥!?”
바이론은 순간 왼팔을 뒤로 물렸고, 날아가던 흑룡들은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 워닐은 계속 웃음을 지은 채 바이론에게 말했다.
「왜 그러나‥잘못된 것이라도 있나? 하하하하하핫‥!! 오대 명룡포, 한번 받아보고 싶었는데 유감인 걸?」
바이론은 흑룡들을 다시 투기화하여 빨아들였고, 광기가 사라진 굳은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신장이 아니군 네 녀석‥!!”
바이론은 이 세계로 출발하기 전에 주신에게 들었던 말을 회상해 보았다. 그때는 그도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렇군‥그랬어‥크크크크크크크팰‥.”
바이론은 다시금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워닐 역시 희미한 미소를 지은 채 바이론을 바라보고 있었다.
“크크크크크팰‥크하하하하하하하핫–!!!! 내 실수였다, 완전한 내 실수였어. 여신들이란 빛나는 인형에 속아 그 뒤에 곰인형은 보지 못한 내 실수였다, 크크크크‥크하하하하하하핫–!!!! 그러니 널 절대적으로 여기서 죽여주마–!!!!!!!”
워닐은 자신에게 돌진해 오는 바이론을 향해 보통 때와는 달리 녹색의 안광을 뿜어내며 중얼거렸다.
「너 따위가 할 수 있다면‥후후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