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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440화


“흠‥역시 듣던 대로 말은 잘하시네요? 하지만‥지금 당신에게 절 쓰러뜨릴 만한 체력이 남아 있을까 궁금하네요. 전 조금 강하거든요? 호호홋‥.”

그 여성의 놀리는 듯한 말을 들은 리오는 재미있다는 듯 붉게 빛나는 눈을 더욱 번뜩이며 말했다.

“훗‥말이 많군. 하긴, 지금이라도 말을 해 놔야 하겠지. 얼마 뒤면 비명밖에 못 지를 테니까‥!”

쿠우우웅–!!!!

리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리오와 그 여성이 있던 상가의 창문이 리오가 뿜어내는 기의 압력에 의해 모조리 터져 나갔다. 위협을 느낀 그 여성은 빠르게 공중으로 솟아올랐고, 리오도 그녀를 뒤따라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주위에 숨어 있던 사람들은 여성이 뿜어내는 파란색의 맑은 오라와 리오가 뿜어내는 핏빛의 붉은 오라가 공중에서 격돌하는 모습을 보며 넋을 잃고 말았다.

“이, 이건‥!?”

그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까 전까지 자신에게 형편없이 두들겨 맞던 리오가 아니었다. 물론 그녀 자신보다 월등히 강하다고 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체력이 다 떨어졌다 생각된 상태에서 이 정도의 힘을 또다시 내는 리오라는 사내의 저력이 두려워졌다.

“크아아아아아아앗–!!!!!!”

그녀가 잠시 생각하는 사이 리오가 고성을 터뜨리며 거친 공격을 해 왔고, 잠시 틈을 놓친 그 여성은 리오의 공격에 의해 왼팔을 스치고 말았다.

“음!?”

퍼억–!

순간, 살짝 스쳤다고 생각한 왼팔 상처가 폭발하듯 터졌고, 꽤 가는 편인 그녀의 팔엔 뼈가 다 보일 정도의 큰 상처가 나고 말았다. 그녀는 오른손으로 왼팔의 상처를 막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살의에 의해 뿜어져 나온 검기라서 그런가‥? 살짝만 스쳤는데도 세포 자체가 파열되다니‥좋아, 일단 임무는 완수했으니 돌아가자.’

그 여성은 자신에게 다시금 공격을 가하기 위해 돌진해 오는 리오를 킥으로 간단히 날린 뒤 하늘 높이 몸을 솟구쳤고, 리오는 입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 여성은 어느새 회복된 왼팔에서 오른손을 뗀 후 리오에게 소리쳤다.

“좋아요, 초반엔 부진했지만 오늘은 합격점을 드리죠. 당신을 없애지 못한 것을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군요.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당신이 강해지면 얼마나 강해질까요? 호호호홋‥실례했네요, 그럼 안녕.”

오색의 빛과 함께 그 수수께끼의 여성은 사라졌고, 리오는 분함을 억누르지 못하고 공중에 뜬 채 치를 떨었다. 그의 몸에서 분출되던 붉은색의 기는 차차 사라져 갔고, 시끄러웠던 시애틀의 시간은 점차 정오로 바뀌어 갔다.


숙소를 다른 곳으로 옮긴 리오는 아무 말 없이 자신과 바이칼이 쓸 방으로 들어갔다. 항상 뭐라고 말을 하던 리오가 잠잠한 탓에 둘이 쓰는 방 분위기는 그야말로 침묵 상태였다.

몸을 씻기 위해 욕실 안으로 들어간 리오는 머리를 풀며 한숨을 쉬었다.

“후우‥욱!!”

순간, 리오는 세면대에 얼굴을 대고 많은 양의 피를 토하였다. 가슴에 손을 가져간 채, 리오는 적외선식 수도꼭지에 손을 대 물과 함께 자신의 피를 하수구에 흘려 보내며 중얼거렸다.

“‥심각하군‥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몸이 회복되기는커녕 충격이 남아있다니‥.”

머리를 푼 후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며, 리오는 조용히 아침의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안전 주문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 싸웠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상대해 본 적 중 몇 안 되는 강력한 상대였었다.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개입되었다 이건가‥이젠 봐주지 않을 모양이군‥.”

리오가 말하고 있는 인물, 린라우는 악마 중 신에 가장 가까운 힘을 지녔다 전해지는 5대 악마 대공(惡魔大公) 중 한 명이었다. 악마 대공이란 선신의 대적되는 신인 악신 이하 권력 동률 5위의 인물들로서 인간계를 비롯한 다른 차원계에 세력을 넓히는 실질적인 임무를 맡고 있었으나 고대에 일어난 선신과의 전쟁 중 한 명이 사로잡혀 신계 어딘가에 갇히게 되었고, 두 명은 가즈 나이트인 휀에게 분해를 당해 활동을 제대로 한 인물은 단 두 명 뿐이었다. 그러나 그중에 한 명인 린라우는 천여 년 전 실종되어 소식이나 소문이 일체 끊긴 상태였었다.

욕조에 몸을 담그며, 리오는 자신을 몰아붙인 순진한 얼굴의 여성을 떠올려 보았다. 어디선가 만난 듯했지만 얼굴이 기억나진 않았다. 그 나이의 여성은 웬만하면 다 기억하고 있는 그였기에 거의 확실했다.

“‥여자를 너무 많이 알고 있는 죄일지도‥후훗‥.”

그렇게 중얼거리며, 리오는 또다시 자신의 나쁜 버릇을 발동하고 말았다. 욕조 안의 물이 식어 냉수가 된 것도 모른 채 거의 의식을 잃고 잠을 자는 것.

네 시간이 되어도 리오가 나오지 않자, 바이칼은 지겹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욕실로 향했다. 이번엔 또 어떻게 깨워야 할까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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