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445화
파아아아아앗–!!!!
「키아아아아아앗–!!!!!」
순간, 엄청난 빛과 함께 세이아에게 가까이 있던 크라주는 뒤로 쭉 밀려나고 말았다. 벽에 부딪힌 충격으로 인해 복원되던 크라주의 몸은 다시 반으로 갈라지고 말았고, 양 등분된 크라주의 입에선 기괴한 비명 소리가 각각 들려왔다.
길 건너에서 그 모습을 똑똑히 본 카루펠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세이아를 바라보았고, 세이아 역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르겠다는 듯 주위만을 두리번거릴 뿐이었다.
“아, 아니‥?”
「그, 그오오오오오옷‥비, 빛의 힘‥!? ‥빛의 신 이슈타르의‥아니야, 그것보다는 약해‥하지만‥어떻게‥인간 따위가‥!!! 위험해‥죽이겠다‥!!!!」
크라주는 복원되지도 않은 몸을 세이아에게 내던지며 외쳤다. 거의 원형질에 가까워진 그의 몸에선 그의 것으로 보이는 늑골들이 칼과 같이 뻗어 나왔고, 세이아는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품에 있는 챠오를 더욱더 꼭 껴안았다.
“아, 안돼–!!!”
파가가각–!!!!
그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공중에서 지크와 충돌하던 그 수수께끼의 여성이 세이아를 향해 날아오던 크라주의 늑골들을 모조리 부숴버린 것이었다. 흐물거리는 몸에 거의 달라붙어 있다시피 한 크라주의 황금색 눈이 공중으로 쳐들렸고, 지크의 움직임을 봉쇄한 상태로 기합탄을 날린 그녀는 무서운 눈으로 크라주를 쏘아보며 소리쳤다.
“린라우님의 명령을 거역할 생각이십니까!!! 그분께서 직접 납치해 오라는 명령을 내리셨을 정도의 인간입니다, 무슨 일을 당하시려고 그럽니까!!!”
그 즉시 지크는 그녀를 멀리 밀쳐냈고, 둘은 다시금 공중에서 격돌하기 시작했다. 크라주는 분하다는 듯 따로 떨어진 이빨을 딱딱거리며 뒤로 물러섰고, 세이아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크라주를 계속 바라보았다. 그러자, 크라주의 입에선 아까와 같이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운이‥좋았다‥인간‥!!」
세이아는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모든 것이 한순간의 악몽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어떻게 된 것인지 모든 생체 능력이 정지된 채 쓰러진 챠오, 피투성이가 된 채 공중을 날아다니며 그 누군가와 싸우고 있는 지크의 또 다른 모습‥. 그리고 처음 보는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 같은 자기 또래의 수수께끼의 여성‥.
“어째서‥어째서 나에게 이런 일이‥!”
“세이아 언니–!!! 세이아 언니–!!!!!”
그때, 그녀의 귀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이아는 눈을 크게 뜨며 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았다. 붉은 재킷과 반바지를 입고 있는 소녀, 넬이었다.
“넬!!”
바람처럼 세이아에게 달려온 넬은 그녀에게 안겨들며 상봉의 기쁨을 나누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오래가지 못했다. 동공이 열린 채 그냥 쓰러져 있는 챠오의 모습이 넬에게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챠, 챠오 선배!! 어떻게 챠오 선배가 이렇게‥!? 언니, 어떻게 된 거예요!!”
세이아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때, 남자의 묵직한 목소리가 넬의 뒤에서 그림자를 만들며 들려왔다.
“악마의 꼬리에 찔렸군‥뭐, 괜찮아. 좋은 경험이 될 테니까‥크크크크크‥.”
그 말을 들은 세이아는 넬의 뒤에 선 2m의 거인을 올려다보았다. 모자가 만든 그림자 안에서 그 사나이는 광기 어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나 세이아에겐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저, 정말이신가요? 챠오는 괜찮은 것인가요?”
바이론은 지크와 그 수수께끼의 여성이 충돌하고 있는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크‥그렇다고 볼 수 있지. 저주의 일종이라 저주를 건 녀석을 죽여야 하는 게 흠이지만 말이야. 어쨌거나‥저 지크 녀석, 오래간만에 멋진 표정을 내게 보여주는군. 크크크크크‥제일 맘에 드는 표정이야. 크하하하하하하‥.”
파악–!!!!
순간, 바이론의 코트 앞자락이 풀리며 거대한 무언가가 크라주를 향해 날았다. 바이론을 보자마자 데몬 게이트를 통해 막 도망치려던 크라주는 바이론이 날린다크 팔시온에 꽂히며 네그처럼 벽에 고정되고 말았다. 크라주를 고정시킨 다크 팔시온은 검 자체에 서린 암흑 투기를 뿜어내며 크라주의 몸을 완전히 봉쇄시켰다.
「크, 크아아아앗!!!! 이, 이런–!!!!」
몸을 꿈틀대지도 못하는 크라주를 보며, 바이론은 천천히 자신의 모자를 벗어 던졌다.
“크크크크큭‥도망치려고? 안돼, 안되지‥멋진 경험을 하게 해 주려고 그러는데 도망가면 내가 가슴이 아파져. 자아‥나를 위해서 춤을 춰 보겠나?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바이론은 양손에 붉은색의 마력을 모은 후 벽에 고정된 크라주를 향해 내던졌고, 그 빛을 맞은 크라주는 빛 안에서 괴로워하며 처절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느,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악–!!!!!!!!!」
바이론은 킥킥 웃으며 크라주의 몸을 고정시키고 있던 다크 팔시온을 뽑아 들었고, 고정되었던 몸이 풀리자마자 크라주의 몸은 사방으로 진동하기 시작했다. 바이론은 재미있다는 듯 팔짱을 끼며 중얼거렸다.
“크크큭‥저주 마법 중 내가 세 번째로 좋아하는 마법이다. [댄싱 온 더 헬(Dancing on the Hell)]‥너 같은 악마 녀석들에게 사용하면 더 기분이 좋아지지‥크‥.”
붉은 빛 안에서, 크라주는 계속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몸을 흔들어 댔다. 거의 회복되었던 크라주의 몸이 점점 튿어져 나가는 모습을 본 넬은 이를 악물며 눈을 돌려 버렸고, 세이아 역시 저런 끔찍한 장면은 본 일이 없었기에 귀를 막으며 눈을 감았다. 그때, 티베가 자전거를 타고 숨을 헉헉거리며 넬과 세이아에게 막 도착했다. 티베는 그들 가까이에서 바이론이 또다시 이상한 짓을 하는 모습을 보고 눈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으엑‥아무리 상대가 악마라지만 저 저주는 좀‥.”
댄싱 온 더 헬‥이 저주는 상대의 자체 복원 능력이 강력하면 강력할수록 효과를 발휘하는 마법이다. 상대방의 복원 능력을 거꾸로 돌려 상대 스스로 몸을 파괴하도록 하기 때문에 저주 마법 중 잔인하기로는 1, 2위를 다투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대방의 마법 방어력이 높거나 몸이 점점 썩어 들어가는 중인 좀비에겐 통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크아아아아아아–!!!! 저, 저주는 풀었어!!! 날 살려줘, 제발 살려달란 말이다–!!!!!! 크히아아아아악!!!」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몸이 부서진 크라주는 바이론을 향해 절규를 했고, 바이론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중얼거렸다.
“저주를 푸셨다‥하지만 난 재미가 있어졌는데 어쩌지? 크하하하하핫–!!!!!!”
푸우웅–!!!
그 순간, 하늘에서 청색의 빛이 크라주를 감싸고 있는 붉은 빛을 향해 떨어져 내렸고, 그 빛은 폭음과 함께 이내 사라져 갔다. 바닥에 철퍼덕 소리와 함께 쓰러진 크라주는 급히 내려온 그 수수께끼의 여성과 함께 데몬 게이트 안으로 향했고, 크라주를 데몬 게이트 안에 넣은 그 여성은 약간 지친 얼굴로 바이론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오늘은 운들이 좋으셨네요. 다음에 반드시 볼 일이 있을 것입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녀는 오색의 빛에 휩싸이며 사라져 갔고, 그녀를 쫓아 내려온 지크는 곧 괴성을 지르며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바닥을 뒹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크‥불쌍한 녀석‥.”
바이론은 킥킥 웃으며 발로 지크를 걷어찬 후 바닥에 엎어진 지크의 등을 발로 내리밟았다. 그 광경을 본 티베는 깜짝 놀라며 바이론에게 소리쳤다.
“이, 이봐요!! 당신, 뭘 하려는 것이에요!!!”
그러나, 바이론은 티베의 말은 듣지도 않은 채 자신의 발 밑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지크를 내려다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