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이미지

가즈 나이트 – 465화


20장 [선택의 여지]

“으음‥음? 바이칼?”

욕탕 안에서 거의 기절하다시피 잠을 자고 있던 리오는 바이칼의 싸늘한 표정을 보며 머리를 부볐고, 바이칼은 욕실에서 나오며 리오에게 말했다.

“‥그 버릇은 고치지 않았군. 너에게 감정 있는 녀석이 널 죽이려면 욕실이 최고의 장소일 거다.”

“흐흠‥그럴지도 모르지.”

수건으로 몸을 닦던 리오는 실소를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욕실에서 나온 리오는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엄지손가락으로 병뚜껑을 날린 후 병째 들이켜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흘끔 본 바이칼은 약간 긴장된 목소리로 리오에게 말했다.

“‥난 오늘 술이 잘 안 받을 것 같군.”

그러자, 리오는 미소를 지은 채 소파에 앉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말했다.

“후훗, 달라고 빌어도 안 줄 거다.”

그 순간, 바이칼은 속으로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인가를 알고 있기에 리오가 술을 권하기는커녕 안 준다고 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 탓이었다. 바이칼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리오에게 물었다.

“‥너, 왜 저번에 다른 방에서 잔 거지?”

그러자, 리오는 속으로 아차 하며 빠져나갈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아, 그, 그거? 루이체가 밤에 혼자 자기 무섭다고 해서‥노숙하는 샘 치고 그냥 잤지‥그래서‥. 그리고 남자끼리 같이 안 자면 또 어때. 그것 가지고 그럴 거야 없잖아.”

“그런 시시한 게 아니야‥너 어제 뭘 봤지? 난 그때 술을 마신 후 기억이 없는데‥그 사이 뭔가를 봤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

바이칼이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자신에게 집착하듯 물어오자, 결국 안되겠다는 듯 정색을 하며 조용히 말했다.

“‥오늘은 피곤하군. 난 먼저 자겠어.”

리오는 그렇게 말한 후 될 대로 되라 속으로 외치며 자신의 침대로 향했다. 그 모습을 본 바이칼은 몸을 부르르 떨며 이를 갈았고, 꽤 오랫동안 바이칼이 조용하자 리오는 속으로 안심을 하며 그대로 잠을 자기로 했다.

칙–

순간, 냉장고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리오는 깜짝 놀라며 냉장고 쪽을 바라보았다. 바이칼이 평소와는 달리 매우 화가 난 모습으로 위스키를 꺼내 병째 들이켜는 모습이 곧 그의 눈에 들어왔고, 리오는 기겁을 하며 바이칼에게 달려들었다.

“이, 이 녀석!!! 너 갑자기 무슨 짓이야!!!”

“이것 놔!! 난 술을 마셔도 아무렇지 않단 말이다!!! 그러니 말리지 마!!!”

힘으로 위스키 병을 빼앗은 리오는 바이칼이 벌써 많은 양의 위스키를 마신 것을 알고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바이칼의 복부를 주먹으로 올려 쳤고, 바이칼은 의외의 기습을 당한 탓에 욱 소리를 내며 마신 술을 대부분 토해냈다. 그렇게, 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고, 리오는 곧 위스키 병을 옆 탁자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래, 미안하다. 사실 그날 밤 네가 다른 생물로 변해 주정 아닌 주정 부리는 것을 봤고, 그 덕분에 루이체 방에 잠시 피신을 한 것이지. 네가 다음날 아침 아무것도 모르길래 난 네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그냥 넘어가려고 했어. 그 죄값을 오늘 지불하는 것인가보다. 후훗‥다시 한번 미안‥.”

퍼억–!!

“흡–!! 네, 네 녀석‥!?”

순간, 무방비 상태에서 바이칼에게 복부를 강타당한 리오는 허리를 굽힌 채 놀란 표정으로 바이칼을 바라보았고, 바이칼은 약간 얼굴이 붉어진 채 리오를 향해 차갑게 중얼거렸다.

“‥받은 건 돌려줘야겠지.”

“‥풋, 하하하하핫‥!”

그러자, 리오는 복부의 통증에도 불구하고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했고, 바이칼은 더욱더 얼굴을 붉히며 리오에게 소리쳤다.

“시끄럿! 더 이상 웃으면 지옥으로 보내주겠다!!”

그러나 리오는 계속 웃어댔고, 그는 바이칼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며 힘겹게 말했다.

“‥쿡쿡쿡‥아직도 순진한 녀석이군 넌‥몇백 년이 지났는데도 말이야. 하긴, 그러니 지크 녀석에게 매번 놀림을 당하는 것이겠지‥. 그래, 이젠 화 풀렸니?”

바이칼은 별말 없이 창가 쪽 의자에 앉은 후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흥‥멍청이와 괜한 시간 낭비를 했군‥.”

바이칼이 다시 예전과 같은 반응을 보이자, 리오는 피식 웃으며 자신의 침대로 갔고, 편하게 누운 후 눈을 감으며 바이칼에게 말했다.

“자아, 멍청이는 잔다. 잘 때 불은 끄고 자거라 얘야, 후후후‥.”

“‥반드시 죽여주마‥!”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