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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497화


사나이‥바이론의 웃음과 함께 그의 몸에선 엄청난 압력의 암흑 투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주위의 건물들과 구조물들은 그 압력에 못 이겨 파괴되거나 멀찍이 밀려 나갔다. 바이론이 뿜어내는 엄청난 살기에 반응이라도 하듯, 카에는 모습을 베히모스의 상태로 바꾸어 바이론의 앞에 대적했고 앙그나는 밑에 쓰러져 있는 리오와 라이아를 향해 급속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앙그나가 밑으로 내려감에도 불구하고, 바이론은 상관없다는 듯 자신의 앞에 이빨을 드러낸 카에를 쏘아볼 뿐이었다.

“크흐흐흐흐‥멋진 친구 하나 소개시켜줄까? 사이즈도 비슷해서 마음에 들 거다‥크하하하하하하핫–!!!”

기의 농도를 점점 짙게 만들어가던 바이론의 눈은 이윽고 붉게 물들어갔고, 그의 몸에서 뿜어지던 검은색의 암흑 투기가 갑자기 살아있는 듯 꿈틀대기 시작했다.

“크크크‥오대명룡진(五大冥龍陣)‥!! 네 몸을 갈기갈기 찢어주마! 크하하핫–!!!”

그사이, 지면으로 내려간 앙그나는 급속히 하강하며 자신의 입을 크게 벌렸다. 그의 입에선 곧 붉은색의 빛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토믹 레이였다. 모은 시간이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보통 상태의 리오에겐 큰 충격을 입힐 수 없었으나 무방비 상태에서 등에 결정타를 맞고 쓰러져 의식을 잃은 리오를 즉사시키기엔 어려움이 없는 것이었다.

순간–.

음속을 넘어선 그림자 하나가 갑자기 지면에서 솟아 올라 앙그나의 두꺼운 목을 팔로 휘어 감은 후 그의 머리를 뒤로 크게 꺾었고, 앙그나의 입 안에 모인 아토믹 레이는 공중으로 쏘아져 무로 돌아가고 말았다. 앙그나의 목을 강하게 감고 있던 그 그림자는 힘을 있는 대로 끌어 올리며 앙그나의 몸을 계속 뒤로 꺾었고, 앙그나가 공중에 거꾸로 서 있는 상태가 되자마자 그는 즉시 무릎으로 앙그나의 턱을 고정시킨 후 지면으로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약 30m 높이에서 앙그나는 부서진 철근 콘크리트 더미에 추락했고, 앙그나를 지면에 꽂은 그 그림자는 동물을 능가하는 몸의 탄력을 이용해 공중제비를 우아하게 돌며 리오의 옆 지면에 우아하게 착지했다.

파워는 약하지만 스피드와 대인 전투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나이.

“헤헷‥이 지크님 앞에서 쓰러진 상대를 공격하려 하다니, 그러면 나쁜 아이지‥!”

그러나, 지크의 자신 있는 외침과는 달리 앙그나는 별일 없다는 듯 콘크리트 더미를 헤치고 나와 두꺼운 목을 가볍게 매만질 뿐이었다. 지크는 다시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쳇, 괜히 신났었군. 헤이, 너 진짜 안 아픈 거야?”

그 순간, 대답 대신 앙그나의 펀치가 지크를 향해 날았고 지크는 눈을 움찔하며 왼쪽 무릎과 양팔을 앞으로 모아 그 공격을 막아냈다.

“–헛–!?”

격식이 없는 단발 공격이었지만 엄청난 파워였다. 방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크는 뒤로 튕겨져 날아갔고, 그 역시 콘크리트 더미를 향해 날아가고 말았다. 그러나 지크는 공중에서 중심을 다시 잡아 콘크리트 벽에 수직으로 발을 붙였고, 다시금 몸을 회전시켜 최대한으로 충격을 완화했다. 그러나 그래도 팔이 저려왔다. 지크는 팔을 강하게 흔들어대며 앙그나를 향해 소리쳤다.

“이봐, 근육 덩어리!! 별것 아닌데 그래? 이 형아에게 덤벼 봐!! 다시 펀치를 날려보라구!!”

그러자, 앙그나는 재미있다는 듯 지크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빠른 스피드로 자신에게 달려오는 앙그나를 본 지크는 자신의 장갑을 매만지며 속으로 생각했다.

‘보통 공격은 뻔해, 소용없을 거야‥장갑이 터져 나갈지 모르지만 하는 수 없지‥! 늑골을 박살내 주마!!!’

곧바로, 그의 몸에선 기전력이 강렬히 뿜어지기 시작했고, 이윽고 앙그나는 지크를 향해 지금껏 바이론 외엔 정면으로 받은 일이 없는 괴력이 실린 펀치를 지크에게 휘둘렀다. 충격이 상당하다는 것을 지크 역시 알고 있었다. 그는 자세를 빠르게 숙인 후 왼손으로 앙그나의 펀치 측면을 잡았고, 그 순간 마찰력을 이기지 못한 특수 합성 가죽장갑은 펀치가 나가는 쪽으로 튿어져 나가고 말았다. 하지만 지크는 앙그나의 팔을 잡는 데 성공했고, 그 즉시 몸의 세포가 폭발할 정도로 몸에 진동을 주기 시작했다.

쉬이이이잉–

지크가 시퍼런 안광을 뿜으며 몸에 진동을 준 순간,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몸으로 만들어내는 초음속의 진동으로 인해 파생된 바람의 소리였다. 소리가 절정에 달한 순간, 지크는 오른쪽 어깨로 앙그나의 옆을 들이받으며 일갈을 터뜨렸다.

“외식, 아(牙)의 일격(一擊)!!!”

퍼엉–!!!!

몸 전체의 진동으로 축적한 초(超) 일격이 앙그나의 옆구리에 꽂힌 순간, 앙그나의 몸은 크게 흔들렸고 충격이 만들어낸 거대한 소리가 파편으로 가득한 시내를 울렸다. 상당한 충격이었는지 앙그나의 몸은 경직되고 말았다. 하지만 거기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순간, 절정에 달했다 생각한 진동이 아까를 능가할 정도로 다시금 지크의 몸에서 생성되었고 지크는 다시금 오른쪽 팔꿈치로 방금 전 공격했던 앙그나의 옆구리를 다시금 찌르며 외쳤다.

“외식, 아의 이격(二擊)–!!!!”

콰아앙–!!!!

두 번째 일격이 꽂힌 순간, 앙그나는 입에서 선혈을 뿜고 말았다. 두 번의 연속 공격이 나가는 데엔 몇 초가 약간 걸렸지만 공격을 가하는 지크와 앙그나에겐 몇 분 이상의 시간과도 같은 것이었다.

앙그나는 힘없이 뒤로 튕겨져 날아갔고, 몇 초 동안 있는 힘을 다 소비한 지크는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굽히며 무너져 내렸다. 옆에 솟아오른 철근에 의지해 쓰러지는 것은 겨우 면한 지크는 머리가 어지러운 듯 이마를 왼손으로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비, 빌어먹을‥! 억지로 반동을 만들어 파워를 높이니 결과가 안 멋있군‥!! 이거 꼴사납잖아‥젠장.”

부스럭–

그때, 지크는 눈을 크게 뜨며 뒤를 돌아보았다. 두 번의 강력한 공격에 의해 오른쪽 늑골이 완전히 부서진 앙그나는 다시금 일어난 뒤 오른쪽 늑골부 근육에 힘을 가했고, 늑골 부위에선 우두둑 소리와 함께 뼈가 다시 맞붙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크는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은 채 다시금 몸을 일으키며 중얼거렸다.

“Shit‥얼어 죽을‥!! 상당히 잘 만들어진 애완 인형이었군‥! 갑자기 어머니가 보고 싶어지는데‥?”

한편, 살아있는 듯 꿈틀대던 바이론의 암흑 투기는 점점 실체화를 하기 시작했다. 투기의 구체로부터 뻗어 나온 다섯 개의 굵은 촉수는 이윽고 붉은색의 눈을 가진 흑룡의 모습을 갖추었다. 파리 하늘은 거대한 베히모스와 다섯 개의 머리를 가진 흑룡의 대결 무대로 바뀌었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건물의 옥상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바이칼은 불어오는 바람에 날리는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누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괴수 영화를 찍는군‥.”

바이론은 붉게 타오르는 눈으로 베히모스를 올려다보며 다시 한번 광소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핫–!!! 모두 물어 뜯어라 명계의 용이여, 녀석의 생고기를, 녀석의 뼈를!!! 처절히 울부짖게 만들어 주는 거다!!!! 크크크크크‥크하하하하핫!!!”

그의 광기에 동조라도 하듯, 투기로 만들어진 흑룡들은 제각기 공기를 찢는 듯한 포효를 하며 베히모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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