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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506화


조커 나이트는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고, 휀은 등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손으로 확인해본 후 고개를 저으며 조커 나이트에게 물었다.

“…신을 능가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했나?”

「또 무슨 헛소리냐!! 등에 난 상처를 확인하고도 모르겠나, 난 너를 능가하고 있다, 이기고 있다!!! 신도 능가하고 있다!!!!」

조커 나이트는 그렇게 소리쳤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무언가에 쫓기는듯 해 보였다.

가만히 조커 나이트를 바라보던 휀은, 표정을 풀고 옅은 미소를 띄우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조금이라도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쁘군….”

「…으으윽…!!! 아직까지도 잘난체를 하는거냐!!!!! 좋아, 네녀석의 웃음을 지워주지!!!!」

조커 나이트는 뒤로 물러선 뒤, 양 손을 모으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휀은 팔짱을 낀 채 말 없이 조커 나이트의 행동을 지켜볼 뿐이었다. 조커 나이트는 곧바로 주문탄이 모여진 팔을 치켜 올렸고 휀이 있는 방향을 향해 던질 자세를 취하며 소리쳤다.

「키하하하하하핫—!!!! 네놈의 동료들이 죽었을때 네 표정이 궁금하구나!!!!! 가거라, 악마술 제 6장, 4위 주문 [성모의 절규]—!!!!!!」

곧바로, 주문탄은 휀을 지나쳐 성의 안쪽으로 향했고, 주문탄은 일행이 있는 별궁의 앞을 향해 정확히 급강하를 시작했다.

“…저것은…설마!!”

검은색의 주문탄이 날아오는 모습을 바라보던 케이는 들고 있던 휀의 배틀코트를 급히 껴 입었다. 그때, 푸른 장발의 사나이, 슈렌이 그녀를 지나쳐 달리며 말했다.

“자세를 낮추십시오.”

폭발음에 낮잠을 깬 노엘은 창문을 연 후 머리를 매만지며 자신의 안경을 쓴 후 폭발음이 들린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뜻하지 않게도 별궁이 있는 방향을 향해 급강하하는 주문탄을 볼 수 있었고,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며 뒤로 주춤거렸다. 그때, 슈렌이 창문을 통해 그녀의 방 안으로 난입했고, 뒤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됐군.”

퍼어어어어어엉—!!!!!!

이윽고, 엄청난 폭염이 공중으로 솟아 올랐고, 그 폭염을 본 조커 나이트는 미친듯이 웃으며 휀에게 소리쳤다.

「키하하하하하핫—!!!!! 어떠냐, 어떠냐!!! 저 폭염 안에 네놈의 동료들이 타 죽어가고 있을거다!!!!! 고통스러워하며, 울부짖으며!!!!!」

그러자, 휀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말했다.

“…그렇겠지.”

「…뭐?」

그 순간, 조커 나이트는 자신이 갑자기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 녀석에겐 동료라는 개념이 없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았다.

「…쳇, 죽어랏—!!!!!!」

이대로 서 있는 것은 바보짓이라는 생각이 든 조커 나이트는 낫을 거머쥔 손에 힘을 가하며 휀에게 빠른 스피드로 공격을 가했다.

파앙—!!!!

일순간의 공격이었다. 예전의 조커 나이트가 한 공격과는 차원이 다른 스피드와 파워가 실린 공격이었다. 그러나, 그 공격은 간단히 막혀 있었다. 자신의 목을 향해 들어온 낫을 플랙시온의 자루로 막아낸 휀은 왼손으로 조커 나이트의 낫을 살짝 밀어내며 중얼거렸다.

“신을 능가한다니 그만한 대우는 해 줘야 하겠지.”

이윽고, 휀의 몸에선 엄청난 광도의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고, 눈을 태우는듯 한 그 빛을 본 조커 나이트는 순간 당황하며 뒤로 물러섰다. 곧이어, 눈을 감은채 서 있던 휀은 플랙시온을 어중간한 위치까지 들어 올렸고, 휀의 몸에서 뿜어지던 빛은 플랙시온에 일순간 흡수가 되었다. 휀은 눈을 뜨며 말했다.

“초 미니급으로 만들었지만 괜찮을거야. 살신기…[레퀴엠].”

피잉—

휀이 검을 휘두른 순간, 조커 나이트는 피할 수 없었다. 아니, 피하기 전에 그의 몸 주위에서 빛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파아아아아아아앙—!!!!!!!!

인간이 볼 수 있는 광도를 넘어선 빛과, 성을 이루고 있는 석재가 견딜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선 열…이른바 빅뱅(Big-bang) 현상이 부숴진 동쪽 성문에서 발생했고, 일순간 그 빛과 열은 거짓말 같이 사라졌다.

휀은 등 부분이 베어진 자신의 상의를 벗은 후 옷을 툭툭 털며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 난 뒤 연기가 무럭무럭 나고 있는 플랙시온을 칼집에 꽂으며 말했다.

“깨끗하군.”

그의 말 대로, 성의 동쪽 일부분—레퀴엠이 발동된 부분—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꼭 비유를 하자면 한쪽 부분이 칼로 깨끗이 도려내어진 케이크 씐과도 같았다.

휀은 별궁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고, 그쪽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며 말했다.

“…다음에 또 만나지.”

그것은 누구를 향한 말이었을까.

한편, 조커 나이트가 사용한 주문탄을 가까스로 막아낸 슈렌은 한숨을 돌리며 자신의 뒤에 쓰러져 있는 노엘을 돌아 보았다.

“괜찮으십니까.”

폭발시의 압력 때문에 뒤로 쓰러져버린 노엘은 뒷머리를 매만지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리가요…아야얏….”

휀의 코트에서 생성된 마법 결계에 의해 케이는 충격만을 받았을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충격이 꽤 컸던 탓에 케이는 계단 아래에 쓰러져 의식을 잃고 있었다.

“…으으음…!”

조금 후, 케이는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어깨가 상당히 아팠지만 타박상일 뿐이었다. 눈을 뜬 후 상반신을 일으킨 케이는 희미한 눈을 비벼가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폭발시의 충격 때문에 떨어진 기와들 말고는 주위의 건물들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다행이야…. 아, 저 사람은…?”

그녀의 희미한 시야엔, 별궁쪽을 향해 걸어오는 한 청년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는 걸어오며 검은색의 상의를 다시 입고 있었다. 휀이었다. 케이는 아무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고, 다른곳을 바라보며 별궁으로 향하던 휀은 계단 아래에 앉아 있는 케이를 볼 수 있었다. 휀은 곧 케이를 향해 방향을 바꾸었고, 그녀를 향해 말 없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케이는 약간 인상을 찡그리며 당황한 목소리로 휀에게 말했다.

“다, 당신 도움 없이도 일어설 수 있어요…!”

그러자, 휀은 나지막히 그녀에게 말했다.

“…코트.”

그 순간, 케이는 말을 잃고 말았고, 케이가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자 휀은 한숨을 내 쉬며 케이의 옆을 돌아 계단을 올라가며 말했다.

“나중에 내 방에 가져다 놓아도 좋아.”

그가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결국 화를 폭발시킨 케이는 일어서서 휀을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당신이라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는 인간 같군요!!! 인간으로서의 감정이 있는겁니까 없는겁니까!!!”

그러자, 휀은 케이를 흘끔 바라보며 대답했다.

“…맘대로 생각해.”

그런 후, 그는 별궁 안으로 사라졌고 케이는 휀의 코트를 벗은 후 코트를 잡은 손에 힘을 가하며 중얼거렸다.

“…좋아요, 당신을 인간으로 만들어 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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