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527화
“…하여튼 리오 오빠는 저사람…아니, 저분의 걱정을 상당히 하고 있죠. 언제나…. 아마, 그것이 우리같은 여자들은 모르는 ‘우정’이라는 것 같아요. 하긴, 수백년 동안 둘은 거의 붙어서 다니다시피 했으니까요.”
“…으음….”
티베는 루이체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자신도 리오와 바이칼을 보며 그런것을 느낀 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쿠우우우웅—!!!!!!
순간, 엄청난 폭음소리와 함께 리오, 바이론등이 있는 장소에선 거대한 빛이 발했고, 바이칼은 순간 눈을 부릅뜨며 몸을 움직였다.
탁!
“…!!”
그러나, 마악 움직이려는 바이칼의 어깨를 누군가가 두드렸고, 바이칼은 자신의 어깨를 두드린 사람을 흘끔 바라보았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만면에 웃음을 띄고 있는 사나이, 지크였다.
“호오…그렇게 가면 못쓰지. 설마 너도 저녀석과 바이론을 못믿고 있는것 아니야?”
그러자, 바이칼은 다시 정색을 한 후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려진 지크의 손을 털어내며 보통때와 같은 말투로 중얼거렸다.
“…흥, 언제나 믿고 있지 않아…저런 약한 녀석 따위.”
지크는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슈렌은 그 사이 주위를 둘러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고, 둘이 온 것을 본 일행들은 다소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라이아의 어깨를 팔로 두르고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던 세이아는 라이아를 더욱 강하게 껴안으며 자신의 맘 속에 있는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상하게도, 그녀는 다른 어느때보다 마음이 쓰라려왔다. 왠지 모르게…조금 후면 누군가를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세이아는 라이아에게 조용히 속삭여 물었다.
“…라이아, 언니…떨고 있는것 같니…?”
“…….”
라이아는 세이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
“젠장, 진짜 강해졌군…!!!”
리오는 투덜거리며 자신의 몸을 두텁게 덮고 있는 회색빛 망토의 왼쪽 어깨 부분이 시커멓게 그을려 있는 모습을 쏘아보았다. 마법 방어력이라면 휀의 배틀코트 <코로나>를 능가하는 그의 망토였지만, 물리 방어력은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의 망토였다. 사실 마법을 쓰지 않은 베히모스를 상대할땐 귀찮은 헝겁과도 마찬가지여서 리오는 망토를 급히 벗어 다른곳으로 던진 후 왼손에 마법진을 급히 전개하였다.
“빚은 갚아야 하겠지!! 먹어랏—[플레어]—!!!!!!!”
리오의 왼손에 급속으로 전개된 마법진에선 그의 머리만큼 새빨간 광선이 번뜩였고, 베히모스는 역중력 바리어를 플레어의 타격점으로 급히 집중하였다. 곧, 그 타격점에선 대 폭발이 일어났고, 베히모스의 뒷쪽 수백미터는 플레어의 폭발에 의해 생겨난 열과 빛에 의해 거의 증발하여 버렸다.
근처에서 그것을 보던 바이론은 씨익 웃으며 중얼거렸다.
“…크크팰, 멋지군…. 나라도 저 공격을 받았다면 죽었을지도…크하하하핫…!!!!”
폭발광이 사라진 후, 베히모스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시각 능력을 발휘하여 목표물인 리오를 찾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리오는 베히모스의 전방위(全方位)시각에 들어왔고, 베히모스는 즉시 반격 준비를 하였다.
「…크우웃…!?」
베히모스는 두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자신을 향해 급속도로 돌진해 내려오는 리오의 모습을, 그리고 그의 손에 든 검이 붉은색의 잔광을 일직선으로 그리고 있는 것을.
“이것도 막아봐라…!!! 마법검 [플레어]—!!!!!!!!”
파아아아앙—!!!!!
순간, 마법검이 걸린 엑스칼리버는 베히모스의 역중력 바리어에 충돌했고 그 충돌점에선 힘과 힘의 대결에서 발생한 스파크가 강렬히 일어났다. 그러나 잠시 뿐이었다. 리오의 일차 플레어 공격에 의해 약해질대로 약해진 역중력 바리어는 플레어 주문과 거의 같은 힘을 가지고 있는 마법검 공격을 오래동안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찌이이이이—!!!!
쇠가 갈리는 것과 같은 소리와 함께, 베히모스의 역중력 바리어는 계란 껍질처럼 부숴졌고 리오의 검은 베히모스의 등에 정확히 꽂혔다.
“크윽…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리오는 거성을 지르며 베히모스의 등에 박은 엑스칼리버를 비틀었고, 베히모스의 등에선 곧 시력의 한도를 넘어선 빛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갔다.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베히모스의 처절한 비명과 함께, 리오와 베히모스는 곧 폭발광에 휩싸였고 근처에서 베히모스와 대치중이던 바이론은 피식 웃으며 손으로 자신의 시야를 가렸다.
“크크큭…너무 밝군…크크크크크….”
그러나, 아쉽게도 바이론은 거기서 그만 웃어야 했다. 자신과 대치중인 베히모스가 선제 공격을 가해 왔기 때문이었다. 베히모스의 입에서 뿜어진 아토믹 레이는 급속도로 바이론에게 날아왔고, 그 광선이 자신에게 닿는 순간 바이론은 눈을 가리고 있던 팔을 강하게 휘둘렀다.
쿠우우우우웅—!!!!!
폭음소리와 함께, 바이론의 옆쪽 도시는 아토믹 레이에 의해 대파되었고 그 모습을 본 베히모스는 무서운 눈으로 자신의 앞에 떠 있는 회색의 남자를 쏘아보았다. 감정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럴까…베히모스는 자신의 아토믹 레이를 팔로 간단히 쳐 옆으로 튕겨버린 바이론의 행동에 자존심이 상한 듯 했다.
“크크크크크…왜그러지…내가 무서운건 아닌가? 크크크크크크크…크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핫—!!!!!! 화가 난다면 덤벼라, 이제까지 당했던 것도 있지? 어서 덤벼봐라, 물어봐라!!! 날 즐겁게 해 주란 말이다!!!!!! 크하하하하핫!!!!!!”
「크우…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
베히모스는 긴 포효를 하며 바이론을 향해 몸을 날렸고, 바이론은 광소를 얼굴에 머금은채 역시 베히모스를 향해 몸을 날렸다.
「쿠오옷—!!!」
베히모스는 빠르게 자신의 앞발을 휘둘렀다. 예전에 늑대 모양을 한 펜릴과는 전혀 강도가 다른 공격이었다. 흔한 말 대로, 거짓말을 더하지 않고 철근 콘크리트로 강하게 둘러싸인 건물도 일격에 두동강을 내는 것도 간단할 것이었다. 그러나 바이론이 자신의 눈에 보기에 느린 그 공격을 맞거나 막을 정도로 미친 것은 아니었다.
“바보녀석—!!”
간단히 그 공격을 피한 바이론은 베히모스의 안면에 착지를 했고, 곧바로 베히모스의 눈을 쏘아 보았다. 그리고 나서, 왼손으로 자신의 은발을 쓸어 넘기며 광기어린 웃음을 다시금 터뜨렸다.
“눈이…맘에 안들어…크크크크크크…!!!!!”
「—!!!」
순간, 바이론은 무서운 스피드로 베히모스의 눈을 향해 달려들었고, 오른손으로 베히모스의 안구를 강타하였다.
「쿠오오,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옷—!!!!!!!」
그러자, 베히모스는 고통에 찬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고, 그런 와중에서 바이론은 자세를 낮춘 후 베히모스의 눈에 박은 자신의 손을 더욱 깊숙히 밀어 넣었다.
쿠드득…!!
안구의 단단한 조직이 자신의 손가락에 밀리는 감촉을 느낀 바이론은 만족한 듯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크크크…좋은 감촉이야…크크크크크…!!!!! 그럼 죽는게 좋아…[플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