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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529화


5장 <다시 시작된 악몽>

그러나, 리오도, 바이론도, 그 누구도 생각치 못한 일이 그때 일어났다.

“…흡!”

슈렌은 순간 숨을 멈추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갑자기 주위 사람들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다. 지크도, 바이칼도, 그리고 챠오등 약간이라도 기척을 느낄 수 있는 일행들도 그것을 느낀 듯 숨을 죽였다.

“…어? 지크씨, 왜 그러시나요?”

라이아를 뒤에서 안은채 가만히 서 있던 세이아는 시에와 신나게 놀던 지크가 갑자기 정색을 하며 자신쪽을 바라보자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러나, 지크는 정확히 세이아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이런!! 라이아에게서 떨어져요 세이아!!!!”

순간, 라이아의 팔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스피드로 휘둘러졌고 지크는 차마 막지 못한듯 피를 뿜으며 뒤로 멀찌감치 날아가고 말았다. 그 사이, 슈렌이 세이아를 떨어뜨리기 위해 뒷쪽으로 접근했으나 슈렌 역시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뒤로 날려가고 말았다. 그 힘은 주위의 모두에게 영향을 끼쳐, 바이칼을 제외한 전원은 멀찌감치 뒤로 밀려났다. 라이아는 눈에서 파란색 빛을 뿜으며 약간 다른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웃음을 띄운채….

“…호홋…미안하게 되었군요 바보 언니 오빠들…. 이렇게 침투해 있으면 분명히 제 언니를 데리고 갈 수 있다 말을 들었는데…진짜네요.”

그렇게 말 하는 동안, 라이아는 점점 성장해갔고 이윽고 예전에 리오, 지크등과 싸울때와 같이 어른의 라이아로 바뀌어졌다. 바이칼은 너무 놀라서인지 눈을 크게 뜬 채 지금의 상황에 아무런 대응도 하고 있지 못했다. 라이아는 자신의 복장을 바꾸며 바이칼을 향해 말했다.

“흐음…예전에 만났을땐 제가 당신의 힘에 따라가지 못했는데…오늘은 괜찮을 것 같군요. 아…드래곤은 불노불사가 아니죠? 목숨이 두려우시지 않나요? 후후후훗…전 이만 제 언니를 데리고 가겠어요. 방해하시면 미워할거에요. 호호호홋…!!”

자신의 힘을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세이아는 라이아의 힘에 눌린듯 인형처럼 가만히 서 있었고, 라이아는 빙긋 웃으며 세이아의 손을 잡았다.

“자아…가요 언니. 꼭 만나야할 분이 계세요. 우리 둘 다….”

“…크윽…멈춰 꼬마!!!”

라이아는 순간 움찔하며 자신을 부른 사람을 바라보았다. 일찌감치 쳐 날려보낸 지크였다. 그는 장갑으로 자신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낸 후 분노가 섞인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장난도 정도껏 하란 말이야…지금까지 우리들과 함께 있었던 시간은 뭐가 되냐고!!!”

지크의 외침에, 라이아는 어깨를 으쓱이며 간단히 대답했다.

“호홋…‘무의미한 시간’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호호호홋…그냥 조용히 누워 계셨다면 좋았을걸, 그럼 더 주무세요 지크 오빠!!!”

콰아앙—!!!!!

순간, 라이아의 손에선 강한 기합파가 분출되었고, 지크의 뒷편 건물은 지우개에 지워진듯 구멍이 일직선으로 깨끗이 뚫려 나갔다.

“…!!”

라이아는 의외라는듯 자신의 기합파를 간단히 피한 지크를 바라보았다. 지크는 무서운 눈으로 라이아를 바라보며 자신의 호주머니 안에 있는 작은 컴퓨터를 꺼내었다. 그리고 그것을 들어 보이며 라이아에게 소리쳤다.

“나는…나는…내가 알고 있는 사람을 한사람이라도 잃는걸 죽는것보다 싫어하는 사람이야. 이게 뭔지 알아!!! 우리와 그렇게 피터지며 싸워온 베히모스를 버튼 하나로 없앨 수 있는 단말기야!!! 하지만 난 이걸 사용하지 않았어, 사용하게 되면 시에를 잃으니까!!!!”

파직—!!!

지크는 악력으로 그 컴퓨터를 으스러뜨렸고, 힘이 약했는지 바닥에 거의 붙어있다시피 한 시에는 말 없이 지크를 바라보았다. 지크는 계속 말을 이었다.

“…겨우 내 이름을 제대로 말하기 시작한 아이를…귀찮다고 버튼 하나로 없앨 수 있는 차가운 사람이 난 못돼!!!!! 너도 마찬가지야, 다시 만났을때의 네 미소가 가식적인 것이었더라도 난 너를 소중히 여겼어!!!! 그리고 너때문에 미치는것도, 죽기 직전까지 얻어맞는것도 감수했어! 이건 나 뿐만 아니고 여기 있는 모두의 생각란 말이야!!! 도대체 뭣때문에 이러는거야!!!!!”

지크의 처절한 외침에, 라이아는 귀찮다는듯 머리를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음…후훗, 지크 오빠는 한번도 속아본적이 없는 사람이군요? 그런 순진한 말을 다 하고….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죠. 사실 아이의 몸은 싫었지만 이렇게만 하면 거의 100%에 가깝다는 그분의 말대로 따른 결과니 그리 기분나쁘진 않아요. 호호홋…지크 오빠도 순진한 면이 있네요?”

그런 라이아의 말을 들은 지크는 힘이 빠진듯 고개를 푹 숙여버렸고, 겨우 정신을 차린 바이칼은 라이아를 막기 위해 드래곤 슬레이어를 뽑아들고 앞으로 발자국을 옮겼다. 그때, 지크가 갑자기 바이칼의 목 뒤를 잡았고, 강하게 뒤로 끌며 중얼거렸다.

“…비켜…아니, 비켜줘….”

바이칼은 고개를 숙인채 자신의 목덜미를 잡고 있는 지크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의 말 대로 뒤로 물러서며 중얼거렸다.

“…갈때까지 갔군…바이론을 닮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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