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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590화


“아아, 죄송해요 리오 씨, 집 화장실하고 구조가 틀려서‥아?”

퍼버버벅–!!!!

재빨리 화장실에서 볼일을 마치고 나오던 바이칼이 나오자마자 본 광경은 공중에 동시에 뜬 리오와 흰색 복장의 남자들 세 명이 공중에서 격돌을 하는 것이었고, 보라색 검광이 리오의 몸 주위를 휘감는다 싶더니 점프했던 세 명이 순식간에 피를 흩날리며 사방으로 날아가는 것이었다.

‘머, 멋지다‥!’

바이칼이 자신의 뒤에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시 지면에 착지한 리오는 자신의 검을 한 손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간격을 두고 자신을 포위한 닌자들에게 말했다.

“자아, 단역 A, B, C는 이제 대본에서 사라졌으니 다음 차례는 누구지?”

“으, 으윽‥!!”

닌자들은 현재 ‘뭔가 잘못된 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단지 세 명이 쓰러진 것뿐이었지만 그들이 왜 쓰러져야 했는지 보질 못한 탓도 있었다. 주위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고, 초가집 모양의 건물이 상당히 많이 배치된 놀이동산 지역 광장엔 짧은 시간 동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둘러앉게 되었다. 마치 진짜 쇼가 벌어지기라도 한 듯.

그 군중들 안엔 수도 방위 BSP 대원도 몇 끼어 있었다. 게다가, 방금 전 세 명이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던 헤이그는 잠시 정신이 멍해진 느낌마저 받고 있었다.

“저 청년은 저번에 지크를 찾아왔다가 돌아갔던‥? 웬만큼 단련된 분위기는 있었지만 설마 저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그때, 그의 옆에 있던 부인인 사라가 분홍색 도시락통을 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그랜, 점심 좀 먹으면서 봐요. 쇼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그렇지 점심도 안 먹으면 어떡해요?”

“아, 미안.”

헤이그는 도시락을 연 뒤 안에 들어있는 햄 샌드위치를 하나 들며 계속 쇼(?)에 집중을 했다.

보스 내지는 바로 이하로 보이는 검은 옷의 닌자는 한숨을 후우 쉬며 손가락 네 개를 들고 가라는 신호를 보냈고, 곧 그의 뒤에 있던 닌자 넷이 한꺼번에 앞으로 나온 후 리오의 앞에서 약간 독특한 전투 자세를 취했다. 맨 앞에 선 한 사람 뒤에 바로 한 사람이 서서 리오와 일직선 상태가 되게 만들었고, 나머지 둘은 리오의 양 옆에서 동시 공격을 하려는지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곧, 신호와 함께 넷은 동시에 리오를 향해 달렸고, 리오는 피식 웃으며 검을 아래로 약간 내렸다. 마침, 그 모습을 보던 챠오는 눈을 살짝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양 옆의 두 명이 목표물을 포위하고, 앞에 있는 일직선상의 두 명은 같은 호흡으로 시간차 공격을 감행해 목표물이 빠져나가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사진(死陣)‥. 하지만‥상대가 틀렸어.”

챠오의 말대로, 리오와 일직선상의 두 명은 마치 기계처럼 같은 동작으로 그에게 달려들고 있었고 양 옆의 두 명은 소태도 두 자루를 양 옆으로 넓게 잡은 채 포위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리오의 얼굴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여유가 있었다.

“정면이 의외로 약하지!!”

쿠웅–!!

“헉!!” “흐앗–!!!”

순간, 리오는 검을 내린 채 달려가며 오른쪽 어깨로 정면의 닌자를 강하게 들이받았고 리오와 직접 충돌한 닌자는 같이 오던 닌자와 같이 충격에 휘말리며 뒤로 멀찍이 날아가고 말았다. 그때, 리오의 양 옆에서 오던 닌자 두 명이 방향을 바꿔 리오의 뒤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뒤를 치는 건 비겁해 친구들.”

재빨리 돌아선 리오는 닌자들이 공격을 하기도 전에 자세를 취한 상태였고, 곧 두 개의 보라색 섬광과 함께 두 명의 닌자는 피를 흩뿌리며 양 옆으로 날려졌다.

사이키와 함께 그 광경을 보던 케빈은 심각한 얼굴로 담배에 불을 붙이며 사이키에게 들으라는 듯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전력을 다해 숄더 태클을 한 후에 딜레이 없이 후방 공격을 한다‥라. 자동차로 보자면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급브레이크를 잡은 후 방향을 바꿔 다시 뒤로 가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너무 쉽게 저런 행동을 하는군. 저런 운동력을 지닌 괴물은 지크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있었다니‥.”

그러자, 사이키는 살짝 미소를 지은 채 가볍게 말했다.

“아직 다섯 분 더 계신걸요.”

“음?”

그녀의 말을 들은 순간, 케빈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리며 멍한 얼굴로 사이키를 바라보았고, 사이키는 그런 엄청난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일곱 명이 순식간에 당해버린 상황에, 닌자 부대의 현재 두목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었다. 결국, 그는 앞으로 나서며 몸을 최대한 숙인 채 리오에게 말했다.

“‥부하들이 추한 꼴을 보여서 미안하군.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를 거다.”

순간, 그 닌자의 몸이 빙글빙글 돈다 싶더니 지면을 파고들며 그곳에서 사라졌다. 그러자, 아직도 지금의 상황을 쇼라 생각하는 주위의 군중은 탄성을 터뜨렸고 리오는 피식 웃으며 몸을 재빨리 움직였다.

후웅–

바람 소리, 그와 동시에 리오의 몸은 먼지와 함께 사라졌고 한참 싸움이 벌어지던 그 장소에선 잠시간의 적막이 흘렀다. 조금 후 군중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끄, 끝난 건가?”

“하지만 분위기가 아닌데‥?”

퍼억–!!!

순간, 공중에서 둔탁한 타격음이 들려왔고 검은 물체 하나가 빠른 속도로 지면에 추락해 뒤로 주욱 밀려나고 말았다. 검은 복장의 닌자는 충격을 심하게 받았는지 지면에 쓰러진 채 몸을 꿈틀대고 있었고, 곧이어 그를 쳐 떨어뜨린 리오가 가볍게 지면에 착지했다. 리오는 너무 싱겁다는 듯 턱에 손을 댄 채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고, 쓰러진 자신의 두목 주위에 몰려있던 닌자들은 잔뜩 긴장한 채 리오를 바라보았다. 자신들의 동료부터 부대장까지 두 대 이상을 맞고 쓰러진 사람이 없었기에 그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리오는 검으로 자신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닌자들에게 말했다.

“자, 웬만큼 검은 사용하지 않았으니 그냥 돌아가시지. 만약 너희들이 한꺼번에 덤빈다면 그중의 한두 명 목숨은 보장할 수 없어. 나도 만에 하나 ‘실수’라는 걸 할 수 있거든. 대중들 앞에서 망신을 준 것은 사과할 테니 상황을 끝내는 게 어때? 음‥싫다면 할 수 없고.”

그 말을 들은 닌자들은 곧 눈을 번뜩이며 품에서 둥글게 뭉쳐진 작은 폭약 하나를 꺼냈고, 리오는 혀를 차며 다시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닌자들은 전의를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다. 그들은 곧바로 바닥에 폭약을 던졌고, 생각보다 많은 연기가 그들이 있던 장소에서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리오는 씨익 웃으며 검을 거두었고, 연기가 걷힌 후 남은 것은 핏자국과 연막탄이 터진 흔적뿐이었다. 상황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멍하니 그 장면을 지켜보던 군중들은 곧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쇼가 끝난 후엔 언제나 따르는 법이었다. 리오는 아직도 화장실 앞에 서 있는 바이칼을 데려가기 위해 그곳으로 가다가 아차 하며 재빨리 바이칼에게 달려갔다.

‘얼굴 가리는 것을 잊었군, 큰일이다‥.’

“와아, 리오 씨 멋있어요. 하지만 맞은 사람들 꽤 아플 것 같은데‥앗?”

리오는 바이칼의 말을 들을 사이가 없다는 듯 급히 안아 망토로 감싼 후 그곳에서 사라졌고, 멋진 엔딩이다 생각하는 사람들의 박수 소리는 더욱 커졌다. 물론 실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또 리오의 존재를 모르고 있던 BSP의 얼굴은 그리 밝지가 않았다. 지금 현재는 자신들의 일을 거들었지만, 언제 적으로 나타날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챠오나 리진, 사이키 등은 오히려 안심을 하고 있었지만.

어느새 복장을 바꾸고 바이칼과 함께 세이아, 라이아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던 리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얼굴에 복면을 하지 않고 그런대로 긴 시간 동안 사람들 앞에서 ‘쇼’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제발 바라고 있는 것은 자신의 모습이 TV에 만큼은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리오 씨, 아까 참 멋있으셨어요. 그 정도로 강하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

“‥아, 그래. 고맙군.”

“음‥그리고 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말을 들은 리오는 속으로 기껏해야 사람들이 다치지 않은 것이겠지 생각하며 별생각 없이 바이칼에게 물었다.

“그래? 왜 그렇지?”

그러자, 바이칼은 얼굴을 빨갛게 붉히며 대답했다.

“그렇게 강한 분이 절 지켜주신다고 생각하니‥다행이라고‥.”

순간, 리오는 비틀거리고 말았고 그는 자신의 상태를 물어오는 바이칼에게 창백한 얼굴로 빨리 가자는 손짓을 했다.

“어머, 지금 돌아오세요? 그, 그런데 안색이 좀 안 좋으신 것 같은‥.”

도시락 등을 정리하고 리오를 한참 기다리고 있던 세이아는 리오가 약간 씁쓸한 표정으로 돌아오자 깜짝 놀라며 그에게 물었고, 리오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닙니다. 자, 점심 식사도 끝났으니 이제 다른 곳으로 가볼까요? 아직 타지 않은 게 많으니까요.”

“아, 예. 그럼‥.”

그들은 곧 자리를 완전히 정리한 후 다른 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리오도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 있었다. 세이아와 라이아 쪽을 향해 가던 네 개의 살기를‥.

물론 근처 나무에 의식을 잃고 걸려 있는 네 명의 닌자도 보지 못했지만.


저녁이 되어서야 유원지에서 돌아온 리오와 바이칼은 세이아, 라이아를 집까지 바래다준 후 집으로 돌아갔고, 바이칼은 피곤한지 소파에 털썩 쓰러지며 그대로 잠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 집엔 레니와 시에가 미리 돌아와 있었고, 그들과 간단히 얘기를 나눈 리오는 소파 위에 푹 눌러앉으며 한숨을 쉬었다.

조금 후, 지크와 티베, 마키도 돌아왔고 그들은 돌아오자마자 리오 주위를 휭 둘러싸며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리오 녀석! 아니, 어쩌자고 그런 짓을 한 거야! 우리조차 방송에선 잘 나오질 못하는데, 넌 오늘 진짜 큰일난 거라고!!”

“뭐?”

“정말이라니까요 리오 씨!! 아까 여덟 시, 아홉 시 뉴스에 토픽으로 나갔다니까요!!”

“‥!!!!!!!”


“‥쿠토는 아직 의식 불명인가.”

“예, 그렇습니다. 어깨에 강한 충격을 받으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실전 활동을 하시는 건 불가능한 듯‥어깨뼈가 완전히 으스러진 탓입니다.”

“‥쿠토 정도의 실력자가 한방에 나가떨어지다니‥. 나라도 솔직히 자신이 없군. 할 수 없다. 남은 부하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전해라. 이 정도의 전력으론 BSP조차 물리치기 힘든 것 같으니까. 그 붉은 머리는 말할 것도 없고. 다음을 기약하자.”

“예!”

“엔젤 더스트? 그건 [줄리엣]이 나오기 전에 유행하던 합성 마약의 이름 아니야?”

케빈은 피우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며 자신에게 질문을 한 루이에게 되물었고, 루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엔젤 더스트’는 마약이 아닌, 작년 말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전해지고 있는 수수께끼의 전투 집단 이름입니다. 수도권 근처에서 출몰하기 때문에 저희들과는 만날 이유가 없었죠. 그리고 수도권에서 나타나는 바이오 버그의 대다수는 그들이 처리한다고 합니다.”

루이의 말을 들으며 다른 담배에 불을 붙이던 케빈은 연기를 살며시 내뿜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랬군. 그런데 그들은 무슨 초인 집단이길래 바이오 버그들을 그렇게 소탕하고 다니는 거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목격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몸에 기계장치들을 부착하고 있다 합니다.”

“그래? 음‥그렇다면 사이보그인가? ‥뭐, 나중에 만나보면 알겠지. 아, 그건 그렇고 오늘의 안건은 뭐지?”

“별다른 것은 없습니다.”

“음, 잘됐군. 아, 그런데 3일 전 서울랜드에 나타났던 그 붉은 머리의 영웅은 어떻게 된 거지? 별다른 정보는 없어?”

루이는 자신의 자리에 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아마 저보다는 리진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녀는 예전에 한번 그를 만나본 일이 있으니까요.”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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