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610화
11화 [화염의 귀공자]
“정말 오래간만이군요 슈렌님. 몇년만에 주인님을 뵙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음.”
벌써 중년의 모습이 되어 버린 카루펠은 숨을 깊게 들이 마시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그의 옆에 앉아 있는 슈렌은 묵묵히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아빠〜여기좀 보세요!”
“그래요 아빠! 신기한게 많다고요!”
그때, 두명의 아이들이 카루펠에게 달려왔고, 카루펠은 둘의 머리를 만져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오, 그래. 그런데 엄마는 어디 계시니?”
“백화점 앞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아빠, 빨리 가요!”
“아아‥알았다. 그럼,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슈렌님.”
“‥음.”
카루펠은 아이들과 함께 멀리 보이는 백화점으로 달려갔고, 슈렌은 변함없이 눈을 살짝 감은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슈렌, 기다렸어?”
“‥아니.”
슈렌은 살짝 눈을 뜨며 자신에게 다가온 남자를 바라보았다. 모자를 쓴 붉은 장발의 남자, 리오였다.
“후우, 변장하느라고 고생했다구. 아직도 날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데, 카루펠은 어디갔지?”
“백화점. 아이들과 함께.”
“아아, 그래?‥누구하고 함께!?”
리오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슈렌을 바라보았고, 슈렌은 자초지종을 리오에게 간단히 얘기해 주었다. 이오스에 대한 일이 끝난 후, 슈렌은 카루펠과 함께 다른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의 시간으로 10여년이 넘게 일을 했고, 도중에 카루펠은 다른 켄타우로스족의 여성을 만나 두명의 아이를 낳고 있었다‥라는 스토리였다. 시간차에 대한 개념을 잘 알고 있는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흐음‥그렇군. 하긴, 켄타우로스족이라고 해서 영원히 총각으로 살 수는 없겠지. 그런데, 그 가족은 집이 어디야? 그런 상황이라면 계속 너와 같이 다닐 이유는 없을 텐데‥?”
“‥이번만 특별히 가족과 함께 왔지. 지크를 보기 위해.”
“음‥그렇군. 아, 저기 돌아오는데?”
리오는 멀리서 가족과 함께 돌아오는 카루펠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자신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리오를 본 카루펠은 깜짝 놀라며 빠른 걸음으로 리오에게 다가와 인사를 했다.
“아, 리오님! 건강히 잘 계셨군요!”
“음, 그래. 오래간만이군. 시간으로 따진다면 자네는 날 본지 10년이 넘었겠는데? 후훗‥자, 가족이나 소개시켜주게나.”
“아, 예. 이쪽은 제 부인인‥.”
※※※
“‥야간 근무는 지크와 케빈이다. 오늘 하루 수고 많았다. 해산.”
처크는 여느때와 다름 없이 조회를 끝냈고, 야간 근무가 된 지크는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헤이그를 비롯한 모두가 나갈 무렵, 지크가 탁자에 앉아 한숨을 쉬고 있는 모습을 본 사이키는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지크에게 다가와 물었다.
“저어, 피곤하신가봐요 지크씨?”
“음? 아, 아니야. 그냥 걸리는 것이 있어서.”
“걸리는‥것이라니요?”
사이키가 계속 물어오자, 지크는 할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그녀에게 말을 해 주었다.
“‥사이키도 리진이나 챠오에게 들었을지도 몰라. 닥터 와카루라는 대머리 늙은이에 대해서 말이야. 예전 전투 사이보그에 대한 일 이후 그와 관련된 것 같은 일이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거든. 닌자들에 대한 사건은 관련이 없다고 쳐도‥. 상당히 위험한 과학자 할아버지라서 이렇게 조용히 있으면 더 불안하거든. 차라리 일이라도 한번 터졌으면 좋겠는데‥.”
“‥그렇군요. 하지만 너무 불안해 하지 마세요 지크씨. BSP는 지크씨 혼자 뛰고 계시는게 아니니까요.”
“‥헤헷, 하긴 그래. 아, 퇴근할 사람을 이렇게 잡아뒀네. 먼저 가라구. 난 야근이니까.”
“네, 그럼 수고해 주세요.”
사이키는 곧바로 회의실을 빠져 나갔고, 지크는 탁자에서 내려와 야간 근무를 하기 위해 자신도 회의실을 나서려 했다. 그때, 문이 열리며 루이가 들어왔고, 그녀는 안경을 매만지며 지크에게 말했다.
“아버지께서 오늘 이모집에 가보라고 하셨어.”
“응, 그래? 잘가‥잠깐, 우리집!?”
지크는 순간 기겁을 하며 루이에게 되물었고, 루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요즘 레니 이모께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한번 가보라고 하셨어.”
“자, 자, 자, 잠깐‥지금 우리집엔 군식구가 많거든? 하하하‥그, 그러니까 오늘은 좀 피해줬으면‥.”
“티베나 마키가 살고 있다는건 나도 알아. 그럼 오늘 야근 수고해.”
루이는 곧바로 회의실을 빠져 나갔고, 지크는 회의실 안에 있는 전화기를 들며 급히 다이얼을 눌러 나갔다. 만약 지금 집에 리오나 두명의 바이칼, 그리고 시에가 있다는 것을 그녀가 알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지기 때문이었다.
“자, 받아라 제발!! ‥통화중이잖아!!! 빌어먹을!!!!!”
……………………… . . . . . . . . .
“네, 알았어요 리오씨. 바이칼‥님, 전화받으세요.”
여자 바이칼은 TV를 보고 있는 바이칼에게 전화를 건내 주었고, 바이칼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전화를 건내 받은 뒤 리오와 통화를 시작했다.
“나다.”
「아아, 그래. 지금 슈렌하고 같이 있는데, 난 오늘 라이아를 지크 대신 학교에서 데리고 와야 하기 때문에 슈렌하고 같이 못올것 같아. 그러니 슈렌이 도착하면 좀 부탁해.」
그러자, 바이칼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리오에게 말했다.
“‥날 가정부로 착각하고 있는건가.”
「너 말고 다른 바이칼은 슈렌을 본 일이 한번도 없잖아. 그러니 좀 부탁해. 그럼 있다가 보자.」
철컥–
전화는 곧 끊어졌고, 바이칼은 전화기를 소파에 내 던지며 이를 갈기 시작했다. 전화가 제대로 끊어지지 않은 것을 본 여자 바이칼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바이칼에게 말했다.
“저어‥바이칼님, 전화를 제대로 놔야‥.”
“시끄러워.”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