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619화
1장 [암흑기]
“자아‥제군들. 이제 몇 초 후면 전 세계의 컴퓨터 전산망은 모두 우리들의 것이 됩니다. BSP의 전산망도, 국제 연합의 전산망도, 미 합중국의 FBI, CIA의 전산망도 말입니다. 이미 전 세계의 주요 도시들엔 제군들의 형제들이 잔뜩 배치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더러운 하수도 안에서 살아왔던 제군들과 형제들에게, 밤에만 활동해야 했던 우리들에게 빛이 내려집니다. 짧은 시간 동안 나를 도와 이 모든 것을 이룩한 제군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허허허허헛‥.”
흰 연구복을 입고 거대한 모니터가 있는 단상 위에 서 있던 키 작은 노인은 혼자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단상 아래에 모여 있던 수십 명의 바이오 버그, 사이보그들은 묵묵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맨 앞에 서 있던 푸른색 피부의 남자가 손을 들며 노인에게 말했다.
“와카루 FATHER, 이제 기다리는 것은 싫습니다. 어서 실행을 시켜 주십시오.”
“오? 오오, 넬슨‥. 미안하네. 나도 너무 기쁜 나머지‥허허허헛‥.”
후지바라·와카루 박사는 빙긋 웃으며 자신의 앞에 놓인 붉은색 버튼의 안전 장치를 풀었다. 그는 곧 안경을 벗었고, 주름진 눈가를 왼손으로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어이구‥늙긴 했나 보구먼. 눈이 침침허이‥.”
쿡–
그는 오른손으로 여유 있게 버튼을 눌렀고, 곧 그의 뒤에 있던 모니터엔 수천 개의 막대 그래프가 떠오르며 숨 가쁘게 퍼센트를 올려가기 시작했다. 다시 안경을 쓴 와카루는 뒤로 돌아서며 중얼거렸다.
“자아, 위성부터 떨어뜨려 보세나. 요즘은 위성 때문에 별이 잘 안 보이거든‥헛헛헛헛‥. 우선 800개만 떨어뜨려 볼까?”
와카루의 손은 재빨리 키보드의 자판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곧 모니터엔 북미 대륙의 모습이 나타났고, 곧 그 대륙의 위엔 붉은색의 점이 어지럽게 찍혀 나갔다. 그것을 본 금발의 사이보그가 씁쓸히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NASA와 미 국방성에서 비밀리에 쏘아 올린 리플렉팅 레이저 위성 병기까지 다 걸려 들었군. 저런 괴물 같은 박사가 이 세계에 있었다니‥.”
와카루는 웃으며 곧바로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한참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도중, 그는 흠칫 놀라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 아니 이런 일이‥!!”
그가 갑자기 그런 반응을 보이자, 모여있던 인원들은 깜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고 와카루는 한숨을 길게 쉬며 중얼거렸다.
“허어‥이런. 실수로 798개밖에 못 떨어뜨리지 않나‥. 이런 이런‥.”
와카루의 그런 모습을 본 사이보그들은 잠시 숨을 죽였다. 그리고 그들은 생각했다. 정말 악마보다 더한 사람이라고‥.
※※※
“음음‥바이오 버그의 신체 구조를 지닌 병기였었군. 그래, 분석하느라 수고했네.”
처크는 어제 리오에게 받은 기억장치들을 분석한 오퍼레이터의 어깨를 두드려준 후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때, 그가 지닌 핸드폰에서 소리가 들려왔고 처크는 핸드폰을 들고 번호를 확인해 보았다. BSP 고위직 전용 상호 연락망이어서 처크는 비밀번호를 누른 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처크·켄트요. ‥아, 일본 지부 부장인가? 그래, 무슨 일인가?”
“아, 자네가 예전에 물어봤던 와카루·시코토 박사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네. 그 사람 북해도에 있는 BSP 장비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더군. 아무래도 자네 대원이 물어본 ‘와카루’라는 사람은 ‘후지바라 와카루’ 박사를 말하는 것 같네.”
“‥후지바라 와카루? 그 미친 생물 공학 박사 말인가? 그 사람 작년에 행방불명 되었다고 하지 않았나?”
“물론 그렇지. 하지만 와카루라는 이름을 가진 박사 중에서 BSP가 우려할 정도의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네. 하여튼 행방불명 후에 소식‥치이이이익–!!”
순간, 엄청난 노이즈음이 전화에서 들려왔고 처크는 인상을 찡그리며 핸드폰을 껐다. 왠만해선 혼선이나 잡음이 끼지 않는 상호 연락망이라 처크는 이상하다 생각하며 담배를 입에 가져갔다.
“별일 다 있군. 이런 시간에 연락망 장애가 생기다니 원‥.”
그때, 컴퓨터 앞에 앉아 계속 정보를 분석하던 오퍼레이터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처크를 부르기 시작했다.
“부, 부장님!! 큰일입니다, 전산망이‥전산망이!!”
처크는 인상을 찡그리며 오퍼레이터 쪽을 바라보았다. 순간, 그의 선글라스 표면과 모니터 화면엔 ‘ERROR’라는 메시지가 가득 뜨기 시작했다. 처크는 급히 담배를 바닥에 부벼 끄며 소리쳤다.
“젠장할!! 어서 외부 통신 장치와 프로그램을 모두 종료시켜!! 어서!!!!”
곧, 오퍼레이터는 오퍼레이터대로 손가락을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고 처크는 유선 통화 장치를 통해 각 부 전원실에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다.
“컴퓨터실에 통하는 모든 전원을 차단해, 즉시!!! 어서 해 이 바보들아!!! 그리고 통신 케이블도 모두 끊어!!”
“예!? 하, 하지만 지금 전원 장치가 제멋대로‥수동 장치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부장님!!! 비상입니다!!!”
“비상인 건 아니까 수류탄이라도 동원해서 끊어버려 멍청이들아!!!! 무슨 수를 동원해서라도 20초 안에 통신 케이블을 끊어 놔!!!”
곧, 처크가 있는 컴퓨터실의 전원은 모조리 꺼졌고 곧 붉은색의 비상등이 켜졌다. 처크는 오퍼레이터를 끌고 밖으로 나왔고, 자신의 사무실로 젊었을 적의 스피드로 달려가며 중얼거렸다.
“‥레드 얼럿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