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691화
“자, 이 지크님의 변신을 보여주겠다!!! 이 스페셜한 기술에 놀라지 말라구 대장!! 음우하하하하하핫–!!!”
“….”
막 공격을 시작하려던 휀은 지크의 광고에 자세를 풀며 그를 바라보았고, 지크는 양손을 모으고 눈을 감으며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곧, 그의 앞엔 붉은색으로 빛나는 마법진이 그려지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휀은 한쪽 눈을 찡그리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법진이 완성되자마자, 지크는 곧바로 눈을 뜨며 오른손으로 마법진을 기합과 함께 강하게 밀어 내었다.
“간다!!! 필살!!! 8급, ‘화이어 볼’–!!!!”
피식–
“….”
“응?! 아, 아니 이럴 수가!!!”
지크는 자신이 발사한 화염탄이 얼마 나가지도 못하고 앞에서 피식 꺼져 버리자, 머리를 감싸 쥐며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휀은 말없이 적 병기를 공격할 준비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한편, 화염탄이 사라진 곳을 멍하니 바라보던 지크는 곧바로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차렸고, 몸의 **기풍력(氣風力)**을 끌어올리며 다시금 소리치기 시작했다.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하는 법!!! 이 바람의 지크, 배운 것 말고 자체 개발한 신기를 지금 보여주겠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옷–!!!”
기합과 함께, 순간 지크의 몸 주위를 휘감고 있던 기류들이 그의 오른손에 집중되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강력한 그 힘에 휀도 움찔하며 지크를 다시 돌아보았다.
“자아, 지켜봐라!!! 바람이여, 폭풍이여, 대지를 뒤덮은 천공이여!!! 지금, 그 강대한 그 힘으로 내 앞의 적을 부수고 찢어라!!! 진짜 간다!!! 필살!!! 신식(神式), 극풍(極風)!!!!”
쿠우우우우우우우–!!!!
지크의 오른손으로부터 강하게 내뻗어진 커다란 기류는 소름이 끼칠 정도의 굉음을 내며 적 병기에게 날아가기 시작했고, 갑자기 자신에게 날아오는 강한 느낌에 적 병기는 순간 몸을 돌리며 왼팔로 그 기류 덩어리를 막아내려 했으나, 기류는 상상 외로 강한 것이었다. 심지어는 사용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퍼어어엉–!!!!!!
지크의 극풍과 적 병기의 팔이 충돌한 순간, 적 병기의 팔엔 손바닥 모양의 거대한 자국이 깊숙이 찍혔고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한 적 병기의 팔은 큰 폭발을 일으키며 산산이 부서졌다. 그 광경을 본 지크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자신의 오른손과 적 병기를 번갈아 바라보았고, 역시 그 광경을 같이 목격한 휀은 묵묵히 시선을 돌리며 생각했다.
‘2개월 만에… 강해졌군. 녀석은 결국 바람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으하하하하하핫!!!!! 어떠냐!!! 기술 개발에 보름, 대사 개발에 한 달이 걸린 초절의 신기다!!!!”
‘… 쓸데없는데 시간을 쓰는 건 여전하군.’
지크에 대한 점수를 다시 깎은 휀은 자신들이 있는 쪽을 향해 몸을 돌리는 적 병기를 쏘아보며 기를 높이기 시작했고, 이윽고 적 병기는 나머지 팔과 다리에서 수백 발에 달하는 광선을 휀에게 집중해 쏘기 시작했다.
“윽?! 이봐 대장, 위험해!!!!”
휀에게 광선이 집중되어 날아오는 것을 본 지크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으나, 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었다.
“너라면 위험하겠지.”
푸우웅–!!!!
순간, 첫 번째 광선이 직격함과 동시에 뻗어진 휀의 손에 수백 발의 광선들이 진공청소기에 흡수되듯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고, 전탄을 흡수한 휀은 파란색으로 빛나는 자신의 손을 불끈 쥐며 지크에게 말했다.
“이 휀·라디언트에게 광학 병기란 무의미한 것. 너와 같지 않다.”
휀의 그런 반응을 본 지크는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녜녜녜녜녜〜 우주 황태자님이 어련하시겠습니까아.”
파앙–!
순간, 휀의 손에서 흡수된 광선이 무서운 속도로 뻗어 나갔고, 적 병기의 왼팔은 직격된 광선에 관통당하며 광선 대신 연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휀은 곧 말을 잊은 지크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남은 건 두 다리다. 속전으로 처리하자.”
“녜녜녜녜녜.”
※※※
적 함선들이 에너지 딜레이 상태에서 벗어나는 동안, 전 함대의 절반 이상을 부순 리오와 바이칼은 딜레이 상태에서 벗어나 함포를 쏘아대기 시작하는 적 함대로부터 약간 벗어나며 다음 작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바이칼, 저 녀석들 후퇴할 생각을 안 하는데 어떡하지?”
“… 내려라.”
바이칼의 말에, 리오는 움찔하며 바이칼의 머리 쪽을 바라보았으나 바이칼이 지금 상황에서 헛소리를 할 이유는 만무했다. 리오는 결국 군소리 없이 바이칼의 등에서 벗어났고, 바이칼은 곧 자신의 몸을 정상 크기로 되돌리기 시작했다. 전장 120여 미터의 거대한 몸, 그리고 그 거대한 몸을 받쳐줄 자격을 갖춘 거대한 날개…. 바이칼은 곧 눈을 번뜩였고, 동시에 그의 몸을 뒤덮은 두꺼운 비늘들은 마치 상어의 아가미가 움직이듯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자신도 처음 보는 바이칼의 그런 모습에, 리오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 바이칼, 어떻게 된 거야? 게다가 이 에너지량은…!!!”
“… 아버지께선 소환수셨기에 사용하지 못하시고, 난 작년까진 유년기였기에 사용하지 못했던…. 용제가 대대로 지니고 태어나는 **’멸성(滅星)의 힘’**이다.”
말하는 도중에도, 바이칼의 비늘은 계속 꿈틀대며 에너지를 모아갔고 에너지가 적당히 모아지자 바이칼의 비늘들은 달구어진 쇳덩이처럼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보통의 붉은색 비늘을 지닌 레드 드래곤족의 그것과는 달랐다. 무서울 정도로 붉게 빛나는, 신룡 브리간트가 노했을 때의 모습과도 흡사한 것이었다.
‘… 이것이 영급 마법 **’테라 플레어’**와 맞먹는다는 브레스 **’메가 플레어’**의 진짜 힘…! 지금까지 바이칼이 내 앞에서 쏜 브레스와는 차원이 틀리다!’
리오는 대단하다는 생각 외엔 할 수가 없었다. 물론, 지금 바이칼이 쓰려는 메가 플레어에도 **’충전 시간’**이라는 약점이 도사리고 있었기에 천상천하에 없는 최강의 힘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그것을 쉽게 알 수 있는 리오는 곧바로 바이칼의 앞에 나아가 양손에 든 검으로 적에게서 오는 모든 공격을 막고 요격하며 바이칼이 충전할 시간을 벌어주기 시작했다. 바이칼 역시 리오가 그렇게 해 줄 것이라 믿고 그 힘을 사용하려는 것이었다.
“리오, 지금이다.”
“!!”
바이칼의 신호에 맞춰, 리오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 스피드로 바이칼의 뒤쪽에 몸을 피했고, 그와 동시에 바이칼은 입을 벌리며 온몸에 응축했던 힘을 일시에 뿜어내기 시작했다. 무서울 정도로 파랗게 빛나는 광대한 빛의 기둥…. 사격 범위 안의 모든 물체는 일시에 소멸되어 버렸다. 비행형 바이오 버그든, 함대든, 그 무엇이든…. 그러나 바이칼의 메가 플레어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폭발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그 엄청난 압력의 광선을 버틸만 한 존재가 사격 범위 내엔 존재하지 않은 탓이었다.
“… 으윽!!!”
바이칼의 메가 플레어가 대기권까지 관통하고 지구 바깥으로 일직선을 그리며 날아간 순간, 리오는 갑자기 느껴진 묵직한 공간의 일그러짐에 인상을 찡그리며 몸의 기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썼고, 바이칼 역시 날개로 몸을 감싸며 공간이 일그러진 여파를 버텨내려 했다. 조금 후, 공간의 일그러짐이 사그라들자 리오는 곧바로 바이칼의 옆으로 몸을 이동했고, 자신의 눈앞에 오직 땅이 증발되고 밀려버린 흔적만이 있는 것을 본 리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후우, 대단하군 바이칼. 지금처럼 네가 강하게 보인 적은 없는데? 후훗….”
“….”
그러나, 바이칼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리오는 바이칼의 머리 쪽으로 상승했으나, 그 순간 바이칼은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며 지면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리오는 곧바로 몸을 움직여 바이칼을 받아 내었고, 바이칼의 입술이 파랗게 변한 것을 본 리오는 즉시 화이트 나이트가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화이트 나이트의 좌석에 바이칼을 눕힌 리오는 긴급용으로 장비된 산소 마스크를 꺼낸 뒤 바이칼의 입에 댔고, 곧 밀랍처럼 변해 있던 바이칼의 얼굴엔 다시금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 바이칼의 그런 모습을 보던 리오는 씁쓸히 미소를 지은 뒤, 바이칼의 머리를 매만져주며 말했다.
“… 녀석, 어쩐지 기세 좋게 계속 뿜어낸다 했지…. 그렇다고 산소 결핍증까지 걸려 버리면 어떡해?”
리오의 말에 반응이라도 하듯, 바이칼은 조용히 눈을 떴고 자신의 큰 눈을 멀뚱거리며 가만히 리오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런 바이칼을 역시 마주보던 리오는 곧 옅은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바이칼의 몸을 안아주었다.
“… 두 달간 쭉 지켜봤는데, 정신적으로 상당히 불안한 것 같더군…. 아아, 내 탓이니 미안하다는 말밖엔 할 수 없구나.”
“….”
“…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어졌으니 괜찮아…. 대가가 크지만….”
“… 내가 이런다고 좋아할 것 같나.”
순간, 바이칼은 손으로 리오를 살짝 떠밀며 퉁명스럽게 말했고, 리오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피망 대신 먹어줄 사람이 다시 생겼으니 적어도 입맛은 살겠지. 후훗….”
“… 빌어먹을 녀석.”
바이칼은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려버렸으나, 리오는 여전히 웃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