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59화
김솔음은 생각했다.
만일 이 기막힌 상황에 ‘착한 친구’가 동행 중이었다면 뭐라고 말할지 대충 예상이 간다고.
-오! 기만이라. 고대부터 아주 효과적인 통치 기술이었지요. 대중을 이끌어 어떤 장면으로 향할지 점점 흥미진진해지는군요….
대충 이런 소리를 했을 것이다.
‘생각해 보니까 네발로 걷는데 토끼인형 챙길 자리도 없긴 하네.’
김솔음은 그런 멍한 생각을 했다. 아니, 필사적으로 그렇게 딴청을 피웠다.
뒤에서 시선이 너무 따가웠기 때문이다….
‘으아악.’
그의 뒤로 백일몽 주식회사 직원들과 재난관리국 요원들이 홀린 듯이 따라오고 있다.
아니, 심지어 새끼 인어… 그러니까, 어린이들도 따라오는 중이다.
‘이렇게까지?’
식은땀이 날 것 같았다.
그가 두 세력이 일부러 서로를 목격하도록 유도한 건 사실이다. 서로 의식하며 상황이 혼란스러워져야 가짜 네크로노미콘의 심리 효과가 더 잘 먹힐 테니까!
하지만 이렇게까지 잘 먹혀서 한 사람도 철수하지 않고 모조리 자신을 따라오는 상황이 될 줄은 몰랐다.
‘들키면 X 된다….’
저 베테랑들에게 걸리면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발바닥이 축축해질 지경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김솔음은 이 모든 것을 티 내지 않는 것에 성공했다. 괴담 회사 신입 사원이었을 때부터의 생존본능이 일한 덕이었다.
덕분에 그는 방금 그들이 겪은 끔찍하고 강력한 현상을 야기한 어떤 코즈믹 호러적 존재의 분신처럼 받아들여졌다.
심지어 이 고양이의 정체를 짐작한 사람에게까지도!
“저기요.”
백사헌.
고양이 옆에서 걷던 염소 가면의 직원은 지옥 같은 몇 분이 흐르고 나서야 간신히 입을 열었다.
“대체 무슨 일을….”
고양이가 응시한다.
발걸음을 멈추고, 시뻘건 눈으로 검은 염소를 물끄러미, 아무 말도 없이 들여다본다.
“…….”
“…….”
“……윽.”
결국 백사헌은 입을 틀어막고, 핑글핑글 도는 눈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안 죽네.’
‘안 죽이잖아.’
‘일단 목적이 있는 건 확실하군.’
사람들의 머리가 슬슬 다시 돌아가기 시작하며 이성적인 사고가 기능하려던 순간.
고양이의 모습을 한 거대한 공포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다른 단어를.
[10]
…카운트다운.
“…!”
[9]
그리고 고양이의 발이 빨라졌다.
[8]
고양이가 시가지 저편으로 작아진다.
당장 따라가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7]
목뒤에 식은땀이 맺힌 채, 사람들은 일단 입을 닥치고 다시 걷기 시작한 고양이를 따라 움직였다.
모두가 괴담 탐사에 짬밥이 있던 터라 일어난 진귀한 상황이었다.
다 이 불문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괴담에서 아무 생각 없이 비명 지르면서 도망치면 보통 죽는다.
그렇게 괴담의 논리가 김솔음을 지켜주고 있었다!
게다가 서로 사이가 극도로 나쁜 두 세력의 사이에 기이한 존재가 끼어듦으로써, 서로 견제하며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게 된 효과까지.
‘고맙다, 백사헌…!’
덕분에 김솔음은 식은땀 나는 발바닥과 달리 제대로 공포와 압박을 조성하며 그들을 안내할 수 있었다.
불길한 존재감의 검은 고양이는 계속 발을 움직여 도시의 어딘가로 순식간에 향한다.
직원들은 중간중간 궤양이 뿌리는 점액을 피하고, 요원들은 다리가 아프다는 어린이들을 황급히 둘러업기도 하며, 그들은 다급히 걸었다.
이윽고 시가지를 지나 기묘한 건축물이 나타난다….
“어?”
“성당…처럼 보입니다만.”
바로 동쪽 끝에 있는 스테인글라스 건물이다.
비록 유리는 다 깨지고 상징물도 다 박살 나 있었어도 말이다.
고양이는 고요히 그 무너진 건물로 가서, 무너진 대들보 너머의 기묘히 가려진 공간으로 향했다.
놀랍게도, 거긴 작은 별관이 있었다.
“…!”
“와본 적 없는 곳인데.”
다 무너진 건물에 가려졌기에, 지금껏 백일몽 직원들이 눈치채지 못해 아예 존재도 몰랐던 장소였다.
다만 반짝반짝 용궁을 보는 아이들의 눈에는 제대로 된 아름다운 건물의 모습이 보이긴 했으나….
“여기 지난번에 수색했던 곳이지?”
“예. 특이 사항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한쪽은 기이해하며, 한쪽은 의아해하며 둘 다 경계심이 가득한 채로 건물로 들어간다.
검은 고양이를 따라.
[이쪽]
고양이는 별관에 들어가서야 멈춰 섰다.
왼쪽 벽면 앞이었다.
다 찢긴 작은 그림이 걸려 있는 곳 바로 아래.
백사헌이 멈칫했다.
“…이걸 뭘 어쩌라고요?”
[이쪽]
젠장.
백사헌은 망가진 그림을 보며 식은땀을 흘리다가 뒤를 돌아보며 웃었다.
“저, 조랑말 씨.”
강이학은 자연스럽게 듣지 못한 척했다. 백사헌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저는 이런 건 잘 몰라서 그러는데 살펴봐 주실 수 있을까요? 이 그림, 왠지 뒤에 금고가 있는 것 같….”
“금고요?”
“네.”
강이학이 순식간에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림을 유심히 들여다보고서는….
“아하.”
거침없이 그림에 손을 뻗어서 걷어냈다.
그 뒤에는 진짜로 다 녹슨 철제 잠금장치가 있었다.
“…!”
블러핑이었는데 왜 있어!
백사헌은 순간 상대의 멱살을 잡을 뻔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직접….’
강이학이 즉시 행동에 나섰다.
“고양이님.”
고양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것이다.
김솔음은 그대로 뒤로 넘어갈 뻔했으나 간신히 괴담 주민다운 모양새대로 굳었다.
강이학의 눈이 반짝거렸다.
“금고 열쇠! 금고 열쇠는 어디 있을까요?”
맙소사.
“하하, 아까 숙이라고 하셔서 한번 숙여봤는데, 안에 얼마나 비싼 게 들어 있는지도 살짝 힌트만…….”
[이쪽]
고양이는 (어쩔 수 없이) 꿋꿋했다!
그리고 그사이, 백사헌은 슬그머니 손을 뻗어서 금고를 잡아 뜯었다.
끼이익.
“아. 그냥 열리는 거였……!”
그리고 백일몽 주식회사 모두가 굳었다.
하나, 둘, 셋…….
열두 개.
금고 안에는, 아름다운 하얀 소라고둥이 황금 끈에 묶인 채 진열되어 있었다.
그들이 쥐잡듯이 도시를 뒤졌으나 이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귀중한 아이템.
“처, 천사의 한숨!”
도시 동쪽의 무너진 거대한 종교 건축물 옆 별관 안 금고에서 총 13점의 ‘천사의 한숨’ 발견. 건축물 특성상 직업적 비축물자로 보임.
고양이가 보여주고 싶던 것.
고양이가 붉은 눈으로 물끄러미 기뻐하는 직원들을 본다.
혹시 이미 이루어진 탐사였을 시엔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안내하면 그만이었지만, 기왕이면 이곳이어야 했다.
…이유가 있었다.
다만 약속된 부작용은 어쩔 수 없었다.
‘아이템!’
백일몽 주식회사 직원들의 눈에 탐욕이 어렸다.
‘저게 포인트로 환산하면 얼마지?’
‘무조건 가지고 나가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네크로노미콘이 불러왔던 공포로 눈치를 보고 있다.
아마 고양이의 모습으로 비치는 거대한 악의가 어떤 조건을 걸거나 끔찍한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 여기는 듯했다.
그리하여….
[이쪽]
고양이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숨 막히는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그는 재난관리국 요원 어린이들 앞에 앉았다.
“…!”
“고양이 인형이야! 귀여워!”
“안 돼! 지지야!”
최 요원이 고양이에게 달려들려던 새끼 인어를 제지했다.
류재관이 식은땀을 흘렸다.
어쨌든, 이미 한번 이면의 세계를 인지한 고양이의 감각은 ‘어린이’ 모습인 재난관리국 요원들의 목소리도 감지한다.
그리고 재촉한다.
[이쪽]
“…아무래도, 저 금고 안을 보라는 것 같은데.”
“…….”
둘은 새끼 인어들을 진정시킨 후, 사방을 경계하며 금고 안으로 접근했다.
백일몽 주식회사의 직원들은 손이 근질근질하다는 표정이 되었으나 일단은 상황상 조용했다.
그리고 드디어 요원들이 금고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
“…청동아. 보여?”
“아뇨.”
“그래.”
최 요원이 식은땀을 흘리며 씩 웃었다.
“…아무것도 없네.”
그렇다.
어린이의 모습을 한 요원들에게, 반짝거리는 상아빛 금고 안은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근데 사실 뭐가 있다, 이거지?”
최 요원은 썬 캐쳐를 다시 들어 올려서 백일몽 주식회사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었던 그 자리를 보았다.
그리고 확인했다.
“…!”
‘소라고둥’ 열두 점이 진짜 있었다.
최 요원은 황급히 새끼 인어에게 물었다.
“친구야, 저거 보이니?”
“뭐가? 뭐 있어?”
“나 고양이 보여.”
천진난만하게 대답하는 아이들.
요원들은 깨달았다.
이 물건은 어린이에게만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아니, 정확히는… 아예 인지하지 못한다!
‘잠깐만.’
청동 요원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럼… 관리국에서 지금까지 파악하지 못한 결정적인 물건이 있었다는 것…….’
이들은 항상 어린이의 모습으로 괴담에 잠입했다.
그러니 그 모습으로는 인지조차 하지 못하며, 억지로 찾아다녀야 겨우 발견할 수 있는 소라고둥은 파악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재난관리국의 요원들은 이 아이템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최 요원이 휙 고양이를 돌아보았으나, 고양이는 물끄러미 그를 보며 계속 같은 의지를 말하였다.
[이쪽]
“요원님.”
“아냐아냐, 괜찮아.”
최 요원이 부름에 응답했다.
그리고 손을 뻗어서, 금고 안으로 손을 뻗어 소라고둥이 있던 위치를 만지려 했다….
하지만 아예 만질 수 없었다.
“…….”
만지지도 못하게 한다.
이 괴담의 원흉이자 감염원이 만든 반짝반짝 용궁의 환각이, 소라고둥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럼….”
[이쪽]
“…….”
최 요원이 입을 다물었다.
고양이가 네 순서가 끝났다는 듯이 다시 움직인다.
그 걸음이 향한 곳은… 백사헌 앞이다.
‘왜 또 나야!’
백사헌은 내면으로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다음 순간 깨달았다.
“아. …제가 이 소라고둥들을 챙기면 될까요?”
그렇다.
‘나한테 아이템 챙기라는 거잖아!’
백사헌은 처음으로 환희에 차서 고양이 새끼의 말을 들은 후, 얼른 금고 안으로 손을 뻗었다.
[10]
환희 속에서도 머리가 열심히 계산식을 돌렸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열두 개를 다 챙기지?’
나한테만 말했으면 그냥 바로 챙길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된 이상 성격 나쁜 상사와 돈에 미친 동기한테 몇 개는 떼어줘야 상황 정리가 될 것이다.
‘X발.’
[9]
일부러 사람 모아서 더 재밌고 자극적인 장면을 만들려고 한 게 틀림없었다. 역시 저 고양이는 사이코패스 김솔음….
‘…잠깐만.’
백사헌이 멈칫했다.
하지만 방금 그 미친, 이상한, 기괴하고 무서운 압력은, 존재는… 그냥 사이코패스 인간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김솔음에게 보이는 붉은 헤일로도 그렇다.
물론 백사헌은 인간에게서도 위험을 알리는 헤일로가 보이는 것을 몇 번 확인하긴 했으나, 김솔음의 것은 뭔가…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8]
사람보다는, 괴담에서 봤던 것에 가까운….
이상 현상의 느낌.
‘설마.’
설마, 그의 예전 룸메이트는 사람 같지도 않은 사이코패스인 게 아니라.
[7]
‘그냥 원래부터, 현실의 인간이 아니었던 건…….’
등이 오싹해졌다.
그러나 이미 배는 떠났고, 그는 아이템을 챙겨야 했다.
‘상관없어.’
[6]
카운트다운이 끝나간다.
백사헌은 이를 악물고 재빨리 황금 끈이 묶인 소라고둥들을 챙겼다. 강이학이 기웃거리는 것도, 상사와 요원들의 강렬한 시선도 무시한 채로.
그리고 열두 개를 다 가방에 쓸어 넣었을 때.
“어?”
맨 밑바닥에 가려져 있던 소라고둥 하나를 추가로 발견했다.
황금 끈이 묶이지 않았으나, ‘천사의 한숨’이 맞았다.
‘이득이다.’
백사헌은 몰래 그것을 따로 챙길 방법을 궁리하며, 손을 뻗었는데….
[이쪽]
안에서 뭔가가 튀어나온다.
“…!”
백사헌은 간발의 차로 고양이에 걸려 넘어졌다.
소라고둥 안에서 쏘아져 나온 점액질의 감염원은 허공을 가르며 목표물을 상실했다.
“악!”
백사헌이 손에 든 소라고둥을 재빨리 던졌다.
썬 캐처를 든 채 상황을 보던 청동 요원이 달려와 점액을 쏜 소라고둥을 유리손포로 가격했다.
퍽, 짧은소리와 함께 소라고둥이 부서지며, 그 안에 있던 진드기 같은 살점 덩어리가 경련하며 벌레처럼 기어 나오다가 다시 탄환을 맞고 바닥에 붙었다.
콱.
그 위를 진나솔의 구두가 짓이긴다.
“…….”
선뜩한 침묵 속에서 사람들은 고양이를 돌아보았다.
사람들을 강제로 이곳까지 인도한, 괴담 속 존재를.
* * *
후우.
나는 식은땀을 흘리고 싶은 기분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애써 피했다.
고양이의 몸이라 그리 어렵진 않았다.
‘이걸 검증하려고 했지.’
그래. 내가 굳이 ‘천사의 한숨’을 파밍할 수 있는 여러 장소 중에서도 이곳에 오려고 한 이유.
금고의 가장 하단에 숨겨져 있던 소라고둥을 잡아드는 순간, 감염 점액이 튀어나옴.
이곳의 특수함. 함정 아이템이었다.
마치 미믹처럼, 생물재해가 유용해 보이는 아이템 속에 기생한 채 위장하고 있었다는, 오싹하고 전형적인 공포 전개였다.
하지만 이 전형적인 것을 타투이스트에게서 얻은 정보와 결합하면….
‘더 분명한 힌트가 되거든.’
소라고둥의 정체에 대한 힌트.
■■.
달빛타투샵의 주인장이 전해줬던 그 압도적인 감각 정보에서, 소라고둥, ‘천사의 한숨’은 부정적이고 치명적인 사건과 연루된 끔찍한 것이었다.
아마 그 사건은 이 미친 감염과 도시 멸망일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소라고둥에게는 위안과 치료라는 상반된 이미지도 있었다.
여기에 ‘이성적으로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도 이미지상 불결해서 끔찍한 것’이란 타투이스트의 표현까지, 곰곰이 생각해 재구성해 보면….
-본래 치료제였던 소라고둥이 치명적인 사건을 일으켰으나, 이는 소라고둥의 원기능은 아니다.
…까지 오게 된다.
그러면 대체 누가 소라고둥을 오염시켰겠는가.
‘아주 뻔한 후보지.’
-생물재해 궤양이 소라고둥 속에 들어가 천사의 한숨으로 위장했다.
생물재해-인어가 반짝반짝 용궁으로 환각을 만들어 어린이 숙주를 현혹하는 것과 동일하다.
‘처음에 소라고둥에 숨어들어서 감염을 퍼트린 거야.’
그렇게 아이들이 감염되며 급속히 이 미친 사태가 번지고, 이 도시의 문명이 소라고둥을 경계해 제때 응급 치료를 받지 못하게까지 만들기까지 했다면….
‘모든 아귀가 들어맞지.’
김솔음은 이 힌트를 의심받지 않으면서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사람들을 여기까지 몰아온 것이다.
그리고….
“아하.”
힌트를 정확히 파악한 사람이 여기 있다.
“…….”
최 요원은 부서진 소라고둥을 조각을 집어 들었다. 그 손을 타고 소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전율에 가까웠다.
예리하고 경험 많은 자는 쉽게 힌트를 눈치채고, 정답에 가까워진다.
“치료제야?”
그가 고양이를 돌아보았다.
“이거 치료제인 거야?”
“…!!”
“그래서 애들이 아예 보지도 만지지도 못하게 막아놓고, 꽝도 섞어놔서 오해하게까지 유도했구나? 치료 못 하게 하려고.”
고양이는 응답하지 않았으나, 최 요원은 이미 확신했다.
그는 방금까지 끔찍하기 그지없는 존재감을 보였던 존재에게 고하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침착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그래. 이거… 치료제구나.”
“…….”
공간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뭐지?’
백일몽 주식회사 직원들에게 요원의 말은 그저 새끼인어의 웃음소리로만 들렸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었으나,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본능적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말이지.”
최 요원이 백사헌이 들고 있는 가방을 보았다.
백사헌이 가방을 꽉 쥐었다.
“애들은 스물여덟 명이야.”
그리고 모두가 탈출하지 못할 정도로 감염이 심한 상태.
“근데 소라고둥은 12개 밖에 없는데… 웬 사이비 회사 자식들 손에 있네?”
최 요원이 손을 들었다.
그리고 유리손포를….
[10]
“…….”
[9]
고양이는.
어느새 다른 곳에 앉아 있었다.
[8]
진나솔의 구두 앞.
“뭐.”
[7]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네.”
[6]
“하려던 거 해 봐라 이거야?”
[5]
“그럼 그러든가.”
[4]
그리하여 진나솔은 본래 하려던 행동을 했다.
[3]
백일몽 주식회사의 정예팀 대리는 손톱에 달린 공격용 와이어를 날렸다.
요원이 아닌 새끼 인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