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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71화


새로운 마스코트?

‘이건 무슨 미친 소리야.’

나는 당장 책상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플라워 골든 리조트의 새로운 마스코트로 취임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문구는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폐허가 된 플라워 골든 리조트의 관리실. 그 속에 있는 건… 나 혼자다.

괴물로 보이는 슈트를 뒤집어쓴.

“…….”

설마, 분장한 나를 괴담 주민으로 판정해서 유쾌 테마파크의 마스코트로 그냥 취직시켜 버린 건가…?

등골이 서늘해지는 추측이었으나 어딘가 어설픈 논리다.

‘애초에 여기는 인간이 아닌 것들이 놀러 오던 곳이잖아.’

아무리 괴담이라도 개연성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뜬금없이 나만을 저격하듯이 마스코트를 시키는 건 이상하다. 연유가 있을 것 같….

아.

나는 내가 지난번에 이 테마파크에 들어왔을 때 했던 행동을 다시 떠올렸다.

이미 폐허가 된 노란 구역.

그곳으로 통하는 게이트를 가동시킨 건 나였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이 리조트를 ‘재개장’시켰었다.

‘…….’

미치겠네.

나는 침을 삼켰다.

‘그래서 마스코트가 됐다고? 내가?’

황급히 외양을 점검했으나 여전히 괴물 모습이 튀어나온 전투복 그대로였다.

‘다른 힌트.’

나는 문구가 적혀 있던 카드가 놓인 책상을 다시 살폈다.

카드 옆에는 잉크병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 꽂힌 고풍스러운 깃털 펜.

“…….”

이 펜으로 축하 문구를 적은 건가.

나는 여러 괴담의 기믹을 떠올리며 책상 앞에 앉았다. 혹시 문서에 저 펜으로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등을 적어서 상황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데 펜을 잡는 순간.

‘…?!’

…내 손이 저절로 움직이며 글귀를 적는다.

리조트 운영 시작을 위해 필요한 것

직원 3

이런 미친.

내 손은 계속 글을 휘갈겨 썼다. 문장이 계속된다.

고용계약서는 책상 서랍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마침 밖에 찾아온 손님들이 계신다. 이중 적임자가 있다면 정중히 스카웃해 보는 건 어떨까?

미친 소리였다. 그런데….

…‘밖에 찾아온 손님들’?

그때였다.

“여긴…?”

“리, 리조트가 아니잖아?”

문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나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에 닫힌 문을 보았다.

나랑 같이 ‘노란 말’을 뽑은 백일몽 주식회사의 직원들도 여기 같이 떨어진 것이다…!

‘젠장.’

나는 당장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벌컥.

열린 문 너머로 나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직원들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바짝 얼어붙었다.

“흡…!”

“으으.”

비명을 지르지 않은 건 어둠탐사 경험 덕분이겠지.

두 직원이 가면 너머에서 긴장과 공포의 눈빛을 보내며 주춤주춤 몸을 움직여 벽에 붙이고 나를 올려다본다.

그나마 장허운 씨는 얼굴이 창백해지긴 했으나 노골적으로 벽에 붙진 않았다. 나라는 걸 호 이사한테 들은 걸까.

어쨌든 머리가 지근거렸다.

테마파크 안에서, 나는 이들과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질 수 없다.

‘…지난번에도 같은 말을 뽑은 사람들은 근방에 전송됐었지.’

정해진 거리 이상 멀어지면 끈이 나타나서 목에 올가미가 걸려 졸리는 구조니까.

‘일단 동행해야 해.’

그리고 탈출 방법도 명백하니까.

팀원들과 함께 3개의 판타지 어트랙션에 가장 빨리 탑승하고 상품을 받아보세요!

세 가지 어트랙션을 탑승하고 마스코트에게 도장만 받으면 된다.

그 마스코트가 나인 것 같다는 게 문제지만.

“저기.”

장허운 씨가 내게 말을 붙였다.

“이곳에는 탑승할 만한 어트랙션이 없어 보이는데… 다른 구역으로 넘어가서 놀이기구를 타면 어떨까 합니다.”

나는 장허운을 돌아보았다.

“힉!”

왠지 다른 직원들이 숨을 삼키는 소리를 냈다.

‘동의하는 건데!’

다만 내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자, 장허운 씨만은 약간 창백한 얼굴로도 같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럼 이동하겠습니다….”

후우.

밖으로 나왔다.

우리가 있던 곳은 가장 큰 건물 앞에 붙어 있는 로비의 구석 같은 공간이었다.

그대로 을씨년스러운 리조트 폐허를 지나 야외의 게이트를 향한다.

나는 앞장섰다. 내가 지난번에 탈출했던 그 게이트를 향해.

“저, 저거… 길을 알고 있잖아.”

“닥쳐.”

지난번에 내가 나온 그 게이트는… 다행히 운영 중이다. 전등이 지직거리며 상태가 좋지 않긴 했지만, 일부나마 게이트에 불이 들어와 있다.

…내가 켜놓았던 그대로.

[◎환◎]

그리고 리조트에서 테마파크로 들어가는 건 어트랙션 3개를 탈 수 있는 입장권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

나는 게이트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나갈 수가 없어…!’

-테마파크의 마스코트는 자신의 구역 밖으로 벗어나지 못한다.

식은땀이 등 뒤로 흘러내렸다.

어마어마한 압박감이 팔다리를 누른다.

나는 다른 구역에 간섭하면 안 된다. 그건 내 존재 이유를 위협하는 끔찍한 위반 사항이다. 안 된다. 안 돼….

이미 마스코트로 정의된 나의 기묘한 정체성이 나를 옥죄였다.

‘하지만 여기서 나가야 어트랙션이고 나발이고 탈 수 있는데!’

이 망한 골든 리조트에는 어트랙션이 없으니까.

폐허니까!

나는 블루드림 워터파크로 넘어갈 수 있는 게이트를 보았다.

등을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내가 죽어서 시체가 돼도 이건 안 될 것 같은데.’

물론 내 시체가 저들에게 짐짝처럼 들려 다니며 함께 파란 구역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상태를 상상만 해도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이건 그런 개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냐없냐를 떠난 문제다.

‘죽은 마스코트를 끌고 다른 영역으로 갈 수 있는지도 확신 못 하겠어.’

아니, 일단 마스코트가 죽었을 때 이 구역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저 사람들한테도.

‘…….’

그렇다면.

나는 직원들을 돌아보았다.

“힉!”

소리를 지르려던 들쥐 가면의 입을 무당벌레 가면이 막는다.

그 광경을 예의 바르게 무시한 채, 나는 게이트 앞을 가로막았다.

“어…?”

그리고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우리가 출발했던 그 실내로.

“저, 혹시… 나가면 안 되는 겁니까? 돌아가야 합니까?”

끄덕.

“도, 돌아가면,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끄덕.

“…!”

직원들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린다.

“시, 싫….”

“하하하, 그, 따라가면 되는 겁니까? 그런 거죠?”

들쥐 직원의 입을 막고 무당벌레 직원이 나를 바라보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젠장.’

그래도 말을 들어주니까 다행이다.

나는 한숨을 참으며 원래대로 우리가 정신을 차렸던 건물의 실내로 돌아갔다.

그리고 내가 나왔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아…!”

따라 들어오려는 장허운을 막고, 나는 다 낡아 떨어진 문패를 가리켜보았다.

[관리자 구역]

규칙 위반.

아무리 생각해도 함부로 들어오면 안 된다.

쿵.

나는 문을 일부러 세차게 닫고 안에 들어와서 눈을 질끈 감았다.

와….

‘미치겠네.’

…내가 이 슈트를 벗어서 인간이라고 다시 판정받으면, 마스코트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을까도 생각해 봤다.

하지만 반대로 자격에 맞게 해주겠다고 괴담으로 개조당하는 끔찍한 엔딩 쪽도 대단히 설득력 있었다.

아니, 오히려 이쪽이 괴담에서는 더 정석이지.

‘하.’

결국… 지금 주어진 힌트로 보자면.

노란 말을 뽑은 조가 이 유쾌 테마파크를 빠져나갈 수 있는 조건을 달성하는 방법은 하나다.

‘…이 리조트를 가동해서, 어트랙션 3개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리고 필요한 건….

나는 책상으로 다시 다가가서 거기 놓인 문서 카드를 보았다.

리조트 운영 시작을 위해 필요한 것

직원 3

“…….”

나는 책상 서랍을 열었다.

거기에는 문서에 적힌 대로 고용계약서가 있었다.

고용계약서

나는 플라워 골든 리조트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감격과 기쁨으로 받아들이며 유쾌하고 행복한 테마파크의 운영을 위하여 존재를 바쳐 헌신할 것을 맹세합니다.

고용주 :

고용인 :

불법 피실험체용 같은 섬뜩한 문서다.

‘아무리 그래도 이대로는 안 돼.’

나는 당장 펜을 집어 들고 계약서를 고쳤다.

고용계약서

나는 플라워 골든 리조트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감격과 기쁨으로 받아들이며 유쾌하고 행복한 테마파크의 운영을 위하여 존재를 바쳐 헌신할 것을 맹세합니다.

고용인은 퇴사를 원할 시 언제든 안전히 귀가할 수 있으며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고용주 :

고용인 :

애매하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웠다.

‘문장을 덧씌워서 쓰는 건 안 돼.’

펜이 거부했다. 줄을 긋고 지우는 것만을 간신히 성공한 나는, 빈칸에 작은 글씨로 추가 조치를 휘갈겨 써넣었다.

그리고 완성된 계약서와 기존에 있던 문서 카드, 그리고 깃펜까지 챙겨 들고 다시 문밖으로 나갔다.

달칵.

복도에 바짝 긴장해 경계 태세로 모여 수군거리던 직원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그 와중에 장허운 씨만 끼워주지 않은 듯 약간 떨어져서 조용히 서 있다.

‘후우.’

내가 작성한 고용계약서를 그들에게 내밀었다.

“이게 무슨….”

“…….”

“…!!”

마치 끔찍한 것을 확인하듯이, 계약서를 떨리는 눈으로 들여다본 직원들이 이내 경악으로 얼어붙는다.

테마파크에 취직하라고 하는 거니까.

“이, 이걸 사인하라고…?”

“어….”

당연하지만, 괴담에서 고용계약서에 사인하는 것은 끔찍한 실종으로 끝나는 경우가 5할 이상이다.

그걸 알고 있는 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빠져나갈 구석을 찾는 경험자의 눈.

“저기… 저는 원래 직장도 있다 보니 갑자기 사인하는 건 어려워서요. 잠깐만 고민해 봐도 될까요?”

“저, 저도요.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시간을 받으면 그사이에 어떻게든 도망갈 방법을 알아보거나, 방심한 나를 일시적으로라도 제압할 장비를 미친 듯이 준비할 것이다.

‘현장탐사팀에서 짬이 찼다면 다 숨겨둔 목숨줄용 한 수는 있을 테니까.’

그러니 그걸 기다려줄 순 없다.

‘어쩔 수 없어.’

나는 말없이 맨 처음 말을 꺼낸 상대를 응시했다.

“어, 어…?”

그리고 숨을 멈췄다.

“…!”

내 수트 주변으로 검은 연기가 숨에 따라 빨려 들어오는 대신 더 자욱해진다.

회수되지 않는 연기가 직원의 발과 허리 아래로 무겁게 흘렀다.

사인하지 않으면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것이 강렬하게 오감에 와닿도록.

시간을 벌려고 하다가 당장 죽겠구나 싶도록.

나는 얼굴을 내려서 들쥐 직원을 내려다보았다.

가까이.

검은 연기와 노란 등불의 어스름한 불빛에 완전히 휩싸인 직원이 손을 떤다.

“흐, 흐흑….”

결국 들쥐 직원이 눈물을 줄줄 흘리며 종이에 손을 뻗어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내가 내민 펜을 잡아 고용인 부분에 사인했다.

‘제발 본명 쓰지 마.’

본명 쓰려고 하면 도로 뺏고 별명으로 유도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들쥐’가 글에 적혔다.

‘후우.’

나는 즉각 숨을 다시 들이쉬며 검은 연기를 거뒀다.

“아…!”

들쥐 직원이 주저앉아 그대로 벽에 붙더니 내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이 모든 걸 눈을 굴려 지켜보던 무당벌레 직원은 그 틈을 타 슬그머니 뒤로 물러나더니….

“윽!”

장허운 씨를 밀치고 미친 듯이 복도를 질주해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억!!”

뛰던 무당벌레 직원이 목에 실이 감긴 채 엎어진다.

‘노란 말 팀에서 벗어나려고 했어.’

노란색 선이 목을 조른다….

역시 나는 아직 노란 말 팀으로도 인정되는 것이다. 보드게임으로 진입한 룰의 적용도 받고 있다.

나는 한숨을 참으며 상대에게 다가갔다.

다행히 상대는 더 도망가는 대신, 복도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죄, 죄송합니다. 저, 저쪽에 뭐가 보이는 것 같아서… 혹시 무단침입자라면 쫓아내려고, 하하….”

나는 말없이 다시 고용계약서를 내밀었다.

“…….”

무당벌레 직원이 침을 삼키며, 결국 눈을 질끈 감은 채 종이에 사인했다.

무당벌레. 좋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

장허운 씨도 잠깐 내 얼굴을 올려다보더니, 황급히 고개를 푹 숙여서 종이에 사인한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세 장의 고용계약서에 사인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고용주. 내 서명을 넣을 차례였다.

나는 가장 적당한 가명을 골랐다.

고용주 :GOLDEN

그 순간.

화르륵.

고용계약서가 타올라 재가 되었다.

그리고 세 사람의 이마에 붙었다.

“아…!”

이제 백일몽 직원들의 이마에는 알파벳 ‘G’와 유사한 화려한 필기체의 무언가가 새겨져 있었다.

“…….”

나는, 방에서 가지고 나온 첫 번째 문서를 보았다.

그 위로 펜을 들어 올리는 순간.

리조트 운영 시작을 위해 필요한 것

직원 3 완료.

주변이 울리기 시작했다.

“…!!”

우리가 있던 낡은 폐허가 무너지고, 새로운 것이 모습을 드러낸다.

반짝이는 황금빛.

밝고 아름다운 색의 목재와 금으로 이루어진 실내장식이 사방을 감싸는 멋지고 안락한 복도.

화려하고 작은 샹들리에형 조명들이 천장에서 흔들리며, 저 복도의 끝에서 거대하고 황홀한 로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만화 속 상상 같은 황금빛 계단과 자홍빛 벨벳, 반짝이는 노란 크리스탈 공예품들이 꽃처럼 피어난 공간.

그리고….

[플라워 골든 리조트]

플라워 골든 리조트의 간판에 우아한 필기체가 적히며, 유쾌 테마파크의 황홀한 리조트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

안타깝게도 손님들은 적임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연약한 하등생물을 가엽게 여겨 그들을 채용했다.

비록 플라워 골든 리조트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기엔 역량이 부족한 그들이지만 힘써 일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펜이 멋대로 움직인다.

문서가 홀로 갱신된다.

■■이 부족하여 우선 로비와 기본 숙박시설의 임시 운영을 결정했다.

부디 많은 손님이 편안한 휴식을 얻길.

그리고.

그리고 휴식을 찾아온 손님들을 위해, 나는 테마파크답게 친근하고 유쾌한 외양을 보이기로 마음먹었다.

그 문장이 기록된 순간.

내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

내 슈트 위로 따스하고 포근하고 답답한 것이 둘러싸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털이 달린 그것은 마치 내 피부처럼 자연스럽게 내 전신을 감싸고 두터운 형체를 만든다.

“…….”

나는, 어느새 깨끗하고 반짝이는 복도의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마스코트가 그곳에 있었다.

“…!”

나뭇가지 같은 뿔을 달고 있는… 데포르메로 유아완구 같은 모양새가 된 고양잇과의 무언가.

유쾌 테마파크의 새로운 인형탈.

그러나 변하고 있는 건 나만이 아니었다.

“아아!”

직원들의 몸이 뒤틀리며 변하고 있었다. 마스코트의 보급형 모습으로. 잠깐…!

나는 이를 악물고 뭉뚝한 인형탈 손으로 펜을 잡고 문서에 놀렸다.

그러나 일반 직원들은 마스코트보다는 유니폼을 입는 편이 리조트의 고급스러움에 더 어울릴 것이다.

“허억!”

변이가 멈췄다.

대신, 직원들의 정장이 변하며 황금빛 보타이를 맨 격식 있는 유니폼이 되었다.

나는 식은땀으로 축축한 손을 거둬들였다.

리조트의 운영을 거스르지 않는 방향이면 적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난… 난 괜찮을 것이다. 내 살이 마스코트로 변한 게 아니라, 마스코트 인형 탈을 뒤집어쓰고 있는 거다.

…아마도.

‘후우.’

나는 심호흡을 하며 로비로 뒤뚱뒤뚱 나아갔다.

끔찍하게도 그곳에는 이미 내 모습을 한 마스코트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

벨보이, 청소원, 경비, 안내직원까지 각종 유니폼 차림의 그들이 서 있다.

아니… 가 서 있는 거다.

나는 마스코트로서 리조트를 관리한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리조트 운영을 위한 것이라면.

…적힌 말대로였다.

나는 모든 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원한다면.

‘토할 것 같다.’

속이 울렁거렸다. 이건 인간의 감각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계속 일을 해나가야 했다. 어차피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었으니까.

로비의 가장 큰 프론트로 다가갔다. 리셉션 데스크에 선 마스코트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며 책상을 훑었다.

황금빛 도장이 있다.

‘…!’

아무리 봐도 어트랙션 이용 확인용 도장 같다.

아무래도 리조트에서는 부속 시설 이용을 통해 도장을 받을 수 있는 듯하다.

“혹시, 이거….”

당장 도장을 들어 올려서 다른 사람의 손목 띠에 찍어주려고 했으나, 강력한 반발이 손을 막았다.

‘안 돼!’

아직어트랙션을즐기지않은손님에게횟수차람이라니그런짓을감히하면안된다! 그건운영수칙에어긋난다!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숙박명부를 내밀었다.

“…!”

직원들은 이미 매뉴얼에서 너무 벗어난 상황에 혼미해하는 것 같았으나, 결국 도장을 보고 숙박명부에 별명을 적어넣었다.

“저, 저는 괜찮습니다!”

무당벌레 직원을 제외하고.

“…….”

나는 숙박명부를 작성한 장허운 씨와 들쥐 직원에게 도장을 찍어주었다.

[(유쾌) 판타지랜드 탑승권 ■□□]

[(유쾌) 판타지랜드 탑승권 ■□□]

“아…!”

“진짜였어.”

분위기가 다소 밝아졌다.

무당벌레 직원은 약간 후회하는 듯이 이쪽을 힐끔거렸으나, 일단은 말하지 않는다.

‘나중에 자발적으로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자.’

지금은 도망치거나 나를 무력화시킬 기회만 있다면 당장 그렇게 할 것 같은데, 이걸 계속 끌어가긴 위험했다.

나는 진짜 보안팀이 아니며 인간을 초월한 어마어마한 미지의 힘 같은 건 없다.

‘자칫하다가는 와해 되고 죽는다.’

어떻게든 안정적으로 이 그룹을 꾸려가야 했다.

그리고 말이다.

‘혹시 이렇게 3박 하면 나갈 수 있을까?’

3가지 어트랙션이라고 했으니까 방 종류를 바꿔서 묵으면 어떨까 싶은데.

나는 혹시 힌트를 찾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문서에 펜을 들어 올렸다.

직원들에게 숙소를 배정해야겠다.

다만 오늘은 손님으로 오셨기도 하니, 탑승권을 이용해 멋진 스위트룸에서 묵게 해주자.

그래.

그리고 정식 개장은 해가 진 후부터다.

…뭐?

몹시 기대된다.

나는 멍하게 펜을 내려다보았다.

‘…그렇지.’

리조트의 운영이 재개된다는 건, 손님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테마파크의 손님들은 원래….

‘인간이 아니다.’

그 말뜻은….

해가 지면 인간이 아닌 것들이 여기로 밀어닥칠 것이다.

‘…!’

그 전에 빨리 여기서 나가야 했다.

‘확장!’

당장 어트랙션을 늘려야 한다. 리조트의 다른 곳을 개방해서 새 어트랙션을 찾아야 했다!

문서에 새 장이 생겨나며 글이 적힌다.

리조트 시설 확장을 위해 필요한 것

직원 3

젠장!!

‘어디서 셋을 더 구해.’

다른 구역에 있는 사람들은 미치지 않은 이상 블루드림 워터파크에서 탑승을 다 끝내고 탈출할 것이다.

굳이 여기 넘어올 필요가 없으니까!

초조하게 혀를 씹을 때였다.

…이대로 영업을 시작하면, 대체 손님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 자체로도 괴담이야.’

그때.

내 펜이 다시 움직였다.

그럼 정식 개장을 위해 리조트 이용수칙을 정하자.

“…!”

나는 이곳의 마스코트로서 플라워 골든 리조트가 어떤 곳이었으면 좋겠는지, 성심성의껏 결정해야 한다.

빨간 마스코트가 끝없는 자극과 살육을 추구하듯.

파란 마스코트가 선량함과 명예를 중요시하듯.

내 마스코트 가치관.

‘그렇다면.’

나는 당장 휘갈겨 써넣었다.

플라워 골든 리조트 이용수칙

1. 저희 리조트는 예의와 품격을 갖춘 고객님을 위한 꿈의 장소입니다.

그러니까!

리조트 숙박 매너와 에티켓을 반드시 준수해 주시길 바랍니다.

진상은 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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