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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76화


리조트는 문을 열어야 한다.

비록 3시간 전에 사람이 죽었어도.

그 사람이 나와 친한 직장동료라고 해도.

피와 내장이 도로 들어가며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다시 살아났다고 해도.

“어서오세요 투숙객님! 어떤 방을 원하시나요?”

프론트에 나란히 서 있다.

…내 옆에서 노란 마스코트 가면을 쓴 리조트 직원이 친절히 접객 중이다.

장허운이다.

아니…….

‘모르겠어.’

식은땀이 탈 안으로 흘렀다. 나는 기계적으로 투숙객에게 방 키를 내주며 생각했다….

이게 대체 뭐지?

‘내가 장허운을 살린 건가?’

하지만 저게 장허운이라고 볼 수 있는 걸까?

내 마스코트로서의 감각은 옆에 선 직원이 내가 계약으로 저당 잡은 존재라고 식별한다.

그러나 활짝 웃으며 근무를 시작하는 건 절대 척추가 꿰뚫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인간이 보일 반응이 아니다.

괴담이다.

하지만 리조트는 운영되어야 하기에, 그리고 장허운도 성실히 근무해야만 직원으로서의 조건을 충족하여 탑승권에 도장을 찍을 수 있기에, 나는 여기 서 있다.

그러나 이제는 탈출 자체가 의문이다.

이미 괴담이 된 것이 사람의 법칙대로 현실로 탈출할 수 있는가?

그리고 탈출해도 괜찮은 건가…?

“와… 감사합니다!”

이제 그는 과도히 긴장하지 않는다.

온갖 괴상한 모양새의 투숙객에게 정말로 호텔리어처럼 굴고 있다.

온갖 괴상한 요구에도 식은땀 흘리거나 당황하지 않는다.

저건 누구지?

점심시간에도 다른 직원들과 함께 내가 마련한 직원용 식당으로 이동하는 대신 보급형 마스코트들 틈에 끼어서 근무한다.

자신을 죽인, 무당벌레 직원이 정신 나간 채 구석에서 홀로 중얼거리며 청소하는 것에는 시선도 주지 않는다.

원망도 용서도 관심도.

없다.

‘인간이 아니야.’

그 모든 위화감 때문에 속이 울렁거리고 등골이 선다.

참 고맙게도 마스코트 탈이 모든 걸 가려주고 있지만.

다 음

나는 투숙객을 하나 보내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입을 벌린 채로 다가오는 다음 투숙객을 보았다.

그런데….

“저, 저기….”

후드티에 청바지를 입고, 상기된 표정으로 이리저리 주변을 보며 오는 현대인.

‘사람이잖아.’

혹시 테마파크 보드게임에 휘말린 건가? 탑승권을 다 채우고 빨리 빠져나가길 바랐다.

하지만….

“여기가 그 잡지에 나온 리조트죠? 멋지다….”

…잡지?

‘잠깐만.’

나는 상대의 양 손목을 체크했다.

…탑승권 띠가, 없다.

테 마 파 크

왔 어 ?

“응? 테마파크도 있어 여기? 나는 그, 후기 광고 봤는데… 어? 근데 어떻게 여기 온 거지? 가고 싶다고 생각은 했는데, 왜 여기지?”

상대의 얼굴이 멍해진다.

그리고 나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보드게임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끌려들어오는 인간이 생겼다고.

이 리조트만을 위해?

“저, 근데 제가 어떻게 여기 온 건지 모르겠어요. 여기서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저쪽입니다. 손님!”

장허운이 경쾌하게 로비의 문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 리조트의 출구는… 잠깐만.

거기로 그냥 나가면 안 될 것 같은데…!

정당한 테마파크의 손님은 진입했던 장소로 무사히 귀가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방문객은… ‘그냥’ 테마파크의 밖으로 나갈 확률이 높지 않을까?

그리고 테마파크의 밖은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사망단길이나 눈먼 자들의 저택을 떠올려 봐라!

‘실종된다.’

나는 다급히 상대를 잡았다.

잠 깐

“어… 네?”

이 거

데스크 뒤에 걸린 방 키 중 하나를 임의로 내줬다.

받 아

“네? 아, 아니, 괜찮….”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리조트에 들어온, 투숙객도 아닌 구경꾼에게 내 손님이 될 마지막 기회를 주었다.

마스코트의 구경꾼을 동공이 응시한다.

받 아

“네, 네….”

상대는 벌벌 떨며 손을 내밀어 방 키를 받는다.

거의 강매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일단 묵게 하자.’

그 순간.

“결제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

“겨, 결제요? 카드….”

노란 마스코트 가면을 쓴 장허운의 몸이 웃으며 카드를 돌려준다.

“유쾌 테마파크에서 사용하실 수 있는 화폐 수단이 아니시네요, 손님! 유쾌 주화로 부탁드립니다.”

“어… 어, 그건, 어디서 얻죠?”

안 돼.

“간단합니다! 테마파크 ■■의 ■■■■■ 당신의 ■■■ ■■을 ■■■■■.”

“아아아아아! 아아그런방법이!”

“예! 간단합니다.”

“저 지금 가서 바꿀게요! 정말합리적이야인간도살수 있다니!”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알면 안 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내가 일부러 프론트 보조 안내 직원으로 마스코트가 아니라 사람 직원을 배치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굳이 떠올리지 않은 이유가 물론 마스코트인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아니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조 용

직원이 입을 다문다.

침을 흘리던 인간 투숙객이 나를 본다.

선 물

“어어어하지만결제….”

잊 어

“네.”

투숙객은 비틀거리며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안도의 한숨이 비틀린 입 사이로 나온다.

“…….”

하나를 확신했다.

내 옆의 직원은, 장허운 씨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짓을 방금 했다.

“마스코트님, 다음 분을 모실까요?”

참지 못했다.

누 구 야

“예? 아, 저는 마스코트님께서 고용하신, 이 리조트에서 일하는 직원….”

누 구 야

직원은 마스코트의 눈치를 보았으나, 곧 유쾌 테마파크의 직원답게 명랑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이 리조트의 인사 매니저입니다!”

이 름 이

뭐 야

“음… 아. 제 이름은 들소입니다!”

…….

계약서에 사인했던 별명.

나 는

누 구 야

“마스코트님이시죠!”

내 이 름

“골든 님이십니다!”

계약서에 사인한 고용주의 이름.

나는 참담한 심정으로 장허운의 모습을 한, 정체를 가늠할 수 없는 직원을 본다.

그리고 결국 묻는다.

노 루

알 아 ?

“…노루?”

노란 마스코트를 쓴 직원이 잠시 멈춘다.

“동기.”

…!

“제가 이 리조트에 취직하기 전에 다녔던 회사의 동료입니다. 참 고마운 분이었습니다. 마스코트님께서도 그곳 보안팀의 직원이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

혹시.

다 녔 어

그가 백일몽에 다녔던 이유.

소원권.

가장 절박한 인생의 목표.

장허운이라는 사람의 핵심을 상기시키면, 어쩌면…….

“아… 소중한 가족들을 살리려 했습니다.”

…!

“저는 고아여서 시설에서 컸는데, 삼 년 전에 큰 화재 사고가 나서 같이 살던 가족들이 다 그 안에서 죽었어요. 저 혼자 어쩌다 보니 살아남았습니다.”

…….

“죽으려고도 했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해서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살리려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그 만

“네? 알겠습니다, 마스코트님!”

더는 못 듣겠다.

미치겠다.

“하지만 다 의미 없는 집착이었던 겁니다. 저는 이 리조트에서 일하는 게 참 보람차고 행복합니다!”

…….

“…예?”

왜 행 복 해 ?

“멋진 마스코트님께서 운영하시는 리조트니까….”

그 게 너 랑 무 슨 상 관 이 야

“죄, 죄송합니다…. 주제넘었습니다. 마스코트님과 리조트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젠장.

미 안

“아닙니다! 마스코트님은 뭐든 하실 수 있습니다. 이 리조트는 마스코트님의 전적인 판단과 의지에서 운영되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서 일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

아 니 야

나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프론트에서 투숙객을 받기 시작했다.

장허운의 모습을 한 직원은 잠깐 안절부절못하는 것 같았으나, 투숙객이 다가오자 다시 발랄한 테마파크 리조트의 직원답게 응대한다.

그래서 더 머리가 차갑게 식었다.

‘이렇게 들으면 안 됐던 것 같은데.’

누군가의 내밀하고 처절한 개인 사정을, 너무 터무니없이 가볍게 아무렇지 않게 대충 들었을 때의 거부감.

속이 매스껍다.

더 자세한 이야기까지 듣지 않고 중간에 끊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

정말로, 정말로 방법이, 없나…?

나는 리조트 운영의 지침처럼 이용했던 문서까지 꺼내 들어서 펜을 들었다.

직원 하나를 수리했다. 품은 들었지만 수리 과정에서 더 우수한 직원이 된 듯하다. 매우 만족

소름이 돋았다.

나는 억지로 펜을 비틀었다.

매우 만족그러나 우수한 직원이 꼭 좋은 직원은 아니기에, 원래대로 돌려놓을 방법을 고심 중이다.

그러나 펜이 멈추지 않는다.

그런 건 없다.

……!

나는 리조트를 더 잘 운영할 방법만을 고민하면 된다. 의미 없는 고심은 하지 않기로 했다.

오로지 이 리조트의 마스코트로서 존재할 것

나는 펜을 들어서 간신히 모든 글을 다 지웠다.

인형탈 안의 숨이 가빠졌으나 마스코트는 동요하지 않는다. 이러면 안 된다.

‘빨리 나가야 해.’

뭔가 잘못되고 있다.

하지만… 일단 그러려면 이 리조트를 성공적으로 한 번 더 확장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최대한 빨리.

리조트 시설 확장을 위해 필요한 것

직원 3

만족한 이용객 300

마스코트 세레머니 의식

일단… 만족한 이용객은 이 추세라면 금방 300을 채울 것이다. 아니, 솔직히 오늘 투숙객들 밀려드는 걸 보니 오늘내일 중에 끝나겠다.

기함할 성과였다.

‘거리두기 컨셉이 왜 괴담에서도 먹히냐고.’

전이라면 좀 열받고 웃겼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와선 아무래도 좋았다. 문제는 위와 아래였다.

직원과 세레머니 의식.

‘…….’

추가 직원 셋.

아까처럼, 여기 방문한 민간인에게 숙박을 미끼로 직원 근무를 권유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을 얼마나 회유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렇게 직원 근무하다가 그 사람이 죽으면 누가 책임지냐겠지.

‘그 사람들은 가면 같은 최소한의 장비도 없어.’

내 정신이 버틸 수 있느냐도 문제다.

그리고 다음 방법은….

징그럽지만 이번 사태로 알게 된 방식.

‘…….’

나는 보급형 마스코트를 호출했다.

그리고 그들이 어딘가로 치웠던 사물의 위치를 문의했다.

바로… 이성해 주임이 왔을 때 함께 들고 왔던 두 시체의 행방을.

그래.

시체를 살려서 직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보려고 했다.

그리고 보급형 마스코트들은 나를 리조트 건물 뒤편으로 안내했다.

사람 직원들은 출입을 피하고 손님들도 접근금지인, 보급형 마스코트들만 일하는 공간.

그중에서도 룸서비스용 창고의 냉동 구역으로 안내했다.

그 앞에서 두 마스코트가 보초를 서고 있다.

[냉동 창고 밀폐 확인 필수]

‘하.’

나는, 그 안에 들어 있을 시체의 모습을 상상하며, 문을 열어 확인하려다가….

‘…….’

깨달아 버렸다.

마스코트인 내가 알아봤다.

너 희

시체는 냉동 창고에 있지 않았다.

냉동 창고 앞을 지키고 서 있던 두 보급형 마스코트가 바로 직원들의 시체였으니까!

‘X발!’

시체가 저 보급형 마스코트로 변했던 것이다…!

마치 장허운 씨의 시체가 직원으로 변한 것처럼….

보급형 마스코트들이 나를 쳐다본다.

나는 비틀거리며 물러날 뻔했으나, 이 리조트의 운영자로서의 자아가 나를 버티게 했다.

그러자 보급형 마스코트들이, 또 다른 나의 몸으로 여겼던 것들이 다가와서 나를 부축하려 든다.

소름이 돋았다.

그럼 지금 여기 있는 모든 보급형 마스코트들의 정체는…….

‘망할.’

리조트 폐허에서 떠돌다 죽은 시체들이 분명 있었겠지.

언제 죽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일으켜 세워서 직원으로 쓰고 있었던 것이다!

이 미치게 섬뜩한 리조트… 아니 잠깐.

생각해 보면 리조트의 잘못은 아니다.

‘어차피 시체도 무덤에 묻혀서 자연의 양분이 되는 거잖아.’

그런데 이 멋진 리조트의 양분이 된 거라면, 일반 자연물과 미물을 위해 덧없이 분해되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그래. 어차피 죽은 사람이라면 잘 쓰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휴우.’

나는 겨우 마음을 정리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죽은 시체를 직원으로 쓰는 건 실패였다.

‘따로 계약을 한 게 아니라 그런지 개체로 인정이 안 돼.’

그래도 하나 희망이 있다면, 장허운 씨는 일반 보급형 마스코트가 아니라 직원으로 카운트된다는 것.

그러니까, 아예 자아가 없는 이 마스코트들이 아니라, 하나의 개체로 인정받는 다는 것이다.

…그가 마스코트의 외양이 아닌 건, 단지 내가 직원들에게 인간의 외양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일 뿐이더라도.

“…….”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니, 그러고 싶었으나 인형탈이 막는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다.

‘혼란스럽다.’

괴담의 기이함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운영에 급급했는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까 이러다가 더 큰일날 것 같았다.

무당벌레 직원은 강력한 두 직원-이자헌 과장과 이성해 주임에게 감시를 맡겼지만, 둘의 부담을 어디까지나 지울 수는 없다.

‘빨리 이 미친 리조트에서 나가야 해.’

아무리 이 리조트가 황홀하고 내가 열심히 가꿨더라도 이건 피할 수 없다.

‘정보가 더 필요해.’

역설적이지만, 이제 장허운 씨는… 완벽한 리조트의 직원이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프론트를 잠시 맡기고 이동할 수 있다.

내가 어떤 지시를 내리면 정확히 그대로 수행해 준다.

이동의 자유가 어느 정도 생긴 것이다.

그래서 4일 차인 오늘. 내 저녁 일정은… 이거다.

나는 리조트 건물 밖으로 아예 나와서, 길을 따라 걸었다.

그리고….

안 녕

블루드림 워터파크로 이어지는 게이트로 직접 왔다.

그래서….

파란 마스코트를 만나기.

나 왔 어

게이트 너머에 서 있던 파란 마스코트가 들고 있던 책자를 내던지고 뛰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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