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77화
파란 마스코트.
내 탑승권을 회원권으로 바꿨던 기묘한 존재. 심지어 게이트에서 탈출한 나를 미아로 취급해 현상 수배까지 했었다.
떠올릴수록 푸른 용의 모습을 한 귀여운 외관까지 더욱 섬뜩하게 다가오나….
착 한 아 이 !
이상할 정도로 호의적이다.
지금은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안정이 된다.
나는 게이트 바로 앞까지 다가와서 어쩔 줄 모르는 파란 마스코트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서로의 구역으로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는지, 파란 마스코트는 약간 풀이 죽은 기색이 되었지만 곧 열심히 함께 손을 흔들었다.
두 마스코트가 게이트를 사이에 두고 손을 흔드는 모습에 게이트 주변에 있던 몇몇 방문객들이 웃으며 시선을 준다.
착 한 아 이
나
만 나 러 왔 어
그리고 기묘한 것을 깨달았다.
‘말이… 더 자세히 들린다.’
그러니까, 마스코트 특유의 짧은 말 너머로 언젠가 들었던 깊고 위대한 목소리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때처럼 피를 토할 만큼 압박은 들지 않는다.
순수한 의지가 베어 나오듯 전해진다.
같은 마스코트라 그런 걸까?
지금 파란 마스코트는 ‘드디어 만나러 와줬구나’와 ‘이렇게 만나러 와주다니 정말 기쁘고 고마워’ 두 가지 의미를 복합적으로 담아 말하고 있는 듯하다.
마스코트끼리는 이렇게 풍부한 소통이 가능한 건가.
‘그렇다면… 주변 방문객들은 이런 의미까지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거니까.’
좀 더 직접적으로 소통이 가능하겠다.
나
놀 고 싶 어
!
왜
초 대 했 어 ?
테마파크에서는 분명 놀자고 약속했던 것 같은데, 왜 와보니까 여기서까지 일을 해야 하냐는 말이다.
이럴 거면 왜 초대했냐는 말에 파란 마스코트가 안절부절못하며 입을 연다.
그리고 하는 말은….
놀 수 있 어
…!
우 리 구 역
만 들 어
뭐라고?
그리고 파란 마스코트는 내게 무언가 비전을 보여주었다.
‘…!’
노란 구역과 파란 구역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구역을 개척하기.
‘아!’
그렇군! 세 번째 구역은 이걸로 만들면 되겠다!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럼 나는 파란 구역으로 넘어갈 수 있다! 푸른용도 노란 구역으로 넘어올 수 있다!
이용객들이 지켜야 할 규칙은 두 배가 되지만 그만큼 재미도 두 배!
그리고 우리의 규칙은 상충되지 않으니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즐겁게 서로의 테마파크를 즐기면서 영원히 보낼 수 있다 이 멋진 유쾌 테마파크에서 유쾌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즐겁….
‘…!’
나는 혀를 깨물었다.
…간신히, 그 비전에서 머리가 빠져나온다…….
‘하마터면… 그대로 할 뻔했어.’
파란 마스코트의 의지가 나를 오염시키는 것 같다. 안 돼.
악의가 없어도 위험했다.
‘지금 일을 더 키우는 건 자살행위다.’
나는 파란 마스코트를 진정시키기 위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 냥
그 만 두 면
어 때
그냥 내가 마스코트를 그만두고 손님으로 파란 구역으로 넘어가면 어떠냐는 말이다.
하지만 파란 마스코트가 슬프게 고개를 숙인다.
안 돼
…….
마 스 코 트
있 어 야 해
활성화된 테마파크 구역에는 반드시 마스코트가 있어야만 한다.
그러니까 내가 함부로 마스코트를 그만둘 수는, 없다.
‘역시.’
이런 식일 줄 알았다.
그래도 억지로 그만두면, 거기에 따라오는 위험은….
착 한 아 이
사 라 져
‘……!!’
이 노란 마스코트는 그대로 존재하고.
마스코트가 아닌 내가… 마스코트에게서 떨어져 나와 사라진다.
그러나 이미 마스코트의 정체성에 깊게 동화된 경우에는 마스코트에 모든 자아와 힘을 빨려서 ‘버려질 찌꺼기’조차 없는 상황이….
‘아냐!’
아직 나흘 차다. 나는… 아직 그렇게 마스코트와 동화되지 않았다!
마스코트를 그만두는 정도로 존재가 사라질 정도로 나를 잃어버리지 않았다!
나는 내가 누군지 안다. 괜찮았다.
마스코트가 아닌 나는 떠날 수 있다!
‘……후.’
나는 후들거리는 손으로 간신히 게이트를 잡아 기댔다.
당장 이 마스코트 탈을 벗어던지고 싶은 섬뜩함과, 과연 벗어던질 수 있는가에 대한 거부감과, 푹신함과 안락함이 주는 안정감이 뒤섞여 빙글빙글 돈다….
나
착 한 아 이
지 켜 줘
파란 마스코트가 안절부절못하며 말한다.
내가 리조트의 마스코트가 되는 것은 푸른 용도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그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한 도움과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는 듯이.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겠다는 듯이.
그리고 어딘가에서 다른 파란 마스코트들이 우르르 게이트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 손에는 봉투가 들려 있다.
그리고 얌전히 게이트 너머로 살짝 봉투를 던졌고, 나는 그 봉투를 잘 잡아챘다.
옆에서 재미난 것을 보기라도 한 듯이 방문객들이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살짝 열어본 봉투 안에 가득 담긴 것은….
‘유쾌 주화…!’
백 개에 달하는 푸르고 붉은 주화가 봉투 속에 들어 있었다.
아무래도 자기가 멋대로 벌인 숙박 이벤트를 정산해 주는 듯했다. 아니, 근데….
너 무 많 아
괜 찮 아
파란 마스코트는 약간 의기양양한 기색이다.
착 한 아 이
도 왔 어
맙소사.
하지만 오래 자기 구역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마스코트는 부자인 것 같다. 무리하는 것 같진 않으니, 일단 받아두자.
리조트에 투자하면 되니까.아니, 어딘가 쓸 곳이 있을지 모르니까!
‘…정신 차리자.’
나는 봉투를 마스코트의 배 부근 주머니에 챙기며 정리했다.
‘빨리 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세 번째 구역을 개방하자마자 탑승권을 찍고, 마스코트를 그만두면서 탈출하는 것이다.
‘더는… 못 버티겠어.’
빨리 추가 직원을 구하고 마스코트 세레머니 의식을 진행하자.
계획이 변한 건 없다. 그대로 하자.
그리고 내 마스코트로서의 본능이 슬슬 리조트 안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리조트 운영 시간인데 필요 이상 자리를 길게 비우면 방임이었다.
빨리 푸른 용에게 필요한 것들을 물어보고 가자.
세 레 머 니 의 식
어 떻 게 해 ?
즐 겁 게 !
파란 마스코트가 손을 든다.
그의 세레머니 의식은 불꽃놀이였다.
워터파크 위로 터지는 아름다운 빛이 수면 위로 반사되고, 그리운 그의 심해 ■■를 떠올리게 만들었으나 이제는 희미해진… 뭐라고?
‘아, 아무튼. 테마파크의 고유 행사라는 건가.’
마스코트의 취향에 따라서 고를 수 있는 듯하다. 가령… 매직버니는 퍼레이드인 것 같다.
나도 비슷하겠군.
고 마 워
파란 마스코트는 또다시 약간 의기양양해졌다.
그러더니 또 다른 자신이 운반해 온 무언가를 잡아채서 허겁지겁 내게 내민다.
착 한 아 이
선 물
간식들.
워터파크에서 판매하는 군것질거리가 가득했다. 핫도그부터 초콜릿. 그리고 언젠가처럼… 츄러스까지.
‘…!!’
잠깐만.
[블루소다 츄러스]
먹으면 바닷물의 형태로 오염을 토해내는 물건.
그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어땠든 괴담에서 유래한 것이라 지금까지 아주 위급하고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 아니면 쓰지 않았으나… 지금은 만든 당사자가 눈앞에 있지 않은가!
나는 츄러스를 들고 흔들었다.
자 세 히
알 려 줘
파란 마스코트는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을 들은 듯이 나를 물끄러미 보았다.
잠깐만.
특별히 의도하지 않은 효과…라고?
‘…….’
나는 츄러스를 보았다.
그냥 자연스러운 기재라면.
보통 괴담에서 괴담 속 음식을 먹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지?
수많은 전승 속에서, 괴이하고 신비한 곳에 떨어져 그곳의 음식을 먹으면 어떻게 되지?
-그 세상에 속하게 된다.
그래.
인간이 테마파크의 음식을 먹으면, 이 테마파크에 적합한 존재로 점점 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오염들을 토해냈던 거였어.’
테마파크에 어울리지 않은 것들을 말이다!
깨달음이 머리를 짜릿하게 만들었으나 흥분 대신 싸늘한 충격이 점령한다.
‘그럼….’
장허운 씨에게는 아무 쓸모가 없다.
직원으로 살아난 장허운 씨는 이미 테마파크에 완벽히 적합한 존재니까.
괴담이니까.
‘…….’
아무 효과도, 없다.
착 한 아 이
슬 퍼 ?
모르겠다.
‘…할 일을, 해야 한다.’
다음 화제로 넘어갔다.
나 이 거
필 요 해
나는 앞발로 푹신푹신한 봉제 인형 형상을 만들며 열심히 어필했다.
착한 친구 인형.
본래 유쾌 테마파크 기념품샵 출신인 그 물건을 구하는 것이, 내가 여기 들어온 많은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파란 마스코트는 고개를 젓는다.
여 기
없 어
아.
그래, 아무래도 워터파크에서 털 달린 봉제 인형을 판매하기엔 테마상 맞지 않는다. 차라리 귀여운 튜브를 팔 것이다. 젠장!
나 이 거
필 요 해
그럼 매직버니 구역에서라도 어떻게 구할 수 없나?
안 돼
위 험 해
매직버니는 미친 새끼다.
그 기념품샵에서 나온 물건이 정말로 네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느냐?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좀.’
맞는 말이긴 했으나, 그래도 착한 친구의 위력은 <어둠탐사기록>에서 입증되었다.
어떤 테마파크의 어떤 구역이라도 다를 건 없었다.
필 요 해
뭐든 도와주겠다며!
결국 파란 마스코트는 뿔과 귀를 축 늘어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위 험 해
가능하면 구해보겠다.
하지만 매직버니는 멀리하고 넌 절대 그 구역에 접근하지 말라는 말을 마지막까지 잊지 않는다.
물론 나도 명심할 것이다.
‘파란 구역이 사이에 있어 줘서 그나마 다행이지.’
나는 이성해 주임 한 사람만 살아남았던 끔찍한 빨간 팀의 몰골들을 떠올리며 침음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이성해 주임은 어떻게 영업 종료된 밖에서 살아남은 건지 의문…….
어?
착 한 아 이 ?
나는 고개를 돌렸다.
방금.
리조트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다.
노란 마스코트는 알 수 있었다. 내 구역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알아야 한다!
복귀하자!
나
가 야 해
파란 마스코트의 눈이 고요히 나를 본다.
이 미
거 기 있 어
…!
그러고 보니.
파란 마스코트는 특별한 한 개체와 보급형 마스코트를 구분할 수 없었다.
모든 인형탈은 푸른 용이었고, 파란 마스코트는 자유자재로 자신의 모든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파란 마스코트는 전부 그니까.
파란 구역은 그의 것이었다.
그리고….
노란 구역은 나의 것이다.
착 한 아 이
리 조 트 에 도
있 어
나는 홀린 듯이 그 가르침을 이해했다.
그리하여 리조트 안에 있는 나.
보급형 마스코트에게 의식을 집중했다. 그러자….
내가 되었다.
‘…!’
눈을 깜박이자, 나는 리조트 안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마스코트였다.
‘맙소사.’
그러나 그것에 대해 놀라움이나 어지러움을 느낄 새도 없이 충격적인 광경을 보게 된다.
이자헌 과장이 로비에서 이성해 주임을 포박하고 있었다.
‘…?!’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포박당한 이성해 주임의 옆으로 쓰레기처럼 널브러진 누군가의 사지가 보였다.
그 피가 로비를 적시고 있다.
죽은 무당벌레 직원.
그 목에 나이프가 꽂혀 피가 울컥울컥 솟아올랐다. 출혈을 막아보려는 듯이 목을 잡다가 절명한 듯, 손도 피투성이었다….
‘…!!’
그리고 포박당한 이성해 주임의 유니폼에도 피가 튀어 있었다.
모든 정황이 하나의 문장을 가리켰다.
…이성해 주임이, 무당벌레 직원을 죽였다.
“켁, 과장님, 괜찮아여. 저 할 일 다 했어여!”
그러나 이자헌 과장은 포박을 풀지 않았다.
다만 나와 눈이 마주치자 놀랍게도 보급형 마스코트가 나라는 것을 알아본 건지, 포박한 이성해 주임을 들고 내게 왔다.
“엥?”
왜
“아, 마스코트님 왔네여.”
이성해 주임은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저쪽 재가동시키시는 비용은 제 급료로 치를 수 있을까여? 저는 기념품샵에서 물건 못 가져가도 괜찮고….”
왜
죽 였 어
이성해 주임이 장허운 씨를 보았다.
더는 들소가면을 쓰고 있지 않은, 리조트의 직원을.
“이유 없이 저 착한 사람을 죽였잖아여.”
…!
“기회만 있으면 또 다른 사람도 죽일 테니까 방치하면 안 돼여! 솔직히 죽는 편이 리조트에 이로운 방향으로 다시 쓸 수 있기도 하구요.”
머리가 어지럽다.
근데 문제가 뭔지 아는가?
…어딘가, 속시원하다고 느끼는 내가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투숙객들도 동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재밌는 구경을 했다는 듯이 박수를 치거나 이성해 주임에게 팁을 주려 드는 것들도 있었다.
그러니까….
더 문제다.
내
일 이 야
무당벌레 직원에게 벌을 주는 것은 마스코트인 나여야 했다.
그를 스파의 끔찍한 유독성 탕 이용자의 시중을 들게 만들든, 룸서비스를 발로 뛰게 강요하든, 투숙객의 요구를 뭐든 들어주게 만들든 내가 결정해야 하는 문제였다.
그런데….
“근데 마스코트님은 너무 착한 것 같아서여.”
…….
“이런 건 저처럼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이 해야져!”
후우.
그 런 사 람
없 어
“…!”
앞 으 로 는
건 의 해
반 드 시
“…네넵.”
나는 결국 보급형 마스코트를 시켜서 이성해 주임을 스파 청소 임무로 좌천시켰다.
사실 좌천이라기보단 월권에 대한 보여주기식 처분 같기도 했다.
고마운 건지 무서운 건지 끔찍한 건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하.
‘머리가 아프다.’
나는 이를 악물고 무당벌레 직원도 되살렸다.
…이걸, 되살린 거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열심히 근무하겠습니다. 마스코트님!”
이로써 사망자는 둘.
두 명이 완벽한 직원으로 교체되었다.
“…….”
이자헌 과장이 왠지 나를 조용히 응시하는 듯했으나, 나는 그 시선을 피해 프론트로 갔다.
진이 빠졌다.
하지만 거긴 장허운의 모습을 한 직원이 있었다.
‘X발 진짜.’
그냥 일을 하자.
더 빨리 일해서, 빨리 탈출하자….
다 음
그리고 투숙객을 받을 때였다.
“팀장님, 저거 백일몽 놈들이잖아요!”
…!
“어, 나도 눈 있어. 재난에서 그 미친놈들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고 호들갑 그만.”
…익숙한 호칭.
속삭이는 듯 작은 목소리였으나 보급형 마스코트가 그 근처에 있기에 내게는 들렸다.
“그래도 사람이 멀쩡히 일하고 있다는 걸 주목해야 하는 거야. 알았나, 고명이?”
나는 고개를 들었다.
재난관리국의 외투를 입은 두 사람이 프론트로 오고 있었다.
‘…!’
맙소사.
소탈한 인상이나 어딘가 강인해 보이는, ‘팀장’이라 불린 사람이 앞으로 다가와서… 내게 말을 건다.
“안녕?”
안 녕
“저기, 뭐 좀 물어보러 왔는데.”
그리고 팀장은 나를 보며 설명했다.
“후드티에 청바지 입은, 우리랑 비슷한 생김새의 손님이 최근에 체크인했다고 들었는데.”
그 민간인.
이건 분명 그 사람의 구조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다른 현무 팀 중 하나다…!’
맙소사.
그리고 내가 옆 방인 2팀은 몇 주간 오며 가며 얼굴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낯설었다.
그렇다면 하나뿐이다.
‘현무 3팀!’
“그 손님이 어느 방에 묵는지 좀 알려줘.”
나는 가까스로 현무 3팀 팀장에게 대답했다.
개 인 정 보
안 돼
“……직업윤리가 확실하네요?”
“그러게?”
나와 멀뚱히 눈을 마주하던 현무 3팀 사람들은 곧 시선을 틀어서 ‘직원’을 보았다.
“저기, 다른 방법 없을까요?”
“죄송합니다, 손님! 마스코트님의 말씀처럼 저희 플라워 골든 리조트는 투숙객분들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유출할 수 없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신 다른 일이 있을까요?”
“아 그럼….”
“잠깐만.”
그때, 직원을 유심히 보던 팀장의 얼굴이 굳었다.
그녀는 가까이 다가와서 프론트 직원의 체격을 뜯어보았다. 그리고 노란 마스코트 가면을 쓴 그의 눈을 들여다보더니….
“…정리팀 신입?”
…!
장허운을 알아보았다.
“얘 왜 여기… 아니, 여기 등록 안 된 곳이라며. 그래서 2인 배정한 거 아니야?”
“예? 예! 맞습니다. 그리고 저 신입, 제가 알기로는 휴가 중이었는데…….”
“…….”
“…….”
두 요원이 입을 다물고 장허운 직원을 본다.
그리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손님?”
현무 3팀 팀장의 입에서 작은 욕설이 나왔다가 입안으로 사라졌다.
…그래도 두 사람은 이런 일이 익숙한 사람 특유의 빠른 진정을 보여주며 침착함을 되찾았다.
아까보다 가라앉은 눈으로 나를 보았으나, 방문 목적을 잊지 않는다.
“…손님이, 어떤 방에 묵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했지. 그럼 손님 쪽에 전화를 해줘. 우리가 왔다고 말이야.”
그 래
나는 기꺼이 그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민간인은 몇 번 기겁을 하면서 전화를 받지 않다가 겨우 받고 나서도 공포에 질려서 몇 번 전화를 놓치거나 울었으나, 결국 구출하러 왔다는 말을 믿고 아래로 내려왔다.
문제는….
객 실 비 품
파 손 했 어
그 과정에서 객실의 물건을 몇 개 깨먹었다는 거지만…….
“…!!”
“노, 놀라서…! 죄, 죄송합니다…….”
괜 찮 아
결 제
도 와 줄 게
나는 민간인에게 정중히 양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민간인에게는 돈을 지불할 여력이 없다.
그것을 깨달은 팀장이 그를 밀치듯 뒤로 보내고 내 앞에 선다.
“돈이 없어도 다른 방법으로 갚을 수 있어?”
후우.
일 해
“…!?”
나는 손을 내밀어 일행을 가리켰다.
그리고 파격 제안을 했다.
세 명
이 틀
혹은….
아 니 면
너 혼 자
엿 새
내게 지목당한 민간인이 얼어붙었다.
“그, 그, 그게….”
요원들은 당장 민간인의 앞을 가렸다.
그리고 팀장은 침착하게 체크한다.
“우리가 일한다고 말하면, 혹시 저런 형태로 변하는 건가?”
장허운을 가리키면서.
…….
“아니면 다른 직원들처럼 근무할 수 있어?”
만약 진짜 마스코트였다면 저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해 하니까.
할 수 있 어
고개를 숙였다.
괜 찮 아
못 된 직 원
이 제 없 어
“…….”
요원들이 움찔했다.
현무 3팀 팀장은 마치 가늠하듯이 나를 보았다.
그리고 몇십 초쯤 흐른 후에 선언했다.
“…좋아. 우리 셋이 여기서 일하고 싶다.”
“팀장님!”
“응. 다 좋은 경험이다 생각해. 그리고 알잖아….”
팀장이 운동화를 눈짓했다.
정확히는, 그것에 묶인 끈을 연상시키는 어떤 아이템을 의미하는 것이겠지.
탈출 아이템.
“챙겨왔어.”
“…!”
요원들은 결국 민간인을 보호했고, 되도록 장허운을 구출할 기회를 노리기로 한 것 같았다.
세 사람은 고용계약서를 받아서 꼼꼼하게 읽은 후 사인했다.
…그렇게 직원이 모두 충족되었다.
‘…….’
이제 마지막.
세레모니를 준비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