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264화
멸형급 괴담.
세광특별시 지하의 역사 한복판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지인의 얼굴을 마주했다.
반사적으로 입이 열린다. 간신히 검열한 호칭으로.
“…산양 씨?”
“잠시.”
낡은 패딩을 둘러쓴 고영은 씨가 주변을 긴장감 서린 눈으로 돌아본다.
마찬가지로 낡은 카지노의 전경.
그리고….
눈이 마주치자 방긋 웃는 딜러.
이성해 대리의 머리.
“…….”
“…….”
“이쪽으로요.”
고영은 씨가 내 팔을 잡고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다급히 그것을 쫓아 달리며, 무언가를 깨닫는다….
‘…몇 개가 없어.’
저 동기의 손가락 중 몇 개는 붕대로 모양만 갖춰놓았다는 것을.
섬뜩한 예감이 든다.
‘이 카지노에 얼마나 있었던 거지.’
“후우.”
달리던 고영은 씨는 슬롯머신 룸의 구석진 곳, 고장난 자판기가 놓인 벽 옆에 멈춰서야 팔을 놓았다.
그리고서야 말문이 터졌다.
“그 딜러, 역시 돌고래 주임님 맞으시죠? 그… 정예팀의.”
“예.”
“역시.”
고영은 씨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혹시 했거든요. 말투나 이런 게 낯익어서….”
하지만 그다음으로는 어쩔 수 없는 기대와 긴장감이 서린 채 물어본다.
“그럼… 회사에서 이 괴담을 관리하게 된 건가요? 그러니까, 진입로나 클리어법 같은 게….”
나는 힘겹게 고개를 저었다.
“돌고래 대리님은 개인적인 사유로 이 괴담에 휘말리셨고, 저도 개인적으로 들어온 겁니다.”
“아,”
고영은 씨의 표정이 흐려졌다.
그리고 짧은 침묵 후에, 말을 잇는다.
“돌고래 주임님이 아니라 대리님이셨군요.”
“…몇 달 전에 승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몇 달.”
고영은 씨가 고개를 숙였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났네요.”
“산양 씨.”
이건 안 되겠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
고영은 씨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멀쩡히 재난관리국에서 요원 생활하던 사람이 왜 세광특별시에 있는지는… 잠깐만.
‘난 왜 한 번도 영은 씨 행방을 알아볼 생각을 안 했지…?’
등골을 타고 섬뜩한 느낌이 지나간다.
재난관리국에서 지내는 동안 알아볼 법도 한데, 한 번도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성해 대리님을 떠올릴 때와 비슷한 증상.
잊히는 것.
세광특별시에 갇힌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젠장.’
…혹시 환각이나 괴현상은 아닐까의 가능성도 떠올리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정말 본인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고영은 씨가 갑자기 인지 불가 상태로 봉인된 멸형급 초자연 재난 한복판에 있을 만한 이유로 떠오르는 건….
…사실상 하나뿐이다.
나도 써본 것.
“산양 씨. 혹시 소원권을 쓰고 나니 여기서 눈을 뜬 겁니까?”
“…….”
고영은 씨가 불쑥 대답했다.
“모르겠어요.”
“예?”
“그러니까, 그게… 소원권을 쓴 건 맞는데. 여기서도 저는…….”
고영은 씨는 혼란한 표정이 되었다가, 얼른 그것을 다잡았다.
“아니,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여기 얼마나 계셨어요?”
“세광특별시에 말입니까?”
“아니요. 이 신체 카지노요.”
슬롯머신에 다닥다닥 붙은 세광특별시의 실종자들에게 시선을 고정해 놓은 고영은 씨가 빠르게 설명한다.
“오래 있으면 사고방식이 도박중독자처럼 변하거든요. 그러니까, 하룻밤 이상 보내지 말고 나갔다가 최소한 여기서 보냈던 시간만큼 밖에서 있다가 다시 들어와야 하는데….”
“산양 씨는 그걸 어떻게 아시는 겁니까?”
“그건… 나가서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고영은 씨가 힐끗, 다시 한번 카지노의 출입구 쪽을 본다.
“노루 씨 한 명 정도라면… 괜찮아요. 지내실 수 있는 쉘터가 있는데.”
“…!”
“일단은 거기서 좀, 상황을 정비하고, 돌고래 대리님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를 해보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쉘터?’
지하철에 그런 곳이 있다면 다행이었다.
최소한 고영은 씨가 버티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저는 혼자 온 게 아닙니다.”
“…예?”
그때.
“노루 씨.”
“…!”
불린 건 나지만 소스라치게 놀라며 돌아본 건 고영은 씨였다.
이자헌 과장이 평소와 똑같은 파충류의 얼굴로 어느새 우리의 뒤에 서 있었다.
“과, 과장님?”
“산양 씨.”
도마뱀 과장은 입을 떡 벌린 고영은 씨를 단박에 알아보았다.
그리고 질문 폭격이 쏟아졌다.
“백일몽 지사에서 해당 어둠을 확보하여 산양 주임을 진입시킨 상태입니까?”
“아, 아니요…!?”
“자신의 의사로 탐사 중입니까?”
“아니요!”
“현재 신체 중 12% 이상을 소실한 상태입니까?”
“…….”
고영은 씨는 입을 다물었으나, 곧 힘겹게 대답했다.
“예.”
“그렇군요. 복용하십시오.”
그리고 모든 걸 생략한 도마뱀 과장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든다.
새순 같은 연녹빛이 반짝이는 물약.
“이건….”
한 번 받아본 적 있는 그것에 고영은 씨의 안색이 변한다.
백일몽의 C등급 재생 물약.
호유원 이사의 지급품을 내민 이자헌 과장히 덤덤히 지시한다.
“복용 후 해당 카지노에 관하여 숙지 중인 이용 및 환경 정보를 제공하십시오.”
“…예.”
고영은 씨도 이것은 차마 거부할 수 없었는지, 붕대 감은 손을 떨며 내민다.
그 과정에서 나는 살짝 걷힌 패딩 사이로, 고영은 씨의 귀를 보았다….
‘…없어.’
왼쪽 귀가 없었다. 붕대를 감아서 마무리해 둔 공백.
[저런, 전시회에서도 귀를 관람료로 내더니 익숙해진 모양입니다.]
‘아닐 거야.’
[음?]
이성적으로는 그나마 손실되어 본 귀를 쓰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쳐 본 곳을 또 다치는 건 도리어 트라우마가 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물약을 받아 든 고영은 씨의 손이 당장 개봉할 듯 뚜껑으로 향한다…….
그런데.
“잠깐.”
나는 다급히 그것을 말렸다.
“안 통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
“소실된 신체는 카지노에서 교환하신 겁니까?”
“전부는 아니지만, …네.”
“…….”
그렇다면 말이다.
“아까 돌고래 대리님을 보셨잖습니까. 전신이 다른 사람의 신체 부위였을 겁니다.”
“…예. 아마 여기 저당잡힌 사람들이 넘긴……!”
말하다가 깨달은 듯, 영은 씨의 안색이 변한다.
그렇다.
“그걸 보니, 이 카지노에서 교환된 신체들은 빼앗긴 상태에서도 다 제 기능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약지가 빈 도마뱀 과장님의 장갑을 보았다.
“‘손가락’이라는 살점 덩어리가 아니라, 기능 자체를 카지노에 넘긴 것 같다는 겁니다.”
“…….”
“재생 물약이 제대로 듣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살점이 다시 생기더라도 기능이 돌아오지 않는 식으로요.”
그 순간.
내 추리를 반영하듯이, 스마트폰에 알림이 뜬다.
신체 카지노의 코인 교환 방법은 반드시 자신의 소유인 신체를 매각하는 방식으로만 진행되며, 이때 매각하는 신체 부위는 영구적으로 소실된다.
‘…!’
이거 설마 내가 깨달은 정보를 기반으로 갱신되는 건가?
그러고 보니, 역에 진입하거나 안내문을 봤을 때 새로운 페이지들이 갱신되었던 게 떠오른다.
‘게임 도움말 같은데.’
어쨌든 얼른 스마트폰에서 눈을 뗀 나는 말을 이었다.
“혹시 재생물약이 듣지 않아도 당황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괴담의 규칙은 보통 그렇게 돌아가니까.
‘이 카지노보다 더 강력한 존재가 관여하지 않는 이상은….’
아무리 멸형급인 바깥보다야 낫다지만, 이 카지노도 어지간히 강력하고 지독한 괴담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겨우 C등급인 꿈결 물약이 제대로 통할 거란 기대는 접는 편이 나을 것 같다.
“…그럼, 혹시 괜찮으시다면, 물약은 챙겨뒀다가 더 적절한 타이밍에 써도 괜찮을까요.”
“예. 정보를 제공해 주십시오.”
“물론이죠.”
고개를 끄덕인 창백한 얼굴의 고영은 씨가 얼른 병을 챙겨서 넣었다.
그리고 물었다.
“일단, 여긴 두 분만 오신 건가요?”
“사실 더 있습니다. 당장 이 방에도 다른 사람이….”
아.
“그러고 보니 과장님, 염소는 어디에 있습니까?”
“슬롯머신 두 번째 줄 14번째 칸에 있습니다.”
나와 고영은 씨의 머리가 나란히 돌아갔다.
과연, 거기서 백사헌은 슬롯머신에 붙어 있는 실종자가 도박기기를 돌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서 있었다.
아무래도 자기 눈을 이용해서 머신의 패턴을 파악하거나 누적된 미당첨 실패 횟수라도 확인하려는 것 같았는데, 이쪽을 아예 돌아보지도 않는다.
“…필요하시면 끌고 올까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음, 그럼 인원은 셋이 전부인가요?”
“…총 여섯.”
나는 마침 슬롯머신 룸 앞에 나타난 사람들을 보았다.
“송골매 대리님과 요원님들입니다.”
“오, 다들 여기 계셨….”
최 요원이 우리를 발견하고 손을 들다가, 패딩을 뒤집어쓴 고영은 씨를 보고 멈칫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박하 요원.”
알아봤다.
고영은 씨가 패딩으로 머리를 가리며 얼굴을 숨기고 싶은 듯이 고개를 푹 숙이려다가, 이내 체념한 듯 가만히 있는다.
‘아.’
스파이인 걸 들킬까 봐 반사적으로 숨으려다가, 상황상 이젠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으신 듯했다.
요원 둘이 굳은 얼굴로 빠르게 가까워진다.
“왜 대체 여기에….”
“…….”
“퇴직 신청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고 들었습니다. 그 후에 의원 면직 공문이 뜬 것을 확인했는데….”
“제가 백일몽에서 투입한 스파이였던 건 이미 다 아시죠?”
“……!”
청동 요원이 동공을 떨다가 최 요원을 돌아보았다.
최 요원이 쓰게 웃고 있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
“…….”
“괜찮아. 확정은 아니었거든. 포도가 사라진 후에 바로 퇴직 신청해서 정황상 스파이가 맞았나 했을 뿐이고. 애초에 특별히 의미 있는 정보를 빼돌린 흔적도 없잖아?”
“저, 그럼 염치는 없지만.”
고영은 씨가 고개를 들더니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이 지하철에서 나갈 방법을 공유받을 수 있을까요.”
“…….”
“도저히, 나갈 방법이 보이지가 않아서….”
…영은 씨는, 나갈 방법을 확보했으니까 백일몽 직원들부터 재난관리국 요원들까지 들어왔다고 추측한 모양이었다.
현명한 추론이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예?”
청동 요원이 굳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저희는 특수한 방법으로 진입한 상태라, 다른 사람은 쓸 수 없는 방식으로 귀환할 예정입니다.”
“아.”
나는 황급히 끼어들었다.
“하지만 박하 요원님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그렇게 대답하는 최 요원의 목소리는 신뢰가 갈 만큼 단단했다. 하지만….
“…….”
“……아뇨. 저는 우선 신경 쓰지 마세요.”
“…!”
낡고 가라앉은 목소리.
“이 도시 지하철에만 갇힌 사람만 대체 몇 명인지 몰라요. …관리국에서 이 사람들을 구출할 수 있는 거면, 진작에 하셨을 거라고 생각했죠.”
“…….”
요원들의 얼굴이 굳었다.
아주 정확한 진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현재로서는, 세광특별시에 몸째로 갇힌 사람이 나갈 방법도 가망도 없었다….
“그래도 혹시 해서 여쭤본 거예요. 워낙, 유능한 분들이 많이 보이셔서, 그러니까….”
하지만 다음 순간, 두려움을 몰아내려는 듯 숨을 고른 고영은 씨가 톤을 바꾼다.
“지금은 돌고래 대리님을 구출하시는 데에 집중하시는 게 좋겠어요. 저분은… 여러분이 쓸 수 있는 탈출 방식이 통하니까 구출하려고 시도하시는 것 같은데, 맞나요?”
“예.”
즉답한 도마뱀 과장에 이어서 최 요원이 부드럽게 묻는다.
“…그럼 혹시 저 시민분이 어떻게 딜러가 됐는지 알까요? 작은 단서나, 추리라도 괜찮은데.”
고영은이 손을 들어서 무언가를 가리켰다.
“아마 저걸 노리셨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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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없이 많은 사람이 저걸 유일한 희망으로 보고, 노렸을 테니까요.”
“…….”
“…박하 요원님을 포함해서 말입니까?”
“아뇨.”
고영은 씨가 입을 닫았다가 다시 열었다.
“…실패 사례의 누적치를 알면, 시도하기 어려워지죠.”
그리고 그 시선은 슬롯머신 룸에 가득 찬 중독자들에게로 향한다.
“하지만 돌고래 대리님은 시도한 모양이에요.”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소문을 들었어요.”
대체 누구에게 말인가.
하지만 고영은 씨는 그 부분은 설명하지 않은 채 이야기를 계속한다.
며칠 전, 새롭게 나타난 누군가가 신체 카지노에서 엄청난 코인을 따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처음에는 식량과 물만 교환하면서 있었는데, 어느 날 어떤 부위 하나를 더 교환해서 코인을 만들더니, 그걸 바탕으로 딜러룸에서 수백 코인을 하루 만에 벌었다고 했어요.”
“…!!”
“그래서 이 카지노를 찾아왔는데, 그때는….”
“그때는?”
“이미 그 사람은 VIP룸에 입장해 있었어요.”
“…….”
“1000 코인 이상을 벌었던 거죠.”
그래서 확인하지 못한 채, 오늘 다시 신체 카지노에 방문한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소문의 그 사람이, 새로운 딜러로 등장한 걸 보신 거군요.”
“예.”
돌고래 대리가 말이다.
“아마, VIP룸에서 크게 잃은 게 아닌가 싶어요. 아니면 극심하게 오염됐거나.”
“…….”
그때, 유심히 고영은 씨를 살피던 최 요원이 말한다.
“전당포 유리 안에서 돌고래 씨의 다른 신체 조각들을 찾아내긴 했는데.”
“…!!”
“저 깊숙한 곳에 따로 고이 모셔 놓았더라고. 어쩐지 잘 안 보이더라니.”
“얼마나 있습니까?”
“에이. 그거야 확신하기 어렵지요, 시민님. 하지만… 팔꿈치, 손, 왼쪽 발은 확실히 체크했거든.”
무슨 수로 알아봤냐고 묻어보려다가 상대가 최 요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 팔목의 핏줄만 보고 신원을 알아냈었지.’
그렇다면 하루 이상 계속 동행한 백일몽 주식회사 직원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안쪽에 모셔둔 신체 부위들은 지정해서 구매는 안 되더라고요. ‘특수한 상품’이라서 불가능하다고 답변이 적혀 나오던데.”
특수한 상품.
혹시….
나와 최 요원의 눈이 마주쳤다.
“VIP룸에서 게임에 사용하는 걸까요?”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
VIP룸에서 이성해 씨가 신체의 대부분을 잃고 딜러가 된 건 확실해 보이니 말이다.
모두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린다.
그렇다면.
“신체를 최대한 많이 교환해서 이성해 대리님을 본래의 형상으로 돌리려면, 저희도 VIP룸에 들어가야 합니다.”
“…….”
“어려울 거다.”
은하제 대리님이 담배를 입에 물었다가 도로 빼서 집어넣으며 말했다.
“일단 1000 코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도박은 원래 딸 거라 생각하고 하면 안 되는 짓이거든.”
“…….”
“그러다가 땅문서, 집문서 다 넘기고 신체 포기 각서 쓰게 되는 거야. 알지?”
물론이다.
“하지만 돌고래 대리님은 며칠 만에 1000 코인 이상을 만드셨습니다.”
“…!”
“심지어 저희보다 훨씬 조건이 나쁜 상황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이성해 대리님의 성향상 일상적으로 도박을 즐기셨던 것 같지도 않다. 능숙한 프로 도박사는 아닐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과연, 그것도 재능과 운이 있는 겜블러라 해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연속 승리라! 그렇다면… 오.]
[마법 같은 ‘시즈닝’을 살짝 곁들인 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그렇다.
“분명, 높은 확률로 이길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 겁니다.”
괴담의 규칙 속 빈틈을 노려서 클리어하는 방식.
정예팀 직원다운 능력치이기도 했다.
그러니.
“지금부터 그 방법을 알아내서, 1000 코인을 쌓아 VIP룸으로 입장해 보자?”
“…예.”
우리 사이로 긴장감이 흘렀다.
그 순간.
삐리리리릭!!!
“…!”
고개를 돌렸다.
슬롯머신 하나가 반짝거리며 불빛과 음악을 토해내고 있었다.
당첨의 사인.
그리고 그 앞에 앉은 자는, 슬롯머신이 뱉어내는 코인들과 어떤 ‘상품’을 잡아들며 상기된 표정을 짓고 있다.
‘백사헌!’
기어코 당첨된 것이다.
하지만….
“…저거.”
슬롯머신 룸의 모든 이용객이 백사헌을 쳐다본다.
그리고 달려들었다.
“…!!”
백사헌이 품에 모든 것을 허겁지겁 쓸어 넣더니,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망설임도 없이 우리 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