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림천하 30권 무당집회(武當集會)편 :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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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천하 30권 무당집회(武當集會)편 : 1화


303장. 혈염가두(血染街頭)

서안의 밤거리는 짙은 어둠에 쌓여 있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저잣거리는 인적이 끊긴 지 오래였고, 수없이 늘어선 집들도 대부분 불이 꺼져 깊은 적막 속에 잠들고 있었다.

달도 없는 검은 하늘 아래 유난히 높게 솟아 있는 서안의 성벽만이 거대한 천신(天神)처럼 어둠에 잠긴 거리를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미로처럼 무질서하게 뚫려 있는 서안의 좁은 골목길은 불빛 하나 보이지 않아 왠지 음산해 보였다. 그 골목길을 조용히 걷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삼십 대로 보이는 그 사람은 인근의 지리에 정통한지 컴컴한 골목길을 능숙한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중년인의 발길이 멈춘 곳은 골목길이 완만하게 꺾어지는 중간 지점으로, 그곳에는 아무 표식도 없는 작은 나무 문 하나가 달려 있었다. 중년인은 나무 문을 가볍게 두들겼다.

톡톡톡!

강약을 조절한 몇 번의 두들김 소리가 끝나자 나무 문이 소리도 없이 열리며 반백의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노인은 날카로운 눈으로 중년인의 전신을 훑어보더니 주위를 빠르게 둘러보았다.

노인의 조심스러운 행동에도 중년인은 아무 반응 없이 묵묵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노인은 그제야 짤막한 음성으로 말했다.

“들어오게.”

중년인은 노인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문 안으로 들어가니 작은 뜨락이 있고, 뜨락 건너편에 집 안으로 들어가는 허름한 출입구가 있었다. 뜨락 주위에는 서너 명의 장한들이 방만한 자세로 벽에 등을 기댄 채 서 있었는데, 안목이 예리한 사람이라면 그들이 하나같이 몸이 날렵하고 상당한 무공을 지닌 실력자들임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은 중년인을 출입구로 안내했다. 그때 노인은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반백의 머리를 쓰다듬었는데, 그때부터 장한들은 더 이상 중년인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출입구를 지나자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한 좁은 복도가 나왔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복도의 양쪽에는 특수한 기관장치가 되어 있어서 설사 누군가가 밖의 장한들을 물리치고 안으로 들어왔더라도 피할 곳을 찾지 못하고 차가운 시신이 되어 쓰러지고 말 것이다.

그 복도를 지나야 비로소 청랑고(靑郞庫)에 들어설 수 있었다.

청랑고는 스물두 개의 크고 작은 밀실로 이루어진 개미굴이었다. 각각의 밀실은 작은 출입구 외에는 철저히 차단되어 있었고, 외부로 나가는 길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처음 들어왔던 좁은 복도만이 유일하게 외부와 통하는 통로였다.

그 밀실의 용도는 다양했다. 가장 큰 밀실 몇 개는 도박장으로 운영되기도 하고, 일부는 몇 명의 남자들이 모여 단순히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 사용하기도 한다. 여인을 데려와 즐기는 자들도 있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그 자리에 누워 있는 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모두들 아편에 취해 있다는 것이었다.

청랑고는 서안에서 가장 큰 아편굴이었던 것이다.

중년인은 노인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작은 통로를 걸어 들어갔다. 통로 안에는 매캐한 내음이 진하게 풍겨 오고 있었는데, 그것은 아편의 찌든 냄새였다.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던 통로를 걷던 노인의 발길이 작은 밀실 앞에 멈춰 섰다.

“이 안에 있네.”

중년인은 품에서 은화가 가득 담긴 주머니를 꺼내 그에게 던졌다. 노인은 주머니 안을 확인하더니 슬쩍 몸을 비켜 주었다.

중년인은 문을 열고 밀실로 들어섰다. 직경 일 장이 조금 넘는 작은 공간은 자욱한 연기와 속을 울렁거리게 하는 퀴퀴한 냄새로 가득했다. 창문도 없는 그 방 안에는 때에 찌든 작은 침상이 있었고, 침상 위에 한 사람이 편안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아편에 취한 듯 그 사람의 얼굴에는 몽롱한 기운이 담겨 있었고, 눈빛은 금시라도 꺼질 듯 흐릿했다. 반쯤 풀어 헤쳐진 옷자락 사이로 내보이는 가슴은 빈약하기 그지없었고, 전신에서 심한 악취가 풍겨 나오고 있었다.

중년인은 그 사람을 묵묵히 내려다보더니 조용한 음성으로 물었다.

“하담(河曇)?”

침상 위의 사람은 히죽 웃어 보였다.

“나?”

“그래. 칠보장(七步將) 하담?”

침상 위의 사람은 흐릿한 눈으로 중년인을 올려 보더니 다시 웃었다. 한 줄기 침이 벌려진 입을 따라 턱밑으로 흘러내렸다.

“글쎄. 내가 누군지 나도 모르겠네. 내가 하담인가? 하담이 칠보장인가? 그럼 내가 칠보장인가?”

횡설수설하는 그를 보고 있던 중년인이 노인을 돌아보며 묻는 시선을 던졌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틀림없네. 하담은 과거 옆구리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네. 그러고도 일곱 걸음 거리를 단숨에 뛰어넘어 상대를 죽였지.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칠보장이라고 부르게 된 걸세. 그의 왼쪽 옆구리를 보게.”

중년인은 침상 위의 사람의 옷자락을 들춰 보았다. 침상 위의 사람은 타인이 자신의 옷을 들추는데도 여전히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앙상하게 마른 갈비뼈가 드러난 옆구리에는 오래된 상처의 흔적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 상처는 옆구리를 지나 거의 등에까지 이르러 있었다. 이 정도면 내장이 송두리째 쏟아져 내렸을 텐데도 죽지 않고 멀쩡히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었다.

그제야 중년인은 노인을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노인은 말없이 방을 빠져나갔다.

중년인의 시선이 다시 하담의 얼굴에 고정되었다.

“나와 함께 가야 할 곳이 있다, 하담.”

하담은 여전히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난 가기 싫은데? 여기가 너무 좋아…….”

“가는 게 좋을 텐데.”

하담은 키득거렸다.

“안 가면 때리기라도 할 텐가? 때려 봐. 그것도 나쁜 기분은 아닐 테니.”

중년인은 한동안 묵묵히 하담을 내려 보고 있더니 혼잣말처럼 낮게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복수를 하고 싶지 않은가?”

그 말에 텅 빈 것처럼 공허함으로 가득 차 있던 하담의 눈에 한 줄기 광채가 번뜩이고 지나갔다.

“복수?”

“네 형제들의 복수. 지금도 지하에서 울부짖고 있는 형제들의 통곡 소리 때문에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을 텐데.”

하담은 벌떡 일어나서 중년인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아편에 취해 맥없이 늘어져 있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재빠른 동작이었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냐?”

하담은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으르렁거렸으나, 중년인은 눈도 깜박이지 않고 그를 응시하며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육 년 전의 일을 말하는 거야. 장안칠패(長安七覇)란 이름이 멀쩡히 존재했던 시절 말이야.”

하담의 얼굴근육이 부들부들 떨렸다.

“장안칠패…….”

“한 사람을 잘못 건드려 여섯이 죽고 당신 혼자만 살아남았지. 그 괴로움을 잊기 위해 이런 꼴이 되었지만, 그래도 복수하겠다는 마음만은 남아 있지 않나? 당신이 정말 갈라진 배를 부여잡고 적을 쓰러뜨리던 그 칠보장이라면 말이야.”

하담은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중년인을 노려보다가 물었다.

“너는 누구냐?”

“당신의 복수를 도와줄 사람.”

“정말 내 복수를 도와주겠단 말이냐?”

“그래.”

“내 원수가 누구인지 알고?”

“구여평(具如平). 화산육수(華山六秀)의 우두머리지.”

하담은 갈라진 음성으로 물었다.

“정말 구여평에게 복수할 수 있게 해 주는 거지?”

“그래. 대신 네 목숨을 걸어야 한다.”

하담은 누런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웃음이었다.

“상관없어, 그런 건. 복수만 할 수 있다면…….”

“그럼 따라와.”

하담은 그의 멱살을 잡았던 손을 풀었다. 그러다 휘청거리며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담은 이를 부드득 갈며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러다 쓰러지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중년인은 말없이 하담이 비틀거리며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참 후에야 하담은 겨우 몸을 바로 세울 수 있었다.

그제야 중년인은 몸을 돌려 밀실을 빠져나갔다. 하담은 후들거리는 걸음으로 그의 뒤를 따라 몸을 움직였다. 발을 질질 끌면서 그의 뒤를 따라붙은 하담은 쉬어 버린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누구지?”

중년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짤막하게 말했다.

“추풍.”

“추풍?”

하담이 생소한 이름인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중년인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흑선방의 조일당(照日堂)을 맡고 있는 흑서(黑鼠)가 바로 나야.”

검단현은 묵묵히 한 구의 시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투명했고, 얼굴 표정은 담담해서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주위는 아주 조용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늘어서 있는데도 조그만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모두의 시선은 검단현과 마찬가지로 바닥에 누워 있는 시신을 향해 있었다.

시신은 백의를 입은 삼십 대 중반의 인물이었다. 짙은 눈썹에 윤곽이 뚜렷한 이목구비를 하고 있어서 무척이나 용맹스럽고 남자다워 보이는 인상이었다.

그의 이름은 구여평. 별호는 절풍검(切風劍). 화산파의 일대제자이며, 그중에서도 무공 실력이 뛰어나고 성격이 담대해서 화산육수 중의 첫째로 손꼽히고 있었다.

이십오 세에 처음 강호에 출도한 후 적지 않은 명성을 쌓았고, 사마외도(邪魔外道)들을 척결하는 데 앞장서서 따르는 자들도 많았다. 아마 이대로 순탄하게 성장했다면, 그는 수십 년 후에는 화산파의 장로 중 한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몰랐다.

하나 그는 불과 서른넷의 나이에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사인(死因)은 어이없게도 중독이었다. 검게 변색된 피부와 모공에서 흘러나오는 진득한 핏물이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당당한 화산육수의 우두머리이며 화산파가 자랑하는 일대제자치고는 너무도 비참하고 허무한 죽음이 아닐 수 없었다.

검단현은 구여평의 시신 옆에 서 있는 청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청년은 평범한 용모에 왜소한 체구를 지니고 있었다. 검단현의 시선을 받자 청년은 즉시 입을 열었다.

“구 사형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느 때처럼 종리세가에 머무르는 장로들께 문안 인사를 드리러 서문대로를 걷고 있었습니다. 그때 거지 하나가 구걸을 하기 위해 구 사형에게 접근했다가 각혈을 했습니다.”

검단현은 묵묵히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거지가 피를 토하는 것을 본 구 사형은 급히 피했으나 거지가 토해 낸 피의 일부가 몸에 묻는 것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거지는 몇 차례 피를 토하다가 바닥에 쓰러졌고, 이내 숨이 끊어졌습니다. 구 사형은 그것을 보고 찝찝함에 황급히 현장을 떠났는데, 불과 다섯 걸음을 떼기도 전에 자신이 중독된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구 사형은 황급히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운공을 하려 했으나, 미처 공력을 끌어 올리기도 전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청년은 도일상이란 인물로, 검단현이 수족처럼 부리는 네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도일상은 계속 말을 이었다.

“구 사형과 동행하던 제자들이 황급히 구 사형을 부축하려 했으나, 구 사형은 마지막 힘을 다해 그들을 제지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검단현은 나직한 음성으로 물었다.

“거지의 정체는?”

“주위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 장안 일대를 뒤져서 간신히 알아보는 자를 찾아냈습니다. 용모가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한때 장안 일대에서 상당한 명성을 날리던 장안칠패 중의 칠보장 하담이란 자였습니다.”

“이유는?”

“하담이 속한 장안칠패는 육 년 전에 구 사형과 사소한 시비가 발단이 되어 결투를 벌였다고 합니다. 그때 장안칠패의 다른 자들은 모두 죽고 하담만이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도망쳤는데, 그때의 복수를 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검단현은 냉소를 날렸다.

“육 년 동안이나 원한을 참았다가 하필이면 이 시기에 말이지?”

도일상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검단현은 다시 물었다.

“그가 사용한 독은 무엇이냐?”

“오보추혼(五步追魂)이라는 극독에 절상(節霜)이라는 가루를 섞어 즉효성을 보강했습니다. 하담이 피를 토하는 순간에 이미 그의 숨은 끊어졌지만, 그가 토한 피에 섞인 독기가 구 사형의 목숨을 앗아 간 것으로 보입니다.”

오보추혼은 천하삼대극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단 한 방울로도 건장한 소를 절명시킬 수 있는 무서운 맹독이었다. 거기에 절상을 섞으면 당한 사람은 다섯 걸음이 아니라 서너 걸음도 제대로 떼지 못하고 숨이 끊어지고 마는 것이다.

문제는 오보추혼은 물론이고 절상 또한 쉽게 구할 수 없는 아주 희귀한 물건이라는 것이었다. 더구나 오보추혼에 절상을 섞는 것은 특이한 기술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구여평의 죽음 자체는 육 년 전에 벌어졌던 사건의 연장선에서 벌어진 비극이었다. 하나 검단현은 그 안에 겉으로 드러난 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육 년 동안 주위 사람도 몰라볼 정도로 폐인으로 변한 하담이 무슨 수로 오보추혼과 절상을 구할 수 있었겠는가?

더구나 지금은 흑선방의 잔존 세력을 뿌리 뽑고 그들의 우두머리인 최동의 행방을 찾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시기가 아닌가?

이런 민감한 시기에 일대제자 중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 어이없는 일로 목숨을 잃은 것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하담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는 뚜렷한 물증도 없는 상태였다.

검단현은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낮으면서도 분명한 음성으로 말했다.

“이 시간부로 혼자 외출하는 일은 엄금한다. 어디를 가든 둘 이상이 함께 움직이고, 먹고 마시는 모든 것에 독살을 염두에 두도록 해라.”

그로서는 이 정도의 경계령이라면 당장의 위험은 방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가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것은 그로부터 얼마 후의 일이었다.

그리고 지옥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 ☆ ☆

성인우(成仁宇)는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오늘은 아침부터 상당히 불쾌한 일의 연속이었다.

믿음직한 선배 고수였던 구여평이 의문의 독살을 당했고, 그 때문에 화산파 제자들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뒤숭숭했다. 자금원만 제거하면 쉽게 무너질 줄 알았던 흑선방은 대부분의 수뇌들이 지하로 잠적해 버려서, 이번 기회에 그들의 명줄을 완전히 끊어 놓으려는 시도는 아무래도 실패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화산파의 제자들 사이에는 구여평의 죽음이 흑선방의 반격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닌가 의심하는 말들이 떠돌고 있었다. 흑도의 무리들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흑선방이 끈질기게 버티고 있는 상황도 불만족스러웠지만, 때아닌 경계령으로 사제들을 주렁주렁 데리고 다녀야 하는 것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부분의 제자들은 세 명씩 어울려 다녔다. 그것은 화산파의 합격진(合擊陣)의 최소 단위가 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화산파의 합격진은 삼응검진과 오안검진, 칠앵검진, 구작검진이 있는데, 위기감을 느끼게 되자 자연스레 자신들에게 익숙한 검진의 최소 단위를 형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성인우 또한 두 명의 사제들과 동행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 두 녀석들이 모두 제멋대로라 평소에도 그다지 좋게 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자존심이 강한 것은 화산파 제자들이라면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문파에 대한 자긍심이라고 해도, 이 두 녀석들은 무공도 그리 강하지 않은 주제에 거만하기 이를 데 없어서 주위의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도 거리의 꽃 파는 소녀가 꽃 한 송이만 사 달라고 꽃바구니를 내밀고 있는데, 이 두 녀석은 그것을 거칠게 뿌리쳐 버렸다. 그 때문에 꽃바구니가 바닥에 떨어져 꽃송이들이 사방에 흩뿌려졌다. 울상을 한 어린 소녀는 어쩔 줄 몰라 바닥에 널린 꽃들을 황급히 줍고 있었다.

“비켜라.”

두 녀석 중 인상이 좀 더 사나운 놈이 자신의 앞쪽에서 꽃을 줍고 있는 소녀를 발로 슬쩍 밀어 버렸다. 그 바람에 소녀는 볼품없는 자세로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악!”

성인우는 눈살을 찌푸렸으나, 굳이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구여평이 살해된 후로 화산파 제자들의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그 자신도 선뜻 나서서 소녀를 돕기에는 망설여지는 점이 있었다.

그만큼 구여평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화산파 제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들 중 누구도 당당한 화산파의 일대제자가 서안의 거리에서 그런 꼴을 당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주위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상인들이 혀를 차기도 했으나, 그들 또한 누구 하나 소녀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자칫 잘못 나섰다가 화산파의 고수들에게 밉보여 엉뚱한 봉변을 당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소녀는 비실거리며 간신히 일어섰으나, 이미 그녀의 품에는 꽃 한 송이 남아 있지 않았다. 두 녀석은 매정하게도 바닥에 널린 꽃송이들을 짓밟으며 소녀의 옆을 지나쳐 갔다. 그중 한 녀석은 길옆에 떨어진 꽃까지 일부러 밟고 지나가려 했다. 막 그가 발을 뻗어 그 꽃송이를 짓밟는 순간, 꽃송이가 그대로 터져 버렸다.

파아아……

자욱한 꽃가루가 두 사람의 하반신을 그대로 휘감았다.

“뭐야, 이게?”

두 사람이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날 때, 성인우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호흡을 멈춰라!”

두 사람은 급히 숨을 멈추고 온몸에 묻은 꽃가루를 털어 내려 했다.

“가루에 손대지 마!”

성인우가 다시 소리쳤으나, 이미 그때는 이미 두 사람이 옷에 묻은 꽃가루들을 털어 내고 있었다. 꽃가루에 손이 닿는 순간, 그들은 일제히 손을 부여잡으며 비명을 질렀다.

“아악!”

“악!”

가루들이 피부로 파고 들어가며 순식간에 손이 퉁퉁 부어올랐던 것이다. 이제 보니 꽃가루 속에는 솜털같이 가느다란 유리 조각들이 섞여 있었다. 그 미세한 유리 조각들은 피부를 통해 단숨에 그들의 심장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바보 같은…….”

성인우가 그들에게 다가갔을 때는 이미 그들은 모공으로 시뻘건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고 있었다.

“사형…… 살려 줘!”

한 사람이 그를 향해 손을 내뻗다가 그대로 바닥에 허물어지듯 쓰러지고 말았다. 그의 얼굴은 이미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코와 입으로 시커먼 핏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다른 한 명 또한 손써 볼 사이도 없이 경련을 일으키다가 그대로 숨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런 악독한…….”

성인우는 단순한 꽃가루에 이런 위력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석면(石綿)을 곱게 빻은 가루에 단장산(斷腸散)을 섞은 것으로, 코로 들이마시거나 피부에 닿으면 체내로 침투하여 사람의 목숨을 끊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 버린 두 명의 사제들을 보고 있던 성인우는 문득 생각이 나서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상인들만이 잔뜩 늘어서 있을 뿐, 어디에도 꽃을 팔던 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성인우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바닥에 널린 꽃송이들과 그 위에 쓰러져 있는 사제들의 시신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고당(高堂)은 살짝 눈을 찡그렸다.

험상궂게 생긴 장한 하나가 자신들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흑선방의 살수인가?’

고당과 두 명의 사형제는 모두 날카로운 눈으로 자신들에게 접근하는 장한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들은 막 점심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방금 전에 몇 명의 화산파 제자들이 다시 또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던지라 그들의 신경은 바짝 곤두서 있었다. 그래서 장한이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하면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손을 쓸 생각이었다.

다행히 장한은 그들에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고 일 장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적류문의 혈흔조(血痕組) 소속인 만송(萬松)이라 합니다. 급히 알려 드릴 일이 있습니다.”

고당은 혈흔조가 적류문에서도 상당히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조직임을 알고 있기에 약간의 경계심을 풀었다.

“무슨 일인가?”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흑선방의 잔당들이 화산파의 고수 세 분을 합공하고 있습니다.”

고당을 비롯한 세 사람의 안색이 조금 변했다.

“흑선방이 감히 본 파의 제자를 공격하고 있다고?”

“세 분의 움직임이 위태로운 것으로 보아 아마도 중독되었거나 암습을 당해 제대로 운신(運身)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 혼자 힘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아 화산파 분들을 찾고 있었습니다.”

화산파의 제자들이 암습을 당해 위태롭다는 말을 듣자 마음이 급해졌는지 다른 제자가 황급히 소리쳤다.

“그곳이 어디냐?”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저를 따라오십시오.”

만송이란 자는 재빨리 앞으로 달려갔다. 두 명의 화산파 고수들은 주저하지 않고 그의 뒤를 따라 몸을 날렸으나, 고당은 순간적으로 망설였다. 혹시 이것이 흑선방의 또 다른 수작이 아닐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하나 고당과 다른 두 사람은 모두 화산파의 이대제자들 중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지닌 고수들이었고, 특히 고당은 자신의 무공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흑도 무리에 불과한 흑선방의 인물들이라면 떼거리로 몰려와도 전혀 두렵지가 않았다.

더구나 만송의 말이 사실이라면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자칫 머뭇거렸다가 늦어진다면 동문들을 볼 면목이 없게 될 것이다.

만송과 세 명의 화산파 고수들은 빠른 동작으로 서안의 골목을 달려갔다. 만송의 주력도 제법 빠른 편이었으나, 그를 뒤따르는 화산파의 고수들이 보기에는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생각되었다.

참다못한 화산파 고수 하나가 만송의 옆에 바짝 붙으며 말했다.

“어디냐? 위치를 알려 주면 우리가 먼저 가겠다.”

만송은 숨을 헐떡거리면서 우측으로 꺾어진 골목을 가리켰다.

“헉헉. 저 골목을 지나 십여 장 가면 작은 공터가 있는데, 그곳…….”

그때 그쪽에서 미약하게나마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화산파 고수들은 그를 지나쳐 골목을 질주해 갔다. 그 속도는 그야말로 전광석화와도 같아서 만송은 따라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막 골목을 우측으로 돌아 나가려던 화산파 고수 하나가 짤막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큭!”

그의 양쪽 발목은 무릎 아래로 깨끗하게 잘려 있었다. 꺾어진 골목 어귀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는 철선이 무릎 높이로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의 뒤를 따르던 다른 고수는 반사적으로 몸을 허공으로 솟구쳐 철선을 넘어가려 했다. 그 순간, 그는 무언가 시원한 것이 자신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그가 느낀 이승의 마지막 감정이었다.

그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머리의 반이 잘린 채 허물어지듯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이제 보니 머리 위쪽에도 철선이 걸려 있었던 것이다. 철선이 어찌나 예리했던지 머리뼈가 잘려 나간 부위가 유리면처럼 매끄러웠다.

고당이 두 개의 철선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고당은 한 사람이 발목이 잘리고 다른 한 사람이 머리가 잘리는 광경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몸을 오므려 최대한 작게 축소시킨 다음 그 공간을 지나갔다.

그의 생각은 적중해서 그는 위아래로 설치된 두 개의 철선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칠 수 있었다. 중앙에까지 철선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그들을 유인하는 자가 지나갈 공간을 남겨 두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고당은 철선을 피해 바닥에 내려서자마자 황급히 몸을 돌리려 했다. 왜냐하면 그때 거대한 쇠그물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하나 그는 쇠그물을 피할 수 없었다. 바닥에 닿은 발이 꼼짝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고당은 바닥으로 시선을 떨구고 나서야 자신이 밟고 선 바닥 일대가 온통 끈끈한 아교로 뒤덮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쇠그물이 그의 몸을 그대로 덮어 버렸다.

“흡!”

쇠그물에 달린 가시 바늘들이 그의 몸에 가득 박혀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었다.

고당은 눈을 부릅뜨며 쇠그물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때 뒤에서 어슬렁거리며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을 이곳까지 유인한 만송이란 자였다.

고당은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눈알만 굴려 그를 노려보았다. 만송은 그를 향해 빙글 웃어 보였다.

“내가 말을 잘못한 것 같군. 나는 적류문의 혈흔조 소속이 아니라 흑선방의 조일당 소속이네. 혈흔조 놈들과는 천적 관계인데, 급해서 말실수하고 말았군.”

“이놈! 이런 치졸한 수를…….”

만송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어쩌겠나? 이런 게 흑도의 수법인 것을. 화산파의 고명한 분께서 이해해 주기 바라네.”

“이런 짓을 하고도…….”

고당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때 만송이 허리춤에서 뽑아 든 시퍼런 칼날로 그의 목을 사정없이 찔러 왔기 때문이다.

“백도든 흑도든 어차피 칼밥 먹으며 사는 인생이니, 언제라도 목숨이 떨어질 각오는 하고 있어야지.”

단호(檀浩)는 차를 마시려다 문득 손을 멈추었다. 두 명의 사형이 무슨 일이냐는 눈으로 그를 보았다.

단호는 자신에게 차를 따라 준 점원을 손으로 불렀다.

“여보게.”

점원은 찻주전자를 든 채 공손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말씀하십시오, 손님.”

단호는 그가 따라 준 차를 턱으로 가리켰다.

“이 차는 깨끗한가?”

“물론입니다. 오늘 오전에 제가 직접 떠 온 물로 우려낸 최상급의 철관음(鐵觀音)입니다.”

“그렇게 좋은 차라면 자네가 먼저 마셔 보게.”

점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제가 어떻게 손님 차를 마실 수 있겠습니까?”

“내가 허락한 일이니 괜찮네. 차를 따르기만 하고 제대로 마셔 보지도 못했을 테니,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켜 보게.”

두 명의 사형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단호는 그들의 막내 사제였으나, 눈치가 빠르고 두뇌가 영민해서 그들도 내심 믿음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단호의 재촉에 점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그럼 제가 조금만 맛을 보겠습니다.”

“사양하지 말고 쭉 들이켜게. 모두 마셔도 좋네.”

“감사합니다.”

점원이 단호의 앞에 놓인 찻잔을 들자 단호는 느긋하게 허리를 쭉 폈다. 두 명의 사형도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오른손을 늘어뜨렸다. 언제든지 몸을 피하면서 출수를 할 수 있는 완벽한 자세였다.

하나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점원은 순순히 단호의 차를 모두 마셨다. 꿀꺽꿀꺽 차를 들이켠 점원은 입맛까지 다신 다음 사례를 했다.

“덕분에 좋은 차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단호는 다시 사형들의 앞에 놓인 찻잔을 가리켰다.

“이 차들도 마셔 보게.”

점원은 주저하지 않고 두 잔의 차를 거푸 들이켰다. 그 모습을 본 단호와 사형들은 그제야 출수 자세를 풀었다.

“정말 맛있게도 마시는군. 다시 한 잔 따라 주게. 이번에는 내 속도 풀어야겠네.”

“예.”

점원은 단호와 사형들의 찻잔에 차를 따랐다. 단호는 천천히 차를 음미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좋은 차군. 정성을 다해 우려낸 맛이 나는군.”

세 사람은 가벼운 담소를 나누며 차를 마셨다. 점원은 그때까지도 나가지 않고 그들 옆에 조용히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단호가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 나가 있게.”

“예.”

공손하게 대답을 하면서도 점원은 여전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나가 있으라니까.”

“알겠습니다.”

점원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몸을 돌렸다. 막 방을 나가려던 점원이 몸을 멈추더니 나직한 음성으로 말했다.

“차는 잘 드셨습니까?”

“그러하네.”

“그러면 한 가지만 확인해 보겠습니다.”

“무얼 말인가?”

단호가 어리둥절하여 묻자 점원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을 본 단호와 두 명의 사형은 모두 안색이 변했다.

점원의 얼굴은 시커먼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게다가 두 눈이 붉게 충혈되었고, 코와 입으로 시커먼 핏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것은 전형적인 맹독에 중독된 증세였다.

점원은 그들의 찻잔이 모두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피를 흘리면서도 빙긋 웃어 보였다.

“세 분이 모두 깨끗하게 차를 마셨군요. 세 분을 저의 길동무로 삼게 되어 기쁩니다.”

단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다 몸을 휘청거렸다.

“그게 무슨…….”

“저승길의 동무로 삼게 되어 기쁘다는 말입니다. 화산파의 제자 세 사람의 목숨과 제 목숨 하나를 바꾸게 되었으니 이번 일은 결코 손해나는 장사는 아니었습니다.”

그제야 사정을 짐작한 두 명의 사형이 발연대로하여 몸을 일으키려다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런…….”

그들의 얼굴 또한 점원과 마찬가지로 검은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단호는 독성이 퍼져 붉게 충혈된 눈으로 점원을 노려보았다.

“너…… 너는 누구냐?”

점원은 이미 몸 전체가 검게 변했고, 입과 코로 악취를 동반한 핏물을 게워 내면서도 계속 웃고 있었다.

“흑선방 은월당의 막내인 옥조린(玉照麟)이라 합니다.”

단호는 울컥 핏물을 토해 내면서도 필사적으로 물었다.

“우…… 우리가 마신 차에 탄 게 무엇이냐?”

“은정모(銀精母)로 정제한 칠점사의 독입니다. 약간 씁쓸한 맛이 나서 철관음과 아주 잘 어울리지요.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귀 파의 고수에게 당해 백치가 된 본당 당주님의 별호가 바로 칠점사입니다. 그분처럼 아주 지독한 맹독이지요.”

“너, 너희들…….”

“이런 짓을 하고도 멀쩡할 줄 아느냐고요? 물론이지요. 이게 바로 우리 흑선방이 살아온 방식이니까…….”

점원은 채 말을 끝맺지 못하고 허물어지듯 그 자리에 쓰러졌다.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도 그의 입가에는 엷은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단호와 두 명의 사형 또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시커먼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날, 화산파의 고수 열여덟 명이 목숨을 잃었다. 더구나 그들 중 네 명은 일대제자였다.

그것은 화산파가 서안에 파견한 일대와 이대제자들의 삼분지 일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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