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림천하 33권 회람연회편 :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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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천하 33권 회람연회편 : 9화


제 331 장 구파회담(1)

진시 무렵에 청운도장이 진산월을 찾아왔다.

“장문 도장께서 진 장문인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시간을 내주실 수 있으신지요.”

“무슨 용무인지 알 수 있겠소?”

“빈도도 자세한 건 모릅니다. 다만 타파의 장문인들 몇 분이 함께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옆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동중산의 외눈이 여느 때보다 활기차게 반짝거렸다. 그 눈 속에는 은근한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 담겨 있었다.

“알겠소. 조금만 기다리시오.”

청운 도장을 대청에서 기다리게 하고 내실 안으로 들어오자 동중산이 재빨리 다가왔다.

“장문인. 이번에는 아무래도 구파…….,,

“섣부른 추측은 할 필요 없다. 가보면 알게 될 일이다.”

진산월이 담담한 음성으로 말하자 그제야 동중산은 자신이 너무 흥분해 있다는 걸 깨닫고 깊은숨을 몰아쉬었다.

“그렇지요. 제자가 성급했던 것 같습니다.”

진산월도 동중산처럼 구파의 장문인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무당파의 장문인이 자신을 초대한 것이 종남파의 구대문파 복귀에 대한 안건 때문일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형산파와의 치열한 비무에서 승리한 이상 어떤 식으로든 종남파의 구대문파 복귀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하나 그렇다고 종남파의 복귀가 확정되었다고 단정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았다.

형산파를 구파에서 축출할 만한 뚜렷한 명분이 없는 데다,구파의 모든 문파들이 종남파에 우호적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소림사의 대방선사가 종남파의 구대문파 복귀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천명했지만,그렇다고 그것이 종남파의 복귀를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으로 기대가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구대문파로의 복귀!

그 얼마나 간절히 바라던 절실한 소망이었던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그들이 홀려야 했던 그 많은 땀과 눈물을 생각해 보면 구파복귀라는 말만으로도 귀가 솔깃하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과연 종남파가 이십여 년의 숙원을 풀고 구대문파의 일좌로 다시 서게 될 수 있을지,진산월은 두근거리는 기대와 희미한 불안감을 가슴에 안고 청운 도장을 따라 자소전으로 향했다.

“종남파의 진 장문인께서 오셨습니다.”

청운 도장이 장문인실 앞에서 고하자 현령 진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진 장문인은 들어오시라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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按 k 淨 ?己?植 크倍 눈士속 긍往골往 뉴늘크花 位1근롬 卜往 극h 참석했고,공동파는 불치도인이,그리고 점창파는 백리장손이 자파의 장문인을 대신하여 자리하고 있었다.

공동파는 원래 이번 무당집회에 장문인 대신 불치도인이 대표로 참석하였고,점창파는 장문인인 장거릉이 문파의 급한 일로 집회가 끝나자 마자 무당파를 떠났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그야말로 각파를 대표하는 최고의 수뇌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있는 셈이었다.

다만 유일한 예외는 형산파였는데,그들이 이곳에 없다는 것만으로도 이 자리가 어떠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현령진인의 옆에 앉아 있는 소림사장문인 대방선사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진산월과 시선이 마주치자 대방선사는 알아차리기 힘들 만큼 살짝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보내왔는데,그의 얼굴에 떠올라 있는 표정이 실로 오묘해서 그의 의중이 어떠한지를 전혀 분간할 수 없었다.

진산월은 중인들에게 포권을 하여 인사를 하고 이내 한쪽에 마련된 자리에 가서 앉았다.

모두의 시선이 진산월에게 고정되었다. 당금 무림을 이끌고 있는 구대문파의 수뇌들이 보내는 따가운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으면서도 진산월은 전혀 표정의 변화가 없이 담담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침착한 태도와 흐트러짐 없는 모습은 전혀 젊은 나이의 청년 같지 않고 수십 년을 살아온 노강호(老江湖)를 보는 듯했다. 몇몇 사람의 눈가에 희미한 경탄과 호감의 빛이 떠올랐다. 그리고 몇몇 사람은 한층더 날카로운 눈으로 진산월의 얼굴구석구석을 살피고 있었다.

호의와 관심,희미한 적의가 뒤섞인 시선들이 오가는 가운데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이 방의 주인인 무당파의 장문인 현령진인이었다.

“어서 오시오,진 장문인. 늦게나마어제의 승전을 축하드리겠소.”

“감사합니다.”

“어려운 싸움이어서 종남파에 부상자가 적지 않은 듯한데,그분들의 상세는 어떠시오?”

“염려해 주신 덕분에 모두 무사할수 있었습니다.”

“육 대협의 부상이 특히 심한 것 같았는데, 그분께선 어떠시오?”

“조금 전에 의식을 찾으셨습니다.”

“정말 다행한 일이오. 특히 육 대협이 의식을 잃어 걱정하는 도우(道友)들이 많았는데,정신을 차리시다니 천존께서 도우신 듯하오. 원시천■존.”

육천기의 상세는 확실히 치명적이었다. 좌군풍의 검에 목이 두 치쯤갈라진 육천기의 상처는 노방의 의술과 본인의 높은 공력으로 인해 다행히 봉합될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 겨우 의식을 찾은 육천기는 실의에 잠긴 모습이었으나,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어서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 뒤로도 현령진인은 이번 비무에서 보여준 종남파 고수들의 높은 무공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의도적으로 형산파에 대해서는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이번에 벌어진 종남파와 형산파 사이의 싸움은 비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흉험하고 유혈 낭자 한 것이었으며,부상자가 속출하는 와중에 형산파의 최고고수 한 사람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당금 무림의 최정상을 달리는 고수들의 눈부신 무공과 상상도 못 했던 놀라운절학들이 줄지어 쏟아져 나왔고,어느 한 싸움도 중인들의 눈을 사로잡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래서 벌써부터 무림인들 사이에서는 비무가 아닌 ‘대전(大戰)’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 화제성만큼이나 여파 또한 적지 않았다.

종남파의 위상은 더할 수 없이 높아졌으며,가뜩이나 많은 무림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신검무적의 명성은 중천에 떠 있는 태양만큼이나 찬연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제는 누구도 그가 강호제일검객임을 부인하지 못했고,심지어는 능히 천하제일인인 모용 대협과 견줄 만하다는 의견도 쏟아지고 있었다.

반면에 싸움에서 패한 형산파의 타격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한때 화산파와 함께 구대문파의 최고를 넘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던 상황에서 그야말로 급전직하하여 이제는 구대문파에서의 퇴출이 거론되는 처지로까지 몰리고 있었다. 특히 처음으로 배출된 육결검객마저 잃어버린 것은 그들에게는 너무도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비무가 끝난 후 쓸쓸히 무당파를 떠나는 형산파 고수들의 뒷모습은 유난히 어둡고 침울한 것이었다.

현령진인은 다시 눈을 빛내며 진산월을 쳐다보았다.

“진 장문인도 짐작하시겠지만,이 번에 종남파의 처우에 대해 우리 사이에 많은 논의가 있었소.”

진산월은 묵묵히 고개만 끄덕였다.

지금 상황에서 그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어제 저녁에 대방선사의 발의(發議)로 시작된 논의가 밤새 이어졌고,조금 전에야 겨우 대충의 합의가 이루어졌소. 그래서 진 장문인을 모셔 오라고 한 거요.”

그 논의가 무엇인지는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논의가 밤새 이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 간의 의견충돌이 많았다는 뜻이며,그럼에도 결국 합의가 되었다는 것은 구대문파의 앞으로의 방침이 분명하게 정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 논의의 과정에서 당사자인 형산파와 종남파가 철저하게 배제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종남파의 장문인인 진산월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운명이 남의 손에 맡겨지는 것 같아 한없이 입맛이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 구대문파란 결국 아홉 개 문파의 통합적인 명칭이었다. 어느 한 문파의 뜻으로 좌우할 수 없는 거대한 조직이었고,그것은 다시 말하면 다른 모든 문파의 뜻이 일치한다면 한 문파는 그 뜻에 따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마치 이십여 년 전 기산취악 당시의 종남파처럼.

“이제 종남파에 대한 우리 여덟 개문파의 합의를 말씀드리겠소.”

“세 이경 청하겠습니다.”

현령진인은 한 차례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진지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합의는 모두 세 가지요. 첫째로 우리는 이십사 년 전 종남파를 구대문파에서 축출한 당시의 결정이 다소 성급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며,따라서 종남파의 구대문파 복귀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거요.”

진산월은 마음속으로 솟구치는 격동을 억누르느라 이를 질끈 깨물어야 했다.

정통을 추구하기에 고지식한 일 처리를 선보였던 구대문파로서는 실로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혁신적인 선언이 었다.

‘다소 성급한’이라는 완곡한 표현을 쓰기는 했으나 기산취악이 잘못된 결정이라는 의견을 중론으로 받아들였으며,자연히 당시의 결정으로 축출되었던 종남파의 지위를 원상회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진산월조차도 자신들의 구파 복귀가 이토록 수월하게 이루어지리라고는 쉽게 믿어지지 않았다.

다만 ‘원칙적’이라는 말에 다소의 불안감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현령진인의 다음 말은 그의 그런 불안한 마음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둘째로,그렇기에 형산파를 구대문파에서 내보내는 것도 보다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오. 처음의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다시 또 같은 잘못을 되풀이할 수는 없지 않겠굳이 진산월의 대답을 원하는 물음은 아니었고,진산월 또한 묵묵히 그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현령진인은 진산월의 얼굴을 무심히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셋째로,따라서 종남파의 구대문파 복귀에는 좀 더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하며,그것은 다른 팔 개 문파 모두가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오.”

순간적으로 진산월이 허탈함을 느끼지 않았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처음 종남파의 구대문파 복귀를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느꼈던 희미한 불안감은 그대로 적중되었다. 결국 현령진인의 말은 당장 종남파의 지위를 원래대로 되돌려 놓을 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팔 개 문파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때만이 비로소 구대문파에 복귀할 수 있다니. 그 일을 이루기 위해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과연 그것이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 적어도 숙적인 화산파는 종남파가 어떠한 업적을 세우든 절대로 종남파의 복귀를 납득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도 막연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그 단서에 진산월은 처음에는 허탈함을, 그리고 나중에는 분노를 느꼈

‘이자들이 지금 말로 우리를 희롱하려 하는 것일까?’

진산월은 처음으로 구대문파 복귀에 대한 짙은 회의감과 다른 팔 개문파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동시에 품게 되었다.

무심한 듯 가라앉아 있던 그의 표정이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가만 히 지켜보고 있던 현령진인이 그의 그런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 또 다른 말을 내뱉었다.

“그래서 우리는 진 장문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려 하오. 아니, 보다정확히 말하자면 종남파와 형산파에 함께 드리는 제안이라고 할 수 있소.”

“돌아오는 중추절에 서장 무림과의 싸움에서 최선을 다해주시오. 그 싸움에서 어느 문파가 더 중원 무림을 위해 힘을 다했는지로 구대문파의 한 자리를 결정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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